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첫 책입니다.

어제 네이버,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등에 상품 등록되었습니다.

이런 신기한 일이?

정말 신기하네요.ㅎ



2020년 5월 말에 원고 한 꼭지를 보낸 것으로 시작하여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원래 기획했던 주제는 책을 잘 골라 읽는 방법이었는데 

쓰다보니 방향이 약간 달라져서 

책읽기와 꿈 이야기로 정해졌습니다.



평범한 사람인 제가, 뒤늦게 블로그 활동에 푹 빠져 있던 중에

출간제의를 받았습니다. 꿈같은 일이 벌어진 거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거기서 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늦은 때란 없다는 것,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그 메시지는 또 저와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목표와 신념이 있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저도 확실하게 믿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옆 서점 예스에서 블로그를 시작했기에 

알라딘에서는 활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작년 연초에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글 옮기느라 한 두달 동안 바빴지요.

아무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하다보니 서재의 달인 1위에 제 닉네임이 올라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ㅎ 

그때 따뜻하게 맞이해주셨던 하길태님, 스콧님,미미님, 새파랑님, 

그레이스님,바람돌이님 등

여러 블친님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즐겁고 유익한 독서 함께 이어가고 싶어요.



이상 첫 책 출간 알림과 소감을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안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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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즈음 2022-10-20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응원드리고 갑니다

모나리자 2022-10-20 13:5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오후즈음님.^^
오늘도 편안하고 따뜻한 하루 되세요.^^

청아 2022-10-20 09: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축하드려요!!!😍

모나리자 2022-10-20 13:5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미미님.^^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scott 2022-10-20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출간 추카! 합니다😄

모나리자 2022-10-20 14:0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스콧님.^^
오늘도 멋진 하루 되세요.^^

겨울호랑이 2022-10-20 1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축하드려요! ^^:)

모나리자 2022-10-20 14:0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서곡 2022-10-20 1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모나리자 2022-10-20 14:01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서곡님.^^

새파랑 2022-10-20 1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또하나의 명작이 탄생하는 건가요? ^^ 모나리자 작가님 완전 축하드립니다~!!

모나리자 2022-10-20 14:02   좋아요 3 | URL
기분좋은 응원의 댓글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대장정 2022-10-20 1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베스트셀러 등극을 기원합니다.

모나리자 2022-10-20 14:03   좋아요 3 | URL
기운이 불끈 솟아오르네요~ㅎ
감사합니다. 대장정님.^^

은하수 2022-10-20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대로 쭈욱 베스트셀러까지 달려요^^

모나리자 2022-10-20 14:04   좋아요 2 | URL
mokl2000님의 응원과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편안한 오후 되세요.^^

라로 2022-10-20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잖아도 가끔 제 서재에 조용히(?) ‘좋아요‘ 눌러주셔서 어떤 분인지 궁금했는데 이런 경사가 있으시다니 축하드립니다!!

모나리자 2022-10-22 08:54   좋아요 1 | URL
오, 감사합니다~라로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루피닷 2022-10-20 16: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축하드립니다 구매해서 읽어볼게요^^

모나리자 2022-10-22 08:55   좋아요 3 | URL
반갑습니다! 루피닷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이하라 2022-10-20 1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첫 출간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첫 출간인 만큼 꼭 좋은 반응 있으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모나리자 2022-10-22 08:56   좋아요 2 | URL
네~감사합니다~이하라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0-20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진짜 축하드려요. 그냥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힘들어 죽겟는데 책이라뇨. 책을 쓰는 사람은 다 훌륭한 사람입니다. ^^

모나리자 2022-10-22 08:5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바람돌이님~!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힘들 때 있지요.ㅎ 저도 그랬고요.
그런 시간을 그냥 즐기면 이런 날도 오는 것 같아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바람돌이님.^^

Kletos 2022-10-20 2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축하드립니다~~^^

모나리자 2022-10-22 08:58   좋아요 1 | URL
와우~감사합니다! kletos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2-10-21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 님 책 나온 거 축하합니다 시간이 걸렸다 해도 그렇게 글 쓰는 동안 즐거우셨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 보시기를 바랍니다


희선

모나리자 2022-10-22 08:59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희선님. 네 그랬지요. 힘든 일보다는 즐거운 일이 더 많았지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렛잇고 2022-10-2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십니다!!!👍👍너무너무 축하드려요!!

모나리자 2022-10-22 09:00   좋아요 1 | URL
축하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렛잇고님.^^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0-22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 님 첫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댓글은 처음 같아요. 반갑습니다 ^^

모나리자 2022-10-24 10:15   좋아요 3 | URL
축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늘 좋은 날 되세요~^^

페넬로페 2022-10-24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책 첫 출간하셔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이렇게 결실을 맺는군요.
멋져요**

모나리자 2022-10-25 10:0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페넬로페님~~
책이 좋아서 블로그 활동에 푹 빠지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ㅎ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한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2-10-28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우 2022-10-28 16:44   좋아요 2 | URL
대댓글이 아니라서 모나리자님의 댓글을 읽을 수가 없네요. 호호. 그렇지만, 반가운 인사일거라고 짐작합니다. 예스에서 오래 쉬다가 여기 북플을 이ㅇ용하게 되서 조금 부끄러워서 비밀 댓글로 썼어요. 방금 나갔다가 왔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은근히 춥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22-10-28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나리자 2022-10-28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블로그에서 읽으실 수 있어요~호우님~ㅎ 부끄럽긴요~지금부터 쭉 활동하시면 되지요.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호우님.^^

꾸준하게 2022-12-15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 수락 감사합니다. 😁😁 책 출간 축하드려요. 며칠 전에(어젠가?) 호우님 리뷰 읽고 일단 알라딘 보관함에 담아두었어요. 나중에 읽게 되면 북플에 흔적 남겨 놓을게요. 😊

모나리자 2022-12-15 21:34   좋아요 1 | URL
축하의 말씀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제 책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큰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꾸준하게님.^^
강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뭐, 그 정도 소리쯤 남들은 아무렇지 않으려나. 하지만 깊은밤 홀로 방에 틀어박혀 달그락 소리 하나 없는 가운데 조용히구상을 가다듬고 문장을 쓰는 나 같은 사람은 아주 미세한 소리조차 이상하리만치 잘 들린다. 때로는 그 소리가 신경을 돕시 건드리거나 흥분시킨다. 반면 붓은 아무리 빨리 써 내려가 - P191

도 절대 소리를 내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붓으로 쓸 때, 원고지도 일본지가 편하다는 사실을 굳이 말할 것까진 없을 터. 일본지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간사이 교외에 살고 있기에 원고를 기자에게 직접 건네주지 않고 거의 언제나 우편으로 보낸다. 그러려면 무게가 나가지 않고 부피가 크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종이가 좋다. - P192

연필은 원고지 사이에 카본지를 끼우고 복사할 때 쓴다. 조금 소리가 나고 저항감이 있고 적당한 연필깎이가 없다(요사이나온 바리캉식 연필깎이는 제법 쓸 만하다, 책상에 붙박아 두는 기존 - P194

녀석은 풍류가 없어 괴롭다)는 결점이 있긴 해도 지우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압지도 필요 없고 책상이나 손이 더러워질 일도 없다. 긴장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쓰기에는 연필이 제일이지 싶다. - P195

남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딱 이맘때가 제일 좋지 않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새잎의 시기, 선명치 않은 바깥 공기에닿으면 어쩐지 창작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고 펜이 술술 나가지않아서 생각한 대로 글을 쓸 수 없다.
도대체 어느 때가 글을 쓰기에 좋은 계절이란 말인가. 그런사치스러운 이야기를 할 처지가 아니지만, 한여름 또는 한겨울처럼 덥다면 몹시 덥고 춥다면 몹시 추운 그 극한의 시기가 좋다. 하루로 말하면 낮보다는 밤에 글이 훨씬 빨리 써진다. 낮동안 원고 다섯 장을 쓴다고 치면, 밤사이에는 열다섯 장을 쓴달까.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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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막대한 부를 쌓았다느니 굉장한 저택을 지었다느니 땅과 집을 사고팔아 돈을 벌었다느니, 갖가지 소문이 세간에 떠도는 모양이지만 다 거짓말이다.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면 이런더러운 집에서 살 턱이 없다. 땅과 집을 어떤 경로로 사들이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이 집도 내 집이 아니다. 셋집이다. 매달집세를 내고 있다. 세상의 소문이란 게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 P145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기존 국판본외에 요사이 따로 작게 인쇄한 문고본이 나왔다. 양쪽을 합쳐35판을 찍었고 부수는 초판이 2천 부, 재판부터는 거의 1천 부였다. 무엇보다 이 35판은 상권이 그렇다는 얘기고 중권과 하권은 훨씬 판수가 적다. 여하튼 얼마의 인세를 받는 탓에 내가책을 팔아 돈을 벌어들인다고 알려진 셈이다.
- P145

더 밝은 집이 좋다. 더 깨끗한 집에서 살고 싶다. 서재 벽은군데군데 떨어져 나갔고 천장은 빗물이 새서 얼룩이 졌다. 상당히 지저분하지만 천장을 올려다보는 사람은 그다지 없으니까이대로 놔둘 생각이다. 무엇보다 다다미가 안 깔린 마루가 문제다. 널빤지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겨울이면 추워서 견딜수가 없다. 채광 상태도 나쁘다. 여기에 앉아 읽고 쓰는 일이 괴로워도 신경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기에 개의치 않으려 한다.
얼마 전 어떤 사람이 천장을 도배할 종이를 보내준다고 했지만거절했다. 특별히 내가 이런 집을 좋아해서 이렇게 어둡고 더러운 집에 사는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살 뿐이다. - P148

햇빛 쏟아지는 미닫이창 아래서 쓰면 가장 좋지만, 이 집에는 그런 장소가 없으므로 종종 양지바른 툇마루에 책상을 꺼내 놓고 머리에 햇빛을 흠뻑 받으며 펜을 든다. 너무 더우면 밀짚모자를 쓰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글이 잘 써진다. 결국 밝은곳이 제일이다.
- P151

밤새워 일하면 아무래도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밤이 깊어갈수록 ‘아아‘ 하고 지쳐버리니. 하지만 낮에는 내 손님뿐만아니라 가족들 손님도 찾아온다. 반찬 만들기, 속옷 세탁 등등도무지 편한 생활이 아니다. 때론 나이 먹은 식모를 둘까 싶다 - P161

가도 지금의 식모아이는 열세 살 때 들어와서 3년 동안 잘 지내왔기에 뭔가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이게 가장 행복한 길이지싶다. 무엇보다 식모를 두다니! 『마농 레스코, 어딘가에도 한구절이 나오지만, 벼락출세한 나로서는 부끄러울 만큼 감사한일이다. 게다가 3년이나 있었다.
- P162

때론 먼지 털듯 매서운 악평을 들으면 괴롭기 그지없다. 남보다 갑절로 자극에 약한나는 넋이 홀라당 나가서 썩은 생선처럼 이삼일 이불을 덮어쓰고 자버린다. 작품이 좋지 않아서다, 자신이 제일 잘 알기에 한동안 갈 길을 잃는다. 하지만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아등바등 뭔가를 쓰기 시작한다. 나에게 종교가 있다면, 그저 꾸준히 쓰는 - P162

것이다. 그 삼매경에 빠져 있는 기분이다.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나는 결국 ‘만년 문학소녀‘다.
- P163

‘맑은 물처럼 아무 맛이 없는 글을 쓰고 싶다. 지금 내 글은손짓이나 거짓말이나 꾸밈새가 도드라진다. 괴롭다. 힘이 모자라는지도 모른다. 공부가 부족한 탓인지도 모른다. 툇마루에서햇볕을 쬐는 듯한 생활이 문제인지도 모른다. 남성 작가들에게 대항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한 단계 더 발돋움하고 싶다. 무로 사이세이 씨의 요즘 왕성한 창작은 놀랐기만 하다. 다케다 린타로 씨도 상당히 활력이 넘친다. 훌륭하고 존경스럽다.
다들 긴 역사를 가졌건만 용케 지치지 않는구나. 그 괴로움이어떨지 상상해본다. 나는 고작 7, 8년의 역사다. 그것도 스스로춤추는 이야기라 쓴맛으로 가득하다. 맑은 물처럼 아무 맛이없는 글을 쓰는 것은 이제부터라고 반성해본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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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5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모나리자 2022-10-26 09: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서곡님.^^
오늘도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일전에 마지막 시집 『어제오시기를』, 『무로 사이세이 작품집』 열두 권, 자필 하이쿠집 『원야집』이 출간됐다. 거의 문학가의 삶에 매듭을 지은 것이나 다름없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린 문학 애송이도 여기까지 성장하고 보니 인간은 어쨌든 살아야 한다는 것, 뭐든지 마음껏 배워두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 글러먹은 인간을 못쓰겠다고 내동댕이치더라도 그가 혼자서 걸어가는 길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어찌 됐든 간에 그 녀석도 어딘가에 다다른다.
좋든 나쁘든 목적지는 당사자에게 맡겨야 한다. - P91

나는 글 쓰는 게 좋은 걸까.

뭔가 쓰려고 마음먹는 순간, 예전 체력이 슬슬 돌아옴을 느낀다. 이제 써볼까 할 때는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을 때보다 확실히 병이 뒤로 저만치 물러나는 것 같다. 조금씩 건강해지는기분이다. 음식을 먹으면 맛이 바로 느껴지는 원리와 같다. 병이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인간은 병과 싸우는 동안 그 어느 피폐한 시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빼앗긴다.
이렇게 간단하게나마 작품과 이력을 나열한 나의 문학사를써봤다. 내게 제4차 문학사는 더는 있을 수 없다. 만약 있다면그다지 길지 않은 차분한 작품을 뚜벅뚜벅 쓰지 않을까. 그런작은 작품조차 더욱 연마하려는 자신을 발견하는 날을 오늘의즐거움으로 삼아야겠다. 야심 없고 또 소망 없는 나야말로 미래의 나이리라. - P92

내가 가난한 가장 큰 이유는 글 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원고를 재촉하는 편집자들에게 늘 호소하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함께 사는 가족뿐이다. 편집자들은 적당히 흘려듣는 것 같아 억울하기 짝이 없다. 사실 일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린다거나 아주 고심해서 문장을 다듬는다거나 하는 점을 간판으로내세우는 게 싫어서 나도 주저리주저리 설명하지 않는다. - P117

가끔 어떤 대목이 잘 풀리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섰다가 앉았다가 마셨다가 피웠다가를 점점 더 자주 되풀이한다. 담배를한 대 피우고 나서 5분이나 10분 가만히 원고를 노려보고, 그래도 안 되면 이번에는 차를 마시고 또 노려본다. 그래도 안 풀리면 소변보러 나갔다가 내친김에 정원까지 걸어 다닌 뒤 돌아와 또다시 원고에 매달린다.  - P117

내가 굼뜨지 않다면, 지금 온 힘을 다해 쓰는 하루치 원고를오전 중에 다 쓴다면 오후 반나절은 유유자적하며 지낼 수 있을 테고 따로 ‘노는 시간‘을 만들 필요가 없으리라. 사실 많은작가가 날마다 잽싸게 일정한 양을 일한 후 산책을 하고 독서를 하고 친구를 만나고 잡무를 처리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한달 걸릴 일을 일주일 또는 열흘 사이에 다부지게 해치운 뒤 남은 기간 느긋하게 생활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 P119

지금 나는 육지의 인어』라는 신문소설을 쓰고 있다. 대체로작가의 일 가운데 신문소설만큼 뼈가 휘도록 힘겨운 일은 없다. 작가 지옥 중 신문소설 지옥이야말로 가장 괴롭다. 『진주부인』을 쓸 때는 기력이 왕성했던 덕분인지 이토록 고달프지 않았건만, 이번에는 문득 푸념을 늘어놓고 싶을 정도다. - P121

나는 아침에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신문소설은 한 회당 원고지 네 매면 충분하니 금세 쓸 듯해도 펜을 들기 전에 이미 두세 시간 허비한다. 다 쓰고 나면 일이 고된 만큼 두세 시간 넋이 나간다. 결국 하루에 활동하는 시간을 전부 신문소설에 뺏겨버리니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펜이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의 괴로움이란, 뼈를 깎아내는 것처럼 견디기 힘들다. - P121

도무지 시간이 없어 독서를 못 하니 곤란하다. 신문소설을쓰는 동안은 바빠서 당연히 책을 읽지 못하고, 겨우 다 쓰고 나면 이번에는 그때까지 손대지 않고 내버려 둔 서양 잡지 서너종과 일본 잡지 그리고 외국에서 주문해 받은 책이 쌓여 있다.
그것도 읽어 보고 싶은데, 고새 젊은 친구들이 자신이 쓴 작품을 들고 와서 읽어봐달라, 비평해달라 조른다. 또 편지가 오면답장을 쓰거나 손님이 오면 응대를 하느라 바쁘기 그지없다.
남들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까 필시 한가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웬걸, 그렇지도 않다. 학교에 나갈 때가 지금보다 손님이 적고 훨씬 여유로웠다. 여하튼 이런 식이면 어쩔수 없기에 사이사이 틈을 봐서 독서하려고 애쓰건만 별로 읽지못해서 난감하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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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작년 여름부터 신경쇠약 기미가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 나는 축농증 탓인가 했다. 자꾸 콧물이 나고 구역질이 일어서 엎드리면 목구멍으로 넘어왔다. 일어나 있을 때는 끊임없이 코를 풀어야 했다. 자연히 사고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죽을힘을 다해 원고지 삼천 매 남짓한 장편소설에 몰두하자고각오한 것도 이 육체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싶다. 아니 극복해 - P83

보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이 노력이 무리수였지 싶다. 삼백 매나 오백 매라면 또 모를까, 삼천매넘는 작품이 하루아침에 써질 리 만무하다. 당연히 체력을 적잖이 더욱더 소모하지않을 수 없었다.
  - P84

나는 악착같이 일과 싸웠다. 산만하고 느슨해진 주의력을 높이려고 각성제를 다량 복용하고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버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잠이 오지 않았다. 더는 술만으론 소용없어 수면제를 써야 했다. 내가 먹은 수면제는 정량의 열 배쯤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면 이미 잠들지 못하는 상태였다.
- P84

짜증만 안 나면 글은 죽죽 써진다. 때때로 글자 쓰는 시간이성가시기도 하다. 쓰다 막히면 손에 집히는 대로 책상 위 책을펼쳐본다. 대개 두세 장 읽는 사이 다시 쓸 수 있게끔 된다. 책은 뭐든지 괜찮다. 어릴 적부터 사전 읽는 버릇이 있어서 『딕슨영숙어사전』따위를 읽곤 한다. 다만 지우는 일도 글쓰기에 들어가니까, 완성한 원고 매수와 작업 시간의 비율로 따지면 오히려 속도는 느린 편에 속한다. 지울 때는 별 미련 없이 지워버린다. 그래도 아직 덜 지운 감이 들지만. - P88

다 쓰고 나면 언제나 녹초가 된다. 쓰는 일만큼은 이제 당분간 거절하자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일주일쯤 아무것도 안 쓰고있으면 적적해서 견딜 수 없다. 뭔가 쓰고 싶다. 그리하여 또 앞의 순서를 되풀이한다. 이래서는 죽을 때까지 천벌을 받을 성싶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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