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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일본사 - 도쿄에서 가고시마까지, 여행하며 공부하는 일본의 역사 여행하는 세계사 1
구완회 지음 / 따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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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구완회는 결혼과 함께 직장을 때려치우고 20개월 동안 세계일주 신혼여행을 떠난 것이 계기가 되어 여행과 역사에 관한 글을 쓰거나 강연 활동을 하며 살고 있다. 여행에서 만난 역사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 랜드마크로 보는 세계사 이야기, 아빠가 알려주는 문화유적 안내판, 조선 사람의 하루등 다수 있다.

 



본문 내용은 1부 워밍업: 일본사 흐름 잡기 2부 일본 역사여행 두 가지 테마로 되어있다. 1부에서는 조몬과 야요이 시대부터 텐노와 귀족, 무사의 탄생 등 시대의 흐름과 역사를 알기 쉽게 요약하고 있다. 2부에서는 대표적인 일본의 도시인 오사카, 나라, 교토, 도쿄, 요코하마ㆍ가마쿠라ㆍ하코네ㆍ닛코,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가고시마까지 아홉 개의 지역의 역사와 특색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관심이 깊은 나에게 유익한 책이라 생각되어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여행지의 생생한 풍경과 역사 유적지를 담은 사진 자료를 보면서 읽는 내내 여행의 설렘이 되살아났다. 아직 가보지 못한 여행지는 하코네와 닛코, 사가, 나가사키, 가고시마다. 이 중 7장의 사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리뷰해 보겠다.

 


지도(사가현)



사가는 도래인의 땅이고 무령왕의 고향이라고 한다. 사가현 동쪽의 요시노가리 역사공원은 일본의 야요이 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엄청 빠른 토기, 너무 늦은 농경으로 요약되는 조몬 시대의 뒤를 이은 야요이 시대는 벼농사와 청동기로 대표된다. 이 시대의 주역이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이라니 놀라웠다. 1986년 공원 단지를 개발에 앞서 사전조사를 하면서 야요이 시대의 유물과 유적들이 쏟아졌단다. 발굴 결과 이곳에는 야요이 시대가 시작하는 기원전 3세기부터 고훈 시대로 넘어가는 서기 3세기까지 마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장소에서 수백 년 동안 이어진 마을 유적이 발견되었다는 자체가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라고 한다. 축구장 100개 정도나 되는 크기에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데 그 중 야요이 시대 후반의 마을을 복원한 모습이 보여주고 있어서 시선을 끌었다. 참고로 요시노가리(吉野)좋은 들판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란다.






사가가 백제 무령왕의 고향이라고 해서 또 놀랐다. 이만큼 일본 역사를 몰랐구나.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을 받고 있던 개로왕이 임신한 자신의 부인과 동생 곤지를 일본으로 보냈는데 가는 도중 산기를 느껴 무령왕을 낳았는데 그곳이 사가현 가라쓰 연안의 가카라시마다. 이런 인연으로 백제를 중흥시킨 무령왕은 오경박사를 보내 학문을 전수하는 등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지금도 가카라시마에는 지금도 무령왕이 태어났다는 동굴이 남아 있다고 한다. 10여 년 전에는 공주 시민의 모금으로 무령왕 탄생 기념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접하고 보면 너무나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지내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가깝지만 먼 나라가 되었으니 말이다



백제 무령왕의 탄생지 가카리시마(좌)와 공주 시민의 모금으로 세운 무령왕 탄생 기념비(우)


 

오랫동안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도 일본의 역사에 관심을 두지 못했는데 이 책 덕분에 훤해지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면 일본 역사의 시대 구분이다. 조몬과 야요이 시대 등 명칭조차 입에 붙지 않아 헷갈렸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시대 구분을 쉽게 기억하는 꿀팁을 알려 주었다. 그것은 조야고야-나헤가무-센에메. 조몬 시대, 야요이 시대, 고훈 시대, 아스카 시대, 나라 시대, 헤이안 시대, 가마쿠라 시대, 무로마치 시대, 센고쿠 시대의 머리글자를 따서 외우는 방법이다. 많은 여행지의 경험과 풍부한 역사 지식으로 풀어놓은 이 책은 풍성한 사진 자료와 도표가 들어있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다음 여행은 이 책에서 알게 된 역사 지식과 함께 유익하고 풍성한 여행이 될 것 같다. 일본 문화와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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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2-22 0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무령왕이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말 봤을 텐데, 잊어버렸던 것 같네요 백제나 신라 사람이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건 조금 알기는 했는데... 그때 건너가기는 했지만, 이제는 일본 사람으로 여겨야겠지요 고려나 조선시대 왕을 외울 때 앞에 글자로 외우던 게 생각나네요 일본 시대도 그런 식으로 외우면 괜찮겠습니다


희선

모나리자 2024-12-30 21:17   좋아요 1 | URL
네, 지금의 일본인은 도래인과 야마토족의 혼혈인이라고 하네요.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터전을 이루고 살았으니 아예 남의 민족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지난 역사에 대해 사과하고 친하게 잘 지내면 좋을 텐데...
네 앞글자만 따서 왕조의 이름을 쉽게 외웠지요.
벌써 1년이 다 가고 하루 남았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편안한 나날 보내세요. 희선님.^^
 
일본의 풍습 - 제대로 알고 싶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양지영 옮김, 치바 코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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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책 검색을 하다가 눈에 띄어 구매한 책이다.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기에 그들의 풍습을 알고 나면 좀 더 일본과 일본인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가 곁들여져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읽는 재미도 있다. 풍습이란 한 나라의 전통과 문화가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와 너무나 비슷한 풍습이 많아서 놀랐고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다양한 인생의 단락마다 풍습이 따라다니는데 인생 자체가 풍속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의 구성을 보면 서장 풍속에 대해 알자 1장 운기가 상승하는 봄의 풍속 2장 운기가 상승하는 여름의 풍속 3장 운기가 상승하는 가을의 풍속 4장 운기가 상승하는 겨울의 풍속 5장 운기가 상승하는 인생의 풍속 부록 알아두어야 할 예절 이렇게 여섯 개 주제로 되어있다.




서장에서는 풍속이란 무엇인지 신ㆍ부처와 풍속의 관계와 하례와 케의 풍속 등 운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엔기모노를 소개하고 있다. ‘신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일본에는 800만이나 되는 신이 있다고 한다. 집을 지켜주는 신들만 해도 다양한데 부뚜막의 신인 조왕신은 가족 전체를 지켜주는 신으로 중요시했다고 한다. 조왕신은 어렸을 때 들어본 적 있어서 신기했다.

 



1장 봄의 풍속에는 33일 여자아이 행사로 히나마쓰리가 있고 318일경 춘분 전후 7일 동안 행해지는 오히간이 있다. 히간은 피안(彼岸)’으로 인도 산스크리트어 바라밀을 번역한 말인데 불교 용어로 피안에 이른다라는 뜻이다. 이처럼 인도에서 전래한 불교 용어가 기원인 오히간이라는 관습은 인도에도 일본에 불교를 전파한 중국에도 없는 일본의 독자적인 풍속이라고 한다. 3월 하순과 4월 상순의 꽃놀이인 오하나미, 48일 간부쓰에(관불회), 413일 주산마이리(13살 참배), 51~2일경 팔십팔야가 있다. 이중 팔십팔야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팔십팔야는 입춘 후 88일째 되는 날을 말하며 숫자가 겹치기 때문에 좋은 운이 무한대로 계속된다는 의미로 쌀과 차로 길흉을 점친다. 55일은 단오의 셋쿠로 남자아이의 행사다. 창포로 부정이나 나쁜 기운을 없애서 남자아이의 운기를 상승시킨다고 한다.

 



2장 여름의 풍속은 6월에서 8월까지 다양한 풍속이 소개되어 있다. 대표적인 풍속으로 오본 밖에 알지 못했는데 자세히 알게 되었다. 61일 고로모가에(계절마다 옷 갈아입기), 630일 나쓰고시노하라에(여름을 넘기는 액막이 행사), 71일 야마비라키(산 개방), 77일 다나바타(칠석), 71~815일 오주겐(중원 때 주는 선물), 720일 도요노우시노히(여름 보양식 장어 먹는 날), 813~16일경 오본(조상을 맞이하는 불교 행사) 등이 있다. 이중 도요노우시노히는 우리의 삼복을 떠올리게 했다. 초복, 중복, 말복의 절기에 더위를 이기고 몸을 보양하기 위해 삼계탕을 먹는 풍습은 오랫동안 이어온 우리의 전통이다. 일본의 도요노우시노히는 가 붙는 음식을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말이 생기면서 먹게 된 것이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나 우리(참외), 우동 그리고 우나기(장어)란다. 하지만 장어는 10월부터 12월이 제철이어서 여름의 무더위에 즐겨 먹는 사람이 적어서 우나기 가게가 곤란한 상황이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한 사람이 에도 시대 주이 난학자 히라가 겐나이(平賀源内, 1728~1780)였다. 겐나이가 오늘은 도요노우시노히라고 써서 우나기 가게 앞에 붙여두자 크게 입소문을 탔다고 한다. 한 학자의 센스로 오늘날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 만들어낸 에피소드가 꽤 흥미로웠다.

 



3장 가을의 풍속에는 중양의 셋쿠(중양절), 오쓰키미(십오야), 가을의 오히간, 에비스코우, 도리노이치, 시치고산이 있다. 중양절은 음력 99일인데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홀수를 기운이 좋은 양의 숫자로 여겼고 9가 겹치는 99일은 중구(重九)’, ‘중양(重陽)’이라 하여 축하했다. 국화가 아름답게 피는 시기여서 국화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나라 시대 일본에 전해졌고 헤이안 시대 초기에는 궁중 행사로 정착했는데 에도 시대가 되면서 무가와 서민 사이에 널리 퍼졌다.

 



4장 겨울의 풍속은 스스하라이(연말 대청소), 동지, 설 장식, 오미소카, 오쇼가쓰, 오세치 요리, 하츠모데, 나나쿠사가유,성인식, 세쓰분이 있다. 다른 계절보다 겨울의 풍속이 더 많았다. 계절의 마지막인 만큼 새로운 해를 시작하기 위해 연말 대청소를 시작으로 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나 신년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설 장식을 하는 등 그들의 풍속이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풍속은 얼마나 잘 전승되고 있는 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의 풍습은 대표적인 명절 외에 정월 대보름 행사나 5월 단오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그것도 아주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었을 만큼 까마득하다.

 



5장의 인생의 풍속은 성장, 결혼, 장수, 장례까지의 풍속을 다루고 있다. 특히 부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할 때까지 다양한 행사를 하며 축하하고 기원하는 풍속이었다. 한 가지 소개하면 시치고산이다. 시치고산은 숫자 7, 5, 3의 발음이다. 여자아이는 3살과 7, 남자아이는 5살을 축하하는 의식이다. 시치고산 축하는 1115일에 하는데 그 이유는 에도 시대 때 5대 쇼군인 도쿠가와 쓰나요시의 아들 도쿠마쓰를 축하한 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3살의 기원은 민머리에서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는 가미오키’, 5살의 기원은 처음으로 하카마를 입는 하카마기’, 7살은 오비()를 맬 만큼 컸다는 오비도키와 같은 의례가 있다. 부록에는 다양한 선물을 할 때 예절, 편지를 쓸 때 주의할 점과 예절, 식사 예절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일본 문화에 관심으로 여러 책을 읽고 여행을 하면서 축제가 참 많은 나라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역시나 그랬다. 한 해의 처음부터 끝까지 월별로 행해지는 풍속도를 들여다 보니 우리와 닮은 풍습이 의외로 많았다. 앞으로 일본 문학을 읽다가 아는 내용을 접하면 반가울 것 같다.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가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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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2-08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나마쓰리는 만화에 많이 나오기도 하더군요 시치고산은 알았는데 언제인지 몰랐네요 11월 15일이었군요 춘분 때 하는 콩을 뿌리고 나이 만큼 먹는 것도 생각합니다 김밥은 아니지만 김으로 말아서 먹기도 하더군요 한국하고 비슷한 것도 있겠습니다 한가위... 이건 중국도 같군요 일본은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하지만... 거의 양력으로 하는 듯해요 칠석도...


희선

모나리자 2024-12-09 22:30   좋아요 0 | URL
네, 널리 알려진 마쓰리지요. 아이들 출생부터 성장기 과정에 축하해 주는 풍속이 많더군요. 그런 풍속이 있다는 건 좋은 일 같아요.
맞아요. 양력으로 하더라구요. 오봉 8월 한여름에 있고요.
12월이 깊어 가네요. 잘 지내세요. 희선님.^^
 
니체의 자존감 수업 - 니체에게 배우는 나를 사랑하고 긍정하는 기술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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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다카시의 저서 중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등 여러 책을 유익하게 읽었던 터라 그의 신간이 나온 걸 알고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수천만 독자를 사로잡은 일본 최고의 교육 전문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다수의 저서가 소개되어 국내에서도 꽤 유명한 저자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니체를 40년 넘게 읽어온 니체 애독자라고 해서 더욱 반가웠다. 니체를 입문하기에 딱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니체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니체를 읽으면 자존감을 높여주고, SNS에서 소용돌이치는 언어폭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마지막 하나는 자신감 넘치는 니체의 말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정신을 강하고 단단하게 단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본문에서 다루는 내용은 1장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라 제2장 스스로 고독을 선택하라제3장 말인이 아닌 초인이 되어라 제4장 높은 곳을 지향하라 제5장 지금 이 순간을 살라 다섯 가지 주제로 되어있다.

 



저자는 니체의 말은 일종의 극약이며 이 극약 처방이야말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SNS로 자기 인정 욕구를 채우느라 혈안이 되고 스스로 자존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높은 자존감을 지닌 채 살아가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자신의 일상을 보란 듯이 공개하며 SNS에 중독된 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니체의 여러 저서를 인용하고 있는데 특히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자주 언급한다. 오래전 이십 대에 잡았다가 놓은 적이 있는데 이제는 완독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각 장의 소제목 아래에는 니체의 저서에서 뽑은 문장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문학작품이나 사상 등 여러 에피소드를 곁들이며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더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대들은 이웃을 그대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라.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우리 삶에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좋은 사람으로 평가되길 바란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지나치면 타인에 대해 눈치를 보게 되고 의존심이 강해지면 자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힘이 약해질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말에 깊은 공감이 간다.

 



비교하려면 과거의 나 자신과 비교하라-138p


굳이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비교당하는 세상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SNS에 앞다투어 사생활을 쏟아 놓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질투심을 유발하기도 할 것이다.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는 말이 있다.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감정을 소모하기보다는 훨씬 당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질투, 시기심은 마음공부에서도 패배자의 마음이라고 했다. 결핍은 결핍을 부를 뿐이다.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사람은 친구가 없어도 외로울 틈이 없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내 경쟁 상대는 과거의 나 자신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멋진 삶을 살아보자.

 



저자가 니체의 말을 언급하며 들려주는 이 자존감 수업을 통해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을 것이다. 그런데 자존감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일까. 자존감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자기를 존중하고 깊이 신뢰하는 마음이 있다면 하루하루를 살더라도 허투루 살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꿈과 목표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또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성공할 확률도 높다고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공통적인 화두는 행복한 삶과 성공이 아닐까. 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라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세상에 완벽한 자존감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훈련과 연습으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어쩌면 행운이 아닐까. 저자는 니체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말도 했다. 강한척하지만 나약한 우리에게 니체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 아닐까 한다. 매일매일 조금씩 곱씹어 읽으면 명상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좋은 내용이 가득 들어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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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로 만나는 서양철학 - 지금 우리에게 서양철학은 무엇일까?
박병기.강수정 지음 / 인간사랑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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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화두로 만나는 서양철학은 부제 지금 우리에게 서양철학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으로 8일간의 여정으로 행복, 환상, 운명, 쾌락, 자기보존, 감정, 실존적 삶, 일상 속 철학함에 대해 묻고 철학자가 답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 여덟 가지 주제는 우리의 삶에서 항상 고민하며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주제인 만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 중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1일 행복에 대해 묻다


인간은 누구나 문득 던져진 존재라고 한다. 세상에 태어나 자라고 성장하면서 많이 듣고 말하는 단어가 행복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어떤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지만 행복을 느끼는 감정은 어느 정도 비슷할 것이다. 저자는 행복에 대해 묻는 이야기를 헤세의 작품과 소크라테스 지혜를 언급하면서 이야기한다. 수레바퀴 밑에서의 한스가 자아를 찾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지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골드문트는 정처 없는 방랑생활 중에 아름다운 조각품을 본 후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예술가로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의 탁월성을 발견하고 꽃을 피웠다는 얘기다. 이 두 가지의 이야기를 접하고 보면 행복이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넘어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신적인 측면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어느 정도 물질적인 풍요가 뒷받침되어야 누릴 수 있는 혜택일지도 모르지만.

 



소크라테스의 지혜에 대한 언급에서는 먼저 자신을 아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고, 육신의 쾌락과 풍요로움에 취해 영혼이 시들어가게 방치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참된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하는데 이것을 무지의 자각이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참된 진리는 다름 아닌 도덕적 지식이다. 어느 것이 선인지 악인지 판별할 수 있을 때 덕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덕은 곧 지식이라는 주장을 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호랑 애벌레의 화두를 언급하며 행복한 삶은 어떤 삶인지 이야기한다. 맹목적으로 애벌레 기둥을 오르지만 맨 위에는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되는 허탈함은 우리 인간 사회의 경쟁적인 삶에서 맛보는 허무를 엿볼 수 있다. 이 내용은 트리나 폴러스(Trina Faulus)의 책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주인공 호랑 애벌레의 이야기다. 행복을 찾아가는 세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데, 사랑하는 노랑 애벌레와 풀밭에서 먹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 치열한 경쟁과 속도의 덩어리인 애벌레 기둥을 올라가기 위해 애쓰는 삶, 그리고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잠재된 참모습을 끌어내 나비가 되는 삶이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답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지혜에 대한 사랑인 관조적 삶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는 것을 언급한다. 호랑 애벌레가 자신에게 잠재된 탁월함으로 호랑나비가 되듯이 자신 안에 있는 가장 탁월한 무언가를 실현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탁월성은 지적인 탁월성과 성격적 탁월성을 완성하여 좋은 인간이 될 수 있고, 이 바탕에는 실천적 지혜가 있고 이를 통해 품성적인 덕인 중용의 덕이 완성된다고 보았다.

 



이밖에도 환상에 대해서는 영화 <매트릭스>를 언급하며 우리는 가상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묻는다. 또 나머지 주제인 운명, 쾌락, 자기보존, 감정에 대한 물음을 문학, 영화, 드라마 속 이야기를 화두로 마치 철학자와 대화를 하듯이 철학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지 보여준다.

 



7일 실존적 삶에 대해 묻다


헤세의 <황야의 이리>에 나오는 주인공 하리 할러 이야기를 하며 니체가 말하는 철학으로 답한다. 인간의 왜소화, 평균화가 우리에게 최대의 위험이라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평등주의가 보다 높은 인간의 출현을 막고 인간을 평균화하고 범속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헤세와 니체의 공통점은 금발의 야수가 되기를 꿈꾸는 황야의 이리였다.

 



8일 일상 속 철학함에 대해 묻다는 세 가지 화두가 나오는데 그중 카프카의 작품 변신의 화두를 철학자 하버마스의 답이 흥미롭고 무척 공감할 수 있었다. 카프카의 그 작품을 여러 번 읽었음에도 그 내용을 다시 접할때마다 먹먹한 감동은 여전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성장을 위해 극심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일은 너나없이 버거운 일이다. 어느 날,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보고 동정심보다는 자신들의 생계를 걱정한다. 가족 모두 그에게 의지하며 살았지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자 그레고르을 짐스럽게 여긴다. 하버마스(Jürgen Habermas)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체계와 생활세계로 분화되어 왔다고 말하면서 이처럼 경제체계와 행정 체계가 생활세계를 침범하는 현상을 생활세계의 식민화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배움의 광장인 학교는 직업 세계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전락한 지 오래고 가족도 이러한 자본주의 질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은 본연의 가족 공동체의 의미가 변모하여 물화 현상의 상징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여덟 가지 삶의 주제와 철학적 대답 이야기 속에서 만난 영화 문학 이야기는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접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특히 헤세를 좋아하면서도 읽지 못한 작품이 아직도 많구나 싶었다. 앞으로 한 작품씩 만나야겠다. 인문학 바람이 불면서 동서양 철학을 다룬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삶에 대한 고민에 부딪힐 때 철학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서양철학자의 이름을 모른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고 한다. ‘서양철학은 철학의 한 특수한 영역이자 부분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잘 활용해서 내 삶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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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1-15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책이 좀 철학적이어서 그런지 헤세 책 이야기가 많네요? ㅋ
행복이 1번으로 나오는걸보니 역시 행복이 최고 입니다~!!

모나리자 2023-01-15 18:53   좋아요 1 | URL
맞아요. 헤세의 책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고 다소 철학적인 부분이 많지요.
역시 그렇죠? 행복의 추구는 만인의 소망이겠지요!
편안한 주말 저녁 보내세요. 새파랑님.^^
 
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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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게 된 작가 대니 샤피로는 유대교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는 코셔(kosher)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고, 아버지의 죽음 등 여러 부침을 겪다가 글쓰기로 돌아가 1990가족사』『흑백등 다섯 권의 소설과 다섯 권의 회고록을 썼다. 컬럼비아 대학교, 뉴욕 대학교 등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뉴요커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는 저자의 이력만 봐도 글쓰기의 대가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계속 쓰기라는 책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글쓰기에 대한 작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을 살아가면서 글쓰기에 대한 중압감이나 글쓰기를 통해서 삶을 배우고 글쓰기에서 구원을 받았다는 이야기 등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일기를 쓰며 글쓰기가 오랜 취미가 되었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글쓰기는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더 나은 글쓰기를 향한 갈증을 채우려고 글쓰기 관련 책을 찾게 된다. 이 책을 알게 되고 5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야 리뷰를 쓰게 되었다. 읽은 지 한참 지난 앞부분을 다시 들추어 보면서 가물거리는 기억을 아로새겼다. 최근 나의 첫 책 탈고를 한 후 다시 붙잡고 무척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서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읽었다.

 



30년 넘게 작가로 살고 있으면서도 작가에게 있어 글쓰기는 언제나 부담인가보다. 여기서 묘하게도 위안을 얻었다. 서평이든 어떤 글이든 막상 글쓰기를 하겠다고 작정하고 화면을 마주하면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쓰고 싶은 말은 저 멀리 사라져버린다. 내면의 검열관이 톡 튀어나와 글쓰기로 몰입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지 못 하는 장면을 언급한다. 하지만 작가는 내면의 검열관과 공생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나는 명상에 심취해 있는데 자꾸만 딴지를 거는 에고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모퉁이><짧고 나쁜 책>은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가볍게 해 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글을 쓸 때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앞서다 보면 더더욱 첫 문장을 시작하기가 어렵다. 처음부터 세계 전체를 떠올리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한 단계씩 접근하라고 한다. 퍼즐을 잘 맞추는 사람이 모퉁이부터 맞추듯이 모든 책과 이야기도 하나의 단어로 시작된다는 걸 알고 그렇게 하나의 세부에 전진하라고 말한다. 책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역작을 쓰겠다고 덤비다가는 아무런 글도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친구가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는 전략으로 소설을 써서 상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

 



작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느라고 나날을 소모한다고 했다. 과연 그렇다. <허가>는 다른 보통의 직업보다는 작가로 살아가는 이상한삶을 얘기하고 있다. 아무도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며 앉아 있으라고 허가하지않았는데, 반려동물에게 말을 붙이면서 종일 혼자 목욕가운 차림으로 바깥세상과 단절한 채 지내는 정말로 웃기고 이상한 사람이 작가라고.

 



작가로 살아간다는 건 이상하고, 어렵고, 영광이고, 파괴적이다. 날마다 치욕은 새롭고 거절은 끝이 없다.’(P51)

 



글쓰기를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빈 종이 또는 빈 화면을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저자의 말대로 해 보자.

 



스스로 작가인 것처럼 행동하자.(중략) 누가 괜찮다고 말해주기를 기다리지 말자. 어슴푸레한 빛을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우리의 인간성을 보여주자. 그게 당신이 할 일이다.’(P53)

 



스스로 좋아서 글쓰기를 한다. 자신이 허가한 글쓰기를 즐기다 보면 언젠가 작가가 되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냥 하는 힘은 어느 분야에서나 필요하다.

 



어떤 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는 습관의 힘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운동과 다이어트 성공의 과정도 습관의 힘은 빠질 수 없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서 쓴 작가가 있을까. 마라토너도 교사도 누구나 마찬가지다. 많은 할 일이 눈에 보이지만 우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졌기에 작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일 거다. 글쓰기도 다른 일처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천과 예술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고 실천이 곧 예술이라는 말을 명심해야겠다.

 



대니 샤피로가 작가로서 글쓰는 삶에 대한 습관, 생각, 통찰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고 계속 쓰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글쓰기란 누군가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요하는 직업이라는 걸 깨닫게 해 준 <인내심>도 좋았다. 창작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날마다 잠에서 깨어 새로 시작해야 하고, 모욕과 거절, 불확실함을 떨쳐내야 한다는 것, 작가의 일에 횡재수란 없다고 했다.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배신>은 한 시인이 첫 회고록을 쓴 후 분노하는 가족들, 주변의 논쟁이 되어 곤혹을 당한 이야기를 언급하며 작가로서 명예와 사랑을 잃을망정 불편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작가의 길임을 말한다. 존 디디언도 글쓰기를 은밀한 괴롭힘 전략이라고 하며 재료는 우리 인생이라고 했으니 소설가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관리자>는 글쓰는 삶을 살면서 지켜야 하는 규칙 이야기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 유혹되고 스마트폰에, 쏟아지는 이메일을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모래알이 빠져나가듯 사라지고 만다. 저자는 자신의 재능을 잘 다루는 훌륭한 관리자가 되자.’(P290)고 말한다. 글쓰는 공간에, 자동차 안에, 아무도 없는 집 주방 테이블 위에 고독을 가꾸도록 하자, 피가 돌게 하자.’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삶에서 견디어야 할 불안함을 언급하는 부분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냉정하고 고독한 삶에서, 모욕과 수모를 견디고 끝날 줄 모르는 고통스러운 거절을 겪으며 오래 인내하는 능력이다. 견디는 능력이 없다면 재능이나 갈망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P291)라고 했다. 버지니아 울프가 연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을 가지라고 했던 말도 떠올랐다. 책 한 권을 완성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을 반복하는 것이 작가의 삶이라고 할 때 견디는 능력은 중요하고, 그러한 막연한 상황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작가들의 삶이다. 또 글 쓰는 삶에는 위험이 가득하다고 했다. 은퇴를 위한 어떤 계획도 없으며 위험에 있어 어중간한 건 없다고 했다. 친구와 점심시간을 보내는 등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보내기도 하지만 역시 작가에게 유일한 치유법은 글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글쓰기가 직업이 된다는 것은 또 다른 강박관념이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힘을 내는 존재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멋진 일이 아닌가.

 



진심을 다해 꾸준히 글을 쓰려고 노력하면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전부를 배울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저자의 말이 멋지게 다가왔다. 책이 좋아서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글쓰기가 조금 더 성장하기를 바랄 것이다. 특별한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가볍게 하고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쓰는 이들에게 큰 응원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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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com글쓰기 2022-10-09 2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쓰고 싶어 준비중이에요~ 꼭 한번 읽어볼께요~ 탈고중이라시니 응원합니다!!

모나리자 2022-10-09 23:54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책읽기님의 책쓰기도 응원합니다.
1주일 정도 있으면 나올 것 같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책읽기.com글쓰기 2022-10-09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미리 축하드려요~~!!책제목 알려주세요~ 읽고 블로그에 서평올리게요^^

모나리자 2022-10-10 22: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책읽기님~!!
<책만 읽어도 된다>입니다~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청아 2022-10-10 1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이 책 저도 읽고 있어요^^* 아껴 읽는 중이요ㅋ
(문제는 아껴 읽는 중인 책이 너무 많은ㅋㅋ)작가란 내면의 검열관과 공생하는것이군요?
모나리자님 책도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모나리자 2022-10-10 22:35   좋아요 1 | URL
그쵸.ㅎ 저도 아껴 읽는 책이 좀 쌓였어요.ㅋ 얼른 읽어야 할 텐데요.
네, 내면의 검열관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달래야 한다는군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해요. 미미님.^^
날씨가 추워요. 감기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2-10-10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심을 다해 꾸준히 글을 쓰려고 노력하면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전부를 배울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네요. 글 쓰는걸 누가 강요하는것도 아닌데 쓸때마다 너무 어려워하면서 낑낑거리며 글쓰는 절 보며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지 할때가 많아요. 그래서 중간에 포기한 글은 용두사미가 돼기도 하고요. 그런데 글을 씀으로서 내 인생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진짜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도 계속 써야겟구나라고 결심합니다. ^^

모나리자 2022-10-10 22:38   좋아요 1 | URL
그렇죠. 오, 저만 그런 생각 한 건 아니군요.ㅎ 정말 블로그 활동에 한참 열을 올리며
중독되었을 때 저도 그런 생각한 적 있어요. 글쓰기 책읽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힘든 건 사실이거든요. 그럴 땐 좀 느슨하게 쉬면서 충전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인생을 알아가고 나 자신에 대해 더욱 잘 알아가는 과정이 글쓰기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바람돌이님.~편안한 밤 되세요.^^

새파랑 2022-10-10 15: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같이 글 잘쓰시는분도 글쓰기의 갈증이 있다니 신기합니다~!! 갈증 안느끼셔도 될거 같은데 ㅋ 북플에 리뷰 쓰는것도 힘든데 작가로 살아가는건 더 쉽지 않을거 같아요. 작가가 겪어야할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일듯 합니다 ㅋ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다는게 부럽기는 하네요~~!

모나리자 2022-10-10 22:46   좋아요 2 | URL
아이고~ 알라딘에 잘 쓰시는 분들 넘치시는데요~!ㅎ
글쓰기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가면 그 순간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맞아요. 특히 소설을 쓰는 소설가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이야기 샘이 마르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그분들도 책을 읽고 사물을 관찰하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소재를 얻겠지요.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감기조심하시고 새 한주도 화이팅 하세요.^^

HAKUNAMATATA 2023-02-17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만 읽어도 된다!
미리축하드립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 뭐라도 쓰고 있어야 한다!

모나리자 2023-02-22 15: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제가 답글을 깜빡했네요 ^^:;
<책만 읽어도 된다>는 이미 출간했습니다.^^

정말 그렇지요. 무언가를 매일 규칙적으로 쓰고 있다면 이미 작가이지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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