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와 같은 끝없는 활기를 갖고 세상에 대한 경이감을 간직하고 살고자 한다. 그렇게 순수한 눈빛으로 기업과 산업을 바라볼 때, 탐욕을 가진 어른의 시선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략)
현재의 기록에 충실하다 보면 투자 수익은 따라온다. 아는 척, 돈 많은 척, 척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고 6세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면 부질없다. 새로은 것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흥분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 P8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물은형태도 없이 세상 흐름에 자연스레 몸을 맡기고, 아래로만 낮게 흐른다. 끊임없이 배우고 기록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 믿는다. 배우기 위해선 비워야 한다. 과거 자신의 수익률에 도취하여 꼿꼿하게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세상의 흐름과 역행하게 되는 것이 물리법칙이다. 위험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바로상선약수에서 느낄 수 있다.
- P9

우리는 온갖 다양한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우리의 집중력을 깨트린다. 하지만 나는 하나를 제대로 아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직접 투자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산업과 기업을정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먼저다.
- P19

워런 버핏도 대부분의 시간을 읽는 행위에 사용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자신이 정한 대상 산업과 기업에 대해 읽고, 기록을 남기는것이 투자가의 숙명이다. 기록이 남아야 과거의 잘못을 미래에 두번 다시 저지르지 않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투자 가설과 리스크, 재무 추정, 적정 가치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 그래야 나름의 원칙이 생기고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좀 더 진정할 수 있게 된다.
- P20

미래에 인간에게 남겨질 직업으로 창업가, 투자가, 그리고 크리에이터, 이렇게 세 부류의 직종을 꼽는다. 현재 대다수의 일자리를 채우고 있는 현장 근로자와 사무 관리직은 스마트한 로봇과 정확한분석력을 가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추세는언젠가는 인류가 마주할 현실이다.
- P22

요즘 교란적 혁신을 통해 2~3년 만에 전통적 산업 생태계를 완전히 새롭게 재정립하는 속칭 ‘유니콘 기업들은 매년 매출액이 50%,
많게는 2배씩 싱상한다. 전통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에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쿠팡이 있다. 엄청난 적자속에서도 빠른 성장으로 산업 질서를 재정립하고 있는 기업들이 시대를 이끌고 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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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말들이 각다귀 떼처럼 춤추며 오르내렸고, 각각 끊어진 말인데도 눈에 보이지 않는 탄력적인 그물망 안에서 놀랍게도 모두 통제되었고, 릴리의 마음속에서, 그리고 램지 씨의 마음에 대한 그녀의 깊은 존경을 상징하는매끈하게 닦인 식탁이 아직도 걸려 있는 배나무 가지들 안팎에서 춤추며 오르내렸다. 




- P39

 하지만 집 안의문이란 문이 죄다 늘 열려 있다면,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어떤 열쇠장이도 빗장을 고칠 수 없다면, 물건들은 못 쓰게 될 수밖에 없다. 액자 틀에 녹색 캐시미어 숄을 걸쳐 놓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주일만 지나면 완두콩 수프 색깔로 변할 것이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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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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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에 읽다 내려놓았던 이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은 타임스, 르 몽드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프루스트 이후 모든 현대 소설의 출발점’, “20세기 소설의 혁명”,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이라는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의식 흐름이라는 독특한 서술 방식의 대표 격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프루스트의 이런 작품을 읽으면 개안수술을 받은 듯 사물이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고 했다. 그토록 극찬하는 작품이라니, 의기양양하게 일독을 시도하지만 오래지 않아 굴복하는 보통의 독자들은 어찌하라고 그런 말로 놀라게 하는지. 뜬금없는 얘기 같지만 열 권짜리 시리즈는 조정래의 태백산맥이후 실로 오랜만이다. ‘태백산맥처럼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에 한 달 한 권씩 읽으며 완독해보자는 도전을 시작했다. 처음엔 몰입이 안 되어 옛날에 중단했던 그 트라우마(?)가 되살아날까 두려웠지만 차츰 적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1권을 읽었다. 이렇게 한 권씩 도장 깨기를 하다 보면 완독의 기쁨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그래야 연말.)

 



 우선 광범위한 가계도에 놀라게 된다. 세속적인 야심이 많고 사회적 지위도 높으며 기상학에 관심이 있는 아버지와, 남편과 자식밖에 모르는 헌신적인 여인인 어머니를 비롯하여 할아버지, 할머니 등 삼대가 한집에서 살고 있다. 게다가 손님이나 이웃 사람들까지 하면 등장인물은 더욱 늘어난다. 신경이 예민하고 마마보이(?) 기질까지 있는 화자인 는 책읽기를 좋아해서 작가가 되기를 열망한다. 잠자기 전 어머니의 키스를 받아야 잠들 수 있는 아이다. 그런데 손님이 와서 그 시간을 빼앗기게 되면 불안해지고 슬픈 마음이 되어 끙끙 앓는데, 어린아이의 마음이 엿보여 웃음이 난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려고 단호하게 대하지만 아들과 함께 자라는 남편의 말을 거스르지 못하고 함께 있어 주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장면은 화자인 내가 마들렌과 홍차를 마시는 장면이 아닐까. 콩브레를 떠났다가 집에 돌아온 어느 추운 겨울날, 어머니의 권유로 홍차를 마시게 된다.

 



침울했던 하루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울적해진 화자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입에 넣는다. 그리고... 예전에는 결코 공감할 수 없었던 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P86)

 



 차 한 잔, 홍차 한잔으로 우리는 화자처럼 이렇게 놀라운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그렇게 홍차를 마시면서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우고 콩브레의 추억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레오니 아주머니가 주던 보리수차와 마들렌 조각, 정원, 별채, 온갖 날씨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마을 모습, 오솔길들을. 그리고 유년시절 첫사랑이었던 질베르트도.

 



물에 가득 담은 도자기 그릇에 작은 종잇조각들을 적시면, 그때까지 형체가 없던 종이들이 물속에 잠기자마자 곧 펴지고 뒤틀리고 채색되고 구별되면서 꽃이 되고, 집이 되고, 단단하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이제 우리 집 정원의 모든 꽃들과 스완 씨 정원의 꽃들이, 비본 냇가의 수련과 선량한 마을 사람들이, 그들의 작은 집들과 성당이, 온 콩브레와 근방이, 마을과 정원이, 이 모든 것이 형태와 견고함을 갖추며 내 찻잔에서 솟아 나왔다.’(P91)

 



 처음의 지루함과 달리 눈앞에 펼쳐지는 이 장면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화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게 된다. 그렇다고 계속 술술 읽히는 건 아니다. 읽다가 맥락을 놓치기도 한다. 풍경, 사물 묘사, 인물의 세심한 내면을 표현하는데도 문학 작품이나 음악, 미술에 관련된 묘사가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프루스트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배경지식이 풍부해야 이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주석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읽는데 지장은 없다) 만연체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감성이 듬뿍 느껴지는 문장들을 만나게 되면서 내 유년시절의 풍경이 떠올라 아련한 그리움에 젖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이다. 콩브레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기차에서 멀리 바라보는 콩브레 마을을 묘사로 시작한 이야기는 각종 냄새 이야기로 이어진다. 방에서 맡았던 온갖 냄새의 묘사는 거리, ‘가족 같은 성당의 종탑이 자아내는 풍경 등으로 옮겨가며 한없이 이어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유년시절의 냄새를 떠올렸다. 아궁이에 가득 남아있던 재 냄새, 타닥타닥 타오르던 아궁이에서 빨간 불꽃이 튀기며 나던 냄새, 마른 땅에 떨어진 비와 흙이 섞인 냄새 등 기억 속에 숨어있던 냄새들이 되살아났다.

 



화자가 부모님과 함께 달빛을 받으며 산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속적인 명예나 야심을 중요시하는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훈계하기 위해 오랜 산책을 시켰단다. 끝 모를 산책길에 나는 다리를 질질 끌며 졸음으로 쓰러질 것 같은상황이 되었는데 집 뒤편 정원에 다다랐음을 알고 갑자기 힘이 솟는다.

 



오래전부터 내 행동에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 정원에서는 땅이 대신 걸어 주었기 때문이다. ‘습관이 날 품에 안고는 아기처럼 침대까지 옮겨다 주었다.‘(P205~206)

 



 ’땅이 대신 걸어주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정원을 그만큼 좋아했다는 말이구나. 온갖 보이는 사물에 애정을 갖고 있는 화자가 정원을 뛰어다니는 일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기뻤을 것이다. 개 짖는 소리, 보리수나무 달빛이 비치던 역 앞 큰길 등을 떠올리는 장면은 한마디로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런 달밤의 정경을 언제 느껴보았던가.

 



 화자의 눈길은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길도 빠뜨리지 않고 담아낸다.

 




나는 잠시 멈추어 서서는 식탁 위에서 부엌 하녀가 이제 막 껍질을 벗겨 놓은 완두콩을 바라보았는데, 그것은 마치 무슨 장난감 초록빛 구슬의 수를 셀 때처럼 가지런히 크기별로 놓여 있었다. 그러나 내가 황홀감에 사로잡힐 때는 특히 아스파라거스를 마주할 때였다. 아스파라거스는 짙은 군청색과 분홍빛이 감돌아, 꼭지 부분이 벼이삭처럼 보랏빛과 하늘빛으로 어우러져 아래로 내려갈수록- 밭의 흙이 아직 묻어 있는- 땅 색이 아닌 무지갯빛으로 아롱거리며 그 빛깔이 조금씩 연해져 간다. 이러한 천상의 빛깔은 어떤 감미로운 존재들이 즐겨 채소로 변신해서는, 먹을 수 있는 단단한 살로 변장해, 해 뜰 무렵 여명의 색깔이나 짧은 무지갯빛 출현, 푸른빛 저녁이 사라져 가는 과정에서 그 귀중한 정수를 드러내는 듯 보였다. 저녁 식사 때 아스파라거스를 먹고 자는 날이면 나는 밤새 그 정수를 느꼈는데, 그것은 마치 셰익스피어 요정극장에서처럼 시적이면서도 외설적인 소극을 연출하여 내 방의 요강을 향수병으로 바꾸어 놓았다.‘(P215)



 이렇게 화자는 그냥 지나칠 것 같은 아스파라거스를 보면서도 셰익스피어의 소극을 환기한다. 아스파라거스 묘사는 이 작품에 자주 등장하며 화가 마네가 즐겨 그렸던 그림 소재이기도 하단다. 우리는 이렇게 이 작품으로 문학, 그림, 음악 등 다양하게 심취했던, 그리고 한번 시선이 꽂히면 집요하게 관찰하고 글로 풀어내는 프루스트를 만나게 된다.

 



 또 인상적인 장면은 식사 준비를 위해 프랑수아즈가 닭을 잡는 것을 화자가 보고 있는 부분이다. 몸부림치는 닭과 대적하는 프랑수아즈를 보면서 는 부들부들 떨며 도망치면서 누군가 프랑수아즈를 쫓아내기를 바라지만, 누가 뜨거운 물주머니와 향기로운 커피, 닭고기 요리를 해줄 것인가 계산하면서 곧 뉘우친다. 성당의 아름다운 채색 유리에 그려진 왕과 왕비의 뒷면에 피로 얼룩진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프랑수아즈보다 닭을 불쌍히 여겼던 마음을 거둔다. 보기에 아름답지 못한 악역을 누군가 해주어야 맛있는 밥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어린 화자도 알고 있었다.

 



스완네 집 쪽으로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궁금했었다. 콩브레 주변에서 산책을 하려면 길이 두 개인데 그 중 하나는 메제글리즈라비뇌즈이고 이 길로 가려면 스완 씨네 땅을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스완네 집 쪽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또 하나의 길은 게르망트 쪽이다. 이렇게 1권의 내용은 스완네 집 쪽으로 걸어 산책길에 보았던 콩브레에 대한 기억과 추억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다.

 



 이 작품 읽기를 도전해보고 싶은 독자가 많을 것이다. 이제 막 한 권을 읽었지만, 이 작품은 보통의 소설처럼 읽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이나 추억을 되새기며 화자의 마음을 따라 읽기를 권한다. 보통의 소설처럼 어떤 사건의 발생이나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이야기의 구성이 아니라 화자의 생각을 쫓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화자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했다고는 하지 않겠다. 첫술에 배부르랴. 한번 완독을 하고 거듭 읽기를 통해서 이 작품에 매료될지 누가 알겠는가. 일단 1권 일독을 자축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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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24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축! 읽어보고 싶어지는 리뷰네요.😆 주석이 정말 잘 쓰여져 있더라구요.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잘 읽히는 글이란것도 공감해요! 저는(거꾸로 읽기고) 아직 10권 절반정도 나갔는데 서둘러야겠네요.😁

모나리자 2021-03-24 23:35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미미님~
네, 주석이 자세하게 잘 나와 있죠. 거꾸로 읽는 느낌은 어떠신가요?ㅎ
완독 때 거꾸로 1권과 10권에서 만나게 될까요?
아니 미미님이 빠르실 수도 있겠네요.ㅎ
편안한 밤 보내세요.^_^

청아 2021-03-24 23:43   좋아요 2 | URL
두 번정도 1권에서 포기해서 거꾸로 해봤는데 저에겐 이게 맞는거 같아요ㅋㅋ 욕심땜 동시에 읽는책이 많아져서 느리긴 한데 읽을때마다 너무나 좋아요♡ 꼭 함께 완독가요! 모나리자님두 굿밤요!😍👍

모나리자 2021-03-24 23:57   좋아요 1 | URL
맞으시다니 다행이네요.ㅎ
느리게 읽더라도 끝까지 가자구요.
꼭 함께 완독해요~^^

새파랑 2021-03-24 1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권 일독 축하드려요^^ 화자의 생각을 쫓으면서 읽는다는게 쉽지가 않던데 대단하세요~! 제가 가지고 있는 1권은 사놓고 책꽂이에서 나온적이 없어요ㅜㅜ 이렇게 권수가 많은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봐야할거 같아서 시작하기 주저하게 된다는 ㅜㅜ
책을 완독해야 생각하는 저같은 사람은 아직 독서 초보인가봅니다 ㅋ

모나리자 2021-03-24 23:3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새파랑님~
처음엔 정말 힘드네.. 했는데 점차 나아지더라구요.ㅎ 느리게 읽기를 권하고 밤에 잠 안올 때 시도해 보세요. 읽다 보면 금세 졸려서 꿀잠에 특효.^^ ㅎㅋ
새벽에 읽어도 좋구요. 이렇게 잘 안 읽히는 책을 연달아 읽으면 다른 책을 읽을 수 없으니 한 달 한 권으로 정한 거지요.ㅎ
새파랑님의 도전도 응원하겠습니다..^^

scott 2021-03-25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권 완독 축하합니다!!
모나리자님 리뷰를 읽으니
주말 브런치는 아스파라거스 들어간걸로 무죠건 ㅋㅋㅋ
분명 읽었는데 마르셀의 책은 읽고나면 잃어버린 시간속으로~ ㅎㅎ

역사 문화 음악사적인 해박한 지식을 함께 습득하며 읽어나가야 할것 같아요.
문학을 넘어 문화사적인 작품인것 같습니다.
^^

모나리자 2021-03-25 14:49   좋아요 1 | URL
네~감사해요!! 뿌듯뿌듯^^

베이컨과 토마토를 곁들여서 만들어 먹으면 식욕도 업! 시키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요.ㅎ
잊어버리니까 또 읽는 거죠. 그걸 다 어떻게 기억해요. 화자의 시선이 홍길동처럼 순간 이동을 하니 정신 없어요.ㅎㅎ

고전과 명작은 거듭 읽기를 통해서 묘미를 알 수 있겠지요.
왠지 오늘이 불금 같은 느낌은 뭐죠?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스콧님.^^!
 

이 신속한 질주가 끝난 후 그들 두 사람은 그 장면을 완성하려는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멀리 떨어진 모래 언덕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즐거움이 아니라 어떤 서글픔이밀려왔다. 부분적으로는 사물이 완결되었기에,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멀리 보이는 광경이 바라보는 사람보다 백만 년은 더 오래지속될 것이고(릴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완전히 휴식에 잠든 땅을바라보는 하늘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듯했기 때문이다.
- P33

 얼마 뒤에 램지는 결혼했던 것이다. 그 후 이러저러한 일들 탓에 그들의 우정에서 달콤한 과육이 사라졌다. 누구 잘못이었는지 모르지만, 얼마 후에는 그저 반복이 새로움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들의 만남은 반복될 뿐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말없이 모래 언덕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는 램지에 대한 자신의 애정이 결코 줄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저기 토탄층에서 입술에 선명한 붉은색을 띤 채 백 년 동안 누워 있는 젊은이의 몸처럼 예리하고 생생하게, 그의 우정은 만 너머 모래 언덕들 사이에 누워 있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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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3 - 새 잡이 사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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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 중 3권은 580여 쪽이나 되는 분량이다.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서 기대감으로 읽다 보니 어느새 3권에 이르렀다. 여기서는 목매다는 저택의 수수께끼에 대한 기사가 점점 표면으로 떠오르고, 가사하라 메이의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편지글이 띄엄띄엄 배달된다.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고 고양이가 없어지고 어느 날 갑자기 구미코가 사라지면서 미궁에 빠졌던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고양이가 돌아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좋은 징조일까.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는 걸까. 구미코의 오빠 이름과 같은 와타야 노보루다. 가노 마르타와 가노 크레타는 이 무대에서 좀 비켜난 듯하다. 그리고 신주쿠 빌딩가에서 만난 적 있는 익명의 여인을 다시 만나고 사건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오카다는, 무참하게 살해된 남편을 떠나보내고, 여섯 살 때부터 말을 잃은 아들 시나몬과 함께 사는 넛메그라는 여인과 연결이 되었다. 얼굴에 새겨진 푸른 멍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들과 연결된 상황이 구미코를 찾는데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일까. 그리고 맨 처음에 오카다를 잘 안다면서 잊을만하면 전화를 하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왜 그런 전화를 했을까. 이 전화는 구미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읽어나갔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연속이었다. ‘얼굴 없는 남자’, 208호실, 잃어버린 야구방망이 등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의문은 하나하나 풀리면서 모자이크 조각이 맞추어져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된다!

 


 여기엔 권력에 대한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인간이기를 포기하려 했던 악마 같은 인간이 있었다. 하지만 악의 종말은 언젠가 끝을 보기 마련이다. 다 읽고 나서 앞서 쓴 리뷰를 읽어보았다. 역시나 인용했던 문장은 예사로 넘길 얘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환기하고자 인용해 본다.

 


아주 먼 어느 곳에 천박한 섬이 있어요 이름은 없습니다 이름을 붙일 만한 섬이 아니죠 아주 천박하게 생긴 천박한 섬입니다 거기에는 천박한 모양의 야자나무가 있죠 그리고 그 야자나무는 천박한 냄새가 나는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데 또 거기에는 천박한 원숭이가 살고 있어서 그 천박한 냄새 나는 야자 열매를 즐겨 먹어요 그리고 천박한 똥을 싸죠 그 똥이 땅에 떨어져 토양도 천박해지고 그 토양에서 자라는 야자나무를 더욱 천박하게 하죠 그런 순환입니다 .”-2(P69)

 


오카다는 처음부터 뭔가 알고 있었나 보다. 살짝 예상은 했지만... 

다시 이 문장을 보니 소름이 돋는다.

 


그렇다면 뭔가를 분명하게 알 때까지 자기 눈으로 보는 훈련을 하는 편이 좋지 않겠어 시간을 들이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돼 무언가에 넉넉히 시간을 들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세련된 형태의 복수거든 .”-2(P352)

 


 삼촌이 조언해 준 이 말을 흘려듣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구미코와 이혼하라는 처가 식구들의 종용에도 굴하지 않고, 직접 구미코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지 않고는 응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버텼기에 진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아무런 의심없이 그들의 말을 곧이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진실은 묻히고 말았겠지. 여기에 더불어 작가는 마미야 중위의 입을 빌려 일본인이 만주에서 행한 일을 고발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감추고 싶은 부분을 말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란 작가로서의 참다운 본분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다음엔 하루키의 어떤 작품을 읽을까 벌써 부터 고민이다.

 


당신은 암흑 속에서 내 모습을 놓친 채, 그대로 앞을 지나가 버리고 말았어요. 언제나 그런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은 내게 큰 힘을 주기도 했어요. 적어도 내게 꿈을 꿀수 있는 힘은 남아 있었던 것이죠. 꿈을 꾸는 것은 오빠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아무튼 당신이 전력을 다해 내 바로 옆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느꼈어요. 언젠가는 당신이 나를 찾아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꼭 껴안아 내 더러움을 떨어내고, 나를 이곳에서 영원히 구해 내 줄지도 모른다고요. 저주를 풀고, 진정한 나를 봉인해 어디에도 가지 못하도록 해 줄지도 모른다고요. 그래서 나는 그 출구 없는 싸늘한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불꽃을 어떻게든 피울 수 있었던 거예요. 또 나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거예요.(P571~572)

 

 1년 반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던 구미코를 캄캄한 208호실에서 만난 후, 오카다는 구미코의 편지를 받는다. 어쩌면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지도 모른다. 결국 오카다는 구미코의 실종의 의미가 구조 요청이었음을 깨달은 것 같다. 어떻게 이걸 알게 됐을까. 기꺼이 우물 안 밑바닥에서 사유한 덕분이었을까. 아마도 구미코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 후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만난다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토록 찾던 고양이도 돌아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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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3 0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완독 하셨네요 즐거우셨을꺼 같아요^^ 3권이 좀 두꺼워 보이던데 역시 ㅋ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도 나왔던데 사야되나 고민중입니다ㅎㅎ
(하루키는 보면 언제나 반갑습니다~)

모나리자 2021-03-23 14:37   좋아요 1 | URL
네, 완독 뿌듯하네요.ㅎ
꽤 두꺼웠는데 그래도 재미가 있어서 수월하게 읽었어요.
새로 나온 책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고민 되죠.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scott 2021-03-23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완독 추카!!

새로 번역된 태엽이 훨씬 좋더군요.
표지도 ^,^

모나리자 2021-03-23 14:36   좋아요 1 | URL
넵! 감사해요!ㅎ

새로 번역된 책이 또 있군요?
점점 좋아져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