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죽음은 마치 우리 자신의 여행, 파리에서 100킬로미터 거리의 장소에 이르자 - P14

마자 두 묶음의 손수건을 잊어버리고 왔으며, 요리사에게 열쇠를 맡기는 것과, 아저씨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것과, 우리가보고 싶어 하는 옛 분수가 있는 도시의 이름을 묻는 것을 잊었음을 기억해 내는 여행과도 같다. 그렇지만 갑자기 우리를 엄습하고, 또 함께 여행하는 친구에게 그저 인사치레로 소리 높여 말하는 이 모든 망각한 일들에 대해 응답하는 것은, 절대적인 거부를 의미하는 기차 좌석의 현실과 승무원이 외치는, 실현 가능성으로부터 점점 더 우리를 멀어지게 하는 역 이름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누락된 일들에대한 생각을 접고, 그 대신 음식 꾸러미를 풀고 신문이나 잡지를 교환하기 시작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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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삼인칭은 글쓰기의 그 비극을 드러내는 가장 강박적인 기호들가운데 하나이다. 이 비극은 역사의 무게에 짓눌린 문학이 그것을 소비하는 사회와 분리되었을 때 태어났다. 발자크의 삼인칭과 플로베르의 삼인칭 사이에는 하나의 세계 전체(1848년의 세계)가 있다. 한쪽에는 끔찍한 풍경이지만 일관성 있고 확실한 하나의 고유한 역사, 곧어떤 질서의 승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자신의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열광적으로 관례를 공격하거나 그것을 파괴하려 하는 하나의 예술이 있다. 근대성은 불가능한 하나의 문학의 추구와 더불어 시작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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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질투심은 과거를 뒤지면서 어떤 사실을 유추하려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언제나 회고적인 질투는 자료 하나 없이 역사책을 쓰는 사학자와도 같다. 언제나 뒤늦게야 나타나는 질투는 성난 황소처럼 달려들지만, 거기에는 주삿바늘로 질투를 자극하고, 잔인한 군중이화려함과 간계를 찬미하는 그런 거만하고도 찬란한 존재는더 이상 없다. 불확실한 질투는 허공 속에서 몸부림친다. 그것은 마치 실제 삶에서 알았던 사람을 찾아갔다가 텅 빈 집이어서 만나지 못하고, 그래서 어쩌면 그가 다른 사람이고, 또 단지 다른 인물의 모습을 빌렸다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하는 꿈에서처럼 불확실하다. 

- P241

그녀가 내게 인정하는 이런 권리는 내가 부담하는 비용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했는데, 다시 말해 이제 나는 나만의 여자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래서 내가 느닷없이 보낸 첫 번째 쪽지에 자신의 귀가를, 데리러 온 사람의 인도 아래 돌아온다는말을 공손히 전화로 알렸던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주인이었다. 더 주인이라고, 다시 말해 더 노예였다. 이제 내게서는 알베르틴을 만나고 싶은 초조한 마음이 사라졌다. 

- P258

나 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가 새로운 것을, 다시 말해 삶이나 여행을 통해 내가 헛되이 추구했던 다양성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 다양성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 옆에서 햇빛 비치는 물결을 사라지게 하는 음의 물결이었다. 이중의 다양성이다. 우선 빛의 성분을 밖으로나타내는 스펙트럼처럼, 바그너류의 화성과 엘스티르류의 색채는,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타자의 감각에 대한 질적 본질을 인식하게 해 준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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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19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췌문도 어렵습니다. ㅠ.ㅠ

모나리자 2022-01-20 15:43   좋아요 0 | URL
그쵸.ㅎ 정말 읽기 어려운 책이에요. 순 한글인데도요.ㅋㅋ
이제 한 권만 읽으면 되는데, 여기까지 온 제가 대견한 거 있죠.^^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바람돌이님.^^
 

질투는 또한 우리가 쫓아 버릴 수 없는,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형태로 육화되어 다시 나타나는 마귀이다. 우리가 그 모든것을 쫓아 버리고 사랑하는 모습만 지속적으로 간직한다 해도, ‘악의 정신‘은 보다 비장한 다른 형태를, 다시 말해 힘에 의해서만 여인의 정절을 쟁취했다는 절망감, 사랑받지 못한다는 절망감을 취할 것이다.
- P167

습관의 친구인 잠을, 잠보다 고정된 습관이 매일 밤 축성된 장소에 붙잡아 놓고, 온갖 충격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런데 우리가 습관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잠이 더 이상 습관에 예속되지 않으면 잠은 증기처럼 사라진다. 잠은 젊음이나 사랑과도흡사하여 한번 잃으면 더 이상 되찾을 수 없다.
- P206

 그리고 퐁텐블로의 샤슬라백포도주, ‘맛있는 샤슬라가 있어요.‘라는 소리도 들으려면멀었고요." 샤슬라가 나올 시기까지 그녀와 함께 그 모든 시간가그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겁이 났다. " - P210

감정이나 허약한 건강으로 인해 젊고 활동적인 사람과 삶을공유할 수 없는 데서 생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속 같이 살아야 할지, 아니면 예전에 따로 살던 삶으로 돌아가야 할지 하는문제가 거의 의학적인 방식으로 제기되는 몇몇 상황이 존재한다. 우리는 두뇌의 휴식 또는 가슴의 휴식이라는 두 종류의휴식 중(나날의 과로를 계속하면서 또는 부재의 고뇌로 다시 돌아가면서), 어느 쪽에 자신을 바쳐야 할까?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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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십 년마다, 만약호기심이 있다면, 삶을 즐길 시각에는 잠을 자고, 거리에서살해당할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시각에는 외출하고,
항상 감기에 걸릴까 봐 조심하면서도 더운 날 찬 음료를 마시는 불행한 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삶을 제대로바꾸기 위해서는 단 하루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바로 이런 삶은 보통 에너지가 결핍된 인간들의 전유물이다. 악덕은 이 단조로운 삶의 또다른 양상으로, 작은 의지만 있어도 우리의 삶은 덜 비참해질것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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