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우리는 러스킨이 펼치는 주장의 역사적 출처는 괘념치 않고 주장 자체에 대해서만 논의할 생각인데, 그 주장을 데카르트의 이런 말로 상당히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겠다. "모든 좋은 책의 독서는 책의저자인 지난 세기 최고의 교양인들과 나누는 대화나마찬가지다." 러스킨은 프랑스 철학자의 조금은 무뚝뚝한 이 생각을 어쩌면 알지 못했을 테지만 그의 강연 곳곳에서 이 생각을 만날 수 있다. - P49
우리 눈에 그 풍경들이 나머지 세상과 다르고 더 아름다워 보이는 건 그 풍경들이 예술가의 재능에 안겨준 인상을 손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처럼 저희 안에품고 있기 때문이다. - P59
그럼에도 몇몇 경우, 말하자면 우울증 같은 몇몇병적인 경우에는 독서가 일종의 치료법이 될 수 있고, 거듭되는 독려를 통해 게으른 정신을 정신의 삶속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이는 임무를 질 수 있다. 그럴 때 책은 정신과 의사가 일부 신경쇠약 환자에게하는 역할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 P61
따라서 필요한 것은 개입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와우리 내면 깊숙이 작용하는 개입, 다른 정신으로부터 오지만 고독 속에서 맞이하는 충동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바로 이것이 독서의 정의이고, 오직 독서에만 적용되는 개념이다. 그러니까 그런정신에 이로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수행
이 독서다. 기하학자들의 표현대로 "증명 끝"이다. 그러나 이때도 독서는 결코 우리의 사적인 활동을 대체하지 못하고 독려의 방식으로만 작용한다. 독서는우리가 조금 전에 암시한 신경 질환들의 경우에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멀쩡한 위를, 다리를, 뇌를 쓸 의지를 복원해줄 뿐이듯이 우리에게 사용법을 일러줄뿐이다.
독서가 마법의 열쇠로 우리가 들어갈 수 없었던 우리 내면의 문을 열어주는 독려자로 남는다면 우리삶에서 그것이 수행하는 역할은 건강하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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