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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이 암을 이긴다 - 이시형 박사
이시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3월
평점 :
꼽아보니, 이시형 박사의 책들을
많이 읽어왔다. 건강 서적을 유독 편식하는 독자로서 내가 부지런한 이유였나 했더니 아니다. 이시형 박사가 열정적으로 대중을 위한 저술활동에
몰입해온 덕을 본 뿐이다. <면역이 암을 이긴다>의 에필로그에서 그는 "인류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돕고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내 한 몸을 바치겠다(261)"는 인생의 원대한 목표를 "50세
전후"에 정하고 이후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휴일도 없이 강행군해왔다고 적고 있다. "언젠가 암 환자 주치의를 정신과 의사가 맡을 날이 올 것이다."(5)라는 팻
멕케그니(Pat McKegny) 교수의 말을 본문에서 거듭 인용하는 그는 정신과 의사로서 면역에 대한 일반의 이해가 낮은데 안타까워 직업적
소명의식을 발동했다. 그는 이 신간에서 건강을 위해 정기 검진을 자주 받으라거나 치료(treatment)에 집중하라는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대신 전인적(holistic) 차원의 치유(healing)를
강조한다. 섬진강에서 온 도라지 묶음 소포와 동봉된 편지(말기 폐암 40대 가정주부가 자진 퇴원후, 가족과 일상을 영위하면서 얼마나
건강해졌는지를 밝히는)를 언급하면서 이시형 박사는, 인간에게 내재된
복원력(resilience), 즉 자연치유력을 통해 개인이 달성하는 치유의 힘을 거듭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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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 신경 - 면역 (PNI,
psychoneuroimmunology)"의 중요성에 일찍 눈을 떠, 이를 대중에게 전도하는 이시형 박사는 단순히 의학의 용어로만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긴 인류진화사에서 인류가 생존을 위해 발달시켜온 기제로서 면역, 즉 방어체력을 독자에게 이해시켜준다. 또한
면역의 출발로 마음관리를 꼽으며, 스트레스 최소화하며 밝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다지라고 충고한다. 스트레스야말로 저산소, 저체온, 고혈당과 함께 암의 증식속도를 확 앞당기는 기폭제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암이라고 하면 항암치료를 먼저 떠올리고, 암치료 이후에도 약물 요법 등으로 재발 방지를 하려들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마음
관리이다. 이쯤에서 일부 독자는 살짝 삐딱한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빨리빨리"가 유행하는 사회병인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파김치, 어려운
말로 번아웃(burnout)을 피할 수 없는 데 어떻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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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력이다. 독성물질 가득한 한국의 대기, 오염된 땅과
믿을 수 없는 먹거리, 인구과밀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힘은 결국 내 안에서 나온다. 이시형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치료를 넘어 치유로 가는 길은 결국 개인의 몫이다 …(중략)…걷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의미한다. 뻔히 알면서도 편하기 때문에 차를 탄다. 편리한 생활로 자꾸만 게을러지고 그럴수록 자연치유력은 약해진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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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토캐미컬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고, 많이 걷고, 자연과
친해져라. '자연결핍장애nature deficiency disorder'라는 신종장애가 생겨날만큼 인간의 본연의 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져서
독성물질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다. 본연으로 돌아가라. 현실에서 어려운 주문이지만 적어도 의식하고 노력하자. 이것이 내가 <이시형 박사의
면역이 암을 이긴다>를 읽고 크게 깨달은 바이다. 고맙습니다. 이시형 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