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멈추는 날 - 지구를 위협하는 재해와 대처 요령
마리안 부알레브 글, 박은영 옮김, 뱅자맹 바슐리에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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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멈추는

Cataclysmes & Catastrophe

마리안 부알레브Marianne Boilève의 <Cataclysmes & Catastrophe> (2010)의 한국어판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2008))과 동일 제목을 달고 출간되었다. SF광팬으로서 그 영화를 심각하게 보았던 지라, 같은 제목이 주는 이미지의 중첩에 책 표지 사진만으로 책을 읽기 전부터 다소 긴장이 되었다. 부제 역시 "지구를 위협하는 재해와 대처방법"이여서 7세 아이에게는 다소 무거운 주제가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최근 반년 이상 비슷한 주제의 환경관련 동화 및 지식전달 책들을 꾸준히 접해온 아이는 의외로 아주 편안하게 책장을 넘기며 <지구가 멈추는 날>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7세가 읽기에는 어휘나, 정보의 수준이 높은 편인데도 아이는 별다른 질문도 하지 않고 오래 집중하고 자주 이 책을 찾았다. 아마도 한 서너달 전에 읽었던 '내인생의 책' 출판사에서 펴낸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시리즈 중 <자연재해>를 엄마와 꼼꼼히 읽었던 선행 독서력이 바탕이 되어서인가보다.

역시나.....진지한 성향의 아이는 알아서 자기방 책장에서 안토니 메이슨이 쓴 <자연재해>를 뽑아오더니, "엄마, 이 책이랑 느낌이 비슷하다."라고 엄마에게 비교설명을 해준다. 팔불출 엄마, 마음은 흐뭇으로 가득 차올랐지만 짐직 시큰둥한 체하면서 "그래? 두 권을 같이 보니까 뭐가 좋은데?" 하고 물어본다. 아이의 여러 대답 중 의외로 엉뚱하게 들렸던 대답은 "그림을 많이 보니까 더 좋아." 그렇다. 내인생의 책의 <자연재해>도 그러하지만 꿈꾸는 사람들에서 펴낸 <지구가 멈추는 날>에는 유난히도 다양한 형식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실사 사진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시각적 자극만으로도 책읽는 효과가 이미 배가될 정도이다.

예를 들어, 단순한 몇개의 선이지만 토네이도의 위력을 담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토네이도를, 태풍의 눈을 찍은 큼직한 위성사진으로 태풍을 소개하기에 아이의 머리 속에 쏙쏙 정보 입력이 되나보다. 작년까지도 토네이도와 태풍을 구별 못하던 녀석이 엄마에게 설명을 시도하니 말이다.

뱅자맹 바슐리에의 다양한 삽화가 본문의 설명력을 보완해주는데, 아이는 루크북스 <박학다식>이나 magic school bus시리즈에서 이미 익숙한 분위기의 그림이어서 그랬는지 유난히 지구의 내부 단면을 그린 그림을 자주 보았다.

개인적으로 <지구가 멈추는 날>은 그 동안 아이와 읽었던 여러 환경 관련 서적과 연결점이 많아서 특히나 유익했다. 예를 들어, 가뭄의 무서움을 소개하고 경고하는 페이지에서는 도서출판 노란돼지의 <맑은 하늘, 이젠 그만>을 다시 떠올렸고, 공해로 더러워진 공기가 실사 사진으로 소개된 페이지에서는 쓰레기로 가득차 황량한 황토빛의 지구가 등장하는 <Wall E>나 <노아박사의 우주선>을 다시 찾아 읽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지구가 멈추는 날>은 단순히 재해만 소개하거나 환경재앙으로 인한 지구멸망을 예견하는 무서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다. 제목이 다소 압도적일만큼 충격적이어서 그렇지 사실상 작가 마리안 브알레느가 꼬마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지구멸망을 준비하라. 지구멸망은 필연이다"식의 과잉경고가 아니라, 자연재해가 사실은 사람이 낳은 인재와 얽혀있음에 대해 자각시키고 아이들 스스로가 그런 환경 재앙을 예방하고 혹은 대처하는 방법들을 차곡차곡 익혀두게 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끓는 물과 얼음과 유리병만으로 구름을 만들어 보는 실험은 구름, 태풍, 토네이도 등으로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앎"에서 그치지 않고, "앎과 각성에 기반한 활동"을 촉구하고 있는데. 유조선 사고 등으로 인한 바다의 기름띠가 왜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협인지를 설명한 후에는 실제 기름띠를 뒤집어쓴 새를 보았을 때 구조해주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가 환경 재앙에 대해 오해하는 몇 가지 부분이 있다.

1. "재앙은 그들에게는 가깝지만, 나와 우리에게는 쉽게 오지 않으리"라는 안이한 생각.

→먼 예를 들 필요도 없다. 해마다 경기도 포천에서 물난리가 나서 장마철이면 연일 뉴스에 떠내려가는 살림과 망연자실한 난민의 모습이 방영될 때, 소위 부유촌 강남 서초동에서는 설마 저런 물난리가 없겠지 했을 터이다. 아이티의 강진으로 죽어 널부러져 있는 아이티사람들의 영상을 보면서,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로 생각한다. 미국같은 강대국이나 선진국에서는 저보다는 나은 재앙대응력으로 저보다는 훨씬 피해규모를 줄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이한 생각.

2. 자연재해는 인간의 통제밖에 있는 하늘의 문제이지 인간개입의 문제가 아니라는 책임회피.

→ 가뭄, 사막화, 물부족현상, 대기 오염, 적조현상....모두 인간 통제의 범위를 넘어선 자연의 문제로 규정하는 순간, 인간이 마땅이 져야할 책임의 부분은 덮어진다. 지구에 생태발자국을 정작 가장 크게 남긴 인간 종이, "자연재해"라는 편리한 용어를 써서 책임을 회피하고 '하늘의 뜻'을 운운한다.

그러면 묻고 싶다.

쉬쉬하고 있는 일본 방사능원전 사고 이후의 지구 생태계의 문제. 인재인가 쓰나미로 인한 자연재해인가? 7세 아이는 방사능 공포가 하도 심해서 방사능 심볼이 표시되어 있는 이비인후과에서 촬영을 거부했을 정도였다. 어리디 어린 아이 조차도 원전 사태가 인간종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구위 모든 생물종에 서서히 피해를 끼쳐 결국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의 날을 불러올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한다다. <지구가 멈추는 날>은 소위 '자연재해'라고 통칭되는 여러 지구신음의 소리들을 하나로 모아 큰 울림으로 독자에게 들려준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고, 아이 역시 자연을 사랑하고 공존의 삶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 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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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의 탄생 : 만5세 - 창의력을 키우는 미국식 유아 학습지 영재의 탄생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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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사의 <영재의 탄생>, 제목과 표지의 광고문구를 기막히게 달았다. 여러 상을 받고 전세계 350만부가 팔린 유아 학습지로서 창의성을 길러 "영재"를 만들어준다니, 대한민국의 "조기영재교육"열풍에 그다지 동요하지 않던 나조차도 살짝 구미가 당겼다. 만 3세, 4세, 5세용으로 연령별 분화되어 출간된 <영재의 탄생> 시리즈는 더 월드 알마낙 (The World AlMANAC)의 아이들 버전이다. 특히 이번에 삼성출판사가 한국판으로 출판하면서 원서 내용을 한국 교육과정에 맞게 수정, 보완하였으니 영문판과 한글판이 1:1 대응되는 구성은 아니다.



만 5세, 즉 한국 나이로 7세 아이들을 위해 구성된 <영재의 탄생>은 창의, 바다, IQ, 공룡, 탈것, 언어, 수학, 과학, 사회성의 9 영역에 200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더하기, 정답과 "잘했어요 상장"페이지까지 총 231페이지에 이르지만 재생지 느낌의 거칠고 가벼운 종이를 써서 큰 판형이지만 가볍다. 활자크기와 활자체가 시각적으로도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고, 색구성과 편집도 과감하고도 다양한 느낌이라 200문제를 풀어도 지루할 새가 없겠다.

 

 

 

 


30도에 이르는 더운 한낮 날씨에도 뜨거운 핫초코를 마시며 아이는 뜨거운 <영재의 탄생> 몰입을 보여주었다. 만 5세 아이에게 만 5세용 <영재의 탄생>은 정답을 들춰보고 싶은 안달이 생기지 않을만큼 적당히 쉬우면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문제들로 가득한가보다. 핫초콜렛이 식어갈만큼 거의 100여분을 꼼짝도 안하고 <영재의 탄생> 페이지를 넘기며 열중했으니 말이다.


책 펴들자 마자 당장에 "창의" "IQ" "언어"의 3영역을 앉은 자리에서 다 풀어버리니, 엄마로서 아이의 집중력이 경탄스럽기도 하면서 살짝 서운하기도 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오늘 하루에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페이지를 하도 쉭쉭 신나게 넘기면서 풀어가기에, 살짝 개입해서 페이지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엄마표 전략을 썼다. 예를 들어 본문의 일러스트레이션을에 한글이름 써보기 혹은 영어단어로 발음해보기 등. 9 가지 영역 중, 몇 가지 영역에서 해당 문제를 소개해본다면

1. 창의

 - "너무 쉽다"고 자신만만 쓱쓱 그리더니만 헬리콥터 프로펠러가 짧아서 몸체를 다 들어올릴 수 있을까 싶고, 점선 그대로 따라 그리기의 의자는 부실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아랑곳 않고 색연필을 꽉쥔 손을 분주히 움직이는 아이가 대견하다.

2. IQ
-한칸에 3m인 막대를 이용해 공룡 키재기 문제를 살짝 어려워해서, 엄마가 살짝 거들었다.

 

녀석, 마음이 어지간히 급했나보다. 한 90페이지를 풀고는 벌써 "참잘했어요" 상장에 이름을 떡하니 새겨놓았다. 귀엽다. <영재의 탄생>으로 영재로 거듭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이렇게 아이와 마주앉아 각자 책읽기와 문제 풀기에 몰입하는 즐거운 시간을 자주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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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올리비아 공주 꿈공작소 12
린다 그리바 글, 김현주 옮김, 셰일라 스탕가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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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순수성(Purity of blood) 신화에 집착했던(혹은 여전히 그러한) 한국인의 정서에서 입양은 부자연 스러운 가족관계라는 편견이 강했었지요. 하지만 이제 차츰,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도 점차 사라져 가고, 사회 유명인사들의 따뜻한 입양 스토리가 전해지면서 입양 역시 가족 형성의 한 형태로서 편견없이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져 갑니다. 사실 <입양아 올리비아 공주>는 입양에 대한 동화책일거라고 오해를 했답니다. 제목이 주는 선입견이 커서요. 하지만 아이와 몇 번을 다시 읽다 보니 이 동화는 굳이 '입양'이라고 이름표에 메여 읽을 책이라기 보다는, 올리비아라는 쾌활하고 자기 긍정의 에너지가 즐거운 전염력을 지닌 멋진 소녀의 이야기더군요. 아이 역시 <입양아 올리비아 공주>를 그런 시선에서 읽어내립니다.

 

까페에서 저녁 커피 마시는 엄마에게 손으로 한줄 한 줄 짚어가면서 큰 소리로 <올리비아 공주>를 읽어주던 아이는 "엄마, 올리비아가 귀여워."라고 하는 엉뚱한 말을 불쑥 던집니다. 엄마 생각도 바로 그렇습니다.

본문에는 단 한번도 "입양아"라는 naming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올리비아를 형성하는 수많은 정체성의 요소 중에 '입양'이라는 굴레로 올리비아를 단일의 틀에 가두는 폭력을 작가는 결코 휘두드지 않습니다. "입양아 올리비아"라고 자꾸 부르는 것은, 마치 "임대아파트 철이" "과학영재 민수" "ADHD 소영이" 식으로 한 아이의 다양성을 외면하고 하나의 이름으로 가둬버리는 것과 같으니까요.

 

이 동화를 올리비아라는 재기 발랄, 귀여운 꼬마 아가씨의 상상 세계를 중심으로 읽으면 '입양'이라는 단어에 집착할 때 보다 훨씬 더 큰 읽는 즐거움을 선사받을 것입니다. 올리비아가 어째서 그리 귀엽냐고요? 그림을 보세요. 기다란 연필같은 집에 가느다란 두 팔과 구두 신은 발 한쪽이 삐죽 삐져나와있습니다. 바로 올리비아가 궁리한 '친엄마가 자신과 살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랍니다.

 

친엄마의 집이 너무 좁아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 올리비아와 함꼐 살수 없었으리라고 상상하는 대목 너무 귀엽지 않나요?

 

상상과 연기가 취미인 올리비아네 냉장고를 보세요. 온통 그림과 낙서와 메모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잖아요. 호기심이 넘처나서 늘 물음표를 달고 사는 올리비아의 발랄통통 정신세계를 반영하고 있는 냉장고인지라 보고 피식 웃었습니다. 아이가 저더러 왜 웃냐고 자꾸 묻습니다. 한국 아이들네 냉장고에는 보통 학원 스케줄과 학교 주간 계획표, 숙제 등이 붙어 있으니 비교가 되었거든요.

 

올리비아가 자신의 탄생과 가족력을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대목도 참 귀엽습니다. "다리 밑에서 주워 오는 아이"라는 한국적 설명 틀에서는 황새가 아이를 물어 날라다 주는 그림이 이국적이지요? 동방박사 3인을 연상시키는 입양 상담사 선생님들, 사랑에 충만해서 아예 heart 옷을 입은 깃발을 들고 나타난 양부모지원자들, 올리비아 공주를 간절히 원하는 부모들이 줄에 줄을 이어 230명 행렬.

참으로 올리비아 공주의 상상의 세계가 달콤하고 사랑에 충만해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의 힘으로 올리비아는 긍정적인 자아 정체감에 세상에 대한 건강한 호기심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소위 생물학적 엄마인 친엄마와 사회적인 엄마(social mom)인 양엄마, 양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도 크게 키우고 있는 멋진 아이입니다. 올리비아는. 제비떼들이 날아오르고, 올리비아의 이야기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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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임신 - 엄마가 해줄 수 없는, 엄마보다 더 위대한 힘을 가진
tvN 기획 특집 <아빠의 임신> 제작팀 엮음 / 예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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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s Pregnancy

아빠의 임신

TVN 기획 특집

 

여권신장이니, 여성상위시대니 하여도 출산과 임신, 육아만큼 '여성의 영역'으로 성별화 된 부분이 있을까?"씨받이"라는 존재가 당연히 여겨졌던 조선시대나, 불임은 '여성의 문제'로 여겨서 아내측이 주로 호르몬제 치료를 받는 2012년 한국의 많은 사례는 그런 시각이 잔존하고 연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숱한 임신, 육아, 산후조리 책들이 출간되지만 대부분이 여성, 구체적으로는 가임기에 있거나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을 주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남성은 논의에서 제외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tvN이 기획특집으로 방영한 3부작 시리즈가 활자화된 <아빠의 임신>은 임신과 출산 영역에서 배제, 소외당해 있던 아빠의 자리를 주장하고, 아빠의 역할과 힘을 강조해준다.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성별화된 출산임신 서적의 출판 문화 속에서 하나의 획을 그은 혁신적 관점의 책이다. 그래서 <아빠의 임신>은 빛난다. 프롤로그에서 tvN제작팀은 '가시고기'와 '씨앗 태교(seed는 여기서 정자를 이야기한다)'를 언급하며 말한다. 애당초 엄마의 임신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다가 식상한 주제에 막막해하다가 아빠의 자리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이 책은 변화해가는 임신과 출산 환경에서 아빠의 자리 복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만을 담고 있지 않다. 예비아빠엄마는 물론 한국의 출산 문화와 육아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도 귀가 번쩍 뜨일 활용도 높은 고급 정보와 팁도 가득하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던 나도 조목조목 메모하고 고개 끄덕이며 읽었을 정도이다. 예를 들어 information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정보들로는 "슈퍼 베이비 프로젝트 남성 수칙 8계명" "퇴근후 1시간이면 충분한 연령별 뇌자극 놀이" "태아의 뇌 발달 단계"등 엄밀한 학술적 자료에 근거한 요긴한 정보들이 고마울 정도로 풍부하다.

책은 크게 3파트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는데, 3파트는 각각 '임신 전 10개월' '임신 중 10개월' '출산 후 10개월'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1부에서는 슈퍼 베이비 (Super Baby)”를 탄생시키기 위한 슈퍼 정자 프로젝트가 핵심 내용이다. 환경 오염, 화이트 칼러 사무실 증후군의 시대에 정자들은 이 시대 남성들이 막연히 추측하는 이상으로 훨씬 더 형편없이 오염되어 있다. tvN제작진은 유전의 중요성과 더불어 건강한 정자 만들기 위한 팁을 소개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통풍 의자 사용하기’ ‘비스페놀-A 로 코팅되어 있는 영수증 멀리하기등 의외로 간단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하다.

 

 

 

2부에서는 아이의 일생을 바꾸는 결정적 차, 즉 소위 타고나는 두뇌 발달에 아빠가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자각시키면서 아빠태교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엄마의 행복=태아의 행복이므로 슈퍼 베이비를 갈망하는 아빠라는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메세지가 여자 입장에서 반갑다. 납득할만 하기도 하고.

 

3부에서는 tvN제작진은 부성애 회복, 아빠의 육아참여를 유도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생후 36개월까지 아기는 뇌에 필요한 시냅스의 150~200%를 미리 생성해놓기 때문에 36개월까지가 결정적인데 이에 아빠만이 기여해 줄 수 있는 바가 크기에 아빠효과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부성애 형성에 부담을 느끼는 아빠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Friendy (Friend + Daddy)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아이와 마음을 다해 잘 놀아주면 된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예비아빠들이 궁금해 할 사항들을 조목조목 짚어서 소개해 주고 있다.

주위에 임신을 한 부부에게 태교 동화나 임산부 요가 책을 선물하는 경우는 많이 보았어도 아빠의 임신을 이야기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빠의 임신>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성애의 회복 뿐 아니라 남성이 배제, 소외 당한 임신 출산 육아 영역에서의 남성의 목소리를 회복시키고, 보다 아름다운 임신을 축원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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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
켄들 킹 & 앨리슨 매키 지음, 박주영.김지현 옮김 / 마이북스(문예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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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

The bilingual edge: why, when, and how to teach your child a second language (2007)

by Kendall King and Alison Mackey

2가지 언어에 능통하게 아이를 키워내고 싶지 않은 부모가 또 있을까? 특히나 "아이의 영어능력= 아이가 속한 가족의 계급= 미래 출세가능성"이라는 암묵적인 트라이앵글이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말이다.

<마이북스>에서 <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한 캔들 킹과 앨리슨 매키 박사의 공저의 원제는 사실 The Bilingual Edge이다. Edge라는 단어가 이 책의 주요주장과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쉽게 말하면, 이중언어, 혹은 다중언어 사용자 아이는 여러 장점(edge)을 지닌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두 가지 언어의 아이들은 창의성, 유연성, 언어적 처리 능력, 메타 언어 능력 등 인지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저자들은 선행 연구 결과에 의거 주장한다. 또한 이중언어 사용은 다언어주의 지향의 사회에서 통문화적 (cross-cultural) 이해력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어려운 학술논문의 결과를 들이대지 않아도, 한국 사회에서 자식 키우는 부모들은 다 안다. 지독하게도 온국민이 한국어라는 한 언어만 사용하는 이 나라에서 영어를 위시하여 외국어 능통한 아이들이 얼마나 잇점을 가지는지, 대학 들어갈 때 어떤 혜택을 가지는지.....

 

각각 언어학 박사, 박사 수료의 전문가이면서 실제 엄마로서 자신들의 아이에게 이중언어 교육을 시도해온 켄들 킹과 앨리슨 매키는 미국으로 유학온 한국 대학원생들을 통로로 하여, 한국에서의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고 있다. 이를 친절하게 The Bilingual Edge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언급해주고 있을 뿐더러, 책 본문에 소개된 숱한 사례에서 한국의 경우를 들고 있다 (예, p66, p87, p100한국이민자 사례, p110, p140, p202 한국인 연구자 이소영의 논문 등). 한국인 독자로서는 자주 등장하는 한국의 사례가 반갑기도 할 것이고, 얼마나 한국 부모들이 이중언어교육에 목을 매면 이토록 해외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 한국이 자주 언급될까 양가적인 감정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 책 한권이면 정말 아이를 이중언어에 능통한 지구촌세계시민으로 키워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할 한국인 독자를 위해 사견을 드러내자면, <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는 상당부분 학술적인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데다가 한국적 맥락에서는 다소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가 마치 제2의 모국어인양 많이 쓰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같은 경우에서는 2중언어는 물론이고 3개국 4개국 5개국어까지 구사하는 대학생들이 말 그대로 널려 있다. 실제 본인이 미국에서 약 300여명의 학생들에게 사용언어를 조사해보았을 때, 오로지 영어만 쓴다는 학생이 오히려 소수자에 해당할 정도로 다중언어 사용은 일상화되어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중언어라하면 대게 '한국어+영어'로 한정되 여겨질 뿐더러, 3개국 4개국어에 능통한 아이들은 가뭄에 콩나듯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혼성언어가정', '3가지 이상 언어 사용하는 가정,' '계승어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에 해당하는 한국 가정은 사실 많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또한 bilingual edge라는 제목 자체가 함축하듯이 다중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아이는 문화간 (intercultural understanding) 이해력이 증진되고 인지적 우위를 지녀 결국 "edge"를 지닌다는 전제를 두고 두 저자가 기대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투사라는 싸늘한 반응도 있다 (비판적 견지에서의 리뷰 http://languageonthemove.com/downloads/PDF/king_mackey%20preprint.pdf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의 유용성은 학술적 연구에 바탕해서 일반대중들이 이중언어 교육에 품고 있을 Q&A를 조목조목 친절히 짚어준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외국어 학습을 위한 질문들을 던지고, 학습을 위한 훌륭한 환경 조성을 조언해주고, 외국어 학습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제시하고 이를 타파하라고 권유한다.



또한 가정에서의 언어학습을 위해 실제 TV등의 오락기구를 학습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유아와 학령기 아이들에 따라 맞춤 처방내려주고 있다는 점도 학부모 독자들이 환영할 만하다. 한국인 독자들은 특히나 intonation에 과도히 의미 부여하고 집착하는 한국인의 편협성을 깨닫고, 외국어 억양을 화자의 정체성과 경험의 축적과 연결짓는 열린 태도를 배울 필요가 있겠다 (p101참조). 세계의 시민으로서의 아가에게, 단순히 자산으로서의 영어강요가 아니라, 말그대로 다언어주의 지향의 사회에서 세계인과의 소통가능성을 높히고 열린 마음에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토대인 다양한 언어노출의 기회를 진정 만들어주고 싶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을 때 <2가지 언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기>의 책이 의미있게 읽힐 것이다. 영어 고득점자 자녀를 키우기 위한 족집게 팁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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