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나는 취직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는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글을 쓰고 싶었다. 취직을 한 상태에서는 글이 제대로 나와줄 것 같지가 않았다. 내가마지막 구원으로 알고 있던 문학, 그것으로부터 소외되어 버리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나도 옛날에는 문학에 취미가 있었지, 책도 많이 읽었고 글도 열심히 쓰기는 했었어. 녹슨 추억의 문고리를 잡고 주부 백일장에나 나가고 생활수기 공모에나 원고를 던지는 나의 모습을 나는 상상하기조차도 두려웠다. 그것은 비참하고도 처참한 일이었다. - P53

오늘은 또 무엇을 팔아야 하나…………나는 내 은거지로 돌아갈 수 있는 방향의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팔아먹을 수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고 있었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한없이 풍성하게 부풀어 올라 햇빛•속에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새로 따낸 목화송이를 잘 손질해서 하늘에 가득가득 쌓아놓은 것 같았다. 나는 그 푹신한 곳깊숙이 뛰어들어 끝없이 깊은 잠에 빠져들고 싶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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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상은 끝내준다.
오리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닭발을, 닭을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오리발을 잘도 내민다. 약간 머리를 회전시켜 오리와 닭을 다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꿩발을 내민다. 졌다.
그래도 나는 물들지 말아야 한다. 억울하다고는 생각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
지금까지 교과서에 배워온 것들을 모두 버리기로 한다. 모조리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음 그 자체이다.
나는 자연스럽고 싶다.
또는 자유스럽고 싶다.
세뇌받은 진리는 결코 진리가 아니다.
교육받은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고 싶다.
그러나 학문 그 자체는 좋은 것이다. 비록 항문이라고 발음되기는 하지만 결코 똥을 누기 위한 도구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똥 같은 소리나 하면서 살아야 하는 학자들은 얼마나 가련한가. - P6

무인도(無人島):무인도(武人島)가 변해서 된 말. 서로 싸우다 모두 죽고 사람이 살지 않게 되었다 함.
음치(): 음계에 일부러 구속되려고 해도 저절로 자유로워지는 사람. 비 즉흥시인손: 사람이 사람의 따귀를 후려칠 때 사용하는 손목 끝부분의 부착품으로써 납작한 모양에 다섯 개의 기다란 가락이붙어 있음.
생지옥(生地獄): 인간이 있는 모든 장소.
숨바꼭질: 어른이 하면 술래가 몰래 눈을 뜨고 곁눈질을 하며 셈을 세는 놀이의 일종.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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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안다면 찾아가고 싶구나 가을 단풍을 길잡이로 삼아서 가을은 가 버렸네(오시코치노 미쓰네, 313)

みちしばたづねもゆかんもみぢばをぬさとたむけて秋はWelt) (3,313) - P106

새하얀 눈이 온 세상에 가득히 내려 깔리면 바위에 내린 눈도 꽃으로 둔갑하네(기노 아키미네,324)しらゆきのところもわかずふりしけばいはほにもさく花と(2,324)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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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나물꽃을 읊다ふかまをよめる•

임자 모르는 향기만 남아 있는 가을 들녘에 누가 와서 뿌렸나 등골나물꽃향기(소세이 법사, 241)

ぬししらぬかこそにほへれ秋ののにたがぬぎかけしふぢば法 (근世),241) - P80

보는 사람도 없이 떨어져 버린 심산 단풍은 밤의 비단옷처럼 허무한 것이다(기노 쓰라유키, 297)

みる人もなくてちりぬる奥山のもみぢはよるの錦なりけ7(25,297)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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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있다는 계수나무도 또한 이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 더 밝게 빛나누나(미부노 다다미네, 194)

久方の月の桂 (かつら)も秋は猶(なほ) もみぢすればやり35화(h, 194) - P63

기러기 우는 소리를 듣고 읊다
かりのなきけるをきゝてよめる
슬픈 사연을 줄줄이 몸에 달고 기러기들이 슬피 울면서 나네 가을밤 매일매일(오시코치노 미쓰네, 213)

うきことを思ひつらねてかりがねのなきこそわたれ秋の上(一, 213)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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