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등대에 가는 건 불가능해. 창가에 서서 어색한 말투로, 하지만 램지 부인을 존중하여 적어도 좀 다정하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부드럽게 내려고 애쓰면서 탠슬리가 말했다.
불쾌한 남자 같으니. 램지 부인은 생각했다. 무엇 때문에 저런 말을 계속하는 걸까?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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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아버지가 응접실 창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말했다. 날이 맑지 않을 게다."
도끼나 부지깽이, 아니면 아버지의 가슴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어떤 무기라도 가까이 있었다면, 바로 그때 그 자리에서 제임스는 그것을 움켜잡았을 것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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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1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짜증나는 아빠였어요. ㅎㅎ

모나리자 2021-03-2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적인 아버지 같아요. 전에 반쯤 읽다 만 것 같은데.. 여전히 쉽게 읽히진 않네요.ㅎ
 

이미 비행기도 없고, 전함도 없어요. 제대로 된 병사들은 대부분 죽었고요. 신형 특수 폭탄 하나에 히로시마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우리도 머지않아 만주에서 추방되든지 또는 죽어서, 중국은 다시 중국인의 것으로 돌아가겠지요. 이미 많은 중국인들을 죽였어요. 더 이상 시체의 수를 늘려봐야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명령은 명령이죠.  - P377

그러나 그것이 우연의 일치든 아니든, 시나몬의 이야기에서 ‘태엽 감는 새‘라는 존재는 큰 힘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들리는 새소리의 인도를 따라, 피하기 어려운 파멸로 향했다. 수의가 시종일관 느꼈던 것처럼,
인간의 자유의지 따위는 무력했다. 그들은 테이블에 놓인,
등에 달린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인형처럼 선택의 여지가없는 일에 종사했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새소리가 들리는 범위 안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혹하게 훼손되고, 상실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다. 그들은 테이블 가에서 그대로 밑으로 떨어져 갔다.
- P391

나와 시나몬의 할아버지에 해당하는 이름 없는 수의 사이에는, 기묘한 공통점이 몇 가지 존재한다. 우리는 몇 가지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얼굴에 난 파란 멍과 반점, 야구 방망이, 태엽 감는 새 소리. 그리고 시나몬의 이야기에등장하는 중위에게서 나는 마미야 중위를 떠올렸다.  - P392

 네 가족은 옛날이야기의 그 후에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결말의 뒷이야기처럼 정말 정말 행복하게 살았어요. 적어도 우리 집에 비하면열 배는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간혹 밖에서 얼굴이 마주치는 두 딸도 느낌이 좋은 사람이었어요. 나는 그런 자매가 집에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죠. 아무튼 언제나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개도 함께 웃지 않을까 싶은, 그런분위기의 집이었답니다.
- P398

그 집은 미야와키 씨네가 떠나가자 동시에 ‘미야와키 씨 같은 사람 모르는데.‘ 하는 식으로 시치미를 딱 뗀 표정이었습니다. 적어도 내게는그렇게 보였어요. 마치 은혜를 모르는 멍청한 개 같았어요.
아무튼 그 집은 미야와키 씨네가 떠나가자, 미야와키 씨 가족의 행복함과는 무관한 ‘그 자체로서의 빈집으로 싹 변하고 말았던 거죠. 난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어요. 집도 그때는 미야와키 씨 가족과 함께 즐거움을 누렸을 테니까요.
청소도 정성스럽게 해 주었고, 애당초 미야와키 씨가 지은집이잖아요. 안 그래요? 집이란 게 전혀 믿을 게 못 되네요.

- P399

시나몬의 일상적이면서도 극적인 그런 등장과 함께 나의 하루가명확하게 시작되었다. 나는 생활의 그 일정한 패턴에 마치 사람이 인력이나 기압에 익숙해지듯이 익숙해지고 말았다. 시나몬의 그 빈틈없는 규칙성에는 그저 기계적이라는 말에 그치지 않는 그 이상의 무언가, 나를 위무하고 격려해 주는 온기 같은 것이 있었다. 

- P403

마미야 중위, 이나라에서 살아남는 길은 딱 한 가지야. 바로 상상하지 않는 것이지, 상상하는 러시아인은 반드시 파멸하고 말아. 나도 물론 상상하지 않지. 내 일은 다른 사람을 상상하게 하는 거야. 그게 내 밥벌이지, 자네도 그 점을 잘 기억해 두는게 좋을 거야. 적어도 여기 있는 한, 무슨 상상이 하고 싶어지면 내 얼굴을 떠올리라고, 그리고 이러면 안 된다. 상상은목숨을 거둬 가는 일이라고 생각해.  - P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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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모나리자 > 지복의 성자

1년 전에 쓴 리뷰라고 북플이 친절하게 알려 주네요.ㅎ
작품 중반에 이르도록 정말 어렵게 읽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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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나몬의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려놓았다. 나는 구미코와 대화할 때의 감촉을 아직 기억하고있었다. 그때 나와 구미코가 컴퓨터 통신으로 나눈 대화를와타야 노보루는 틀림없이 모니터했을 것이다.  - P324

 나는 창가에 앉아 나뭇가지 너머로 보이는 겨울의 구름 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 넛메그가 말했던 ‘어딘가 멀리에서뻗어 나온 긴 손을 떠올렸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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