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고혈을 빠는야만적인 형태의 물질적 착취가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아니라 해도 급격한 감소 추세로 미루어 볼 때 다음 세대에는 완전히 사라질 듯하다. 하지만 대신 다른 일이 일어났다. 오늘날에는 모두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모두가자기 바깥의 목적을 위해 자신을 이용한다. 사물의 생산이라는 한 가지 전능한 목표만 존재할 뿐, 우리가 입으로만신봉한다고 고백한 목표, 즉 완전한 인성 발달, 완전한 인간 탄생과 성장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 P55

결국 목적이 되어버린 수단, 사물의 생산만이 중요한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물로 바꾼다. 우리는 인간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제작하고, 점점 더 기계처럼 행동하는 인간을 생산한다. 19세기에는 노예가 될지 모를위험이 있었다면 20세기에는 로봇이나 자동인형이 될 위험이 있다. 분명 시간은 절약된다. 하지만 막상 시간을 절약해놓고는 그 시간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하며, 잘해봤자 시간을 죽이려 애쓸 뿐이다.  - P55

우리는 영원히 소비자다. 담배와 술, 강연과 책, 영화와인간을 소비한다. 우리는 아이가 부모에게 요구하는 사랑을 이야기할 때조차 아이에게 필요한 신제품을 말하듯 한다. 우리는 엄청난 풍요 속에서 살아가는 수동적 소비자이며, 젖병과 사과를 기다리는 영원한 신생아다. 우리는소비하며 고대하지만 우리가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에 계속 실망한다. 우리는 사물을 생산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사물과의 관계에서는) 극도로 비생산적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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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우리 자신을 사물로 바꾸어서는 안 되며 우리는 사물의 주인으로만 존재해야 할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을 조종하지않고 사랑할 때, 화가처럼 생명을 부여하는 관계 맺음을통해 유리잔 같은 사물조차 생명을 얻을 수 있다.  - P43

우리는 사람이나 사물을 충분히 오래 바라보기만 해도 그것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는 사실을 배운다. 하지만 어떤것을 얻어내려 하지 말고 그것을 진정으로 바라봐야 한다. 진정으로 고요할 수 있어야 한다.  - P44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없을 때는 마비된다. 지금껏 인류 역사에서 고통은 변화의 산파였다. 역사상 처음으로무관심이 운명을 바꾸는 인간의 능력을 짓밟아버릴 것인가?
- P45

인간은 자연의 변덕이다.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생명체다. 인간은 자연에서 사는 동시에 자연을 초월하는 유일한 존재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과거 미래를 자각한다.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적으로만 살지 않는다. 자연에서 거의 뿌리 뽑힌 존재이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는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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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길레프의 발레 기획은 총체성과 해방의 기구器具를 추구했다. 그리고 이 추구가 의도적으로 건드린 가장 민감한 신경은 정치적, 경제적,
제국적 권력의 심장부이자 서유럽에서 기존 질서의 매우 중심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성도덕이었다.  - P69

그러나이제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갖춘 남자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발레뤼스 전반에 데카당스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로베르 드 플레르와 가스통 드 카바이예의 연극 「성스러운 숲에는 "우리는 매우 우아한 신사나리가 돼가고 있어. 아주 세련된 사람들, 아주 타락하고 아주 발레뤼스한 사람들을 알아가는 중이지"라고 말하는 캐릭터가 나온다.
- P73

『런던 타임스』의 표현대로 무용에서의 진짜 혁명"을 가져온 사람은 니진스키였다.55 1828년 카를로 블라시스는 『무용술The Code ofTerpsichore에서 팔을 둥그렇게 만들어 팔꿈치 끝을 보이지 않게 해라"라고 썼고, 춤에서 곡선은 직선을 정복했다. 고전 발레에서는 항상우아함과 매력이 캐릭터 및 해석보다 더 중요시됐다. 포킨은 해석 쪽으로 옮겨갔지만, 니진스키는 눈에 익숙한 즐거움인 ‘선의 아름다움에 의도적으로 반발하며 극단적으로 표현성을 강조했다.  - P75

라는 장면 묘사와 함께 끝난다. 이 발레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죽음을 통한 삶에 대한 찬가이자, 처녀는 그 자신이 의미하는 다산성과생명이라는 특징들을 기리기 위해 제의적 죽음에 선택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봄의 제전은 죽음, 재생과 연관된 폭력, 그리고 제물의역할에 부여하는 중요성 때문에 비극으로 간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 P79

이제 모든 것이 우리 둘이 원하는 대로 준비되면 「봄의 제전이 어떤 모습일지 알겠어. 새롭고 아름답고 완전히 색다른 것 하지만 일반적인 관객에게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고, 감정을 자극하는경험이 될 거야  - P81

그렇게 다길레프의 계획부터 스트라빈스키의 구상, 니진스키의 목표와 예측, 「봄의 제전」이 폭발적 경험이 되리라는 몽퇴의 예감까지더해, 기대와 도발, 긴장의 분위기가 이 발레작품의 탄생을 에워쌌다.
모종의 스캔들이 의도되고 예견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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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감상도 나약함도 아니다. 사랑은 폭력처럼위험한 부작용을 낳지 않고도 영향을 미치며 변화시키는방법이다. 폭력과 달리 사랑은 인내를 전제로 한다. 내적노력을, 무엇보다 용기를 전제로 한다. 사랑으로 문제를해결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실망을 참고 견딜 용기, 일이 잘못되어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 사람은 자신의 강인함만 믿으면 되기 때문에그 힘의 왜곡된 형태인 폭력을 믿을 필요가 없다.
- P34

제아무리 삶의 문제를 푸는 해답이라 하더라도폭력은 비합리적인 방법이다. 폭력의 미심쩍은 속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폭력은 인간 삶의 가장 중요.
한 문제, 즉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에는 아무런 도움이안 되기 때문이다. 힘이 제일 센 사람도 힘이 하나도 없는사람과 똑같이 죽을 것이다.  - P35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얼굴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눈과 피부에서는무언가 뿜어져 나온다. 그의 내면에서, 그리고 주변에서환하게 빛이 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삶을 사랑한다. 이런 삶에 대한 사랑이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삶에 대한 사랑이 약해지면 사랑은 다시 사라지고, 두사람은 왜 서로의 얼굴이 여전히 같으면서도 더 이상 같지 않은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 P37

삶을 사랑하기가 그토록 힘든 이유 중 또 하나는 날로커지며 절대 채워지지 않을 사물에 대한 우리의 욕심 때문이다. 물론 분명 사물은 인간에게 기여할 수 있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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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운명을 한탄하지만왜 자신의 사랑이 상대의 사랑을 일깨우지 못하는지 절대알지 못한다. 하지만 자기 처지를 불쌍히 여기지 않고 신세 한탄을 멈춘다면, 도움의 길이 열릴 수 있고 나아가 사건의 비극적 전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 P29

대부분의 인간 사회에는 폭력 행사를 방지하는 법이 있다. 폭력을 휘둘러 타인을 제 뜻대로 행동하게 만들려는행위를 법이 제재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법은폭력 앞에서 최소한의 보호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대부분 법이 폭력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지못한다. 성인 아들이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갖겠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아들이 자기가 택한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는데 그 결혼을막기 위해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넓은 마음에호소한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해고하겠다고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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