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만드는 집 - 돈.건강.관계의 흐름이 바뀌는 공간의 비밀
신기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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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이 흘러가는 소박한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땐 무슨 좋은 일이 없을까, 하고 운에 관한 이야기에 귀를 쫑긋하게 된다. 전에도 풍수와 인테리어 등에 관한 책이나 김승호의 사는 곳이 운명이다, 돈보다 운을 벌어라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그런 책을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좋은 운이 들어올 것 같은 마음에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따라해 보며 부산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그런 마음은 금세 사라지고 이전의 생활이나 습관으로 되돌아가고 만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정리를 못해서 집안의 공간은 온갖 잡동사니로 수북이 쌓여간다. 더구나 버리는 것을 못해서 버리려고 마음먹었다가도 다시 서랍으로 들여보낸 적이 얼마나 많은지. 너나 할 것 없이 넘치는 물건들, 가구들로 인해 피로하긴 한 모양이다. 그것을 대변해 주듯이 요즘은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심플한 삶,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면서 공간의 여유를 느껴보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부러우면서도 쉽사리 따라하지 못하는 것이 미니멀리즘이 아닐까 한다.


 ‘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뭐랄까 어떤 철학이 느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예의(?)나 공감에 대한 철학이라고 할까. 잡다하게 이것저것을 알려주면서 이런 위치에 이것이 좋다거나 어떤 색깔이 좋다거나 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살짝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기도 했다. 예전에 일본의 유명한 풍수지리 전문가가 쓴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구체적인 방향이나 어떤 물건, 색깔까지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크리스탈 장식품을 창가에 둔다거나 화장실에서 쓰는 샴푸 등을 도자기 용기로 해서 쓰라거나 등등. 사실 세세한 것까지 따라 하려다 보면 비용이 드는 것에 예민해지기도 하고 과연 그대로 될까하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거시적인 측면으로 알려주는 운을 부르는 공간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가 좀 마음 편하게 다가왔다.


 처음 접하게 된 유령 DNA’ 라는 개념이 공간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는데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포포닌 박사의 실험에서 나온 용어인데 진공 상태의 공간에 레이저를 비춘 결과 독특한 패턴으로 나타난 DNA 샘플의 자취가 마치 유령처럼 남아 공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살면서 알게 모르게 느끼던 공간의 분위기쯤으로 설명되는데 섬뜩한 마음마저 생긴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짓고 분노하고 무기력한 말들을 쏟아놓는데 이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에 쌓인다고 생각해 보라. 그것이 쌓여 공간을 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뒤에 나오는 말이지만 이로 인해 공간의 유통기간을 줄이는 요인이 된단다.


 또 스페이스로지(Spacelogy)’ , ‘공간을 다루는 기술을 설명하면서 흔히 명당이라 불리는 배산임수(背山臨水)나 금계포란(金鷄抱卵)의 입지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한다. 이것은 명당의 자리보다는 그 공간을 다루는 사람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절대적으로 나쁜 터는 없다고 하는데, 평범한 우리 소시민들에겐 분명 희망적인 말이어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좋은 터가 아니라 그 곳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운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SK사옥의 경우를 든다. 신령한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상인 영구음수형 터로 유명했다는데 세간에 알려진 바와 같이 여러 번의 구속과 스캔들에 휩싸이는 등 풍파가 끊이지 않았다. 아무리 명당이라도 그것을 차지하는 순간 모든 것이 좋은 일로만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의 좋은 본보기다. 그 공간에 맞는 행동과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땅이 좋아도 기온과 습도 다른 조건이 잘 맞아야 건강한 싹을 틔울 수 있는 것처럼.


 이렇게 공간을 잘 다루기만 해도 인생의 기운이 달라진단다. 얼마나 넓은가, 가격이 얼마인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 공간에 누가 사느냐’,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감정을 발산하느냐에 따라 기운을 변화시키는데, 작가는 뇌과학의 신경가소성의 개념에서 차용하여 공간가소성(Space plasticity)’이라 부른다. ,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테리어가 잘 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공간좋은 공간 에너지를 만들어가는 스페이스로지인 셈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집에 오면 편안함을 느낀다. 직장에서 퇴근을 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왔을 때의 편안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온갖 슬픔과 분노를 털어놓기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좋은 운을 불러들이려면 이러한 감정을 마구 털어놓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좋지 않은 감정을 해소할 정서적 화장실을 마련하라고 한다. 그 자리에서만 걱정하고 우울한 감정을 털어놓아야 가족과의 관계도 더 나빠지지 않고 다시금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하겠다.


좋은 집보다 병든 집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좋지는 않아도 병든 집을 피하라고 하는데 어떤 집을 말하는 걸까. 주변과 소통이 되지 않고 밀폐된 집이 그곳에 사는 사람을 병들게 한단다. 화려한 리모델링이 마음에 들더라도 마을 주변의 집들과 달리 너무 눈에 띄거나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듯한 높은 담장의 집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병든 집의 대표적인 예가 청와대라니! 미국 백악관은 관저와 집무실까지 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데 청와대 같은 고립된 구조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소통 불능이 되기 싶고 대한민국 전체를 병들게 한 적폐의 온상이 되었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집만이 아니라 길도 명당이 되는 시대라고 한다. 경리단길, 가로수길, 망리단길처럼 길이 먼저 유명해진 다음 그 지역의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에 읽은 책에서도 집 안에만 있지 말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나가는 방법도 운을 끌어들인다는 한 방법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렇게 운이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분명 노력이 있어야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처세에 있어서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가라고 하는데 운을 부르는 방법도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공간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


 공간 에너지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한다. 푸념, 분노, 넋두리 등이 쌓이면 병든 집이 되어간다고 한다. 이럴 때는 공간의 에너지를 충전해서 유통기한 늘려야 한단다. 그 방법은 오랜 세월 동안 검증된 동서양의 고전이나 존경하는 작가의 작품 혹은 성경이나 불경 같은 종교적인 책을 읽는 것도 좋다고 한다. 또는 감동시켰던 책이나 글 무엇이든 하루에 5분만이라도 일정한 공간에서 소리 내서 읽거나 외우면 그 파장이 내 몸과 집 안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고 한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다니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 없다!


 이 밖에도 가족 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공간 활용법, 아이의 성적을 높일 수 있는 책장의 비밀, 11가구 시대의 공간 활용법 등 다양한 상황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대세라고 해서 너도나도 미니멀리즘을 따라하느라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신의 마음이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 활용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먼저 작은 공간, 예를 들어 냉장고 안을 정리하는 것이 운을 부르는 출발점 일 수 있다. 그래서 점차 넓은 공간을 한 눈에 들여다보고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 때 돈 그릇이 커진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어디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몰라서 찾느라고 시간 낭비하고 없는 줄 알고 또 구입하는 일을 반복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운이란 요원한 것인지도 모른다. 운을 만드는 집은 생각만큼 그리 거창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해야 얻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열심히 살아간다고 생각하는데도 왠지 계속 침체된 기분이 든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도 좋겠다. 예전에 미처 몰랐던, 내가 숨쉬며 살아가는 공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꿈을 꾸는 이상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한 차원 높은 교감을 나누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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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
안성진 지음 / 가나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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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된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일상의 생활이 모두 글로 변할 것이고 여행을 해도 그 순간순간의 모습이 책속의 배경이 될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되는 상상 한번 쯤 해 봤을 것이다. 옛날처럼 등단을 해야만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어야겠지. 3년 전 하우석의 <내 인생 5년 후 >라는 책을 읽고 마음이 동해서 5년 동안의 기간을 정하고 버킷리스트의 목록을 작성한 적이 있다. 그 목록의 궁극적 목표는 내 이름으로 된 책 출간하기도 들어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블로그 활동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올리며 그걸로 나름 위안 삼으며 지내다가 안성진 작가의 <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를 만나게 되었다. 예스 이십사 블로그 활동을 하던 중 작가가 된 분이기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가라앉았던 마음이 다시 되살아났다. 내 안에 잠들었던 작가의 재능을 다시 깨울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무척 고조되면서 읽어나갔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으로 많은 책을 접했었다. 3년 간 1만 권의 책을 읽고 작가가 되었다는 김병완 작가 등 여러 책을 읽고 나면 열정이 마구 솟아올랐다. , 나도 될 수 있겠구나 싶다가도 내가 어떻게? 로 바뀌기도 하고 차츰 마음이 식어가기도 했다. 이전에 읽은 책이 글쓰기, 즉 당신도 글을 써서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종류의 책이었다면, 이 책은 글쓰기는 물론 책 쓰기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아무리 천 권을 읽는 독자라도 한 권의 책을 쓴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본격적인 책 쓰기 코너는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원고 투고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알려준다. 마치 내 책을 내기 위해 이 과정을 밟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오랜만에 마음이 뜨거워져서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이었다


 작가를 꿈꾼다면 글쓰기를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져 가는 무엇 때문일까. 우선 절실하지 않아서라고 하겠다. 또 하나는 스스로 의심을 하고 한계를 그으며 포기하는 것이다. 작가가 되려면 내가 과연 작가가 될 수 있을까?란 마음의 장벽을 빨리 허물(p63)라고 한다. 일단 된다는 생각으로 일단은 무조건 쓰는 것이 정답임에는 틀림없다. 어느 책에서는 하루에 A4용지 4장씩 한 달 동안 계속 쓰면 책 한 권의 분량이 탄생한다고 했다. 여기서는 하루 한 두 장씩 써서 A4용지 100장이 모여 3개월이면 책 한 권이 된다니 기간과 분량을 정해놓고 쓰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다. , 이렇게 단순한 것을...

 

글쓰기는 최고의 자기계발이다.


 이 말에 대해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 일기나 감사 일기를 쓰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잘못한 일에 대해 반성한다. 반성하고 실천하는 삶으로 나아간다. 책읽기를 통해서도 마음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그리 강력하지는 않다. 결심을 하고도 금세 잊어버린다.

글쓰기로 인생을 바꾼 많은 사람들을 본다. 자신의 책을 내면 가족들의 대우도 달라진다는데. 글을 써서 밥을 먹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많이 했었다. 하루를 시작하며 잠들 때까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고 생각해보라. 그런데 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든 생각은 절실하지 않다는 이유 말고도 매일의 습관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된다. ‘모닝 페이지를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는 습관이야말로 탁월한 재능을 선사하는 강력한 도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물론 절실함이 책상 앞에 앉게 하는 힘이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다. 운전을 하면서 운전하는 법을 배운다. 글도 마친가지다. 직접 쓰면서 배우는 것이다. 딴 생각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쓰기부터 하자.(P32)


 과연 그렇구나.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일이다. 글을 쓰면서 글쓰기를 배워야지 다른 어떤 것에서 글쓰기를 배울 수 있겠는가. 수많은 글쓰기 관련 책을 읽어봤지만 글쓰기의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백지를 채우고 시간도 채워야 한단다. 완벽한 시간과 분위기를 기다려서 하려고 한다면 그 시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기계적으로 무조건 쓰라고 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글쓰기 예찬과 기쁨을 논하는 저자의 진중함이 느껴졌다. 누에고치에서 실이 나오듯이 글을 쓰고 싶다. 자연스럽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이겠지. 무엇을 쓸까, 어떻게 쓸까 고민하지 말고 쓰면서 생각하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서평을 쓰면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방대한 책을 읽고 인용할 내용이나 좋은 문장을 표시해 놓고도 막상 리뷰를 쓰려면 막힐 때가 있는데 그냥 쓰다 보니 생각이 떠오르는 거였다.


양질전환의 법칙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는 예술가들의 실험에서도 많은 연습을 한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은 입증되었다. 글쓰기 역시 이 법칙이 적용된다. 많이 쓰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문학의 역사에 이름을 날린 대문호들도 초고는 쓰레기였다고 한다. 5년은 쓰레기 글을 써 나간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양질전환의 법칙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여 성과를 이룬 사람들은 극히 적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어제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겠지. 글쓰기는 예술적인 유희가 아니고 직업이고 삶의 길이라던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스틸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아침 9시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펜과 공책을 들고 책상에 앉아서 몇 시간 동안 글감을 찾기 위해 일한다는. 절실함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양질전환의 법칙을 증명해 줄 것이다.


도저히 쓸 게 없어도


 무조건 써 나가는 것,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단다. 생각하고 나서 쓰기보다는 쓰면서 생각하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예전에 난 일기를 수년 동안 계속 썼었다. 하루치 일기를 몇 장 씩이나 쓴 적도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멈춘 지 오래되었다. 쓰다보면 쓸 말이 자꾸 실타래처럼 풀리던 신기한 기억이었다. 첫 책을 쓴 작가들의 이야기도 매우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기만 했던 이기적 삶에서 책을 씀으로써 이타적인 삶을 살게 된 <끝내는 엄마VS끝내주는 엄마>의 김영희 작가, 두려움을 버리고 주저하지 말라는 추교진 작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는 글로 쓴 경치라는 김흥중 작가, 책 쓰기는 머리와 손으로 하는 게 아니고 뜨거운 마음과 무거운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조형근 작가 등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글을 쓸 때 필요한 좋은 습관들도 좋았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아침을 활용하고 건강하게 사는 습관을 이야기한다. 글쓰기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전에 읽은 책에서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공부하지 마라던 얘기가 떠올랐다. 운동이야말로 건강은 물론 뇌를 활성화시켜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체력이 받쳐줘야 공부도 글쓰기도 지속할 수 있다는 말은 당연하다.


 저자는 이 책을 읽은 독자 중 한 분이라도 글을 쓰게 되거나 책을 쓰게 된다면 마치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이유 하나를 품은 것처럼 행복해 질 것 같다고 했다.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진다. 매일 아침 글을 쓰면 이미 작가라고 했다. 나도 이제부터 열정을 되살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작가의 재능을 깨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막연히 소망하다가 스러지는 촛불처럼 꺼진 꿈을 다시 키우고 싶다. 우선순위에 모닝 페이지를 쓰는 훈련을 올려놓아야겠다. 작심삼일로 멈추기도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곧추세워야겠다. 양질전환의 법칙을 확인하는 그날까지. 소중한 책 읽을 기회를 주신 안성진 작가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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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번 목표를 말하는 습관 - 말하는 순간, 현실이 된다
김효성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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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참 아쉽다.”

그때 그걸 배웠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말이야.”

그때는 왜 그곳에 못 갔을까?”(P41)


 위의 말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어른들의 이 대화를 들으면서 자신은 후회하는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배우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을 나눠 총 127가지의 목표 목록을 만들어 꿈을 성취한 미국인으로 <라이프>지에 올랐던 존 고다드는 열정의 화신으로 회자되고 있다.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도 할 걸, 할 걸 하다가 생을 마감하지 않는가 싶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으름과 안락함을 포기해야 하는 대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세상에는 성공한 소수와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20대의 하루하루를 돈 걱정으로 보내던 저자가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다가 성공학 책들을 읽기 시작하며 지난 5년간 자신이 직접 체험했던 목표 달성법을 정리한 책이다. ‘서른 살이 넘기 전에 결혼하기, 10년 넘게 피우던 담배 끊기, 1년에 5000만 원씩 2년 안에 사업 자금 1억 원 확보하기, 내 사업 시작하기, 작가로 데뷔하기등 목표 리스트를 모두 이뤘다고 한다. 아인슈타인, 스티브잡스 등 유명 인사들의 사례가 수두룩하다. 각 장마다 핵심이 되는 내용과 그림이 들어있어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이해도 쉽다.


이 책의 핵심은 이렇게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목표를) 정한다. (목표를) 적는다. (목표를) 말한다.

참으로 간단한 이 과정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내용을 보면, 1장 당신의 성공은 이미 정해진 것이다, 2장 목표 달성 불변의 법칙6, 3장 명사들의 5가지 성공 기법, 4장 그들의 성공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로 되어있다. 동기 부여를 주는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사람이 쓸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치열하게 살았던 삶과 강한 열정이 읽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갖게끔 한다. 여러 성공 사례를 보면 누구나 처음에는 평범하고 부족함이 있었다. 사람들은 성공인의 노력의 과정은 들여다보지 않고 겉에 드러난 결과만을 논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노력은 생략한 채 어서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조급증을 부르기 마련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일부터 하나씩 성취해 가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세계적인 동기부여가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다섯 가지 성공 법칙을 소개한다.


1. ‘나는 반드시 성공할 사람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2.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분야에서 성공이란 근거를 증명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3. 그 모든 것을 종이에 옮겨 적는다.

4. 먼저 해야 할 순위를 정한 뒤 노력을 바탕으로 실천한다.

5. 매일 계획한 리스트대로 실천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사실 성공하기 위한 방법이 복잡하고 어려운 건 아니다. 꼭 필요한 것은 절실한 마음과 실천력일 것이다. 또 대다수의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을 믿지 못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 한계를 긋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종이에 적는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그 목표를 현실화 할 수 있다. (P48)-앤서니 라빈스-


 성공학 분야의 대가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당장 목표를 종이에 적으십시오!”(P59)라는 것이다. 일본의 요네야마 기미히로 박사는 뇌는 종이에 쓴 정보는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그래서 잊으면 안 되는 기억으로 확실히 저장한다.’(P94) 고 설명했고 종이에 목표를 적는 단순한 행동이 뇌를 활성화시켜 장기 기억으로 이어지고,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또 잠들었다고 해서 뇌가 멈추는 것도 아니며 중요하다고 인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번 성공을 맛본 뇌는 그러한 경험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경험할 것을 명령한다고 한다. 그 성공 경험이 쌓여 사고방식의 시스템이 점차 성장형으로 변한다. 뇌에 베타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의욕이 충만하게 만든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뇌 의학 전문가인 하야시 나리유키 박사의 조언이다.

뇌를 바르게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또는 오늘은 무엇을 할지 목표를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 (...) 처음부터 무리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확실하게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워서 달성함으로써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못하겠다고 생각하면 뇌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은 목표를 달성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P96)


 간단히 요약하면 사소한 목표에 성공하면 자신감이 커지고 지속적인 성공을 맛보고 싶어하며 베타엔도르핀이 분비하면서 뇌가 성장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시각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음속으로 머릿속에 생각하는 목표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뇌가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도 못하고 의욕도 잃기 마련이다.


 명사들의 성공 기법으로 보물지도, ABCDE, 마인드맵, 스토리보드, 2×법칙 성공 기법을 알려주는데, 공통점은 목표를 항상 주시할 수 있는 시각화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가장 우선순위의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 비교해 보고 각자의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그 중에서 나는 스토리보드를 이용한 방법을 활용해 보고 싶다. 이 기법의 원조는 월트 디즈니라고 한다. 여기서는 김효성식 스토리보드 기법을 소개하는데, 최우선 목표를 목표 사진과 함께 벽에 붙이고 포스트잇에 실행 리스트를 적어서 우선순위의 번호를 매겨서 활용한다.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등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 한다. 성공한 대가들의 공통점은 메모의 달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적어 놓고 계속 바라보는 것은 행동을 부르는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가 자포자기 하는 것 보다는 작은 성공을 여러 번 하라는 말이 있다. 타인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한숨 쉬지 말고 어제의 나 보다 성장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공부든 자격증 시험이든 다이어트를 위한 목표든 어디에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단지 성공하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보다는 하루 한 번 목표를 말함으로써 강한 긍정으로 최면을 거는 일이다. 뭔가를 해보려고 목표를 세웠다가 매번 작심삼일로 중단했던 적이 있는가. 이런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강한 동기부여와 함께 의욕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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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한재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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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화된 교육 과정의 공부를 마쳤다 해도 우리는 평생교육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공부, 직장에서 승진을 위한 공부 등 도서관에 가면 여러 분야의 공부를 하는 예비 수험생들로 넘친다. 그러다보니 공부법에 관한 책도 계속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공부하여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일 것이다.


 이 책 또한 저자가 오랫동안 왜 어떤 사람은 공부를 더 잘 하는가를 궁금하게 생각했고, 인문고전, 심리학, 경영학, 뇌과학 분야를 탐구하고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더하여 혼자 하는 공부에 답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으며 그 과정의 결과물이다. 내용의 구성은 1장 자기관리, 2장 학습원리, 3장 공부원칙, 4장 생활관리, 5장 멘탈관리로 되어있다.


왜 어떤 사람들은 공부를 더 잘할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들, 그리고 자신의 실패 경험에서 찾았다고 한다. 공부법에 관한 책인데,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삽화도 들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지인들의 사례, 연구 결과,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례를 보여준다. 흔히 공부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잘한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머리, 재능에 대한 연구 사례가 있다. 1990년대 앤더스 에릭슨이 이끄는 연구진은 베를린 예술 종합 대학에서 무엇보다 재능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진 음악을 선택했고, 최우수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오로지 연습의 결과라는 것을 밝혀냈다. 결론은 타고난 머리가 아니라 연습, 공부의 결과라는 것이다. 혼자 공부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한 희소식이 있을까.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다자기신뢰를 하고 시작하면 된다.


 2장의 학습원리는 뇌과학의 원리로 설명하는데 다른 책에서 접했던 내용이 들어 있어서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더 새로운 것을 알게 되어 신기했다. 공부의 간단한 정의는 외부의 자극을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억은 우리 뇌 속에서 공간을 차지하는 물체라고 하며, 모양은 나뭇가지와 닮았으며 신경 세포인 뉴런Neuron'에서 일어난다. 뇌에 어떤 자극이 가해지면 뉴런의 모양이 변한다. 기억이 생기면 뉴런의 모양이 변하는데, 나무처럼 가지의 끝이 길어지거나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뉴런과 뉴런의 연결 부분은 시냅스라고 하며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뉴런을 감싸고 있는 절연 물질인 미엘린이 두꺼워진다. 암산 영어 독해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탁월함을 만드는 것은 뉴런과 미엘린이다. 또 하나는 미엘린은 정확한 신호가 반복될 때 두꺼워지므로 두루뭉술하게 공부를 하면 아무리 오랜 시간을 앉아 있어도 미엘린이 두꺼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나의 예를 들자면, 일본어 청해 문제를 휴대폰에 저장하여 듣고 있는데, 귀에 안 들리는 단어를 정확히 알고 들어야 하는데 귀찮은 마음에 그냥 반복할 때가 있다. 이렇게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로 듣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집중하고 자기가 모르는 부분을 골라내어 반복하는 공부가 뇌의 매뉴얼을 따르는 공부라는 것이다.


 3장의 공부 원칙에서 놀라웠던 것은 운동하지 않았다면 책을 펴지 마라는 부분이다. 사실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한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 8년 전 독학으로 공인중개사 시험공부를 하던 기억이 난다. 공부도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며 같이 운동하자던 친구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더 많이 공부할 욕심에 하루 열 시간씩 앉아서 공부했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힘든 것은 말도 못하게 끔찍하다. 체력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뇌를 공부하기에 좋은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 이란다! 운동을 하면 뇌의 시냅스에서 신경 전달 물질의 양이 늘어난다는 거다. 이걸 옛날에 미리 알았더라면... 이렇게 몰랐거나, 잘 못 알고 있는 정보가 수두룩하다.


 잠에 대한 것도 나의 관심사다. 적어도 나는 일곱 시간을 자야만 피곤이 확 풀리고 산뜻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늘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더 효율적인 수면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만난 이 문장, , 어떻게 이런 생각은 못했지 무릎을 치게 된다.


잠을 줄일 생각을 하지 말고, 더 많이 깨어 있을 생각을 해라.”(P266)

뇌는 'No'라는 부정어는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잠을 줄여야지하고 고민한다 해도 뇌는 만 인식하니 잠은 쏟아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너무 조바심 내지 발고 유연하게 대처해야겠다.


 ‘루틴Routine'이란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순서와 방법을 말하는데, 알게 모르게 우리가 습관처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흔히 초등학교 때 만든 방학 생활 계획표나 식단표를 떠올리면 된다. 최고의 운동선수들은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루틴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 실천하며 개선할 때 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것임에 틀림없다.


 오래전 변호사로 성공한 장승수씨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라는 책으로 꽤 화제가 되었었다. 예전에 선생님들도 그랬지만, 실제로도 뜨거운 여름날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는 것보다 공부가 훨씬 쉽다. 공부는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에서 증명되었다. ‘이 곧 이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믿고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 된다. 천재들은 혼자 하는 연습의 천재라고 한다. 학생은 물론 혼자 공부하는 직장인, 앞으로 공부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Tip과 커다란 응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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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로 먹고살기 - 국제회의 통번역사로 활약하는 국내파의 경험과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박지영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한 사람의 뛰어난 외국어 능력은 삶에 있어서 많은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다양한 외국인 친구와 교제가 가능한 것은 물론 어디든 여행이 자유롭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외국어 능력으로 평생을 할 수 있는 업()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박지영은 영어를 무기로 국제회의 통번역사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순수 국내파 통역사이다. 통역사는 직업을 떠올리게 되는 상황은 그동안 있어왔던 굵직굵직한 ASEM 정상회담이나 국제회의 등 각국의 정상들이 초대되어 개최되는 장면을 방송으로 보았던 적이 있다.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어떤 일이든지 자신의 일이 되기까지는 어떤 계기가 필연적으로 있는 것 같다.


 저자는 근로복지공단이라는 안정된 직장에 근무하던 경력이 있었다. 사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시대엔 치열한 경쟁을 제치고 공기업에 취업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좋아 했으며 대학원 시절 각종 영화제의 영어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그녀의 직장은 그 좋아하는 영어를 별로 사용하는 환경이 아니었다. 한번은 동남아권 국가에서 한국의 산재 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오는 방문단의 통역을 위한 사람을 공모하는데, 응모는 하였으나 소속팀 상사의 허락이 없는 바람에 좌절하게 된다. 그리고 가슴에 품고 있던, 영화제에서 만난 롤모델 이었던 통역사를 떠올리고 그 꿈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어 사직을 결심한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선은 부모와 가족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도 될 것이고. 소속된 안정감의 울타리를 나온다는 것 자체가 가벼운 일은 아니다. 쉽지 않은 결단을 하고 마음이 시키는 소리에 따르기로 한다. 그녀는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하며 꿈을 가시화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이 책의 구성은 통역사라는 직업의 세계, 통역사가 되기 위한 준비 이를테면, 글로벌 에티켓이라든가 교육기관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준비 방법들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통번역대학원의 피 말리는 수업과정과 각종 통역 스터디 등을 리얼하게 알려준다. 혹독하게 훈련하고 공부하는 과정을 보니 어떤 공부라도 이렇게 하면 안 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통역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흔히 통역의 꽃으로 부르는 동시통역(simultaneous interpretation)이 있고, 이외에도 순차 통역(consecutive interpretation), 위스퍼링 통역(whispering interpretation), 릴레이 통역(relay interpretation), 원격통역(tele- interpretation)d이 있다고 한다. 통역에도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다니 놀랍다. 인생은 연습이 없다는 말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통역의 현장을 보니, 이 분야처럼 그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또 있을까 싶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부름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니, 완벽한 준비정신과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특히 목소리 관리는 물론이고 비롯한 건강관리는 기본이다.


 내로라하는 국제 귀빈들을 바로 곁에서 수행하는 통역사들의 존재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매우 특별해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귀빈들이니 그들보다 더 존재감이 돋보여서는 안 된다고 하니 참 쉽고도 어려운 일 같다. 하나의 사례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역이었던 외교통상부 외무관은 뛰어난 미모의 통역관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는 상황에 외국 정상의 시선이 자꾸만 여성 통역사 쪽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청와대 사진기자단의 불만을 샀다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통역현장에서 통역사의 역할은 크지만, 그 존재감은 있는 듯 없는 듯한 통역이야말로 최상의 통역이라니 이처럼 아이러니한 말이 또 있을까.


 또한 통역사의 기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이니까 대통령이든 누구든 회담자리에서 말실수가 있을 수 있다. 방문하는 정상들의 기사 자료나 몇 년 전의 자료까지 철저하게 파악하는 준비작업이 없다면 말실수 부분까지도 그대로 통역하게 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긴장감 도는 현장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눈치와 센스는 기본이고, 순발력 또한 요구되는 직업임을 알 수 있다. 일의 특성상 보통의 직장에서 맛 볼 수 없는 긴장감, 짜릿함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월급에 위안을 삼고 살아간다. 한때는 꿈도 있었고 목표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진다. 자신의 안에서 부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영어가 됐든 그 무엇이건 간에 자신이 좋아했고 그것을 무기로 해서 평생을 즐기며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으며 행복한 인생일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통역사라는 직업의 세계를 자세히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외국어의 능력은 단기간에 연마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뒤늦게 시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 같다. 언어의 영역은 다른 분야보다 빨리 시작해야 원하는 시기에 성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 대학생들 아직 사회 초년생이면서 외국어 배우기를 좋아한다면, 그 능력을 자신의 일로 삼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특정 언어를 사용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 중 이런 직업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과 직업에는 명암(明暗)이 있다고 하듯이 통역사의 일도 분명히 그렇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준다. 화려한 것 같으면서도 돌출되지 않게 그림자처럼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긴장감, 안도감 등 여러 감정을 느끼며 재미있게 읽었다. 현직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고 있어서 더욱 실감나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우뚝 서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원래부터 그랬을 것이라 짐작한다. 저 사람은 말을 잘 하니까, 태어난 배경이 좋으니까 저렇게 할 수 있는 거지, 내가 감히 어떻게, 라며 고개를 젓기도 한다. 한 가지 독자들에게 응원이 되는 팁이 있다면. 저자 또한 학창 시절 남의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고 발표를 시킬까봐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한다. 그러면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는 말을 한다. 후천적인 부단한 노력이 더 큰 부분임을 알 수 있다. 학창시절 흔한 어학연수나, 유학경험이 없는 저자가 이렇게 해냈다면, 뜻을 품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준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뿌듯한 만족감과 기쁨이 행간에 가득하다. 통역사라는 직업의 세계를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것도 유용하지만점점 옅어지는 자신의 열정을 되살리는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A genius cannot win over one who tries, and one who tries cannot win the one who enjoys)-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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