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괴테처럼 - 스스로를 천재로 만든 하연이의 르네상스식 공부법
임하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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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기에 공부법에 관한 책을 자주 읽게 된다. 나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책으로 만나는 공부의 대가들을 만나면 언제나 주눅이 든다. 그럼에도 계속 찾아서 읽는 이유는? 아무리 공부를 좋아한다고 해도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슬슬 꾀가 생기면서 이 공부를 내가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서 첫 마음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나도 몰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명약이 필요한 시간이 왔구나, 힘을 얻어야 해, 하면서 다시 공부법에 대한 책을 찾게 되는 것이다. 공부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우리에겐 끊임없는 자극이 필요하다.

  


 이 책은 스스로를 천재로 만든 하연이의 르네상스식 공부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워낙 유복한 집안에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예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고 전국 미술 대회에서 다수의 상을 받기도 하고 오페라를 좋아해서 2009년 프라하 국립음악원 오페라 영재수업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예술 쪽에 특히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고시절 1년 반만에 자퇴를 하고 혼자 공부하며서 1천 권 가까운 책을 읽게 된다. 자퇴를 했던 이유는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으로는 자신의 꿈을 펼치기 어렵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오랫동안 설득한 끝에 홈스쿨링을 하면서 미국 명문대학에 입학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책을 읽은 것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앞날을 위해 진지하고 당당하게 부모님을 설득해서 제도권 교육의 틀을 벗어났다는 게 놀라웠다. 그렇게 읽은 1천 권의 독서 목록에는 천재, 천재성, 무의식, 정신분석학, 역사 속 인물들의 전기, 영웅서, 문학소설, 베르사유 궁전과 프랑스 왕정생활 등에 대한 책으로 귀족이자 천재였던 괴테의 18세기 자유 인문 교육에 매료되어 스스로 공부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공부 중에서도 그녀의 언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궁금했다. 그녀는 태어나자 마자 배운 한국어와 영어를 비롯해 초등6학년 때부터 배운 프랑스어롸 중국어, 고교생 때 이탈리아어와 일본어까지 대여섯 개의 언어를 할 줄 안단다. 이 중 영어는 어려서부터 모국어로 느껴질 만큼 익숙하다고 했다. 외국어를 하는 것은 일종의 연기라고 생각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기도 하지. 그대로 흉내내려는 노력에서 발음도 억양도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 테니까.

 


 그 외의 내용은 소더비 경매를 배운다거나 미술 등 예술에 대한 공부와 사교계 이야기도 들어있다. 무척 화려하다고 할까. 어쨌든 스스로 원하는 삶을 위해 치열한 노력과 열정을 바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이 되었던 은혜로운 환경도 그 꿈을 이루는데 한몫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가지는 제도권 교육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표준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은가. 거기서 벗어나면 큰일 나는 줄 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길로 가더라도 자신의 꿈과 목표 설정이 확실하다면 어떻게든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 규칙적이고 정해진 제도권 교육에서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갖게 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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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01 2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책을 좋아해요ㅋㅋ최근에는 사놓고 읽지 못하고 있지만 벼르고 있는 공부법에 관한 책이 있어요. 의욕이 떨어질때 자극이 많이 되는것 같아요. 일단 이것도 주섬주섬ㅎㅎㅎ

모나리자 2021-03-02 16:14   좋아요 1 | URL
미미님도 그러시군요.ㅎ 가끔 마음이 해이해 질 땐 읽으면 의욕이 막 솟아요. 가끔 요런 책을 읽어주어야 해요. ㅎㅎ

scott 2021-03-02 0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전 여태껏 열일곱살 괴테가 유럽전역을 여행하며 세상공부 하는건 줄 알았는데 ㅋㅋㅋ 열일곱 천재소녀의 이야기였네요 내용을 보니 이비에스 몇부작 다큐에도 나올정도네요 소더비 경매는 방학기간에 몇주짜리 강의가 있어요 짧게는 보름에서 이주정도 길게는 한달에서 두달과정 수업료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무엇보다도 영국 런던 주요 미술관 샅샅히 돌아댕길수있고(수업임)경매과정 지켜보는 재미도 있어요

모나리자 2021-03-02 16:17   좋아요 1 | URL
아~ 헷갈릴 수도 있겠네요. 꽤 열정적이고 독립적이고 강단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성공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고 할까요.

소더비 경매 경험자시군요. 스콧님! 지켜보는 재미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많은 책을 통해서 소더비 경매 이야기를 듣게 되네요.ㅎ
 

 그는 본질적으로 저열한 인간이었고, 내용 없는 에고이스트였다. 하지만나보다는 명백하게 유능한 인간이었다.
그를 만나고 난 후 한동안, 나는 상당히 뒷맛이 찜찜한감정을 품은 채 지냈다. 마치 입안에 찜찜한 냄새 나는 벌레를 한 움큼 집어넣은 듯한 기분이었다. 벌레는 뱉어 냈지만,
그 감촉은 아직 입안에 남아 있다. 


*****
구미코의 오빠 와타야 노보루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결코 친해질 수 없는 적대감이 문장 곳곳에 묘사되어 있다. - P167

그 후로 와타야 노보루에 대한 나의 감정은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때처럼 그를 짜증스럽게 느끼고 있다. 그 감정은 미열처럼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중략)


마치 와타야 노보루가 전 세계의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까지 했다.
좋아, 솔직하게 인정하지, 나는 아마도 와타야 노보루를증오하고 있는 것이리라.
- P168

내 인생은 분명 기묘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양이가 사라졌다. 이상한 여자로부터 알 수 없는 전화가 걸려 왔다. 묘한 소녀를 알게 되었고, 골목의 빈집을 드나들게 되었다. 와타야 노보루가 가노 크레타를 겁탈했다. 가노 마르타가 넥타이의 출현을 예견했다. 아내는 내게 이제 일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 P174

"솔직히 말씀드려서, 보기보다 훨씬 더 긴 얘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언니는 말하더군요."
"보기보다 훨씬 더 긴 얘기?"
훨씬 긴 얘기‘라는 표현에 나는, 아무것도 없고 한없이평평한 황야에 홀로 서 있는 높은 말뚝 같은 것을 연상했다.
태양이 기울면 그림자가 점차 길게 뻗어, 그 끝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래요. 얘기가 사라진 고양이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뜻이죠."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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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일본의 미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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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문제와 한일관계가 악화된 배경과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해결책을 객관적이고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예측을 넘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은 양국의 관계개선을 위한 계기가 될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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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일본의 미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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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중 저자의 전작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을 작년 6월에 읽었는데 다시 신작이 나와서 반가웠다여러 권의 그의 저서를 읽고 재일 한국인으로서지식인으로서의 고뇌를 알게 되었다한국전쟁이 발발하던 해에 태어난 저자는 죽음의 이미지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으며 이러한 전쟁의 종말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다 한다. 2003년에 출판된 일조 관계의 극복과 같이 그런 연장선에서 쓰인 책이지만이 책은 남북의 통일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체념과 타협 속에서 쓴 책이라고 해서 마음이 숙연해졌다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그 어느 때 보다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어떻게 해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과정을 짚어보면서 서로가 성장과 발전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상호협조해야 하는지 진단하며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혼란한 상황에 빠지고 각자 자국을 위한 내셔널리즘에 빠져있는 위기의 상황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어서 시선을 끌었다한일관계는 물론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이 벌인 외교 협상과 합의조약들을 언급하고 있어 정치사적인 흐름을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1. 전환의 위기 2. 북한은 왜 붕괴하지 않았을까? 3. 남북 화합과 역코스의 30년 4. 전후 최악의 한일관계 5. 코리아 앤드 게임 6. 한반도와 일본의 미래 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냉전하에 형성된 현재 한반도의 분단 체제한반도와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질서 구축이 새로운 질서 구축에 일본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여기에 일본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일본의 미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역사적지정학적으로 볼 때 일본이 해야 할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한다남북한 문제나 한일관계를 둘러싼 정치 상황에 대해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전체적인 선에서 살펴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한일관계는 어떻게 과거 어느 때보다 최악의 상황이 되었을까.

 

 지금까지 그럭저럭 유지되던 한일관계가 결정적으로 어긋나게 된 사건은 강제징용 판결이 나오면서부터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양국 사이의 청구권은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되었다고 간주되었으나 2018년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명령을 확정하며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하면서 일본은 큰 충격을 받는다이에 대한 보복으로 2019년 8월 수출 관리 화이트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게 되고 이에 반발하여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북한은 왜 붕괴하지 않았을까.

 

제네바 합의를 불과 몇 달 앞두고 김일성이 급사하고 북한이 조기 붕괴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무성했지만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김일성 사망 후 몇 년 동안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국교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놓쳤다고 한다또 북한이 붕괴 될 거라고 믿었던 미국은 조시 부시 정부는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으로 돌아서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과 배신이 비핵화를 실현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정책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부족했던 미국과 한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왜냐하면곧 붕괴될 거라는 희망으로 북한 측에서 보내오는 교섭을 주저했기 때문이다말 그대로 희망 사항에 그치고 말았던 것이다이제는 북한이 원하는 체제의 존속을 인정하면서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남북화합을 향한 잃어버린 30

 

 여기서 말하는 30년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보다 앞선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과 2019년 북미 정상이 만난 극적인 장면까지 과정을 다루고 있다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비핵화와 동시에 남북 화해의 시도들이다좀 생소한 단어였는데 피스키핑(Peace keeping)’(휴전선의 유지고정과 피스메이킹(Peacemaking)’(휴전선 해체와 평화협정 체결에 의한 평화 체제 확립으로 정권의 지도자의 성향을 설명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적 미숙함과 더불어 일본과의 마찰대북 관계의 냉각미국과의 불협화음을 겪으며 피스메이커로서의 입지가 좁아졌으며오바마 정권은 동북아의 혼란에 대해 전략적 인내로 대응한 결과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한다이것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있어 잃어버린 10이라고 했다그럼에도 냉전시기에 미국에 끌려다니던 것에 비하면 북한과 미국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한국이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는 것은 주목할 수 있는 점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한일관계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한일 양국이 현재와 같이 최악의 상황이 된 것은 역사 인식의 한계에서 빚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이 문제는 1980년대 초 이후부터 대두되었다고 한다애매모호한 합의라고 할 수 있는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보상이 아닌 경제 협력 방식(무상 3억 달러유상 2억 달러)’등의 내용은 양국이 서로 다른 의도로 맺어졌기에 해석에 따른 깊은 골이 있었다한일 공동 개최한 월드컵 경기나 한류 붐을 촉발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때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은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최악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여기에 불을 지핀 것이 2007년 1월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일본계 미국인 마이크 혼다 의원이 제출한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결의안이었다한일 양국의 역사 문제를 넘어 국제적 여성 인권 문제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그리고 강제징용 문제가 제기되고 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수출 관리 화이트국에서 한국을 제외로 이어진 배경일본 불매운동지소미아 파기의 위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이 과정의 사례를 읽으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이 떠올랐다역사적으로 볼 때 원래 이웃 나라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말도 있다하지만 국가간의 교류가 중단된다면 여행문화의 단절을 야기하고 심각한 경제적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까지 양국이 바라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 마지막 희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일 기본조약을 필수적으로 상호 준수는 물론독일의 경우를 거울삼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국민감정에 발을 맞추어 양국이 타협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5장에서 셀리그 해리슨(Selig S. Harrison)의 명저 셀리그 해리슨의 코리안 엔드게임(원제: Korean Eㅜ오흗)에서 영감을 얻은 내용으로 남북 통일을 향한 역사의 나선형 계단을 언급하며 희망을 얘기한다. ‘엔드 게임이란 전쟁과 대립이 종식을 향한 최종 단계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나선형 계단을 언급하면서 남북의 공존과 통일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여정도 역사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한다.


 이제 더이상 혐한과 반일에 갇혀 있을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파탄 직전으로 내몰린 상황을 우리는 충분히 목격하였다이제 이렇게 비타협적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그것이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 책은 故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로서 쓴 것임을 밝히고 있다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햇볕 정책이야말로 남북의 관계개선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핵심이라고 인식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이 책이 정치를 다루는 일선에서 많이 읽혀서 두 나라 관계를 개선하는데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너무 한쪽 편에서 바라보며 예민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냉철한 사고로 해석하고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또 보통의 독자라도 지금의 한일관계를 낳게 한 배경과 양국의 정치적인 상황이나 미래에 대한 관심으로 읽는다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영원한 디아스포라라는, 스스로 '변경을 몸에 두르고' 살아간다는양국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과 애정이 담긴 강상중 저자의 얘기라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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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코는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속에서 자랐고, 또 터울이 많은 오빠나 언니와 같이 지내는 것보다, 나이가 비슷한 사촌 형제들과 노는 편이 오히려 마음 편하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그녀는 겨우 도쿄로 돌아오게 되었다. 부모님이 구미코와 너무 오래 떨어져있는 것에 점차 불안을 느끼고, 더 늦기 전에 그녀를 무리하게 도쿄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 P145

 그러나 아무튼 정신이 돌아왔을 때, 구미코는새 가정에 있었다. 그것은 원래 그녀가 있어야 할 가정이었다. 거기에는 부모가 있고, 오빠와 언니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가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새로운 환경이었다. - P146

"만약 언니가 계속 살아 있었다면, 우리 집안이 조금은 화목했을 거야." 하고 구미코는 말했다. "언니는 아직 어린 초등학교 6학년이었지만, 그런데도 이미 우리 집안의 기둥 같은 존재였어. 그녀가 죽지 않았더라면, 우리 가족이 지금보다는 제대로 살았을지도 몰라.  - P147


"좋았겠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를 정말 키우고 싶었어. 그런데 키우게 해 주지 않았어. 엄마가 고양이를 싫어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정말 원했던 것을 단 한번도 가져 보지 못했어. 단 한 번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런 게 어떤 인생인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자신이 원하는것을 가질 수 없는 인생에 길들면, 끝내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그것조차 모르게 돼."
- P150

그렇게 해서 부모는 어린 와타야 노보루에게 문제로 가득한 그들의 철학과 왜곡된 세계관을 철저하게 세뇌했다. 그들의 관심은 맏아들인 와타야 노보루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었다. 그들은 와타야 노보루가 누구에게 지는 것을 절대용납하지 않았다.  - P153

마치 쉰내를 풍기는 이물질이 배 속에조금씩 쌓여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의 어떤 언행이 나를자극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싫었던 것은 와타야 노보루라는 인간의 얼굴 자체였다. 내가 그때 직관적으로 느낀 것은,
이 남자의 얼굴이 뭔가 다른 것으로 덮여 있다는 것이었다.
뭔가 잘못되었다. 이건 그의 진짜 얼굴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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