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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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를 한 편씩 필사하고 해석을 하며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책 검색을 하다가 어떤 책 목차에서 일흔에 번역가가 된다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집에 와서 보니 바로 그 책이었다.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우선 책 제목에 무한한 공감을 하게 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삶에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다보고 그 과정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되었다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작가라면 작가대로 글을 쓰겠지만 작가가 아니더라도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치유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성장의 인생을 글쓰기의 과정에서 이루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누가 아는가. 그러다가 어느 날 작가가 될지도.


 저자 김애리는 이미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까지 천 백여 권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스물 다섯 살에 첫 책을 냈고 이 책이 열권 째 책이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을 텐데. 요즘은 작가가 아니라도 책을 내는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다. 아마도 마음의 열정은 있는데 실천하려는 행동의 열정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여러 권의 글쓰기 관련 책을 읽었는데도 그다지 삶의 변화는 없다.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다섯 가지 방법의 글쓰기를 알려준다. 읽으면서 마음이 뜨거워졌다. 예전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있어 백일장에 나가 수상한 적도 있고 문인협회의 초대장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더 나아가는 일에는 왠지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올려놓고 언젠가는 꼭, 꼭 하고 있지만 아직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책을 읽으면서 이제부터는, 이제부터라도, 달라져야겠다는 마음을 품으며 기대와 설렘, 부러운 마음을 잔뜩 안고 읽어나갔다. 각 장의 이야기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훌륭한 조언 일색이었지만,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 위주로 리뷰로 남길까 한다.


1. 성장의 글쓰기

‘3년의 힘을 믿는다는 저자는 중국어를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서 그 실력으로 강의하고, 번역하고 통역도 한단다. 1만 시간의 법칙이 그 동안 많이 회자되었다. 하루 세 시간으로 10년의 기간이다. 어쩌면 10년의 기간은 처음의 결심이 헤이지기 쉬운 긴 시간이다. 그에 비해 3년은 좀 더 집중하여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3년을 집중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보통의 삶을 보면 정답이 나온다.


 그래도 3년의 시간, 1000일로 무언가에 집중하여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도전해 봄직 하지 않겠는가. 하루를 바꾸는 모닝 라이팅도 실천할 만하겠다. 오늘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서너 개씩 기록하고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나의 하루, 한 주, 일 년의 노력의 과정을 기록하는 성장일기를 1년만 꾸준히 할 수 있다면 100권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동기부여를 위해 읽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한 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음이 뜨거워진다. 실행이 답이라는 말을 알지만 어느새 마음이 식어간다. 짧게라도 성장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마음을 다독이고 관리하는 일이야말로 목표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공감하게 된다.


2. 치유의 글쓰기

 

 자신에 대해서 백 프로 만족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경제적 능력, 사회적 위치, 신체조건 등등 완벽하게 만족하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비교되고 비교당하는 시대다. 사생활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절을 살고 있다. 관계 속에서 받는 마음의 상처는 응어리가 되어 켜켜이 쌓여간다.


 저자는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치유의 도구라고 말한다. 치열한 20대의 청춘을 글쓰기로 버텼다는 저자가 힘든 시절을 잘 인내하고 좋은 삶을 가꾸었구나 싶어 감동스러웠다. 아팠던 과거를 치유하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글쓰기가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캐슬린 애덤스의 저널치료 Journal to the self의 일부분을 인용한 문장이 있는데 이만큼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를 꼭 집어 설명한 것이 있을까 싶다. 바로 이천원 짜리 치료사라고.


나는 거의 30년 동안 동일한 치료사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치료사는 하루 24시간 언제라도 내가 이용할 수 있으며, 30년 동안 휴가를 간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는 내 치료사에게 무슨 이야기든 다 할 수 있다. 나의 치료사는 나의 가장 악하고 어두운 면에 대해서, 나의 가장 기괴한 상상에 대해서, 나의 가장 소중한 꿈에 대해서 조용하게 들어준다. 나는 이 모든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야기할 수 있다. , 소리치거나 훌쩍거리거나, 몸부림을 치거나 통곡하거나, 격분하거나, 크게 기뻐하거나, 거품을 물고 화를 내거나, 축하하거나 어떻게 말해도 된다. 이쯤 되면 당신은 이 치료사와 상담하려면 돈이 무척 많이 들겠지요?’라고 생각할 것이다. 천만에, 나의 치료사는 돈을 받지 않는다. 이 치료사는 어느 나라의 어는 도시에서든지 단돈 이 천 원이면 살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스프링노트에 적은 나의 저널(일기)이다.”(P89~90)


 어떤가.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썼던 나는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육아일기나 일상의 일기를 꾸준히 써왔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자주는 못쓰고 있다.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부딪히고 상처받은 마음을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할때  글로 쓰기 시작하면 어느새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은 노트보다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마음에 들지 않을때 수정하고 덧붙이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글쓰기 방법으로 의식흐름기법(stream of consciousness writing)’을 소개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이 그러한 방법으로 쓰인 책이라 어려웠는데. 물처럼 흘러가는 생각, 심상, 회상, 기억, 감정 등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을 서술하면 된단다. 이런 방법의 글쓰기를 해보면 그런 작품을 읽기가 좀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발명해야 한다. 내가 평생 데리고 살 것은 결국 . 일생의 동반자는 어쨌든 . 우리는 사는 내내 나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고, 발견하며 나아가야 한다.’(P109)


중요한 건 . 소중한 를 제대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야말로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3. 실천의 글쓰기

 이 장에서는 SNS운영이나 여행지에서 쓰는 글의 좋은 점, 교환노트, 내 책 쓰기를 위한 52의 방법을 알려준다. 난 여행지에서는 거의 사진만 찍고 수첩에 짧게 메모하는 형식만 활용했는데 나중에 활용해 보고 싶다. 현지인과의 대화나 현지에서 보고 느낀 감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해야 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무엇보다도 매일 15분으로 글쓰기 습관을 만들라는 조언이 마음에 다가왔다. 그저 일상의 나열보다는 주제를 정해보는 것도 좋고 감사일기 등도 활용하라고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계속했을 때 효과는 실로 대단할 것이다. 작심삼일로 그치지 말고 그 작심삼일이라도 쉬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조금씩 변화해가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4. 버티는 글쓰기

 등단 20, 30년이라는 작가의 프로필은 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커리어다. 보통의 사람들이 회사생활을 그만큼 한 것보다는 작가로서 그 세월을 어떻게 보냈을까 생각해보면 만만치 않은 과정일 것이다. 시키는 일을 주어진 시간에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편안하지 않을까. 회사원처럼 규칙적으로 활동하며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이루었을 결과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 영감보다 중요한 것으로 체력을 꼽는다.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다른 책에서도 보았다. 오래 앉아 글을 쓰는 힘은 체력에서 나오며 작가로 살고 싶은 사람은 자신에게 좋은 것을 먹이라고 했다. 먹는 것도 그렇지만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라톤을 하는 것은 이제 유명한 이야기다. 프란츠 카프카도 건강관리를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을 했다고 한다. 날마다 체조를 하고 여름에는 몰다우 강을 1,600m씩 헤엄을 쳤다고. 레이먼드 챈들러는 공무원이었고, 윌리엄 포크너는 우체국장이었다는.


쓰고 싶다면 끝까지 버텨라!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간호사에서 작가의 인생을 살고 있는 소설가 정유정의 말이다. 어디 글을 쓰는 것뿐이겠는가. 공부가 그렇고 인생이 그럴 것이다. 버텨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겠지. 버티는 과정에서 뒤섞여있던 자신의 삶이 제자리를 찾아 질서정연하게 바뀌어가는 것, 최소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5.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

 드디어 나왔다. 내가 궁금했던 일흔에 번역가가 되었다는 김욱 할아버지는 현재 85, 어느덧 15년 경력의 베테랑 번역가가 되었다니 경이롭고 그저 놀랄 뿐이다. 백세 시대에 딱 어울리는 감동적인 성공의 사례가 아닌가 싶다. 72세에 처음 한글을 배우고 시인이 된 할머니, 친아버지에게 9년간 성폭행 피해자로 살다가 자신의 아픔을 글로 알리고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은수연 씨의 이야기 등 평범한 사람의 글쓰기로 변화된 삶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결국 글쓰기는 자신을 구원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자기계발이라고 확신하는 저자는 그에 대한 예찬을 멈추지 않는다. 각 장의 끝에는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글쓰기의 주제나 항목 등 저자가 활용해 본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글쓰기는 오로지 글쓰기로만 배울 수 있다고 글쓰기 관련 책의 저자들은 한결같은 말을 한다. 쓰고 싶지만 게을러지고 자꾸만 헤이해지는 마음을 다잡아 주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도 좀 바뀌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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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독서 -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독서혁명
권수택 지음 / 인간사랑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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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신간은 계속 쏟아지고 아직 읽지 못한 명작이며 고전이 산적해 있기에 괜히 초조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별별 독서법에 대한 책이 나오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전에 속청 독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독서에 일가견이 있는 빌게이츠조차도 책을 최고 속도로 읽는 능력을 갖고 싶다고 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독서혁명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오감 독서도 어쩌면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빨리 더 많은 책을 읽는 것에만 급급한 우리에게 효율적인 책읽기의 관점을 깨닫게 해 주었다.

 

내용의 구성은 1.고정관념 깨기 2. 오감 독서법이란? 3. 오감자극 도구 ?내 안의 셰르파’ 4. 오감 독서 하루 실행 법 5. 실생활 적용으로 되어 있다.

 

* 5단계 오감 독서법

묵독(默讀)- 눈으로 읽기

낭독(朗讀)- 소리 내어 읽기

청독(廳讀)- 귀로 듣기

강독(講讀)- 마음으로 읽기

수독(睡讀)- 뇌로 읽기

 

 여기서 묵독이나 낭독은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독서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청독은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듣는 방법으로 반복학습하기 좋고 특히 바쁜 생활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독서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독은 청독을 반복하면 자신이 읽은 글이나 책에 대한 견해, 주장이 숙성되는데 새롭게 느낀 바를 추가하여 자유롭게 말하면서 녹음하는 것으로 더 깊은 책읽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강독의 예로 괴테와 조앤 롤링의 책읽기가 창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려주는데 과연 명작과 명작가의 탄생과정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독은 녹음한 글을 잠자면서 듣는 것으로 이러한 사이클로 읽는 책읽기가 오감 독서법의 주된 내용이다.

 

 내 경우에도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고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어서 어떻게 좀 빨리 읽는 방법이 없나 해서 속독에 관한 포커스 리딩이란 책을 읽고 따라 해봤는데 내겐 무리였다. 물론 계속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다가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바로 책을 읽을 때 눈으로 보면서도 속 발음을 한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한 것 아니지만 그런 경향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속 발음은 눈으로 읽은 것이 입 속으로 말하는 과정을 거쳐 뇌에 전달되는 동안 읽기가 중단되면서 글의 내용과 관계없는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거나 잡념을 불러오기도 하며, 소위 멍 때림현상을 유발한다고 한다. 빨리, 많이 읽는 것이 좋겠지만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속독이 도움이 되는 글은 실용서적, 논문, 신문, 잡지, 인터넷 글이고, 시나 소설, 수필, 희곡 등 난해한 철학서적은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야 효과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책을 빠르게 읽으려는 우리의 조급함이 꼭 욕심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 있다. 느긋하고 편안하게 읽는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가지만 그런 자세가 계속되면 따분해지고 독서의 흐름이 자주 끊기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신선한 자극에 노출될 때 활성화되는 성향이 있는데 속도가 너무 늦으면 뇌를 기쁘게 해 줄 수 없다는 맥락으로 이해된다. 책읽기의 속도에 대한 고민을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 있다.

 

말의 흐름은 영화필름과 같다. 하나하나는 정지되어 있으며,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에 속도가 결부되어서 따로 흩어져 있던 필름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연결되면 움직임이 발생한다. 읽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략) 마구잡이로 빠르게 읽어서는 안 되겠지만, 숙독(熟讀)으로 음미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느릿느릿해서는 살아있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책은 바람과 같은 빠른 속도로 산뜻하게 읽어야 비로소 재미있는 의미를 털어놓는다. 책은 바람과 같이 읽어야 좋다.”(P51~52) (일본의 언어학자 도야마 시게히코의 나는 왜 책읽기가 힘들까?(다온북스, 2016))

 

여기서 묵독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명사와 어근 위주의 빠른 글 읽기가 묵독의 기본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방법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눈에 확 들어왔다.

 

 

 

 

 

 사진의 글은 미국의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문이다. 짙은 색 글씨는 명사와 어근을 강조한 것으로 그 부분에 시선을 더 주고 조사나 접사 어미 등 보조어 부분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듯이 읽는 것이 빠른 글 읽기의 요령이라고 한다. 따라 해 봤더니 처음엔 잘 안되었는데 곧 적응이 되었고 그 덕분에 좀 더 빨리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빠른 글 읽기에 적당한 실용서 등을 읽을 때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 같다.

 

낭독은 지금도 유용하지만 학창시절 수업시간을 떠올리면 쉽다. 책읽기를 시켰고 시를 외워서 낭송하는 숙제도 자주 있었다. 저자는 현대인이 누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음성을 녹음하고 mp3 앱을 다운로드 설치하는 방법과 mp3파일로 변환하는 방법 그것을 모닝콜 알람으로 등록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오랫동안 효율적인 책읽기에 대해 강구하고 고심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낭독에 대한 이슈로 최근 중국에 낭독방(朗讀房)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태블릿PC에 수록되어 있는 유명한 고전작품이나 한시, 명언을 기호에 맞게 낭독하고 그것이 녹음이 되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다운을 받을 수 있게끔 되어 있다니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지키려는 중국 정부의 발 빠른 대처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청독은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다. 평소에도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할 때 노래를 듣거나 일본어 공부를 위해 청해 파일을 많이 듣는데 이 부분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은 일본어로 말하는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생긴 꿈이나 목표를 문장으로 만들어 녹음을 해서 듣는 것이다. 저자가 알려준 대로 알람으로 설정해도 좋겠다. 더 굳건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근사하고 멋질 것 같다.

 

 무엇보다도 와 닿았던 부분은 3장의 오감자극 도구 내안의 셰르파였다.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셰르파라는 단어와 책읽기라는 행위와의 조합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빨리 읽고 싶다는 조급증에 책을 읽고 나면 그것으로 끝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여기서 나는 어떻게 실생활에 실천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결여되지 않았나 하는 반성하게 되었다. 효율적인 책읽기의 파트너인 셰르파 즉, 내 영혼의 소리, 양심의 소리, 내 생각의 소리,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감 독서는 기존의 독서법에 청독, 강독, 수독의 방법이 추가되어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한 가지라도 배워서 활용해 나간다면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효율적인 책읽기와 더불어 독서의 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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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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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강렬한 제목에 끌렸고 절실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라고 여겨져서 꼭 한번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책이었다. 요즘은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예전보다 기회가 열려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책을 내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공들여 읽고 쓴 시간의 축적이 있고 그것이 실행으로 옮기는 결단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쓴 글을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출판사와의 만남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래저래 아직도 자신의 책 한 권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 잠재적인 독자는 넘칠 것이다.


역시나 절실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와 공감이 가는 문장이 많았다. 글쓰기를 하는 과정이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종교 같은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말은 아주 간곡하다. 천천히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이 책을 읽고 나서 거기서 끝내지 말고 부디 써라.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라.(P18)고 말한다. 이 책이 나온 지 32년이나 되었는데도 전혀 고루한 이야기가 아니다. 글쓰기 워크숍이나 글쓰기 교실에서 있었던 다양한 사례의 이야기와 글쓰기 전반에 관한 것을 알려준다. 부드럽기도 하고 때로는 단호한 일침도 들어있다. 하지만 주된 내용은 끝없는 글쓰기 예찬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열정이 행간에 그득하다. 글쓰기는 외로움이며 고통이지만 모든 인간은 어차피 외로움과 고통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며 그것에 연연하지 말라고 한다.


종국에는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는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P167)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이다. 쓴다는 행위 자체로 상실감, 우울감, 박탈감 등 온갖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이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보여도 누구나 비슷하게 크고 작은 아픔들이 있다. 온갖 글쓰기의 장점이 있겠지만 치유의 글쓰기는 삶의 의미를 찾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P19)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을 지속적으로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P30)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법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것이 사업상의 서류이든 장편 소설이든 박사 논문이든 또는 여행기이든, 그 글에는 힘이 실리게 된다.’(P30)


글쓰기도 훈련을 통해서만 실력을 쌓을 수 있다.’(P31)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P32)

 

이처럼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은 세월 동안 글쓰기를 멀리하며 살았기 때문이다.(P43)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는 기대를 하다보면 커다란 절망으로 끝나기 쉽단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하듯이 천천히 한 단어 한 문장씩 써내려 가는 것이다. 자신을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멈추지 말고 쓰라고 한다. 그렇게 쓰다보면 어딘가에 도달할 날이 올 것이고 글쓰기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쓴 글에서 우쭐하고 멈추면 안 된다. 일단 쓴 글은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글쓰기 훈련에 자신을 충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몰입하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에도 몰입할 수 있다고 하였다.


 무엇을 쓸까. 하얀 백지를 마주하고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평소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라고 조언한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다. 한 단어든 한 문장이든 이러한 목록이 쌓이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글감이 된다고 했다. 메모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글을 쓰기 위해 이런 작은 생각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정신 자세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글쓰기를 배운답시고 쓸데없이 대가들과 문학 강의를 좇아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당신이 훌륭한 대가를 열 사람이나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는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다.'(P64)


 글쓰기는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말이 어쩌면 안도감을 주기도 하고 이보다 더 막연한 것이 또 있을까 싶은 느낌도 준다. 그만큼 글쓰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이 글 속에는 저자가 글쓰기를 교실을 운영하면서 사용한 다양한 방법들이 많았다. 글의 주제를 고르고 쓰는 일, 글을 발표하고 또 자신이 쓴 글을 어떤 방법으로 고쳐야 하는지 알려준다. 삶에 대한 세상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극진하게 느껴졌고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그 단호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직까지 계속적으로 써 본적이 없지만, 쓴다고 하더라도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막연할 때가 많았는데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응용하여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오르는 주제에 대한 생각을 종이에 적어 나만의 글쓰기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 넣었다가 한 장씩 제비뽑기 하듯이 꺼내어 써보는 것이다. 이것을 활용하면 어떤 주제가 걸릴까 예상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고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세 가지는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보는 것이라 한다. 여기에 어떤 이의를 달 것인가. 중요한 것은 기계적으로 연습량과 들인 시간으로 채우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한다. 우울한 느낌이든, , 희망 등 진정한 자신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충분히 몰입을 할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것이다. 무엇을 쓰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감각을 집중시키는 동물들의 태도를 배워야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25년간 체험한 선()체험을 글쓰기에 접목하여 보여주는데 우리의 삶과 글쓰기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글을 쓰고 작가가 되는 일이 돈과 명예를 얻는 것도 근사하겠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생각은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이것이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좀 더 깊이 있고 진지한 글쓰기로 나아가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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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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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쓴 작가는 처음 알게 되었는데, 문인 김연수·문태준과 ‘김천 3인문(三人文)’으로 통하는 중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소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김연수 작가와 문태준 시인의 글을 접한 후 그들의 노력과 내공에서 공감대를 얻어서였을까. 언젠가부터 글쓰기는 많은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학교나 직장 어디서든지 길고 짧은 글쓰기는 물론이고, 글로써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중요한 일이 되었다. 더구나 예술과 문화라는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은 어엿한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흐름에 반영이라도 하듯 서점가에는 글쓰기, 책쓰기에 관한 책이 넘치고, 각종 교육 센터에는 그러한 강좌들이 성행하며 여전히 목마른 자의 갈증을 덜어주고 있다.


 나도 꽤 읽어 본 것 같다. 책 제목도 하나 같이 현란하다. 내 인생을 바꿔주는 ‘기적의 글쓰기’, 아직 읽어보지 못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등등... 하나같이 책을 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거나, 가족들도 당사자를 새롭게 본다는 등의 희망을 심어주는 이야기가 잔뜩 들어있다. 지금까지 읽어 온 책과 다르게 좀 개성이 느껴진다고 할까. 이 책의 구성은 창작의 도구들, 창작의 시작, 실전 글쓰기, 실전 그림 그리기, 대화 완전정복의 코너로 되어 있다. 와! 그림도 그릴 줄 아는 작가다!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단다. 만화도 들어 있어서 적절한 여백도 있고 읽기에 편안하고 재미도 있다. 자신의 책에 본인의 솜씨로 그린 그림이 들어간다면 몇 배 더 뿌듯한 마음이겠지.


 창작의 도구들에서는 작가가 애용하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소개한다. 아이패드라든가 블루투스 해드폰, 각종 팬 들, 컴퓨터 등. 자신의 글쓰기 역사와 함께 업그레이드 된 애용품을 소개하는데, 이건 뭐냐? 하는 황당함도 들지만, 애교로 봐줄 만하다. 마치 공부하라는 부모님 말씀에 책상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아이 같은 천진함이 보인다. 아마도 직업적으로 장시간 사용해야 하니 손목에 무리가 덜 가는 키보드라든가 질 좋은 필기도구를 찾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자꾸 물건이 쌓인다고.


 창작은 어떻게 시작될까. 굳이 좋은 글과 나쁜 글을 구분하고자 할 때 서너 가지 기준이 있다고 한다. 한 문장에 같은 단어가 서너 개 있을 때, 자신의 주장을 지나치게 반복하는 글, 마지막 대목을 ‘교훈’이나 ‘반성’으로 끝내는 글은 별로 신뢰할 수 없는 글이라고 했다. 너무 의도적인 티가 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글이겠지. 스코틀랜드 화가 폴 가드너는 “그림은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흥미로운 곳에서 멈출 뿐이다.”(P57)고 한다. 14매 정도의 산문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글을 쓰기 시작하여 원고지 14매가 되면 멈춘다.” 이 얼마나 간단하고 명쾌한가! 그러니 글쓰기 비법은 애초에 없는지도 모른다. 직접 써 봐야 한다. 외국어 공부에 왕도가 없듯이 글쓰기 또한 그럴 것이다. 써 보고 쓰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이 아닐까.


 창작의 시작에 있어 읽지 않으면 쓸 수 없다는 것은 거의 진리에 가깝다. 다독, 정독, 속독 등 많은 방법이 있지만, 두 번 이상 읽는 방법으로 ‘방향’과 ‘의도’가 생긴다는 오에 겐자부로와 보르헤스의 말을 인용한 것이 공감된다.


“나는 인생이, 세계가 악몽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서 탈출할 수 없고 그저 꿈만 꾸는 거죠. 우리는 구원에 이를 수 없어요. 구원은 우리에게서 차단되어 있지요. 그럼에도 나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 나의 구원은 글을 쓰는 데 있다고, 꽤나 가망 없는 방식이지만 글쓰기에 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계속해서 꿈을 꾸고, 글을 쓰고, (중략) 많은 경험 가운데 가장 행복한 것은 책을 읽는 것이에요. 아, 책 읽기보다 훨씬 더 좋은 게 있어요.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인데, 이미 읽었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고, 더 풍요롭게 읽을 수 있답니다. 나는 새 책을 적게 읽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건 더 많이 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군요.”(P64~65 『보르헤스의 말』)

이와 더불어 인간의 머릿속에 들끓고 있는 생각의 파편들, 붙잡아두면 생각은 썩어버린다며 적절하게 메모하거나 스크랩하는 등 자료를 저장해 둘 필요성을 말한다.


 실전 글쓰기에서는 첫 문장 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우리는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멋진 문장에 공감하고 마음을 뺏긴다. 17년차인 작가도 여전히 첫 문장은 어렵다고 한다. 하얀 원고지, 어서 입력해 주기를 기다리는 커서가 깜빡이는 빈 모니터는 작가에게 있어 진을 빼놓기도 하겠다. 더구나 원고마감이 코앞에 닥쳤는데 그런 상황이라면 피가 마를 일이다. 하지만, 일단 쓰면 ‘첫 문장과 함께 돌은 굴러가기 시작한다.’(P76)고.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또 있을까.


 이렇게 첫 문장으로 시작하여 끝을 경험하는 일, 바로 글을 쓰는 일이라는 것. 어디 글을 쓰는 일 뿐이겠는가. 인생은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있듯이, 태어남이 있고 죽음이 있다. 어떤 일을 끝까지 해 보았는가, 자문하게 된다.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여 끝을 보았는가. 운동을, 일기를 끝까지 써 보았는가. 어떤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볼 때까지 해 보았는가 말이다. 시작은 있었지만, 끝은 없었다. 수없는 중단만이 자꾸자꾸 미련으로 쌓인다.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하루에 A4용지 4매씩 매일 한 달 동안 쓰면 한 권의 책 분량이 된다고. 시작해서 끝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대견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실전 그림 그리기 코너에서는 작가가 2000년에 꿈에 그리던 소설가가 되었는데, 할 일이 없었고 뭔가는 해야 해서 독학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당시 유행하던 그림일기를 그리다가 웹툰을 연재하게 되는 사연이 들어있다. 글쓰기 관련 책에서 이렇게 그림 그리기까지 보여주는 글쓰기 책은 처음인 것 같아서 신선했다. 내용도 재미있어서 술술 읽을 수 있다.


 마지막의 대화 완전정복 코너는 수험생도 아니고 이건 또 뭐지, 하는 생뚱한 생각이 들었다. 언어 영역, 예술 영역, 사회 영역, 과학 영역 네 가지로 나뉘어 있다. 실제 문학 작품이나 인터뷰의 지문이 나오고 (문제)로 주어진 부분은 답을 맞추는 형식이다. 즉, 이어질 대화를 추측해야 한다. 생각보다 꽤 어렵다. 작가란 체험하지 않은 것을 쓸 수 없다고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체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상력이야말로 작품을 쓰는 원천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코너라고 할 수 있겠다. 여타의 글쓰기 관련 책과는 달리 작가만의 개성이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점이 호불호로 나뉠 수도 있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는 저자의 독자에 대한 주문이기도 하다. 그냥 저절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이든 쓰기 시작할 때, 무엇이든 쓸 수 있는 마법이 생기겠지. 밥을 떠 먹여 줄 수는 있지만, 씹고 소화시키는 일은 독자의 몫이다. 창작자의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는 ‘관찰’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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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걸의 New 해독주스 - 최신개정판
서재걸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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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해독주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던 터라 호기심이 있었는데 벼르고 있다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과일과 채소 섭취도 늘릴 겸 건강에도 좋다니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전에 서재걸 박사의 약보다 울금 한 스푼을 읽은 적이 있다. 고향에서 엄마가 울금을 심은 것을 씻어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서 주셨는데 오랫동안 냉장고에 넣어 두고는 잊고 있었다. 건강에 좋다고 하면서 물에 타 준 울금을 먹어보니 어찌나 쓰던지 그 이후로는 거들떠보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그 책을 읽고 나서는 건강식품을 먹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먹고 있다. 국내 최초 자연치료의학 인증 전문의이며 MBN <엄지의 제왕>, <황금알> 등 다수의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어려운 의학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대한민국 건강주치의로 활약 중이다. 저서로 약보다 울금 한 스푼, 서재걸 슈퍼유산균의 힘, 사람의 몸에는 100명의 의사가 산다, 쉽게 배우는 임상 홍채학등이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해독, 왜 이렇게까지 필요해진 걸까?

해독으로 건강을 되찾다!

독소 제거부터 다이어트 효과까지, 해독주스의 탁월한 능력

한 잔이 바꾸는 내 몸의 기적! 해독주스 따라잡기

마시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 해독주스 다이어트

매일매일 건강을 되찾는 습관 해독, , ,

 

 5년 전에 처음으로 나온 전작 해독주스를 시작으로 국내 출판계에 20여 권의 해독 도서가 출간되었다고 한다. 요즘 너나없이 건강과 웰빙에 관심사가 많은 때인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킨 듯하다. 그리고 이 책은 전작이 업그레이드되어 출간된 책이다. 중국에서 만방국제학교를 설립한 최하진 교수는 전교생에게 해독주스 레시피를 제공하는 디톡스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우려의 눈빛을 보냈지만 서재걸 박사는 해독주스 레시피를 공개했다고 한다. 혼자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레시피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건강과 질병 치료의 기본이 되었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이야기할 때도 해독주스가 손꼽힐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해독주스 레시피는 미국에서 진행한 생채소 vs 삶은 채소 vs 삶고 갈아 만든 채소의 체내 흡수율 비교 실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각각 5%, 60%, 90%로 큰 차이를 보인 것에 주목했고 그 효과를 가장 먼저 입증한 서재걸 박사 자신이었다. 해독주스를 마시기 시작하고 3개월 만에 만성 두통과 피로가 사라졌고, 6개월 만에 체중이 12kg이나 줄어들었다고. 어떻게 1,2kg도 아니고 12kg이나 줄이다니 놀랍다. 귀가 솔깃해진다. 나는 2kg만 빠지면 딱 좋겠다는 생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해독이 필요한 걸까. 과거의 인류는 굶주리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현대의 인류는 너무 먹음으로써 만성 독소를 안고 살고 있다고 한다. 배고파도 먹고 외로울 때도 슬플 때도 먹고 화가 날 때도 먹으며 과잉섭취를 하기 때문에 장에는 만성적인 독소가 가득하다고 한다. 요즘은 비주얼 좋은 요리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경쟁하듯이 유혹하고 있는지, 그것만 봐도 알 것 같다. 해독의 3가지 요소는 소화, 효소, 면역이라고 한다. 효소가 부족하면 병이 생기고 면역력의 60~70%는 장에서 만들어지며 장은 인체 최대의 면역기관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면역력이 좋지 않으면 영양소가 세포 내로 충분히 흡수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독주스의 강력한 힘을 체험한 사람들의 사례는 놀라울 정도다. 고통을 주던 변비에서 해방되고 빈혈, 만성피로, 편두통, 불면증, 밀가루 알레르기, 갑상선과 전립선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례들이 가득하다. 처음엔 채소를 삶아서 해독주스를 만든다는 것이 의아했다. 말 그대로 비타민 C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타민 C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채소 고유의 농축된 활성물질의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해독주스의 역할이다. 해독주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항산화 성분, 항염 성분, 식이섬유가 고농축으로 들어 있어 대사 장애, 위장 기능 저하, 대장질환, 염증질환 등의 치료에 도움이 된단다.

 

 

 

 

 

 그렇다면 해독주스의 주재료는 무엇일까. 해독주스의 든든한 6총사는 사과, 바나나, 브로콜리, 당근, 양배추, 토마토이다. 정말 좋은 것만 모아 놓은 것 같다. 이 여섯 가지를 껍질 채 삶아서 갈아서 마시면 되는 간단한 건강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만들어서 먹어 봤는데 예상외로 괜찮았다. 마신다기보다는 죽이나 요구르트 정도의 점성이 있어서 떠먹는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겠다. 왜냐하면 즙을 짜서 먹는 게 아니라 건더기까지 모두 갈아서 먹기 때문이다. 그래야 해독주스가 몸에서 제 기능을 한단다. 아침, 저녁 1회씩 공복에 200ml 정도의 양을 먹으라고 한다. 재료를 준비해서 삶아서 체에 걸러 건더기와 삶은 물을 따로 분리해서 식으면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먹을 때는 따뜻하게 마시면 된다. 보통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등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데는 보통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단다. 해독의 효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러 사례를 보면 몸이 좋아지는 효과를 느낀 사람들의 해독주스 예찬이 대단했다. 그래서 해독주스는 계속해서 실천하는 건강 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였다. 과일 두 가지와 채소 네 가지로 이렇게 건강해질 수 있다니 3개월 정도 실천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나 알아보고 싶어졌다.

 

 

부록에는 만든 해독주스와 다른 채소나 여러 재료를 넣어 만들 수 있는 여러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피부를 좋게하는,두뇌에 좋은, 피로를 풀어주는 등등의 레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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