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 - 딸의 사랑을 응원하는 엄마의 30년 사회생활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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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사랑을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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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기구독자도 아니고, '생방송 오늘 아침' 등의 TV 프로그램과도 가깝지 않은지라 유인경 기자(경향신문에 1990년 입사한 이래 신문, 잡지, 방송, 강의 등 팔방미인의 활약 중이다)는 그녀의 수필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에서 처음 만난 중년의 그녀는 20대 정점의 젊은이만큼 열정적이고 부지런하며 긍정적이었다. 비록 지면을 통했을 뿐이지만, 거침없이 할 말 다하는 그녀에게서 강렬한 기운을 느꼈다고 할까? 베테랑 기자답게 인간관계의 폭도 넓고 소통의 기술도 세련된 그녀가 이제 딸의 사랑을 응원하며 수필집을 펴냈다. 제목은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인데,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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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행간의 정보로 유추해보건데, 유인경 기자의 딸은 한국 기준에서 혼인 적정 연령에 속한 여성인듯 하나 적어도 현재 애인이 없다. (" 네가 지금은 애인이 없지만 근사하고 멋진 사랑꾼이 될 거라고 믿는다. [189쪽])" 또한 엄마 유인경이 팔불출 소리를 감내할만큼 자랑하고픈 괜찮은 품성과 스펙을 갖춘 듯 하다. "내가 좀 네 자랑을 심하게 한 탓인지 너를 며느리 삼겠다고 하는 이들 가운데 '아버지가 회사를 운영하는데 아들이 너무 심약해서 걱정이다. 대신 경영을 도와줄 야무진 며느리를 찾는다'라거나 '집안에 돈을 많은데 아들이 유명대학을 나오지 못하고 부실해서 2세를 생각해서라도 능력 있고 똑똑한 여자를 만나야 한다'라고 너무 솔직하게 털어 놓는 이들이 제법 있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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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훌륭한 인품과 기능적 스펙을 다 갖춘 여성이라도 소위 '사랑'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얼마나 무방비이며 어리석어질 수 있는지....... 그래서 일정 정도 마음의 연습이나마 필요하지 않을까? '연애'니 '사랑'은 즉흥무처럼 아무리 연습한다해도 실전무대에서 예기치 못했던 흐름과 춤사위를 만들어내겠지만, 마음의 준비를 하면 좀 더 현명하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유인경 기자의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사랑은 '그렇게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고 약점을 사랑으로 보듬어 장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뻔히 드러나는 암초를 구태여 헤쳐 나가며 인생을 소진할 필요가 있을까?"(96쪽)
사회생활 선배이자 결혼 생활 선배로서 유인경 기자는
편지 형식을 취해 딸에게 똘똘하게 사랑하는 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알려준다. 사실 독자는 유인경 기자의 딸이란 1인이 아니라 이 땅의 미혼 여성이라 할 수 있겠다. 아니, 이미 결혼이라는 제도에 안착했을지라도 세련된 사랑의 기술을 갈고 닦고 싶은 모든 이들이 독자가 될 수 있겠다. 정작 본인 스스로는 70여회 맞선 경력과  80년대식 썸타기를 맛보았을지라도, 조신한 여성'이라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느라 맘껏 연애를 못해봐서 후회하는 유인경 기자. 하지만 기자로서의 마당발 인맥, 다양한 취재원, 탁월한 언어감각에 힘입어 마치 연애 9단의 고수인양 다양한 연애의 정사와 야사를 흥미진진 버무려놓았다. 무엇보다 "뻔히 드러나는 암초(대표적 예로 햄릿 왕자, 마마보이, 무심한 남자,  무능한 남자 등)"를 구별하고 피해가는 법을 소상히 적도 있는데, 현재 본인이 암초 사이를 힘겹게 항해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드는 여성이여,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를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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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게 폭 빠져 읽은 책이지만, 마지막으로 던지고 싶은 질문 하나. <내일도 사랑을 할 딸에게> 전반에 흐르는 메세지는 '사랑보다 네 자신을 믿어라.' 사랑을 하더라도 자기를 우선에 두고, 결혼을 해서 마찬가지로 자신을 잃지 않는다면 시련 앞에서 무너지지 보다는 더 성숙해지고 사랑도 더 크게 키워나갈 수 있다는 뼈가되고 살이되는 조언.

하지만, 그 똑같은 가르침을 딸이 아닌, 며느리가 충실히 하려한다면......? 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 시어머니들이라면 어떤 대사를 던질지 짐작이 간다. "결혼하면 푹 삭아서 남편과 자식의 양분이 되거라?" 딸의 사랑을 응원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이 땅의 엄마들이 며느니의 자아실현을 응원할 때 대한민국, 저출산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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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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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레베카 솔닛에게 강하게 끌렸다. 차근차근 그녀의 글을 찾아 읽어나갈 것이다. 예비독자를 레베카 솔닛의 팬덤에 초대하며, 를 읽어야 할 이유 두 가지를 더 소개하고 싶다. 먼저, 이 책 덕분에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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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
멘탈리스트 다이고 지음, 이현미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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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섹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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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초콜릿 복근의 몸짱 타이틀만으로는 모자라서 '뇌섹남' 스펙까지 갖춰야하는 시대가 되었나?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두고 '뇌가 섹시하다'고 하지? 그 궁금증에서 집어 든 책,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 예비 독자에게 미리 말해두지만  인문사회과학적 접근에서 젠더(gender)를 치밀하게 논의한 책은 아니다. 따라서 '뇌섹남' 담론의 사회문화적 함의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이항대립의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을 대조시키고, 그 분석을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 자원으로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저자는 남녀의 뇌 차이를 활용해서 "자신이 원래 갖춘 능력을 10배, 20배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을 제시"하기에 독자는 "직장은 물론이고 가정이나 연인관계에 이르기까지 뇌의 차이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8쪽)고 자신한다. 따라서,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은 면접이나 연애와 인간관계 나아가  비즈니스 분야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픈 이들에게 가장 유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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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섹남, 마섹여>라는 책 제목으로도 쉽게 유추할 수 있겠지만, 저자 마쓰마루 다이고는 남자와 여자의 뇌가 다르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프롤로그에서는 독자에게 굉장히 흥미로운 요구를 한다. "손을 내밀어 보라"고. 약지(네 번째 손가락)이 검지(두 번째 손가락)보다 길면 남자 뇌를 가졌다고 판단하고, 반대의 경우 '여자 뇌'의 소유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간단한 진단법을 제시한다. 이어지는 본문의 1장에서는 "남녀 뇌는 사고의 출발부터 다르다"는 진술을 구체적 사례로 풀어낸다. 2장에서는 남녀 뇌의 차이가 성별간 행동을 어떻게 다르게 유도하는지, 3장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이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마지막 4장에서는 남녀 뇌를 모두 꿰차고 있는 뇌의 달인 되는 비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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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은 전형적 이항대립의 사고에 기초해 있다. 읽으면서 자연스레 '남자 = 뇌로 대변되는 이성의 존재 = 논리적 분석, 합리적 사고" vs "여자  = 자연의 존재= 감정으로 대변되는 감성과 몸의 존재  = 비합리적 사고, 타인 지향의 감정" 의 구도가 떠오른다. 혹자는 고개 끄덕이며 수긍할 것이고, 혹자는 이런 이항대립 역시 만들어진 것이라며 불편해할지 모르겠다. 마쓰마루 다이고는 사실 자신이 제시하는 '남성 뇌 vs 여성 뇌' 의 이항대립이 젠더 스테레오타입에 기초한 것인지, 그런 편견을 강화하는데 악용될 수 있는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는 이미 남성 뇌와 여성 뇌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그 차이는 변하지 않는 속성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런 명쾌한 이항대립구도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뇌가 섹시한 남자, 마음이 섹시한 여자>을 읽다보면 소개된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 덕분에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더 크다. 예를 들어, '장을 보는 남자와 구두를 사는 여자'의 동선을 그린 표 (위 이미지 참조)를 보면 키득키득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커뮤니케이션 차이를 SNS 대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 페이지에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마디로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남자" vs "말 안 해도 알아주길 바라는 여자"의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문자에 숨은 행간의 의미"라는 타이틀로 소개된 연인 간, SNS 대화내용을 옮기며 리뷰를 마친다. 아마 아래 글을 읽는 예비독자 역시 나처럼 키득거리고 있을 듯.
 
남자: 일요일에  밥 먹으러 갈까?
여자: 좋아. 단둘이 얼마 만이야? 어디로 갈까?
: 보라매 타운 김밥집은?
  좋긴 한데.... (오랜만에 데이트하면서 김밥? 좀 괜찮은 데로 가지....) 거기는 시끄러울 텐데, 괜찮을까?
: 그럼 어디로 가지?
: 아무 데나 상관 없지만, 시끄럽지 않은 곳이 좋겠어.
 

: 그냥 우리 집에서 한 잔 하자.

: 알았어......(어째서 집이란 말이야!!!흑흑. 대충 때우겠다는 거잖아. 잡은 고기에게 밥을 줄 리가 없지! 그럴 줄 알았어.... 몇 시에 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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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푸어 -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일 가사 휴식 균형 잡기
브리짓 슐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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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가 타임푸어 아닙니다. ! 표지의 연분홍 혹은 살구빛 때문에 살짝 편견(?) 아닌 편견을 갖고 만만하게 읽기 시작했다가 노트 몇 페이지 가득 메모하며 두 번을 읽은 책입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로서 제가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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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문학 -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
플랜투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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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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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에 사회 봉사를 최근 시작했거나 계획하는 가까운 지인들이 있다. 나 역시 물리적 몸 쓰기로 봉사를 해 왔으나 뭔가 자기만족적 구석이 있기에 말 꺼내기도 부끄럽긴 하다. 그런데, <1도씨 인문학> 덕분에 생각이 확 바뀌었다.  'SNS용 30초 시선잡기의 편집이라 재미로 넘기면 되겠네.'하는 가벼움으로 집어 들었다가 묵직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은 고루한 방식으로 한정해온 '나눔'과 '봉사'의 채널을 활짝 열고 확장해 주었으니까. 세상에 좋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공동의 목표로 시작한 'BETTER 프로젝트'의 팀원들이 소개한 50개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 나눔이 꼭 물리적이지 않을 수 있구나. 다양한 채널로 세상을 따뜻하게 할 수 있구나'란 깨달음에 감동이 밀려온다. '물질보다는 마음의 나눔도 아름답다. 마음 가는 곳에 공생의 실천이 따른다.'는 사실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막상 실천하는 이가 많지 않기에 서랍속에 넣어 둔 윤리 강령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1도씨 인문학>에서는 밥 먹듯,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누고 함께사는 모습이 가득하다. 어찌나 흐뭇한지, 로또가 당첨된다면 이 책을 사서 전국의 중고등학교 학급문고로 보내고 싶다는 유치한 생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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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바쁘다 바빠'가 훈장이요 사회적 지위의 표상처럼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 긴 이야기는 역효과를 낸다. 청자를 고려하여 맥락을 다 깔아주고 설명하다보면 청자는 이미 귀를 닫고 있다. 오죽하면 뉴스도 맥락 다 잘라낸 탈맥락의 사진 짜집기가 인기 있을까?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길게 이야기하면 안 듣는 이가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1도씨 인문학>의 메세지 전달 방식은 효율적이고 사람들의 요구에 잘 맞는다. 50편의 사연이 실려 있지만, 글보다는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에 각 사연을 파악하는데 1분도 안 든다. 그런데 전달력은 강력하다. 'Better의 총책임자 이승준, 카피라이터 한소라, 디자이너 여상윤, 프로젝트 총괄 김현지'는 자신들의 재능이 가장 빛날 지점에서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듯 하다. 짧은 문장들은 쏙쏙 마음에 와서 박히고, 편집된 사진도 뇌리에 계속 남는다. 게다가 미국 뉴욕, 중국, 필리핀, 우간다 등 세계 각국의 따끈한 사연에 더하여 가까운 한국 사회의 이야기를 적당한 비중으로 버무렸다. 서로 돕고 싶어하고, 포옹받고 포옹해주고 싶은 마음이 국경과 문화권을 넘어 인류 공통의 욕망임을 자연스레 드러내는 구성이다. <1도씨 인문학>에서는 소외받은 사회적 약자, 비단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 일관되게 손을 내민다. 온정주의의 주종관계에서가 아니라, 동반자로서 손 맞잡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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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읽기보다는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만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옮겨보세요"라는 출판사측의 홍보문구가 <1도씨 인문학>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을 잘 읽는 법을 가장 잘 압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행동하고 싶어진다. 당장 그 작은 행동으로서 <1도씨 인문학>을 여기저기 선물해야 겠다. 좋은 바이러스는 전염시켜야 세상이 더 "Better"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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