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질병의 시작은 ‘염증‘입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를 오래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건 ‘만성염증‘ 입니다. 급성염증은 약성이강한 약으로 치료하면 빨리 나을 수 있는데, 만성염증을 없애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한 약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대안으로 약성이 분명하되 성질이 부드러운음식을 처방해 식치하고 있습니다. - P14

염증의 목적은 세포의 손상을 초기 단계에서 억제하고, 파괴된 조직 및 괴사된 세포를 제거하며, 동시에 조직을 재생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붓고 아프기에 ‘나쁜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니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입니다. 그렇게 발생한 염증은 약을 먹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몸을 지키기 위해 발생한 염증이 오래 이어진다면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입히게 될 테니 우리 몸은 스스로 적당한 시점에 제동을 거는 겁니다. - P25

실제 진료실에서 만난 40대 초반 여성 환자의 사연입니다.
그녀가 이렇게 수많은 염증을 달고 사는 이유는 뭘까요? 이분과마찬가지로 많은 분들이 자신의 병을 면역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올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법‘,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법‘, ‘면역력을 증강하는 법‘을 열심히 검색해 보지요.
영양제나 각종 건강식품을 챙겨 먹으며 어떻게든 면역력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스스로 몸을 챙기려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습니다. 염증은 면역력이 부족해도 잘 생기지만 과해도 잘 생긴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 그 차이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 P29

우리 몸을 한 나라에 비유한다면, 면역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면역이 과하다는 것은 군인이 너무 많다는 뜻과 같습니다. 군인들의 감시가 과해지면 아군을 적군으로 여겨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염증은 만성화됩니다.
이런 경우 무조건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답이 아니지요. 오히려 면역을 안정시켜야 비로소 지긋지긋한 만성염증으로부터벗어날 수 있게 될 겁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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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동일한 존재로 만들려는 순간 폭력이 발생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으면 차별하고억압하며,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비극이 생겨나는 것이다. 크고작은 전쟁들이 그런 연유에서 발생하였다. 집단의 동일성을 강조하고 개인의 고유성과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전체주의의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이다. - P261

롤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들의 재능은 순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획득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라는 협동체제에서 운 좋게 유리한 카드를 받은 것이니 그 유리한카드를 통해 얻은 이익을 최소 수혜자의 처지를 향상시키는 데 쓸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P306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은 운동의 재능을, 어떤 사람은 치료의 재능을, 어떤 사람은 노래의 재능을, 어떤 사람은 가르침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재능은 가족과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우연히 분포되고 계발된다. 이렇게 분포된 재능은 사회가 협동체제로서 기능하기 위한 공동의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 그러니 자신에게 부여된 재능을 ‘개인의 권리‘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분업을 통해 누구나 타인의 재능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러니 정의로운 체제는 각 개인의재능의 차이점을 살리되 우연성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되게 만드는것이다. - P307

그레고르는 모습은 변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의 심성을갖고 있었다. 그가 벌레로 변하기 전에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일을 했으며, 벌레로 변한 후에도 자신의 변신으로 가족이 겪을 고통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자신 나름대로 가족들을 배려했다. 여동생이 바이올린을 켰을 때도 그 소리를 아름답게 여길줄 아는 심미적 감수성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거실로 기어 나오고,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레고르의 가족들은 그에게 혐오감과 거부감을 느끼며, 마지못해 그와 함께 생활했다. 특히 아버지는 그레고르가 눈에 띄기만 하면 폭력을행사하였다. 어머니는 그레고르의 모습을 보면 기절을 하고, 그의존재 자체에 거부감을 느꼈다. 여동생은 처음에는 그럭저럭 돌봐주었지만, 결국에는 가장 진저리치며 그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구실을 한다는 것은 가족을 위해 직장을다니며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에서 내쳐졌을 때 하찮은 존재가 된다. 마치 벌레처럼. 흉측하고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고용 체계 안으로 들어가기 위

해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가정에서 ‘경쟁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은 가정이라는 생활세계가 경제라는 체계에 의해식민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에게 동정심을느끼기보다 자신들의 생계를 먼저 걱정한다. 그레고르가 없으면살아갈 수 없을 것처럼 여겨졌던 아버지,어머니, 누이동생은 그가 없어도 살 수 있었다. 고용시장에 자신들을 맡겨 생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그들이 그레고르없이도 자립할 수 있게 된 후에는 그레고르의 존재를 더욱더 짐스럽게 여겼다.

하버마스(Jürgen Habermas)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체계와생활세계로 분화되어 왔다고 말한다. 체계는 화폐를 매체로 하는경제체계와 권력을 매체로 하는 행정 체계로 구분된다. 생활세계는 가정, 학교, 시민사회 등이다. 체계가 복잡해지고, 생활세계가합리화되면서 체계와 생활세계는 서로 분리된다. 경제체계와 행정체계의 자립성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체계의 힘이 점점 강력해지면서 가정과 시민 사회라는 생활세계를 침범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버마스는 경제체계와 행정 체계가 생활세계를 침범하는 현상을 생활세계의 식민화라고 표현한다. - P315

경제체계는 이처럼 생활세계를 식민화하게 된다. 하버마스는의미 상실과 자유 상실과 같은 병리 현상은 체계의 논리가 생활세계에 침입하여 발생하는 ‘생활세계의 식민화로 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경쟁하고, 정신없이 뛰어가고 있는가?
더 편리하고, 더 멋지고, 더 새로운 것을 향해서 쉼 없이 나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미에 대한 물음을 상실한 시대가 되었다. 자기가 자신을 스스로 착취하는 사회가 되었으며, 더 큰 문제는 이를 의식하지도 못하고 병들어간다는 것이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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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사‘로 불리고, 성직자인 아버지를 사랑했던 니체가 왜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게 되었을까? 니체는 기독교의 정신과 도덕을 나약한 것, 노예적인 것이라고 한다. 이런 노예 도덕이 인간을평범하고 저속하게 만들어 ‘더 높은 인간‘의 출현을 막고 인간의미래를 희생시키는 것이라 한다. 이러한 비열과 저급함을 참을 수없었던 니체는 신을 부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 P242

달과 6펜스』는 세속적 가치에서 벗어나 실존적 삶을 살았던사람의 이야기이다. 달이 영혼과 관능의 세계, 본원적 감성의 삶에 대한 지향을 암시한다면, 6펜스는 돈과 물질의 세계, 그리고사람을 문명과 인습에 묶어두는 견고한 타성적 욕망을 암시한다.
달과 6펜스』는 한 중년의 사내가 달빛 세계의 마력에 끌려 6펜스의 세계를 탈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224 - P253

우리는 살아있지만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들이 늘어날수록 삶은 진부해지고, 권태로워진다. 우리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궤도를 살아가려 하고, 그 궤도에서 벗어나면불안해진다. - P253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이를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표현한다. 실존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개인을 의미하고 본질은 인간의 공통된 본성을 의미한다. ‘실존은본질에 앞선다‘는 말은 인간의 공통된 본성이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과 달리 사물은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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흄은 쾌락과 고통은 인간 정신의 주요 원천이라고 한다. 인간은 쾌락이나 고통의 감각이 없다면 감정을 느낄 수도 없고 욕구를느낄 수도 없다. 쾌락과 고통은 정신의 운동을 촉진하거나 억제할수 있다.
모든 도덕성은 우리 감정에 좌우된다.
그리고 정신의 작용이나 성질이일정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쾌락을 줄 때,
우리는 그 작용이나 성질을 유덕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성질이나 작용을 방치하거나 수행하지 않아서우리에게 그와 같은 방식으로 불쾌를 줄 때,
우리는 우리가 그것을 수행할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 P192

우리는 상상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한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등의 이야기에 그토록 잘 빠져드는 것은 그들의 처지에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상은 쉽게 자신의상황을 변화시킨다. 인류를 구하고 있는 영웅의 모습을 보며 흥분하고, 가련한 처지에 놓인 아이를 보면서 슬퍼하고, 인종차별을 하 - P196

는 이들에 대해 분노하는 등 지금 나의 상황과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우리는 공감으로 인해 흥미를 갖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의 능력 덕분에 도덕적 선악의 구별이 가능해진다. 타인을 박해하고 배신하고 차별하는 사람에게는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바로 잡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인간은 각자 자신의 고유의 관점에서 상황을 마주하지만, 때때로 그 관점을 넘어서 보다 일반적 관점에서상황을 바라보고 판단을 내린다. - P197

칸트는 자율이라는 것은 외적인 강제와 압박이 없는 것일 뿐만아니라, 또한 내적인 욕망에서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본다. 자신의욕망이나 감정에 지배당하는 사람은 자율적인 사람이 아니라 타율적인 노예의 상태에 놓인 것이다. 칸트는 감정이나 욕구라는 자
‘연적 경향성에 ‘도덕‘을 맡기는 것에 대해 의심스러워하고, 이성에의한 자율성에 ‘도덕‘의 근거를 놓고자 한다. - P212

이성적 존재인 인간은 자율적으로 도덕 법칙을 수립하고 그 법칙을 지키고자 한다. 법칙을 수립하고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지킬수 있는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다. 존엄한 존재인 인간은 다른 무언가를 위한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인 존재이다. 여기에서 두번째 정언명령이 나오게 된다.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결코 단순히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도록 행위 하라" - P218

니체는 인간의 왜소화, 평균화가 우리에게 최대의 위험이라고생각한다. 그는 모든 것이 자꾸만 아래로 내려가며, 보다 천박해지며, 보다 선량해지며, 보다 신중해지며, 보다 안락해지며, 보다범용해지며, 보다 냉담해지며, 보다 기독교적인 것으로 된다고 한탄한다. 니체는 인간에 대한 공포와 함께 인간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외경, 인간에 대한 희망, 심지어 인간에 대한 의지마저도상실하고 말았다고 한다. 206 니체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평등주의가 ‘보다 높은 인간‘의 출현을 막고 인간을 평균화하고 범속하게 만든다고 한다. 인간이란, 동물과 초인 사이에 놓은 하나의 밧줄이고, 심연 위에 놓인 밧줄이다.  - P236

알을 깨고 나온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에서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모험이다. 껍질을 깨뜨리는 것은 폭력이며 파괴이다. 그러나 그 껍질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용기를 통해 초극이 가능한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세울 수 있는것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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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우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코펜하겐해석, 봄(Bohm) 해석, 다세계 해석, 다정신 해석 등이 그것이다. 양자역학의 거장 존 아치볼드 휠러 (John Archibald Wheeler)는 "비트에서 존재로"라고 선언한다. 비트는 쪼갤 수 없는 궁극의 입자로모든 입자가 ‘비트‘로부터 의미와 존재 자체를 얻는다는 것이다."
놀라운 말이다. 우주가 비트로 이루어졌다니, 그럼 우리 인간도비트로 이루어진 존재란 말인가? ‘양자 정보‘ 분야에서는 정보는물리적일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이라고 한다.  - P58

에피쿠로스는 사려 깊음‘에서 즐거운 삶이 비롯된다고 한다. 사려 깊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바 있는 실천적 지혜이다. 실천적 지혜는 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성을 통해 필수적인욕구와 헛된 욕구를 분별할 수 있으며, 이성을 통해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과 고통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으므로에피쿠로스는 이성이야말로 즐거운 삶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다. - P111

죽음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믿음에 익숙해져라.
왜냐하면 모든 좋고 나쁨은 감각에 있는데,
죽으면 감각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 P112

"죽음은 두려운 일이 아니다"라는 사실을진정으로 깨달은 사람은살아가면서 두려워할 것이 없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오면 이미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은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 모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산 사람에게는 아직 죽음이 오지 않았고,
죽은 사람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P113

 스피노자는 세상사람들이 보기에는 고난에 찬 삶을 보냈다. 영광과 명예를 누릴수 있는 유대교 목사의 길을 버리고, 파문의 길을 걸었으며, 고독한 다락방에서 평생 렌즈를 갈며 폐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버린 사람들과 자신에게 비난을 퍼부었던 사람들에게도 미움의 감정을 갖지 않았다. 그는 미움은 사랑을 통해 소멸되고 극복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자신의 삶 속에서 이를 실천해 나갔다. 그는 모든 것을 신의 필연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받아들이며 참다운 마음의 평화를 누린 것이다. 그의 삶 속에서 "숭고한 철학과 고귀한 삶의 일치"를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드물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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