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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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 분투기다. 무엇보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이 반가워서 구입한 책이다. 어쩌다 보니 몇 달이나 걸려 읽었다. 작가들의 습관, 성격 등 내밀한 이야기나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니자키 준이치로 등 유명한 작가는 물론 처음 알게 된 작가들도 수두룩하다. 이야기는 1장 쓸 수 없다 2장 그래도 써야 한다 3장 이렇게 글 쓰며 산다. 4장 편집자는 괴로워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소제목만 보아도 글을 써서 먹고사는 작가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하다. 그리고 부러움 약간과 위로까지도.

 



글을 쓰다 보면, 그것이 서평이든 원고든 술술 써질 때도 있지만 막힐 때도 있다. 유명 작가들은 어떨까. 보통 독자가 생각하기에는 아무런 고민 없이 술술 쓸 것 같은 작가들도 그런 고뇌가 있다는 것에 묘한 재미와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고 혼자 써야 하는 것이 글이다. 여러 감정에 둘러싸여 마치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하루하루를 견디며 어떻게 글쓰는 삶을 살아가는 걸까.

 



빗소리를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은 쓸쓸해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제법 도움이 된다. 비가 많이 내리는 곳에서 태어난 탓인지 나는 비라는 녀석이 좋아서 미치겠다. 여름비, 겨울비, 봄비, 어느 계절에 내리는 비라도 저마다의 정취가 마치 포근한 솜처럼 기분 좋게 머리를 에워싼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에는 보통 때보다 두 배 정도 글이 잘 써진다. 아니, 뭔가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p31, 호조 다미오의 <쓰지 못한 원고 중>)

 



그래도 잘 써지고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날이 있다는 건 작가에게도 행복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날만 있겠는가.

 



쓸 수 없는 날에는 아무리 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아니, 볼일도 없는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지. 밖으로 나오다 이번에는 격자문에 머리를 내리친다. “으음, 으음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따위 글을 써봤자 뭐가 된단 말인가. 그저 노동의 기록에 지나지 않는 것을(p43, 요코리쓰 리이치의 <쓸 수 없는 원고> )

 



그럼에도 써야 하는 것이 작가의 삶이겠지. 기쿠치 간은 신문소설을 쓰던 중의 고통에 대해서 말한다. 그는 신문소설만큼 뼈가 휘도록 힘겨운 일은 없다면서 작가 지옥 중 신문소설 지옥이 가장 괴롭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나는 아침에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신문소설은 한 회당 원고지 네 매면 충분하니 금세 쓸 듯해도 펜을 들기 전에 이미 두세 시간 허비한다. 다 쓰고 나면 일이 고된 만큼 두세 시간 넋이 나간다. 결국 하루에 활동하는 시간을 전부 신문소설에 뺏겨버리니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펜이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의 괴로움이란, 뼈를 깎아내는 것처럼 견디기 힘들다.‘(p121)

 



작가들이 이럴진대. 묘한 위로가 되지 않는가. 벽에 부딪혀보고 결국엔 샘솟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렇게 환희를 느끼며 글쓰기도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런 시간을 견디고 즐기다 보면 글쓰기는 늘게 되어있다. 그럴 거라는 희망을 가져 보자.

 



나쓰메 소세키 또한 신문소설을 연재하며 데뷔했으니 할 말이 많을 듯하다. 역시나 신문소설을 쓰는 동안은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하소연을 했다.

 



정말이지

하루에 책을 읽을

시간이 얼마 안 된다.”(p122)

 



소세키는 문인의 생활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대 유명한 스타 작가였으니 막대한 부를 쌓았다느니 굉장한 저택을 지었다느니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고 한다.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면 이렇게 더러운 집에 살 턱이 있겠느냐, 이 집도 내 집이 아니라 셋집이다, 라면서 소세키는 반박을 한다. 그러면서 더 밝은 집이 좋다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햇빛 쏟아지는 미닫이창 아래서 쓰면 가장 좋지만, 이 집에는 그런 장소가 없으므로 종종 양지바른 툇마루에 책상을 꺼내 놓고 머리에 햇빛을 흠뻑 받으며 펜을 든다. 너무 더우면 밀짚모자를 쓰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글이 잘 써진다. 결국 밝은 곳이 제일이다.‘(p151)

 



평생 독서를 하고 원고와 씨름하는 작가들의 눈은 피로를 넘어 혹사당할 것 같다. 밝은 곳을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싶다. 원고 쓰기에 몰두하며 툇마루에 앉아있는 소세키의 모습이 그려진다.

 



오늘날과 달리 옛날에는 모든 물자가 귀하던 시절에 직접 원고지에 손으로 써야 하는 수고도 상당했을 것 같다. 작가들의 삶의 배경을 보면 가난 속에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밥벌이로서의 글쓰기는 어떤 중압감이 항상 따라다녔을 것 같다. 행간에 그들의 무거운 마음이 오롯이 전해져왔다.

 



맨 나중 이야기는 편집자로서 고뇌를 얘기하는 작가들이 나온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부터 다니자키 준이치의 글을 싣고 있다. 이 중 편집자와 밀당을 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도저히 쓸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데도 편집자는 거절당할 것을 각오하고 찾아왔는지 좀처럼 뜻을 굽히지 않았다. 가령 원고지 세 장이든 다섯 장이든 좋으니 써달라고 매달렸다. 전혀 물러날 기색이 아니었다. 아쿠타가와가 세 장 쓸 정도면 열 장 쓰겠지만 지금 재료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아무리 해도 쓸 수 없다고 거절하자 편집자는 그럼 한 장이든 두 장이든 좋으니 써달라고 애원했다. 이에 아쿠타가와가 원고지 두 장으로는 소설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편집자는 원래 당신 소설은 짧으니 두 장이라도 제법 괜찮은 소설이 된다. 오히려 재미있는 소설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포기하지 않았다.‘(p233, 무로 사이세의 <아쿠타가와의 원고> )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는다.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줄다리기를 보는 듯하다.

이 밀당을 지켜보았던 무로 사이세이의 말은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얼핏 작가가 윗사람으로 보이지만,

작가가 무서워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 편집자다.”

-무로 사이세이-(p237)

 



그런가 하면 편집자가 되어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와 기쁨으로 충만한 <편집 여담>을 얘기하는 마키노 신이치도 있다. 짧은 편지글 형식의 글인데 그 일부를 소개해 보겠다.

 



7월에 입사하여 잡지 소녀』『소년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은 지금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그건 독자라는 많은 친구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정원에 핀 꽃들이 미소 짓는 것처럼 보일 만큼 싱그러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술술 풀릴 리가 없지요. (중략) 다만 언젠가는 노력의 결과가 진주가 되어 여러분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 꼭 오리라고 굳게 믿을 따름입니다. 미래는 깁니다. 편집자로 활동하며 예술을 쌓아 올릴 작정입니다.’(p251, <입사의 변> )

 



정원에 핀 꽃들이 미소 짓는 것처럼여겨질 만큼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결국엔 예술로 승화시키겠다는 각오에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결국, 글쓰기는 좋아서 하든 해야 해서 하든 작가는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 독자는 그것을 즐길 뿐이다. 작품 너머의 내밀한 작가들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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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02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도 작가의 대열에 합류하셔서 이 책이 더 의미가 있으신거 같아요 ^^

좋아하는 글쓰기도 직업이 되면 힘들거같아요 ㅋ

모나리자 2022-12-04 17:44   좋아요 3 | URL
네, 지금보다는 더 열악한 시절에 작가들의 분투하는 모습에 더욱 열정을 느낄 수 있었지요. 언제나 작가들과 편집자의 관계, 분위기는 흥미로운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면 어떤 일이든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인가봐요.
그래서 즐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 많이 춥지요. 건강에 유의하시고 따뜻한 12월 보내세요. 새파랑님.^^

2023-01-06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1-06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3-01-06 23:5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평안하고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thkang1001 2023-01-07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모나리자 2023-01-10 07: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님.^^
새해도 하루하루가 금세 지나가네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3-01-10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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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츠바키 문구점으로 오가와 이토를 처음 만났다. 아메미야 하토코가 할머니의 서도를 배우고 가업을 물려받고 편지를 대신 써주며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전해주는 뭉클한 기적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 달팽이 식당』이 힐링 소설의 원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음식 소재의 이야기로 달라졌지만, 대필 의뢰자의 편에 서서 철저하게 맞춤 서비스를 한다는 점에서 달팽이 식당이 손님을 맞이하는 방식도 정말 닮았다. 사전 면담이나 편지를 통해 좋아하는 음식이나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에 맞는 음식을 준비한다. 손님은 하루에 딱 한 팀. 특별한 날은 두 팀이 되기도 하지만, 한 팀이라는 원칙을 지킨다. 요리를 위한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이웃이나 지인의 소개로 최상품을 조달하고 여기에 드는 품이나 시간, 정성이 대단하다. 그렇게 해서 과연 타산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먹는다면 어떤 힘든 상황이라도 술술 풀릴 것 같다.

 



화자인 링고(린코)가 어느 날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와 보니 집안이 텅 비어 있다. 3년을 함께 살았던 인도인 남자친구가 전 재산과 할머니가 남긴 가재도구는 물론 애지중지 사 모으던 요리기구를 몽땅 털어 도망을 친 것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아연실색하고 찾으러 다니느라 야단법석을 쳤을 텐데 링고는 체념한다. 그 충격은 대단했는지 그때부터 목소리를 잃었다. 할 수 없이 중학교 때 가출하고 10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유일하게 남긴 할머니의 겨된장 항아리를 보물단지처럼 안고 말이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은 풍족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링고가 너무나 사랑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왜 고향을 떠났을까. 보통 사람들은 사랑할 수 있었지만, 엄마에게만은 그럴 수 없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콘크리트 회사 사장이라는 네오콘이라는 남자가 엄마에게 집적거리는 것은 어렸을 때 이후 여전했으며 짙은 화장에 교태를 부리며 손님을 맞는 엄마의 가게 아무르에는 단골고객들로 항상 떠들썩했다.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당하고 모든 전 재산을 잃었으니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던 링고는 엄마의 창고를 빌려 식당을 열기로 한다. 몇 초 만에 식당 이름 달팽이를 떠올리면서.

 



그 작은 공간을 책가방처럼 등에 메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와 식당은 일심동체.

일단 껍데기 속에 들어가 버리면 그곳은 내게 안주(安住)의 땅이다.(P75~76)

 



이렇게 요리에 진심이었던 링고는 달팽이 식당에서 손님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우는 링고를 동면 쥐로 달래주었던 구마씨가 가게를 꾸미는 일부터 음식 재료를 구하는 일까지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주었다. 링고는 개업준비를 위해 수고해준 구마씨를 위해 먹고 싶다는 카레를 만들어준다. 이어서 맞이한 손님은 몇십 년이나 상복 차림으로 살아왔던 할머니다. 링고는 이 할머니를 위해 메뉴를 생각하고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온 닫혀버린 마음의 눈을 떠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인다. 아직까지도 목소리를 되찾지 못해서 필담 카드로 의사소통을 한다. 준비한 식사를 드시도록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 기다리는 링고의 마음은 어떨까. 식당을 열고 첫 손님, 그것도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상복차림으로 십년을 넘게 살아온 할머니다. 그 많은 양의 음식을 할머니 혼자서 드시는 것도 놀랍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어주는 손님이 있다는 것, 오랜 세월 품어왔던 꿈이 이루어진 것에 스스로 감격스러워한다. 며칠 후 구마씨에 이어 할머니에게까지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다. 몇십 년 동안 벗지 못한 상복을 벗어버리고 외출도 하고 지팡이도 없이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마씨는 링고의 음식을 먹고 할머니가 무척 행복해했다고 전해주었고 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연이어 거식증에 걸린 토끼를 구하려는 소녀 고즈에, 비밀스러운 사랑의 도피처를 찾아온 커플 등 다양한 손님들을 맞이한다. 모두 사람에게 필요한 요리를 만들건만 먹기를 거부하는 토끼를 위해 요리를 하는 부분은 정말 감동이었다. 학교에 가야 하는 고즈에를 위해 딱 하루만 맡아보기로 했는데 토끼는 전혀 음식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링고는 버려진 토끼의 입장을 헤아리며 마음을 읽으려고 애쓴다. 또한 자신을 믿은 고즈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고심하더니 세상에, 먹기를 거부하던 토끼가 비스킷을 남김없이 먹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을 위한 요리든 동물에게 줄 음식을 그들의 마음 구석까지 헤아리며 음식을 만드는 아름다운 마음이 깃든 요리사가 어디 있을까. 달팽이 식당에서 요리를 하면서 링고는 엄마에 대한 몰랐던 것을 알고 놀라기도 하고 가까이 갈 수 없었던 닫힌 마음이 열리기도 한다. 냉정한 것 같았던 엄마가 누구보다도 링고를 사랑했었다는 것, 첫사랑 슈 선배와의 결혼 피로연에서, 애정을 다해 키웠던 돼지 엘메스는 많은 손님들의 맛있는 요리가 되어 행복감을 선사한다. 마치 눈앞에서 시연하는 셰프의 요리를 보는 듯했다.

 



결국, 작가는 이 얘기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까. 나아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딸 루리코(링고 엄마)에게 쏟지 못한 애정을 할머니는 링고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요리의 길로 인도했다.



초조해하거나 슬픈 마음으로 만든 요리는 꼭 맛고 모양에 나타난단다. 음식을 만들 때는 항상 좋은 생각만 하면서, 밝고 평온한 마음으로 부엌에 서야 해.”(P205)

 


내게 요리란 기도 그 자체다.

엄마와 슈이치 씨의 영원한 사랑을 비는 기도이고, 몸을 바친 엘메스에게 감사의 기도이고, 요리를 만드는 행복을 베풀어 준 요리의 신에게 올리는 기도이기도 했다.’(P246)

 



링고에게 요리는 기도였다. 남자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목소리를 잃었다. 자신이 만든 요리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하게 해 주었지만 자신도 치유하지 않았을까. 특히 링고에게는 사람의 얼굴이나 몸짓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차를 좋아하는지 판단하는 재주가 있었다. 참으로 신기하고 절묘한 촉을 가지지 않았는가. 진실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면 그만의 촉이 발달하는 걸까. 생각지 못한 반전을 적재적소에 삽입하여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무엇보다 링고가 잘못 알고 있던 엄마에 대해 알고 나서는 모녀의 관계도 좋아진다. 묵은 감정도 해소되고 다시 만난 모녀가 좀 더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앞에 놓인 삶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아쉬운 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이 작품은 힐링소설이라고 하듯이 마음의 치유나 다양한 독자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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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된장은 할머니의 소중한 유품이다.
제발요. 부디 겨된장만이라도 남아 있기를………….
기도하듯이 문을 열자, 어둠속에서 낯익은 항아리가다소곳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뚜껑을 열고 안을 확인했다. 분명히 오늘 아침, 내가손으로 다독거려 놓은 모양 그대로 있다. 쌀겨 표면에는연녹색을 띤 무잎도 보인다. 껍질을 벗기고 잎을 조금남긴 뒤, 꽁무니에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담가 둔 순무는 달콤하고 싱싱하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나는 양손으로 항아리를 들고 가슴에 꼭 껴안았다. 항아리는 서늘했다. 이제 내게는 이겨된장밖에 의지할 것이 없다. - P15

도시의 불빛이 차창 너머로 흘러간다.
안녕.
나는 마음속으로 손을 흔들었다.
눈을 감자,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늦가을 찬바람에날리는 시든 나뭇잎처럼 의식 속을 떠돌아다녔다.
산골짜기의 조용한 마을에 있는 우리집은 풍요로운자연 속에 있어서, 나는 그곳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식을 한 그날 밤, 나는 혼자 집을 나왔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 P17

언제부터일까? 나는 요리사가 되기를 꿈꾸었다. 요리는 내 인생에서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 떠 있는 덧없는 무지개 같은 것이었다.
PR대도시에서 고군분투한 끝에 겨우 남들처럼 얘기하 - P19

고 웃을 수 있게 됐을 즈음, 할머니가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밤늦게 튀르키예 음식점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밥상 위에 종이 냅킨으로 덮어 둔 도넛이 잔뜩 쌓여있고 그 옆에서 할머니가 잠을 자듯 죽어 있었다.
ㄱㅁ & 기타 기 - P20

나는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어젯밤 창구에서 심야 고속버스 표를 살 때, 아니 주인에게 열쇠를 돌려주러 갔을 때, 아니 실은, 텅 빈 집의문을 연 순간부터.
내 목소리가 투명해졌다는 것을.
간단히 말하면 정신적 충격에서 오는 일종의 히스테리 증상일지도 모른다.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목소리만 내 몸의 조직에서 쏙 빠져나간 것이다. 라디오 음량을 ‘0‘으로 둔 것처럼. 음악과 소리는 나오는데밖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 P25

나는 목소리를 잃었다.
조금 놀랐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아프지도가렵지도힘들지도 않다. 그저 그만큼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이제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게만 들리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기울이려고한다. 그렇게 해야만한다, 꼭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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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합니다!

10월 19일 출간하고 다음 주면 벌써 한 달이 되어가네요.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을 했지요.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사서교사를 10년 넘게 하고 있는 친구가 생각났어요.

연초에 새해 인사를 하고 그동안 겨를이 없어 오랜만에 카톡으로 출간 소식을 알렸더니,

친구는 소식이 없더니 그사이 작가선생님이 되었구나~ 정말 정말 축하해~


10월분 도서구입은 끝나서 11월에 해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인증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아마도 도서관에 등극한 첫 책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블친 몇 분이 사내 도서관이나 시내 도서관에 희망도서신청을 했다고 인증 포스팅을

보긴 했지만, 도서관에 책 나오기까지 기간이 한참 걸리는 것 같아요.

아마도 사서 친구가 도서 구입 권한이 있어서 가장 빨리 도서구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기분이 좋고 신기합니다.

많이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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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1-12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도서관에 책이 있다니 특별한 기분이 드시겠습니다 축하드려요

모나리자 2022-11-14 11:41   좋아요 2 | URL
네, 정말 특별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서곡님.^^
새 한주도 화이팅 하세요.^^

은하수 2022-11-12 2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진짜 축하드려요^^
실감이 확 나시겠어요
우리동네 도서관에도 신청해봐야겠어요

모나리자 2022-11-14 11:4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정말 실감이 나네요.
오, 그래 주시면 정말 감사하지요. 나중에 포스팅으로 보게 되면 더욱 행복할 것 같아요.ㅎ
쌀쌀해진 날씨에 감기조심하시고 새 한 주도 화이팅 하세요. mokl2000님.^^

바람돌이 2022-11-12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드립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분이니 빠르네요. ㅎㅎ

모나리자 2022-11-17 07:3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역시 사서 권한이라 빠른 것 같아요.ㅎ
오늘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화이팅하세요 바람돌이님~~

호우 2022-11-13 0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자기가 쓴 책이 도서관에 있다면,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을 거 같아요^^

모나리자 2022-11-17 07:33   좋아요 1 | URL
네~~정말 기분이 좋고 신기하더라구요.ㅎ 감사합니다. 호우님^^
추워진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새파랑 2022-11-13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등극힌신 모나리자님 축하합니다~!! 이제 엄연한 셀럽작가시네요 ^^

모나리자 2022-11-17 07:3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좋은 말씀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요~새파랑님~
오늘도 멋지게 화이팅입니다~^^

2022-12-20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0 1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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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미술관 - 그림으로 만나는 생의 모든 순간
장혜숙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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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술 관련 책을 읽어왔지만 을 테마로 한 책은 처음이다. ‘그림으로 만나는 생의 모든 순간이라는 부제와 같이 출생에서부터 죽음의 과정에 대한 그림을 다루고 있다. 구성을 보면, 1. 탄생과 유년/태어나고 사랑받고 놀고 배우고 2. 교육/공부하고 꿈을 꾸고, 3. 사랑/사랑하고 가정을 꾸리고. 4. 삶의 기쁨/인생을 알아가며 세상을 이해하고, 5. 죽음과 장례/늙어 생을 마감하는 시간 이렇게 5가지 테마를 화가가 중복되지 않도록 30여 명의 화가, 50여 작품(클로즈업 제외)을 선정했다고 한다. 저자 장혜숙은 계룡산 숲과 공주의 산과 들 책 속의 길을 헤매며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낸 후, 전업주부의 시절을 보내고 유럽 미술관 순례를 하는 혜택을 누리며 많은 그림들을 만났다.

 



그림이 좋아서 지난 15년간 관람객들에게 그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력을 보면 뒤늦게 그림에 눈을 뜬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해박한 지식 정보를 풀어놓을 수 있을까 감탄하며 읽었다. 젊은 날 열렬한 독서의 흔적이 행간에 가득했다. 또 자신의 삶 이야기에는 주변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연민과 연륜이 느껴져 마치 미술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지금까지 읽은 미술책과 달리 저자의 이야기가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제시된 그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독자들은 당황할 정도로 개인적인 감상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베르트 모리조,<요람The Cradle>(1872)

 



잠자는 아기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안전한 삼각형 구도와 아기와 엄마의 유대감을 이야기하면서 작가는 아기엄마인 에드마의 마음을 헤아려 보자는 듯 질문을 한다. 결혼과 함께 화가의 길을 떠나 엄마가 된 에드마. 이 그림이 그려진 1872년에 아기 엄마를 보는 시선과 현대의 시선이 같을지 묻는다. 이 삼각형이 보호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 말하면 삼각형 안에 갇혀 있는엄마로 인식될 수도 있을 거라고. 과연 오랜 세월이 흘러 가치관이 달라졌으니 그림을 해석하는 관점도 각자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가끔은 요람을 생각해야겠다. 삶의 온기가 식어갈 때는 내가 요람 속에 누운 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끼지 않을까. 곁에 있는 사람이 미워질 때는 그 사람을 상상의 요람 속에 눕혀보면 새로운 축복의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한 장의 그림, 베르트 모리조의 <요람>이 나의 거친 심성을 보드랍게 갈아주는 역할을 한다.’(p19)

 



정말 기발한 생각이 아닌가. <요람>에 누운 아기가 되는 상상, 별것 아닌 일로 지친 일상을 보내는 우리도 가끔 떠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가지 테마로 말하는 그림 이야기는 규칙적인 리듬이 있다. 예들 들면, 한 화가의 그림과 이야기가 나오고 <작가 알기>에서 작가의 생애를 자세히 알려준다. 이어서 <미술사 맛보기>에서는 미술 사조를 당시 사건이나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알려주고 있어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미술 사조가 있었나 놀라웠다.

 



<첫걸음, 밀레 이후>는 고흐가 밀레의 그림을 모사한 것이라고 한다. 생 레미에 있는 동안 80여 점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중 밀레 그림을 모사한 것이 21점이나 된다고 한다. 자연주의 화가인 밀레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밀레가 사망한 후 1875년에 열린 전시회에서 그림과 판화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 동생 테오와 요한나, 태어날 조카 빈센트를 생각하며 그린 이 그림을 정작 고흐는 못보고 떠났다.





이 그림을 보니 아이를 키우던 시절이 떠오른다. 한 걸음 떼기 시작하고 걷고 뛰며 자란 아이들이 어느새 성장하여 자기 몫을 삶을 살아가느라 이러저런 고민을 하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좀 더 많이 놀아주고 좀 더 사랑을 듬뿍 주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장면이기에 더욱더 시선이 머물게 되는 것 같다.

 



 

눈앞에 펼쳐진 화면에서 나와 연관되는 그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면, 서랍 깊은 곳에 숨어들어간 나의 옛 기억을 되찾는다면, 그림 한 점 감상한 보람이 클 것이다. 나와 무관한 남의 그림에서도 나의 인생은 그렇게 타인과 연결된다. 이것이 그림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빈센트 반 고흐의 <첫 걸음, 밀레 이후>를 보면서 인생의 출발점에 선 모든 존재들의 발걸음이 힘차기를 기도한다.(p31)

 



작가의 시선이 참 따뜻하다. 그림을 보면서 옛 경험이 떠오르고 공감을 하게 되면 다른 이들의 경험에 감정이입이 된다. 그러면서 그림이 말을 걸어오듯이 선명해지는 것이다.

 


 작가 알기(빈센트 반 고흐)

 

그림 소개가 끝나면 <작가 알기> 코너에서 화가의 생애를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미술사 맛보기>



인상주의, 입체파 등 미술 사조는 익숙하지만 생소한 유파를 알게 된 것도 유익했다. 카라바기즘(Caravaggism(c,1600-50), 테네브리즘(Tenebrism),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 위트레흐트 카라바기즘(Utrecht Caravaggis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가와 작품 미술 사조까지 폭넓게 배울 수 있어 미술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다.

 




장 프랑수아 밀레, <괭이를 든 남자 Man with a Hoe>(1860-62)




 

자연주의 화가 프랑수아 밀레의 <괭이를 든 남자>. 파리 부르주아 계급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밀레는 있는 그대로 그릴 뿐이라고’(p196) 했다. 옛날의 농경사회는 이제 스마트한 자동화기기의 깔끔한 사무실로 바뀌었지만 가장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고달프기 그지없을 것이다. 가장만이 아니라 일하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작가는 여기서 <괭이를 든 남자>의 어깨를 짓누르는 보이지 않는 짐을 볼 수 있는 것이 그림 감상의 묘미라며 이렇게 제안한다.

 




, 눈을 감고 그림을 그려보자. 물론 무대는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곳에 내가, 아버지가, 아들이, 엄마와 누이가 밀레의 괭이를 들고 그림 속 남자처럼 지친 모습으로 서있지 않은가?’(p198)

 




그렇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보듬어 줄 때 무거운 어깨를 내려놓고 안도할 수 있다. 그렇게 함께 마음을 나누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작가의 해설과 감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을 통해서도 책을 읽고 느끼는 마음의 위안이 충분히 전해져 온다.

이 책 <삶의 미술관>은 읽는 독자마다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출생부터 죽음의 테마를 담고 있어서, 지난날을 추억하기도 하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조심스럽게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그림 이야기보다 저자의 감상이 많이 실려있어서 공감했던 부분이 많았다. 그림을 보는 재미와 함께 독자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읽는다면 더욱더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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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1-08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옆에 붙은 플래그들이 인상적이네요 ^^ 역시 책잘읽는 모나리자님~!!

전 좋았던 페이지는 그냥 끝부분을 접습니다 ㅋ

모나리자 2022-11-08 13:05   좋아요 2 | URL
처음엔 미리 기록하면서 읽었는데 그게 귀찮고 맥이 끊기다보니 저렇게
붙이면서 읽습니다. 붙이다 보면 다닥다닥!ㅎㅎ

접는 페이지도 상당히 쌓일 텐데요.ㅋㅋ
맛점 하셨지요~ 남은 오후도 기분 좋은 시간 보내세요. 새파랑님.^^

서곡 2022-12-03 0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포스트잇 붙였었는데 너무 많이 붙이게 되더라고요 ㅎㅎㅎ

모나리자 2022-12-06 21:27   좋아요 1 | URL
네,많은 분들이 포스트잇 활용해서 독서하는 겻 같아요.ㅎ
답글을 깜빡 했습니다.. 서곡님.^^
추위에 감기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