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 유대인의 어려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그것은 글쓰기의 어려움과 같은 것입니다. 유대교와 글쓰기는똑같은 기다림, 똑같은 희망, 똑같은 소모이기 때문이지요.
에드몽 자베스는 1912년 부유한 이집트 유대인의 아들로태어나 프랑스어를 쓰는 카이로 동네에서 성장했다. 젊은 시절막스 자코브, 폴 엘뤼아르, 르네 샤르와 교류했고 1940년대와1950년대에 자그마한 시집을 여러권발간했는데, 거기 실린시들은 나중에 나는 나의 집을 짓는다Je bâtis ma demeure』에다시 수록되었다. 그 시점에 이르러 시인으로서의 명성은 확고해졌지만 프랑스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널리 알려지지는않았다. - P109
자베스가 볼 때, 먼저 글쓰기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서는 대학살에 관해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언어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려면 작가는 자신을 의심의 유배지, 불확실성의 사막으로 추방해야 한다. 사실상 그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부재의 시학을 창조하는것이다. 죽은 사람들을 다시 살려 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말을 들을 수는 있고 그들의 목소리는 <책> 속에 살아 있는 것이다. - P117
나는 나의 멋진 책상에 앉았어. 넌 그걸 모를 거야. 네가어떻게 알겠니? 사람을 교육한다는 멋진 목적을 가진 책상이지. 작가의 무릎이 들어가는 곳에 두 개의 무시무시한 나무 대못이 있어. 자, 잘 들어봐. 만약 조심하면서 조용히 앉아서 멋진 글을 쓴다면 아무 문제도 없어. 하지만 흥분을 하게 되면 - 가령 몸이 약간만이라도 흔들리면 어김없이 대못이 무릎을 찔러. 아, 정말 아프지. 퍼렇게 멍든 자국을 너에게 보여 줄 수 있다면,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해. <흥분시키는 것은 쓰지 마라. 글을 쓰는 동안 몸을 떨지마라> - P121
우리를 상처 주고 찌르는 책들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우리가 읽는 책이 정수리를 내려치는 타격으로 우리를깨우지 않는다면, 무엇 때문에 그걸 읽어야 하겠어? (…………)우리는 이런 책을 필요로 해. 재앙처럼 영향을 미치는 책, 우리를 깊이 슬프게 만드는 책,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같은 책, 모든 사람에게서 떨어져 혼자 숲속으로 - P121
추방된 느낌을 주는 책, 자살 같은 책.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바다를 깨트리는 도끼 같은 책. 이게 나의 믿음이야. - P122
이 짧은 쪽지들은 카프카가 쓴 모든 글 중에서 가장 슬픈내용을 담고 있다. 카프카는 꽃으로 둘러싸인 병상에 누워서두 친구의 시중을 받는다. 단편소설 「단식 예술가의 교정을보면서 죽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저 물을 한 사발 크게 마실 수 있다면. (.……) 작약은 너무 약하기 때문에 직접 보살펴 주고 싶어. (....……) 라일락을양지로 옮겨 놔 줘. (.…………) 어쩌면 앞으로 일주일은 더 버틸수 있을 거야. (...……) 뉘앙스란 묘한 거야. (………) 내가 당신들 얼굴에 기침을 할지 모르니 조심해. (……) 내가 당신들 - P123
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이건 미친 짓이야. (・・・・・・) 공포, 공포, 공포, (.……) 주된 이야깃거리가 없다면 대화의 주제는없는 거야. (……) 문제는 말이야, 내가 물을 단 한 컵도 마시지 못한다는 거야. 물론 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좋은 일이지만. (………) 저거 멋지지 않아? 저 라일락 죽어 가면서도 물을 마시고 계속 들이켜네. (・・・・・…) 잠시 당신들 손을내 이마에 얹어 나를 격려해줘.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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