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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진실 케톤의 발견 - 무네타 의사의 당질 제한 건강법
무네타 테츠오 지음, 양준상 옮김 / 판미동 / 2017년 4월
평점 :
저자 무네타 테츠오는 산부인과 의사로 비만과 당뇨,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후 당질 제한을 시작하여 몸 건강을 되찾고 자신감을 얻었다. 내장지방도 줄어들었고, 고혈압까지 사라지는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된다. 자연히 기존의 의학지식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는 이미 7년 전에 쌀 전체를 아예 끊어 버렸다고 한다.
“혈당을 올리는 것은 당분뿐이다.”(P24, 카마이케 토요아키의『당질 제로 식사법』)
오랫동안 ‘당질을 인간 영양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P66)로 여겨 왔기 때문에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증가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당질 제한식을 임신성 당뇨병이나 당뇨병이 있는 임산부에게 도입해 본 결과 제왕절개가 줄었고, 유도분만이 거의 없어졌으며, 임신 고혈압 증후군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자연분만이 증가하는 것도 물론이다.
저자는 2015년 1월 10일 교토의 병태영양학회에서 태아태반케톤체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주된 내용은 당질 제한으로 당뇨병이 있는 산모를 관리하여 양호한 결과를 얻은 사례와 지금까지의 ‘케톤체가 위험하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 태아나 신생아가 포도당이 아닌, 고케톤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것으로 “고케톤체는 기형으로 이어진다.” 라든지 “케톤체가 높은 채로 임신 후기를 관리하면 아이가 지능 저하를 일으킨다.”하는 주장의 논문이 무의미함을 증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주요 핵심으로 떠오르는 케톤체란 무엇인가.
케톤체(Ketone body)란 지방산 또는 아미노산의 대사산물로, 아세톤, 아세토아세트산, 베타히드록시부티르산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사고방식은 ‘뇌는 포도당만을 사용 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그것이 조금 진보하여 ‘케톤체는 보조 엔진이다’로 바뀌었고, 이제는 ‘케톤체는 핵심 엔진이다’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이끌어 냈다. 이렇게 케톤체와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의 누명’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한 때 계란은 하루에 한 개씩으로 제한하라는 등 마치 콜레스트롤이 나쁜 것처럼 확대시킨 적이 있었다. 하지만 케톤체와 콜레스테롤 자체는 어떤 독성도 없고 강산성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는 식사 때문에 올라가지 않으며 뇌, 신경, 세포막 등의 재료가 되는 소중한 물질이라고 했다.
케톤체의 중요성은 인류가 살아남은 역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인간은 20종 정도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 중 호모사피엔스만이 남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후에 초식을 하는 파란트로푸스와 육식을 하는 호모 에르가스터로 나뉘었는데, 초식을 하던 파란트로푸스는 멸종했다. 뇌의 용량도 500ml에서 현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1400ml이다. 이것은 육식의 덕분이라고 한다.
저자는 영양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애매한 탄수화물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당질과 섬유질로 구분해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기존의 고착화된 영양 비율도 고쳐야 한다. 미국의 조슬린 당뇨병 센터의 기준(비만과 2형 당뇨병의 경우)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40: 30: 30으로 현재 일본의 60:20:20 보다는 훨씬 좋다고 한다. 여기서 핵심은 ‘당질량을 올리지 않는’ 식생활이 기본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의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농경생활이 정착된 후 부터라고 한다. 그 이후 정제 기술의 발달로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는 더욱 증가했다. 흰 빵, 흰 쌀처럼 급격하게 혈당치를 높이는 식품은 700만 년 인류사에도 그 유래가 없었다. 특히 인스턴트식품이나 청량음료 등은 인슐린 과잉을 초래하여 수십 년간 지속되면 췌장이 망가지고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되어 당뇨병이 된다. ‘먹는 것이 곧 나’ 라고 하였다. 인체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각자의 몸 건강의 상태를 점검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함이 절실한 때 인 것 같다.
흔히 ‘밥이 보약’이라고 하거나,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여실히 깨는 책이다. 현대로 올수록 옛날보다 비만, 당뇨, 대사질환, 암 등이 월등히 증가했다. 과학, 의학은 급속도로 발전했음에도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식생활을 다시 살펴볼 때가 아닌가 싶다.
저자의 연구결과를 학회에 처음 발표할 당시에는 무수한 비난이 쏟아졌다. 어느 분야나 새로운 학설이 발표될 때는 금세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고수하는 것이 때로는 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이유도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당뇨병이든 고혈압이든 약을 처방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는데, 약 없이도 나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나온다면 당연히 비난의 대상이 된다. 자신들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욱 이 책은 반갑게 느껴진다. 일반인이 잘 모르는 의학에 관한, 고착화된 개념에서 벗어나 많은 이들에게 건강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약을 남용한 결과 옛날에 없던 병도 생기는 걸 보면 새로운 정설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일 때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리고 겉으로 날씬해 보여도 체지방이 높은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으나 요요현상으로 제자리로 돌아 온 경험도 많을 것이다. 이제는 *‘매치펌프 의학’에 속아서는 안 된다. 2013년 미국 당뇨병학회는 당질 제한을 하나의 선택지로 인정했으며, 일본 당뇨병학회, 동경대 병원 역시 당질 제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등 건강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매치펌프- ‘성냥으로 일부러 화재를 일으킨 뒤 스스로 펌프를 사용해서 끈다’는 의미.
(영양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로 포장해 당질을 많이 먹게 한 뒤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p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