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행복한 날 - 1950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7
마르크 시몽 그림, 루스 크라우스 글, 고진하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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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시몽 (Marc Simont 1915~2013). 1950년 <모두 행복한 날>로,  1957년에는 <나무는 좋다>로 칼데콧 어너상(Caldecott Honor)을 수상한 그림작가입니다.  잡지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아버지의 격려를 받아,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겼다합니다. 게다가 프랑스, 스페인 미국을 오가며 살았던 경험 덕분에 예리한 관찰력을 기를 수 있었대요. 거의 100여점에 이르는 그림책 삽화를 그리며 명성을 쌓게 해준 원천이 바로 그 아버지의 응원과 예리한 관찰력이었겠지요? <모두 행복한 날 (원제: The Happy Day)>는 미국 태생의 루스 크라우스 (1901~1993)가 쓴 글에 마르크 시몽이 그림을 입혀낸 그림책의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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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고전으로 칭송받는 작품 중 의외로 색감이 소박, 단순한 경우가 많던데 <모두 행복한 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흰 눈 쌓인 겨울 풍경을 검은 색 목탄으로만 그렸어요. 흑백그림인데 무거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부드러운 곡선의 풍경과 유선형으로 몸을 움츠리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 때문일 것입니다. 쿨쿨 잠을 자던 들쥐, 곰, 달팽이, 다람쥐와 마르모트는 아주 편안해 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모두 눈을 떴어요. 눈만 뜬 것이 아니라 코를 킁킁거리네요. 이 눈 덮인 풍경에서 냄새나는 생명체가 뭐가 있다고 모두 킁킁거리며 어디론가 달려갑니다. 신기하게도 모두 한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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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저 찬란한 노랑 생명 때문이었군요. 눈 덮힌 하얀 세상에서 노랗게 피어난 꽃 한 송이는 찬란합니다. 아름답습니다. 곰도, 쥐도, 달팽이도 노란 꽃을 빙 둘러싸고 탄성을 지릅니다. 웃습니다. 겨울을 지내고 나온 동물만큼이나 작은 노란 생명이 소중합니다. 생명은 이렇게 본능을 일깨우고, 삶의 지속이라는 미래에의 기대에 미소 짓게 하나 봅니다. 담백하지만 낙천적 메시지가 가득한 <모두 행복한 날>, 군더더기 없기 깔끔한 동시를 읽은 듯 상쾌함을 남겨줍니다. 봄을, 생명을 기다리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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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베트남 - 생생한 베트남 길거리 음식 문화 탐험기
그레이엄 홀리데이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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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베트남>, 2015년에 메모해가며 읽은 이후 15개월만에 다시 꺼내 읽었다. 첫 리딩에서 호기심 때문에 페이지를 빨리 넘기며 읽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여유있게. 두 번째 읽다보니 내용보다는 편집에 대한 아쉬움이 강하게 들었다. 원제가 , 즉 먹거리와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책인데 좀 비주얼 자료를 영리하게 배치했던들 독자들이 훨씬 즐거워졌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블로거이자 저자인 그레이엄 홀리데이 (Graham Holliday)가 운영하는 블로그"누들파이" http://www.noodlepie.com/에 놀러가보면, 책 제목에 나오는 베트남의 노상 포장마차 사진은 물론 한국의 뒷골목 맛집 등 다양한 사진 자료가 쏟아지는 데 말이다. 하노이와 사이공의 길거리 음식은 "갔노라, 먹어 보았노라"하지 않고 활자화된 상상력으로만은 음미하기 어려워서 하는 아쉬운 트집잡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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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엄 홀리데이 (Graham Holliday)은 운 좋은 작가이다. 애초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거나, 음식 전문 블로거를 꿈꾸지 않았다. 1995년 정리해고를 당한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새벽에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 일을 하다가 '대안'을 찾고자 일자리 클럽에 가입했다. 그 곳에서 추천한 직업은 영어 교사. 영국에서는 젊은 실업자일뿐이어도 90년대의 한국이나 베트남에서라면 말이 달라진다. 영어 사대주의에 걸려 '원어민 선생님' 구하기에 혈안이 된 이 나라들에가면 대접이 달라질 테니. 교사로서의 경험이 제로인데도 단지 "영어를 모국어 삼았다"는 이유만으로 두둑한 월급 봉투에 대접이 달라지는데 왜 마다하겠는가. 그가 처음에 찾는 나라는 "바람결에서 김치 냄새가 묻어나는 (44쪽),"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두 까만 머리를 한 (45쪽)" 한국이었다. 한국 익산에서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자칭 "영어를 뱉어내는 기계 (24쪽)"였기에 "이리 여자 중학교 영어부에 있는 세 명의 중년 (한국) 어머니들에게 부사 관련 질문, 시제 설명, 스펠링 체크를 제일 잘해줄 수 있는 최적의 자리에 설치 (24쪽)되는 영광 아닌 수모를 겪었다고 <맛있는 베트남> 초반에 기술한다. 그가 다음에 선택한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었다. 여기에서도 영어를 구사하는 푸른 눈의 외국인은 대접 받았다.

*

공식적 본업은 영어 교사였지만, 부업으로 베트남 길거리 음식, 아니 베트남 현지인이 즐기는 "진짜 음식"을 탐험하기로 작정한다.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베트남 길거리 음식, 'food safari'가 시작된 것이다. 비만 인구가 많은 영국인의 눈에 베트남 국민들은 "언제나 먹을 것을 준비했고, 뭔가를 요리했고, 요리 재료를 구입했고, 무엇을 요리할지 얘기했고, 직접 요리한 걸 먹었고, 다른 사람들이 요리한 걸 먹기도 했고, 자기들이 요리를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얘기 (133쪽)"하면서도 "국민들의 허리 라인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강한 인상을 받은, 베트남 국민의 "음식에 대한 전국가적인 집착 (133쪽)"에 자신도 빠져보기로 한다.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진짜 뒷골목의 진짜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달라고 한다. 때로는 오토바이를 타고 혼자 쏘다니며 그런 음식을 찾는다. 제목과 영문판 표지에 등장하는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도 그렇게해서 앉은 것이다. 롱다리의 덩치 좋은 서양인이, 몸집 작은 베트남 현지인들이 주로 앉는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현지인의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등받이 없는 낮고 작은 의자가 주는 물리적 불편감에 더해, '혼자 외국인'인 자신에게 꽂히는 시선의 부담감도 컸을 텐데 그는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찾는 "진짜 베트남"을 느끼는 중이기에.
*
예쁘게 장식되어 나오는 호텔 뷔페 음식이 아닌, 사람들의 일상식을 맛보고 그를 통해 그 문화를 엿보고 싶은 사람은 <맛있는 베트남>을 읽으며 그레이엄 홀리데이의 용기와 도전정신을 배워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맛있는 베트남>에 이어, 2017년에 출간하려는 책은 <EATING KOREA>라니 벌써 한국판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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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 - 엉뚱한 상상이 컴퓨터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바위를 뚫는 물방울 2
피오나 로빈슨 지음,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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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상상력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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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과학자 (poetical  scientist),' 어거스타 에이가 킹,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 (Augusta Ada King, Countess of Lovelace, 1815~1852)가 스스로 그렇게 부를만 했어요. 찰스 배비지와 함께 '초기 컴퓨터' 연구를 한 이 총명한 여인의 아버지가 바로 바이런이거든요. 대담하고 창의적이고 사회적 제약에서 자유로운 무모한 성격으로 유명한 그 영국 시인 말이에요. 반면, 놀랍게도 에이다의 엄마는 예의바르고 돈 많은 수학자였다합니다. 바이런은 아내를 '평행사변형 공주'라고 부를만큼 에이다 엄마아빠 사이의 기질 차이는 굉장했어요. 그 결과 에이다의 엄마가 에이다를 낳고 한 달만에 남편을 떠났고, 에이다는 평생 아빠를 상상 속에서만 만나볼 수 밖에 없었답니다. 아빠의 기질을 닮을까봐 노심초사한 에이다의 엄마는 남편의 초상화를 천으로 덮어 가리고, 에이다에게 수학 공부를 열심히 시켰어요. 물론 사교계로 내보내기 위해 필요한 음악이나 바느질, 프랑스어도 함께 가르쳤지요. 하지만 이처럼 빡빡한 일정 중에서도 에이다의 자유분방한 마음은 하늘을 날고 있었어요. 에이다는 증기로 하늘을 나는, 기계 말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에이다의 엄마는 딸의 상상력을 억누르기 위해 애썼지만 수학으로는 역부족이었어요. 에이다는 "수학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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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엄마의 소원대로 예쁜 드레스를 입고 사교계에 입성하여 귀족 남자와 결혼해서 백작 부인이 되었지만, 아이 셋을 낳았지만 에이다의 과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은 멈추지 않았어요. 아니, 찰스 배비지라는 발명가의 '차분 기관'을 보고 더 호기심이 커졌지요. 에이다는 약한 몸, 세 명의 아이 엄마라는 제약에도 불구, 찰스 배비지와 꾸준히 편지를 주고 받으며 '해석 기관'을 만드는 데 기여해요. 일종의 초기 컴퓨터 프로그램이지요.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비록 실현되지는 못한 아이디어였지만, 분명 컴퓨터 프로그램의 시조였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에이다를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부르지요. 비록 이 총명한 여인은 서른 여섯살에 생을 마감했지만 엉뚱한 상상과 도전정신, 그리고 꾸준함이라는 삼박자가 얼마나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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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는 참으로 대단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아이가 <에이다>에 대한 감상평을 '짧고 굵게' 써 놓았네요.


주목받으며 위인전에 자주 오르내리는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그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준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에는 <에이다 : 엉뚱한 상상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외에도 <말랄라: 여자아이도 학교에 갈 권리가 있어요!>의 이야기도 다루었어요. 앞으로는 <루이스 부르주아: 거미 엄마, 마망을 추억하다 >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여성도 소개한다니 우리 주목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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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2
김수정 지음, 김태란 그림 / 책고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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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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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라는 제목만으로 상상한 내용은, 일과 육아가 너무 바쁜 엄마가 그만 실수로 옷 입는 순서를 깜박했다든지, 천진한 아이 눈에는 슈퍼우먼 엄마가 슈퍼맨 의상 같은 팬티를 입은 초능력자로 보인다는 컨셉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바지 위에 팬티를 입는' 엄마가 등장하네요. 쉽게 말하면 엄마의 작업복이에요. 추정하건대 엄마는 직업 요가 강사일 거예요. 일상에서도 평상복으로 요가 연습복을 입는 것이지요. 남들의 시선이 머물지만 개의치 않아요. 당당하게 요가 팬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지요. 
김태란 일러스트레이터님, 그런데 질문이 있어요. 왜 이 엄마는 늘 쇼핑백을 서너개씩 들고 다니지요. 마음의 평정과 비움을 핵심으로 하는 요가 수련자로서는 백화점 쇼핑백 주렁주렁은 어울리지 않는데, 무려 두 페이지에서 주인공 엄마는 쇼핑백 주렁주렁의 모습으로 등장하네요. 독자로서 참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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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팬티를 입고 다니는 엄마가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동화책 좀 끝까지 읽어주시면 좋으련만, 몸을 둥글려 코브라 자세, 활 모양 만드시느라 아이에게 소홀하시죠. 친구들이 "너희 엄마 옷 입는 순서도 모르시는 거 아냐?"하며 놀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체육대회 날에는 그 누구보다 빨리 앞 구르기를 하고 한 발로 오래 버티고 서 계실 수 있어요. 모양자보다 더 정확하게 삼각형과 사각형을 만들고, 대각선까지 척척! 게다가 "아침이면 태양이랑 인사"하고 "밤이 되면 달에게 인사"하는 낭만적인 엄마라니!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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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바지 위 팬티" 입은 엄마가 부끄러웠던 아이도 점점 엄마의 그런 당당하고 독특한 세계가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자연스럽게 엄마의 세계에 동화되어가네요. 엄마와 똑같은 차림의 아이 모습에 독자는 미소 짓게 되네요. 그게 바로 엄마와 아이간, 끈끈한 사랑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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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었어요> 간지를 다양한 요가 동작이 가득 채웠어요. 그 중엔 맘 먹으면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동작도 있고, 요가 고수들만 시도할 수 있을 고난도 동작도 있네요. 몸으로 따라하는 대신 손가락으로 따라 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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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인형의 바다
우덕현 지음, 조여영 그림 / 다할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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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인형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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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소재가 다양하다지만, 아쿠아리움이 주요 배경이 되고 아쿠아리스트가 주인공인 그림책은 처음 만나보았습니다. 바다 생물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탐색하는 진지한 주제를 이처럼 몽환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으로도 처음이었어요. <소금 인형의 바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중편 동화에 가까운 분량입니다. 첫 장에 등장하는 존재는 1만 8천여년 전에 사람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온 소금인형입니다. 전신이 매끈하니 아름다운데, 발만 낙타 등처럼 두툼하다는 소금인형은 인어를 연상시킵니다. 이 소금인형은 바다를 사랑하고 바다 생물들과 소통하는 법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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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소금인형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20여 년을 천직인 아쿠아리스트로 일해온 중년의 남성, 제준이었어요. 제준은 수족관 안의 백상아리가 입을 벌리고 다가와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수족관 속 물고기들에게 수십 년  지기인 양 편안하게 말을 건네는 소금인형이 신기하기만 했지요. 그래서 아쿠아리움 내 비어있던 양호실에서 하룻 밤 머물게 해주고 이후에는 조수로 소금인형을 추천했어요. 소금인형의 독특한 능력을 알아본 관리인은 그녀를 아쿠아리움의 총연출자로 임명했어요. 제준은 디스플레이와 수종 유지를 주 업무로 삼는 총감독으로 승급해주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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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유지되고, 일정 시각 먹이가 나오는 수족관 안의 삶은 물고기들에게 안정감을 주었어요. 게다가 관람객들은 물고기를 좋아하는 듯했고요. 하지만 지구의 환경위기를 진단, 해결하고자 진행하는 비밀 프로젝트에 아쿠아리움 물고기가 차출되었다네요. 지구의 온도가 평균치보다 3도 이상 올라간 상황에서, 물고기들이 온도 상승에 어떻게 적응할지를 파악하기 위해 아쿠아리움 물고기가 필요하다 합니다. '약육강식'의 바다에 대한 공포는 아쿠아리움 안 물고기들에게 모두 있습니다. 하지만 생경한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대의를 위해 물고기들이 자원합니다. 소금인형 역시 이 위대하고도 위험한 대장정에서 빠지지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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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파괴해온 바다의 상황은 상상보다 처참했어요. 산호 숲은 사라져, 마찬가지로 죽어 사라진 쏠배감펭과 거북이의 흔적만 덮고 있었습니다. 총천연색의 생동감은 사라지고 무시무시한 적막 속 말라비틀어진 회색뿐입니다. 북극의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아기곰들이 빙산에 갇혀있는데, 대부분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걸음을 떼기도 힘든 가련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쿠아리움에서 나온 원정대 물고기와 소금인형은 이들을 돕기로 결의합니다. 향유고래들이 초음파로 방향을 잡은 뒤 빙산 아래쪽을 밀어냈습니다. 얼음에 긁혀 몸에 피가 맺혀도 꿈쩍도 안 하는 빙산을 계속 밀어냅니다. 역부족입니다. 그때 멀리서 흑등고래와 범고래들이 몰려와 합창하며 힘을 모읍니다. 모두 힘을 모아 아기곰들을 구하는 장면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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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덕현 작가는 <소금인형의 바다>를 암울할 미래에 청록의 희망을 보여주며 끝맺습니다. 이야기 속이니 가능한 청록의 희망일까요? 동일본 대지진으로 파괴된 후쿠시마의 원전 멜트다운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미세플라스틱입자들이 심해생물까지 오염시키고, 북극 이누이트 여성의 모유에서는 독성물질이 검출되는데 과연 미래가 있을까요? 비록 '희망의 기도와 노래'일뿐일지언정 청록이 암갈색보다 나을까요?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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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글자가 많아서 어려워 보인다"더니만 <소금 인형의 바다>를 몇 번이나 다시 읽은 여덟 살 꼬마가 직접 그림을 그려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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