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새 아시아 문학선 22
메도루마 슌 지음, 곽형덕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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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미지의 세계, 신비와 환상의 섬이라는 오키나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무참히 깨주는 작품이었다. 비교적 짧은 소설임에도 느낌은 강렬했다.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의 목록에 있던 오키나와의 눈물의 작가라는 것을 알았고 이벤트를 통해서 만나게 된 책이다. 메도루마 슌은 오키나와 현 출신으로 1983어군기로 등단한 후 1997물방울로 아쿠타가와 문학상을, 2000년에혼 불어넣기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과 기야마 쇼헤이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5년은 메도루마 슌 문학의 전환점이 되는 해인데, 당시 오키나와 북부 나고에서 13살 소녀가 미군 세 명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 이후 미군기지와 관련된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 무지개 새를 시작으로희망,』『기억의 숲으로 이어진다. 특히 무지개 새는 구상에서부터 연재, 출판까지 총 9년이나 걸려 나왔다는데 그만큼 작품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잔혹하고 끔찍한 폭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 폭력의 당사자나 대상자에게 연민이나 응징의 말은 없다. 그저 피사체처럼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더욱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마치 이것을 제대로 응시하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여지를 남겨주는 듯하다.


 폭력조직의 절대적 권력자 히가, 히가의 명령에 순종하며 성매매 여성을 관리하며 상대 남자들의 사진을 찍어서 넘기는 가쓰야,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마유가 히가 그룹에 들어와 그야말로 폭력의 지옥도를 펼쳐나간다. 열일곱 살 왜소한 체구의 마유는 학교에서 성폭력을 당하고 찍힌 사진을 되찾기 위해 히가에게 예속된다. 가쓰야는 중학교 시절부터 선배 히가의 상납금을 관리하면서 친구들과 멀어지고 더 많은 돈을 바치며 히가의 눈에 들어 안전한 삶을 유지해 간다. 폭력을 당하고 돈을 뺏기면서 왜 말하지 않는 걸까. 돈 걱정 없는 집안이지만 외도를 일삼는 아버지, 그것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자신의 가게를 갖는 꿈을 이루는 어머니, 거의 파친코에서 살아가며 자립 의지가 없는 두 형 등 소원한 가족의 분위기는 더욱 히가에게서 벗어날 수 없게 한다. 소통의 부재와 함께 무엇이 중요한 삶의 척도인지 모른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 중 가장 의지가 되는 누나 히토미에게라도 털어놓았다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까.


 히가의 절대적인 권력은 졸업을 하고나서도 계속 이어진다. 폭력, 상납금 근절을 위해 교사들이 나섰지만 교사의 어린 아이를 향해 자행한 폭력으로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만다. 결국 부모와 선생님 모두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건의 예가 되는 데모 장면이 나오는데 85천명의 군중이 모여 미군 철수를 외친다. 무대에 선 여학생을 보고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마유를 떠올리는 가쓰야. ‘한 순간의 차이로 다른 운명이 된 마유의 삶이 교차된다. 이전에 품지 못한 생각이 고개를 들 때마다 돈을 낳는 생물을 사육하는일을 하는 거라고 했던 히가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을 합리화시킨다.


 나쁜 일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가쓰야를 계속해서 보는 것은 답답했다. 사람의 굳어진 생각이나 습관을 깨뜨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버지의 돈을 받아 도박으로 삶을 낭비하는 두 형들을 혐오하면서도 자신을 안전하게 해 주는 을 받는 것을 뿌리치지 못한다. 누나 히토미의 독립적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뿐이다. 그의 부모는 군용 용지 대여료를 받아 부유하게 살아간다. 사건이나 사고가 있어야 군용지 대여료가 인상된다는 가쓰야의 아버지, 데모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는 엄마를 보며 소학교 시절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딸 히토미, 한 울타리에 살아도 이렇게 모를 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에 싸해졌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과 소통의 부재는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하는지. 예의 외부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성매매 산업, 학교폭력 등 내부적인 폭력구조가 얽히고설켜 오키나와 전체에 만연해 있는 일상과 연계시켜 보여준다.


 가쓰야는 뭔지 모를 약을 먹이는 등 히가의 명령을 수행하면서 천천히 무너져가는 마유를 지켜본다. 결국 마유가 손님을 받지 못하자 가쓰야는 상납금을 마련하러 어머니 가게에 가는데... 네 힘으로 살아야 한다는 누나의 진실 된 조언도 자신의 발등의 불을 끄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느 덧 미군 세 명에게 제압당한 소녀의 얼굴에서 소학생 시절 누나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이르렀지만, 안타까움은 어쩌지 못한다. 얀바루 숲의 무지개 새를 떠올린다. 본 사람만 살아남고 다른 동료는 모두 죽게 된다는. 바뀌지 않는 현실을 누가 바꾸어주었으면 싶다.


 자신의 성매매 대상인 교사에게 가한 마유의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행위는 보복이었을까. 가정과 사회가 막아주지 못해 받은 고통과 상처를 자신이 직접 응징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상처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라도 해서 폭력의 가혹한 고통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 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다 죽어가던 소녀 마유의 마지막의 변화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인과응보라더니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정당한 행위는 아니지만 폭력의 위험성을 이렇게 고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전설의 새, 무지개 새 이야기를 내세워 마유와 가쓰야를 새 삶으로 꺼내주는 이야기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무수한 동식물의 보고라는 얀바루 숲의 생명력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름다운 섬 제주가 많은 상처를 품고 있듯이 그와 닮은 섬 오키나와의 정치적 현실과 역사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작가의 다른 작품을 만날 일이 정말 기대된다. 폭력으로 점철된 이야기였지만 여운이 아름답게남는 건 왜 일까. 아마도 새로운 삶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삶을 파괴해야만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모두 죽어 없어지면 된다.

몸 깊숙한 곳에서 웃음이 치밀어 오른다. 백미러에 비친 마유의 잠든 모습은 아름다웠다

액셀을 더욱 세게 밟으며 가쓰야는 얀바루 숲에 한시라도 빨리 도착하기를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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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태도 - 꾸준히 잘 쓰기 위해 다져야 할 몸과 마음의 기본기
에릭 메이젤 지음, 노지양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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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에릭 메이젤(Eric Maisel)은 미국의 저명한 창의력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심리치료사, 오리건대학과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등에서 심리학, 문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창의적 글쓰기로 석사학위를,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년 넘게 작가, 미술가, 음악가 등 예술가들을 상담하고 코치해 오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 『일상 예술화 전략등 다수 있다.

 

 이 책은 수많은 글쓰기 방법론에 관한 책과 달리 글쓰기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가로막는 무수한 이유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또 자신이 상상하고 창조했던 그 공간에서 마법이 일어나게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이야기 한 꼭지가 끝나면 LESSONTO DO에 해야 할 목록을 정리하여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준다.

 

 총 8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상황에 필요한 태도부터 최적의 글쓰기 공간 만들기, 잡념, 불필요한 감정 다스리기, 쓰고 싶지만 쓰지 못하게 하는 내면 심리, 상상력을 회복하는 법, 자기검열과 존재감 사이의 갈등, 글이 인생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와 재치와 유머가 느껴졌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일침을 놓는 듯한 조언이 마음에 들었다. 글쓰기를 하고 싶지만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새롭게 글쓰기로 시작하려는 사람이 읽는다면 자신의 상황을 진단하고 지속적인 글쓰기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창작에 적합한 사람으로 존재하려면

가장 먼저 일상적 자아를 벗어버려야 한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날씨와 사과 가격을 걱정하는 사람,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에게 창피를 당했던 사람,

지난 20년 동안 흡족할 만큼 충분히 글을 쓰지 못한 사람,

손님이 온다며 미친 듯이 집 안을 청소하는 사람으로

존재하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아무 무게도 없으며

한계도 없는 영혼이 되어야 한다.(P25)

 

나는 오늘 글을 쓰기로 선택했다이 말은 곧         을 하겠다는 뜻이다.”(P32)

 

 

 창작에 적합한 작가로 살아가려면 일상적인 자아에서 벗어나야 한단다. 쓰는 사람의 시선으로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무런 무게도 없으며 한계도 없는 영혼이 되어야 한다고. 아래에 있는 문장은 글을 쓰기로 결심을 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다짐을 되뇌는 방법이다. 빈칸에 자신이 결심한 내용을 넣어보고 실천함으로써 지속적인 습관으로 굳어지도록 하는 암시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첫 번째 단계는 재료를 모으는 일이다. ……

더 근본적인 것은 창조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

욕망에 집중하자

욕망에만 집중하면 눈은 언제나 아이디어와 글이 샘솟는 근원지를 바라보게 된다.‘(P143)

 

 하루에도 우리 머릿속에서는 오만 가지 쓸데없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느라고 시간을 헛되이 보낸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오직 욕망에 집중하라고 한다. ‘수백 가지의 의심과 실망 밑에 묻어’(P147)둔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괜찮은 문장을 하나 만든 후 그대로 실천하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은 거짓에 가깝다. 그렇지만 누가 알겠는가? 시도해서 잃을 게 뭐가 있겠는가?’(P176)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내면이 불안감과 열등감으로 얼룩져 있다면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한 단계 성숙한 자아를 그려보라고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엉망진창인 자신의 내면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작가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런던 북서부의 햄프스테드에 있는 낭만파 시인 키츠 하우스 앞 벤치 이야기다. 창작자의 몽상이 피어오르는 이런 공간을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할 것 같다. 다만 복잡한 마음을 고요하게 달래지 못하거나 이런 대단한 공간에서도 평범한 생각들로 채우는 나쁜 습관이 있다면, 무언가 세상 속에서 창조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다면 아무리 영감을 줄 법한 좋은 공간도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생각을 잠재워야 한다. 그리고 연습이 필요하다.’( P191)

 

 상상력의 문을 여는 것은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일상적인 생각을 잠재우고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걱정하는 일도 시간과 장소를 정해 두어야 한다는 말을 접한 것 같은데 이처럼 상상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오로지 글쓰기만을 위한 휴가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그 자체로 설레게 했다.


그 공간이 당신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면, 그곳을 여행하며 글 쓰는 상상을 할 때 가슴이 사정없이 두근거린다면 그곳이 바로 당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장소다.’(P202)


그곳에서 머물고, 앉아 있고, 바라보고, 걷고, 글을 쓰는 상상이 당신 마음을 휘젓는다면 그곳이 바로 글을 쓰기 위해서 꼭 가야 하는 장소라고.

 

인생은 선물인 동시에 의무이며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최고의 이미지로 우리 자신을 창조할 의무가 있다.’(P235)


 꾸준히 잘 쓰도록 독려하는 글쓰기의 태도에 관한 여러 사례와 풍부한 경험의 이야기에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선물 같은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그려보고 계획하고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더욱 의미가 있겠지. 앞으로도 자주 들춰 보게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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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만 알려 주고 싶은, 무결점 글쓰기 - 나를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이은화 지음 / 피어오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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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를 만드는 작가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이은화 저자는 처음 만났다. 20대 시절 일본어, 영어, 여행, 독서에 목매며 지독하게 자기계발을 했다는 작가 소개가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열중하던 자기계발의 이면에 껍데기만 남은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껴 삶의 본질을 찾아 나서다 글로 지난 시간을 기록하고 현재를 담기 시작했다. 현재는 다양한 강연과 코칭 활동을 통해 글쓰기의 시작부터 출판까지 이끌어주며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는 나를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고 되어 있다. 글쓰기야말로 자신을 돌아보며 얼룩진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한다.

 

 1변화에서는 자신의 글쓰기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지,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진짜 이유 등 글쓰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워밍업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진단해 준다. 2부는 생명력이라는 주제로 단어에서 문장으로 넓혀가는 준비하기 단계이다. 평서체로 써야 할지 경어체로 써야할지 그 특징을 알려주고, 맞춤법은 어느 선까지 갖춰야 하는지 등 글은 읽힐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남들이 자기의 글을 읽는 것이 부끄럽다는 글쓰기 수강생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 것이었다.


 또 글을 쓸 때 스토리텔링과 인용을 적절히 사용하면 글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조언이 있었다. 글에 사례가 없이 저자의 생각만으로 채워진다면 지루하고 딱딱하기 때문에 오만한 글이 될 수도 있는데, 사례를 포함시킴으로써 분량까지 채워주니 글의 재미와 분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필수 요소라고 했다.

 

내 글이 사람들에게 읽히고 그것이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껏 맛보지 못한 또 다른 삶의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통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혼자만 고립된 글쓰기가 아니라 독자들과 만나는 글쓰기를 할 때 더 즐겁게 글을 쓸 수 있다.’(P99)


 읽히지 않는 글은 아무런 힘을 얻지 못하며, 글은 읽힐 때 생명력을 얻는다는 말은 위에 인용한 문장을 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또 문장에서 문단으로 나아가는 글쓰기의 맨 처음 이야기는 내 글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를 묻는 게 나왔다. 즉 나를 위한 것이냐, 독자를 위한 것이냐는 것이다. 글쓰기 자체는 이미 글을 쓰는 사람을 위한 행위이므로, 경험한 것을 많은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글을 쓸 때는 내가 아닌 독자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글의 첫인상은 첫 문장이 아니라 제목이라고 했다.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이 되어 읽고 싶은 제목으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단다. 원래의 제목이 바뀌어 출간된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를 예를 들고 있는데, 제목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지 않나 싶다. 점점 기발하거나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책 제목이 눈에 띄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고치고 또 고치라고 했다. 불멸의 진리, 글쓰기 TOP SECRET 3가지를 소개한다.

 

1. 매일 쓴다.

2. 고쳐 쓴다.

3. 이를 반복한다.(p143~p144)


이렇게 간단하고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가 좋은 글을 쓰는 비밀이었다.

 

 3지속성에서는 집필하기나를 완성하는 완벽한 글쓰기에 대해 알려준다.

여기서 책의 작가, 출판사, 독자를 책의 3박자로 세 가지 접점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어서 유익했다. 그 세 가지 접점은 작가가 쓰고 싶은 책, 출판사에서 원하는 책, 독자가 읽고 싶은 책을 말한다. 일상이 책이 될 수 있다는 말은 가슴 뛰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 예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었다. 블로그에서도 꽤 리뷰가 올라왔던 것 같은데 에세이보다는 언어 쪽 이야기인가 했었다. 일상이 활자화 된다는 건 그 일상마저 특별함이 되는 것이고 또 다른 감성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책은 많은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가장 쉬운 자기계발 도구 중 하나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세상을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 경험하기도 하고, 빠르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다. 다만 읽기만 해서는 그 내용은 내 것이 되지 않는다.’(p196)

 

무엇보다, 읽기는 쓰면서도 할 수 있다.(P197) 


 천 권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쓰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쓰는 것이야말로 나를 완성하는과정이라는 것이다.

 

어렵게 쓰는 사람들은 남을 설득할 생각이 없는 거예요. 진정으로 소통하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논리와 생각을 전하고 싶다면 그렇게 쓰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 어렵게 쓰냐면, 사기 치려는 사람이 어렵게 씁니다.”(P202~P203)


 30년 전부터 글 잘쓰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꾸준히 받았다는 유시민 작가의 말이다. 쉽게 쓰고 정성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에 위트까지 들어 있어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글은 나를 찾고 나를 위로해주는 가장 좋은 도구다.’(P219)

 

요즘 글쓰기 관련 책을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데 나름 유익한 내용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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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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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부터 <씨네21>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는 저자 이다혜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여러 매체엣 진행한 글쓰기와 말하기 강좌들이 이 책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부터 자신의 글쓰기를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좋겠다. 쓰고 싶은데 막상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시작하고 보고 읽은 것에 대해 쓰는 연습, 에세이스트가 되는 방법 등 실용적인 글쓰기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그 중 소재 발전시키기 방법이 신선했다. 소재 발전시키기의 예로 I Remember 나는 기억한다,~ 는 조 브레이너드가 발견한 기억과 글쓰기에 시동을 거는 주문이라고 한다.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글쓰기 강습에 활용되었다는데 기억을 소환시켜 글쓰기를 하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쓰는 방법도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를 하곤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 일에 대해 반추하면서 앞으로 계획을 다지는 동기부여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운동처럼 꾸준히 하면 당연히 글쓰기 실력도 늘 것이다. 글쓰기를 하는 장소, 시간 정하기, 음악 고르기, 손 씻기, 향초 켜기, 청소하기 등 다양한 루틴이 있는데 마감이야말로 글을 업으로 사람들이 가장 큰 도움을 받는 루틴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글쓰기에 있어 나의 루틴은 무엇이 있을까. 아직은 글쓰기라고 해야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다. 글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일기처럼 메모를 하고 이 리뷰를 잘 써 보자는 나름의 나를 위한 응원 같은 말을 적고 나서 시작한다. 쓰다가 좀 막힌다거나 하면 산책을 하기도 하고 눈을 좀 쉬기도 하면서 사이를 두었다가 다시 쓴다.

 

 리뷰를 쓸 때 그 대상에 대한 첫인상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나왔다검색하기 전에 기록을 남기는 것과 의 경험이 반영된 리뷰가 리뷰 쓰기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했다. 대체로 나도 이런 조언처럼 쓰고 있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첫인상은 사람을 만날 때도 중요하지만 글의 도입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처음에서 잘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야 글 전체를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영화 리뷰 쓰기는 작품이 주는 인상을 생각해야 하므로 내용을 적어 두기를 권하고 있다.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고 어디까지 쓸까를 염두에 두면서 작품과 관련된 글을 찾아 읽을 때 정보가 있는 인터뷰 글이 좋다고 한다.

 

 무엇이든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남자가 42일간의 가택연금을 받아 방 안에서 꼼짝 못하게 되었는데 <내 방을 여행하는 방법>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어떤 상황이든 제대로 직시한 채 살아간다면 밖으로 향하는 문은 열리기 마련이라는 것을.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퇴고만큼 친숙한 단어도 없을 것이다. 퇴고는 공산품 제작과정으로 예들 들자면 최종 검수 작업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서는 남의 시선으로 읽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편집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여러 개 접한 적이 있는데 단행본인가 일간지와 주간지, 월간지와 격월간지인가에 따라 각 편집자, 편집기자, 에디터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편집자를 꿈꾸는 신입사원이 교열부의 직무를 맡게 된 일드를 본 적이 있다. 맞춤법 교정은 물론 사실 확인을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거나 작가를 만나는 등 그런 장면이 나와서 흥미로웠었다. 그런 열정과 노력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구나 싶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따로 있어 전문화되어 있는 영미권 출판문화와 달리 한국의 경우는 믿을 수 있는 편집자를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이런 현실을 보면 내가 쓴 글을 편집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에 수긍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으로 읽기가 필요하다는 거다.

 

**기억에 남는 유용한 문장**

 

1. 퇴고시에는 원고를 가능한 한 빠르게 중얼거리듯 읽어 본다. ‘걸리는부분을 찾아낸다. 이런 부분은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술호응이 맞지 않거나 표현의 흐름이 어색한 부분이다.(p199)

 

2. 단행본을 내려면 일단 글을 많이 써라.(p205)

 

3. 어떤 독자들이 당신의 책을 골라주기를 원하는가. 가상의 독자를 상상하며 기획안을 쓴다.(p224)

 

4. 글쓰기를 좋아는 사람이 되기야말로 꾸준히 글을 쓰는 최고의 방법이다.(p233)

 

5.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면 말하기 능력도 키울 수 있다. 내가 쓴 글을 반복해서 읽어보고 녹음해서 들어보고 멈추지 않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며 모니터한다.(p249~250)

 

또 시대의 변화이니 만큼 SNS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한때 유명인이나 전문작가는 출간하면 판매가 보장된 듯 여겨졌는데 지금은 SNS팔로워가 많은 저자가 강력한 판매력을 지닌다고 했다. '베스트셀러는 신이 만든다.'는 말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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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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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서평이라는 것을 쓰기 시작한 지 3년이 훨씬 지났지만 글쓰기는 갈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서울대학교 기초교양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나민애 교수의 <서평 특강>으로 엮어진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서평이 무언지도 잘 모르는 어설픈 상태에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할 수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실력이 늘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2007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하여 현재까지 250편 가량의 평론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매년 최소 2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만났고 200편에서 400편에 달하는 학생들의 서평, 영화평, 감상평을 읽고 첨삭했다하니 많은 시간 동안 읽고 쓴 내공이 담겼을 거라는 기대감에 고무되었다. 저서로 내게로 온 시 너에게 보낸다, 제망아가의 사도들등이 있으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동아일보에 주간 시평 코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을 담당하고 있다.

 

쓰기란 삼형제 중의 막내와 같다. 쓰기는 결코 혼자, 혹은 먼저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쓰기는 콘텐츠라는 이름의 큰형, 콘텐츠 이해라는 둘째 형 다음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쓰기를 위해서는 읽고, 이해하기를 동반해야 한다. 이 삼형제를 한꺼번에 다루기 가장 좋은 영역이 바로 서평이다. ‘읽고 이해하고 쓴다3단계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쓰기의 절대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그것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다.’(P6-머리말 )

 

 우연한 계기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내게 예스블로그는 글쓰기의 기쁨과 힘듦을 동시에 가르쳐주었다. 문학이냐 실용서적이냐 등 분야에 따라 글쓰기의 느낌이 다르고 수고를 들이는 시간도 달랐다. 어떤 날은 잘 써지고 어떤 작품은 작성해 둔 초안으로 며칠 동안 수정을 거듭하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완성된 리뷰를 게시하고 나면 얼마나 후련했던지. 결코 누가 시켜서는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고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라는 말에 무한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은 1부 서평 체급 정하기, 2부 서평러의 기초 체력 키우기, 부록 서평 쓰기 실전 활용 꿀팁 으로 구성되어 있다. 100자 이내의 짧은 글부터 5,000자 이상의 긴 글까지 모두 서평으로 보는데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보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별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울트라 상급자부터 상급자, 중급자, 초급자, 그 외 특수한 상황까지 단계별 설명이 나와있다.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 비교.

 

 위의 사진을 보면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써왔던 독후감은 마음의 소리내 영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면 서평은 이해와 판단의 목소리, ‘분석과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술, 음악, 영화 등 장르는 다르지만 기본 골자는 비슷하다. ‘분석 ? 판단 ? 평가3가지 요소가 들어가는 것이 서평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서평의 정의를 볼 때 서평을 쓰기 위한 책읽기의 방법은 일반적인 독서와 달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상에 치우치다 보면 독후감이 되고 만다. 반면, 중간의 비판의 단계에서 너무 멀어지게 되면 너무 딱딱한 학술논문이 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서평은 감상과 비판이 적절히 조화된 2단계 독서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책을 좋아해서 글쓰기 능력을 키워보고자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평을 씀으로 해서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그 많은 세상의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궁금한 책의 정보를 우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책의 줄거리와 주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아는 것으로는 중요한 의미가 되거나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아야 한다고 했다. 직접 읽기를 통해서 책 속에 들어있는 사람들의 의견, 생각, 숨소리, 웃음소리, 고통, 신음, 비판, 미움, 용서, 사랑, 분노 등 온갖 소리의 외침과 숙고해야 할 문제들을 통해서 생각하는 방식과 생각해야 할 방식을 배우고 고민하는 것, 바로 이것이 서평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두뇌의 소득이라고 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서평을 쓰는 수고와 노력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2부에서는 100자 리뷰인 단형 서평부터 장형 서평까지 서평쓰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준다. 중형 서평은 우리가 흔히 소통을 위해서 쓰는 블로그 서평에 해당하고 장형 서평은 아카데믹한 학술 서평의 세계까지 다루고 있다.

 

먼저 블로그 서평의 기본 조건 세 가지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너무 길면 안 읽힌다.

너무 어려워도 안 읽힌다.

핵심적 한 방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이 룰을 따르기보다는 책의 분야와 서평의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실용적인 책이라면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려는 생각에 길어질 수도 있고 또 리뷰대회에 제출할 서평이라면 좀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평가 부분을 포함시키다 보면 장형으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블로그 서평 쓰기의 단계별 작전에서는 4단계로 보여준다.

 

1단계 - 제목 달기

2단계 게시물 상단에 전체 서지 다 밝히기

3단계 - 줄거리 소개/ 내용 요약은 앞부분에 배치한다

4단계 - 영리한 인용과 핵심 포착. 여기서 진검 승부다

 

 제목 달기의 중요성을 처음 알았다. 그동안 서평 제목을 짓는 일이 좀 귀찮기도 하고 혹은 잘 떠오르지 않아서 대개는 책 제목으로 사용했다. 책 제목’, ‘저자’, ‘키워드는 서평 제목의 3대 요소인데 이외에도 번역자, 출판사, 출간 연도 등이 다 서지사항이며 이것을 밝히고 확정하는 것이 모든 서평의 가장 기본 스텝이라고 한다. 다만, 제목에 모두 쓰게 되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2~3개만 쓰는 것이다. 덧붙이면,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지만 검색이 가능하기 위해서 최소한 책 제목, 저자, 키워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배운 바를 반영하여 제목 짓는데도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단계의 줄거리 소개/ 내용 요약 부분은 소설책, 이론서와 학술서, 시집, 에세이, 실용서의 경우에 적합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4단계는 우리가 진짜 서평러인지 가늠하는 단계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좋은 서평을 위한 책읽기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했다. 그 방법은 바로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독서를 해야 하는데 위의 사진은 이 질문을 쉽게 해주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소개해 본다. 책의 분야에 적합한 질문을 뽑아 놓았는데 이 중 1~2개 정도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다룬다면 서평의 방향과 주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장형 서평은 아카데믹한 학술 서평이나 서평 대회에 제출하려는 경우 등 전문가 냄새를 좀 풍기고 싶다고 할 때에 적당한 서평이다. 먼저 전체 구성을 나누는 방법이 나온다. 글이 긴 만큼 앞 - 중간 - 삼단 구성으로 나누며 각 부분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두에는 정확한 텍스트 정보와 저자의 간략한 소개 등이 들어간다든가 중반부에는 강약 있는 요약으로 줄거리를 넣고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서평 쓰기에서 바로 이 부분이 제일 어렵지 않나 싶다. 책읽기를 다 마치고도 어떤 것을 분석해야 할지 헤매기 일쑤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줄거리를 요약할 때도 이것도 저것도 넣다보면 장황해지는데, 과감하게 잘라내야 하듯이 분석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 책을 통째로 분석할 수는 없으니 전략적으로 찾아서 세부 사항을 대상으로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메모지에 적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한단다. 마지막으로 평가 부분에서는 괜히 위축되거나 전문가인 척 할 필요도 없고 서평의 대상인 책에 새 이름을 붙이고 복권(復權)’을 해주고 재발견한다는 목표로 성실하고 다각도에서 읽고 조사하고 생각하는 자세로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부록에 나오는 서평 쓰기 실전 활용 꿀팁에서는 책의 분야에 따라 다루어야 할 차별화 리스트를 비롯하여 좋은 서평의 예시 등 유용한 팁이 들어있다.

 

 ‘내 생각 쓰기가 바로 서평의 핵심’(P127)이며 서평의 과정은 질문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 질문은 어떻게이다. 지난 달 책을 읽고 서평 쓰면서 참 힘들었던 작품이 떠올랐다. 역사적 배경이 들어간 문학작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게 마무리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 역사적 배경지식의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질문의 과정이 생략된 채 우선 빨리 끝내야겠다는 마음이 급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양한 도표와 유용한 TIP, 풍부한 예시를 보여주며 강의를 듣는 듯 실감나고 재미있게 읽었다. 곁에 모셔두고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든든한 마음이다.

 

책 안에 적혀 있는 내용만 가지고

서평을 완성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서평을 정말 잘 쓰려면, 책에 쓰여 있지 않은

책의 내면을 읽어야 한다.

(P167)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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