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 대한민국 건강 지킴이 이재성 박사의
이재성 지음 / 소라주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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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강지킴이 이재성 박사의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의학서에 까막눈이고 사람의 몸과 건강에 대해 공부도 얕지만 귀 기울여 듣는 목소리가 있다. 인산 김일훈 선생의 말씀. 매달 "인산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되는 월간지에서 유독 마음을 울리는 문구는 '병이 나면 집에서 고치라. 음식으로 고치라.'는 어찌보면 평범한 조언. 흘려버리기 쉬운 조언이지만 한 가족의 건강은 그 가족의 식탁을 차리는 이의 현명함과 비례한다는 믿음에 '집에서 평소에 음식과 습관으로 가족 건강' 세우기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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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박사의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도 인산 김일훈 선생의 말씀처럼 귀에 쏙쏙 와서 박혔다. 이왕이면 아프기 전에 먼저 몸을 바로 알고, 몸이 삐그덕 거리며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에 몸을 사랑해주자는 만명 예방서여서 더 믿음직스러운 책이다. 이재성 박사는 경희대학교 한의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사설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특히 주부라면 그를 알아볼 이가 많을진데, 그는 MBC "기분 좋은 날"의 인기 강사이자, 카카오스토리에서는 "이재성의 여성 동의보감"이라는 인기물을 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카카오스토리나 텔레비전과 친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고맙게도 활자화된 형태로 건강 철학을 전해주고 있으니 그 책이 바로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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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쪽이 넘는 이 두꺼운 만병 예방서는 총 7부 구성을 취하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한의학의 기본 관점에 대해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준다.  주부라면 특히 눈여겨 볼 2부에서는 아이의 건강, 아이의 몸에 대해 설명한다. 요즘 부모들에게 화두인 아토피나 성조숙증, 소아 비만 등 구체적인 항목을 들어 설명하고 맞춤 예방 및 처방을 내려준다. 3부와 4부는 부부가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노화(?)과정을 사랑으로 보듬고 서로의 건강을 챙기도록 자극을 주는 장이다. 남편도 모르는 아내의 월경전 긴장 증후군이나 입덧 산후조리 산후풍 산후비만 기미 부종 갱년기 장애, 골다공증에 대해 한의학의 관점에서 설명을 제공한다. 이런 증상들을 지혜롭게 이겨나갈 수 있는 요법과 식단도 함께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4부의 "아내도 모르는 남편의 몸" 중 "도라지 담배엔 도라지가 없다."라는 소챕터가 인상 깊었다. 이재성 박사의 친구가 '건강해지려고' 피우던 '도라지 담배'에는 도라지는 없이 유독 물질인 타르만 가득하다는 재치있는 에피소드가 많은 흡연인들의 마음을 뜨끔하게 하리라.

5부를 읽다보면 우리 몸의 오장육부를 다시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된다. 스마트폰이다 미모를 위한 칼러렌즈로 혹사당하는 우리 눈, 황사에 미세 먼지, 단음식과 튀긴 음식 등 생활 속 유해물질로 위협받는 코 건강 등 이재성 박사 덕분에 평소에 당연하게 지나갔던 우리 몸의 상태를 한 번 더 점검하게 된다. 6부에서는 머리와 두피, 목, 배, 어깨, 방광, 항문, 허리 등 구체적인 몸의 부위를 친절하게 훑고 간다.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를 읽다보면 자신과 가족의 건강 상태와 관심분야에 따라 눈여겨 보게 될 파트가 독자마다 다를 터이다.  나의 경우 책을 읽으며 새삼 '승모근 맛사지'의 중요성을 느꼈다고나 할까. 목과 어꺠 사이에 있는 마름모꼴의 두툼한 근육을 평소에도 풀어주면 두통이나 어꺠결림에도 좋단다. 물론 뭉치고 풀어주는 것보다는 애당초 스트레스 적게 받고 바른 자세와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승모근이 뭉칠 일 없게 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이재성 박사는 승모근을 풀어주는 운동법을 세가지 소개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시각화해놓지 않아서 독자는 활자를 따라가며 상상해야 한다.  문장을 그림으로 옮겨보았다. 좁은 공간에서도 짬짬히 하기 좋은 스트레칭이 아닐까 싶다.
 

 
520여쪽에 이르는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을 읽고 이재성 박사의 건강 조언을 다 기억하기 어렵다면 이것만이라도 꼭 기억하자. " 건강은 결코 갑자기 망가지지 않는다. 거의 모든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생활 습관과 마음가짐만 정리하면 이내 건강한 몸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오직 약과 의사의 치료에만 의존한다면 결국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불행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pp.5-6)"
즉 '내몸의 자생력, 내 몸의 의사를 믿고 따르라! '가 인산 김일훈 선생과 마찬가지로 이재성 박사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세지.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는 내 안의 의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상식을 담고 있으니 가족 건강을 미리 지키고 싶다면 꼭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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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는 온 가족의 건강지침서로서 전국의 한의원이나 소아과 등 병원 대합실마다 비치될 서적이 아닌가 싶다. 예살 독자를 고려해서였을까? 출판사 측에서는 활자체는 키우고 여백은 많이 남겨 전체적으로 두껍고 무거운 사전식 판형으로  책을 펴내었다.  나처럼 이 책을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꺼내보거나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통째로 암기하고픈 독자에게는 살짝 아쉬운 감이 있다.  본문의 분량에 비해 책의 두껍고 무거우니까.  그래도 병원이나 까페 등 공공 장소에서 많은 독자들을 만나기에는 잘 맞는 옷을 입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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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섭게도 길고 길었던 4월. 계속되는 5월의 트라우마. 그리고 노란 리본. 노란 리본의 물결이 아무리 울렁여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들. 4월에는 책 읽기에도, 글 쓰기에도 정신이 산만해지기만 하더라. 그대로 그 와중에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나누며 읽고 싶은 마음에 몇 권 소개해 본다.

 

 

 현북스에서 펴내준 한국동화 걸작선 <병아리 5남매>. 금메달 은메달을 표지에 훈장처럼 단 해외 유명 수상작 그림책(번역서)를 선호하는 요즘 한국 부모들의 취향이야 빗겨가겠지만, 책 만드는 이의 장인정신과 소명의식에 이보다 충실할 수 있을까?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신토불이' 우리 먹거리만 먹일 것이 아니라, '신토불이' 우리 동화책들을 읽게 해주어야 맑은 피, 건강한 얼을 가질 수 있음을.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표된 우리 동화중 걸작을 엄선하여 실고 있다. 이광수의 <다람쥐>, 방정환의 <만년 셔츠>, 주요섭의 <병아리 5남매>,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채만식의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 윤석중의 <할아버지 담뱃대>, 이태준의 <불쌍한 삼형제>, 이주홍의 <돌장승>, 이원수의 <용이의 크리스마스>, 강소천의 <영식이의 영식이>, 안회남의 <싸움닭>, 황순원의 <송아지>, 그리고 현덕의 <강아지>까지 13편이다.

 

 

 

 

 

 

 

 

 

 

 글자없는 그림책을 사랑하는 내 취향에 딱 맞는다. 게다가,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연상시키는 SF스러운 작품이라니. 데이비드 위즈너에게 2014년 칼데콧 명예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외계 언어도 등장하고, 외계인과 집안 곤충의 연합으로 고양이 물 먹이기 등 기발한 소재가 섬세한 수채화로 그려졌다.

 

 

 

 

 

 

그림책과 교과서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 가르치지만 세상살이 그렇게 이상적이지는 않다. 무한경쟁의 토너먼트 판에서 최고가 되라는 압력에서 자유롭기 어려우니까 <지금 이대로 행복해>의  작은 벌새 역시 아름다운 공작새를 닮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의 정체성도 망각한 채 공작새를 모방하고, 흠모하고 또 따라다녔다. 하지만 결국 벌새가 자유를 느낀 것은 하늘 위. 하늘 위에 오르니 공작새는 땅 밑에서 자신을 올려다 보고 있다. 이제서야 벌새는 자신이 공작새 못지 않게 큰 존재임을, 더 이상 크고 싶어 안달복달할 필요 없이 이미 큰 힘을 지닌 존재임을 깨닫는다. 앙드레 단의 그림 세계에 푹 빠져들게 할 환상적인 일러스트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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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5-10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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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태 지음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식을 줄 모르는 ‘인문학’ 열풍 덕택에 귀한 날 뷔페에서나 먹어볼 법했던 인문학 레서피가 이제, 가벼운 수다를 곁들인 브런치 메뉴로 간식거리로 내려왔다.  '인문학'은 이제 소프트한 감성의 제목을 단 편집서나 세련된 표지의 번역서로 출간되어 대중의 입맛을 달래주고 있는데..... 막상 뚜껑을 열여보면, '양념'만 살짝 인문학을 가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은 달랐다.  가볍게 브런치 거리로 읽어도, 늦은 밤 적막 속에 고시공부하듯 읽어도 배를 든든하게 해주는 실속있는 책이다. '영화와 함께 보는 인문학' 팟케스트를 운영하는 파워블러거이자 저자인 안용태는 비단 자신의 영화 읽기를 통해 인문학적 사유의 아름다움을 뽐낼 뿐 아니라, 독자의 지식욕을 자연스럽게 자극해준다.  20편의 영화를 얼마나 멋스럽게 배치하고 인문학적 키워드로 맛깔나게 버무려 놓았는지, '캬아'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또 그의 글을 들이키게 된다.

'이런 방대한 독서량,  흡입하듯 영화와 공연 예술을 즐기는 문화적 한량? 안용태는 어떤 사람?' 내 안의 속물성이 고개를 들어, 안용태의 학력에 물음표를 품게 한다. 'SKY에서 떨어진 다독왕? 철학과 출신?" 궁금해서 '안용태'를 키워드로 한참을 검색하여도 돌아오는 대답은 '철학과 출신 아니요, 전형적인 서생으로서 모든 공부는 독학 (저자의 인터뷰 내용: http://notice.tistory.com/161 )'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1981년생인듯 하다.

그는 종교학에서 뺴놓지 않는 엘리아데니 루돌프 오토를 위시하여, 정진홍 교수까지 언급하고 인류학에서 자주 쓰이는 '에스노센트리즘'을 키워드로 영화를 분석하기도 하고, 프로이트와 융에서 라깡까지 종횡무진 분석에 끌어다 쓰고, 설국열차에서는 푸코의 권력을 떠올린다. 샤르트르, 니체, 키에르케고르, 크리스테바, 들뢰즈 등등 그가 언급하는 학자들과 끌어다쓰는 이론을 보면 안용태더러 '철학과 출신'이냐고 묻는 질문이 이해가 될 정도이다.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에는 총 20편의 영화분석이 등장한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http://nermic.tistory.com/ 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장르, 다양한 시대의 영화가 소개되어 있다. 단 너무 재미있어서 그의 블로그에서 한참을 놀다갈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단지 영화 뿐 아니라 문학 음악 춤 철학 패션 등등 다양한 주제의 포스팅에 입도 헤 벌어질 것이다.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에 수록된 20편의 영화 리뷰는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좋다. 읽다보면 안용태가 소개한 영화가 못견디게 보고 싶어질 것이다. 이미 보았던 영화일지라도, '나, 안용태처럼 영화 깊이 보고 싶다'며 다시 필름을 찾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지나쳤던 영화의 재발견이라할까. 사실 나 역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나 <눈먼 자들의 도시>를 밍숭맹숭한 감상으로 보고 잊고 있었는데, 안용태의 멋들어진 해석을 읽고 나니 기필코 황금 연휴에 다시보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안용태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무한을 꿈꾸는 유한한 존재로서의 인간 존재론을 언급하였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소유에 대한 투쟁'을 키워드로 '인간의 자본적 욕망이 제거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 (p. 124)'을 본다.
안용태는 또 <피에타>나 <지구를 지켜라>의 리뷰에서 '잉여 인간의 숭고함'과 '소외된 자들이 숨통을 틀 가능성'을 내보인다.  김기덕에서 '자본적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진정한 가능성'을 보았다는 안용태는 어쩌면 <어둠 속의 댄서> 속 주인공 셀마처럼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인간성의 회복'을 꿈꾸고 도모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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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
고승우.윤초화 지음 / 라이프맵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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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
남자는 왜? 여자는 어때서?

 

  

 

작년 늦여름 리필 커피를 채워하며 한 자리에서 술술 읽었던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을 다시 꺼내들었다. "남자는 왜? 여자는 어째서?"라는 물음형의 부제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 삶의 껄끄러움이 생겨서가 아니라 골치거리인 책 <젠더는 패러디다> 때문에.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을 옮겼던 조현준 교수가 최근에 펴낸 <젠더는 패러디다>를 쥐고 읽다보니 스스로의 난독증 증세가 의심스러워졌다. 아무래도 눈으로 맛보는 애피타이저처럼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으로 잠시 난독증을 치유하고 가야겠다싶어져서 고승우 박사의 책을 다시 집은 것이다.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언론사회학 을 세부전공하였으며, 최근에도 '미디어오늘'에 칼럼을 기고하고 저술활동에도 활발하다.  그가 어떤 이유인지,  한국수필가 협회와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윤초화와 공동으로 여성과 남성에 관한 책을 내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저자 모두, 해당 주제에 정통한 학자가 아니면서도 권위있는 학술지에 실렸던 논문들을 주요 자료로 활용하였다. 그 결과 문체와 내용은 일반 대중에게도 쉽게 어필하도록 쉬운 수준이나, 영문 학술지 수십편 등을 수록한  참고문헌만 11쪽에 달하는 독특한 구조의 에세이가 태어났다. 본문에서 요약해서 소개하는 연구물이 궁금한 독자는 직접 해당 웹사이트나 논문을 찾아 더 자세히 공부해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친절함이랄까?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은 크게 4장 구성을 취한다. 1장의 일반론에서는 남녀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2장의 일상생활편에서는 남녀에 관한 일상적인 이야기 , 아마도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둘 3장 연애와 결혼 편에서는 사랑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4장의 직장 생활과 정치 편에서는 남녀의 사회생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 장마다 짤막한 에세이 형식의 글들을 나열하고 있기에 이 책은 맨 처음부터 읽어도 되고, 잡지처럼 원하는 페이지를 펴서 가볍게 읽기에도 무난하다.

아마도 출판사측의 배려이자 홍보전략이지 않을까 싶게 자극적인 의문문도 소제목에서 눈에 뜨인다. "쇼핑을 오래할 수 없는 남자의 속사정 (pp. 75-80)"이니, "장동건과 고소영의 경우가 전부는 아니다 (pp187-190)"등의 문구를 읽고 그냥 지나칠 이 몇이나 될까? 다시금 흥미로운 지점은 저자 고승우 박사가 세상의 절반, 나아가 남녀 모두를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인류학, 진화심리학, 사회학, 실험 심리학, 뇌과학, 스포츠과학 등등 다양한 분과학문의 연구 성과물을 소개하는 데 때로는 의아한 해석과 논리의 비약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박사는  "쇼핑을 오래할 수 없는 남자의 속사정"에서 남자들이 여자보다 쇼핑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원시시대의 사냥관행에서 찾는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다. "남자는 백화점에 가기 전에 어떤 물건을 살지 미리 정하고 그것을 구입하자마자 그곳을 빠져나온다. 이런 태도는 원시사회에서 남자아 사냥을 하면 사냥감을 즉시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했기 떄문이다. (p. 78)"라는 문장은 동물행동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학계의 비웃음을 샀던 지점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전반적으로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은 남녀 성차에 대한 다양한 최신학문 성과들을 대중적인 문체로 풀어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읽을 수 있으나, 몇 가지 한계도 보인다. 저자들도 밝혔듯이 자료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의 학자들이 쓴 것이며 실제 연구대상도 서구 사회를 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 결과물을 끌어 쓰면서 '남자는' '여자는'의 일반화되고 동질화시키는 주어를 쓰기란 무리가 있어보인다.

또한 물리적인 여건 때문이었으리라고 정황 짐작은 되나, 연구 자료 대다수는 1차 문헌을 직접 읽고 분석한 것이 아니라, 2차적 소스, 즉 논문을 해석해 놓은 인터넷 기사나 글이 많다는 점도 아쉽다.

하지만, 에필로그에서 저자들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남녀 차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모든 남녀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는 절반 정도의 남녀에게만 해당한다. 즉 남자의 55%가 평균적인 남자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여자의 45%가 평균적인 여자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pp.253-4)"이라며 일반화의 오류를 지적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한국 사회에서 남녀의 성별차이에 대한 담론은 어떻게 생산되고 그 차이를 강화 혹은 허무는 실천들은 실제 어떻게 되고 있는가? 아마도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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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홍익대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결혼하여 늘 함꼐 하며 인형 이야기들을 만드는 부부작가 이승은, 허현선의  이야기 시집입니다. 1996년부터 "엄마 어렬을 적엔......"이라는 연작 개인전으로 호평을 받아온 부부 작가가 인형을 만드는 틈틈히 떠오르는 시상을 동시로 압축해 인형과 함꼐 보여줍니다. 

헌신적이고 자애로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남매가 등장하는 이 이야기시집은 13편의 에피소드로 엮였습니다. 그 중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볼까요. 늦은밤까지 일하시고 아빠가 군고구마를 사들고 오시니, 잠에서 꺤 막내까지 오남매가 와르르 아빠 곁으로 모여듭니다. "아이고, 얘들아. 아빠 옷이라도 벗으시고." 엄마의 이 말씀에 행복이 묻어납니다. 3권 연작 시리즈 중 1권입니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으며 일하는 모습을 통해서 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기획된 창비 출판사의 "사람이 보이는 사회 그림책" 시리즈. 그 2권, <누가 초콜릿을 만들까?>는 '초콜릿'이라는 기호품이 우리 입안을 달콤한 맛으로 채워주기까지  어떤 여행을 하였고 어떤 이들의 손길을 거치는지를 보여줍니다. 카카오 산지 콜롬비아의 특징 및 카카오 관련 산업의 특징, 공정 무역과 착한 초콜릿, 초콜릿 관련 직업 등 다양한 소재를 아우르는 신개념 사회그림책입니다. 

 

  

 

 

 

 

 

'외로워서 죽을 수도 있을까?

'외로워서 죽을 수도 있을까?

 

 

작고 작은 섬에 혼자 사는 나무, 탱글우드의 독백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따라다니던 그림책입니다. 마가릿 와일드(Margaret Wild) 가 글을 쓰고  비비안 굿맨(Vivienne Goodman) 이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한 이 작품은 외로움과 고독이 아닌, 희망과 공생을 노래하는 책입니다. 시와 그림이 가득한 명상서같은 이 책장을 넘기다 보면 희망이 올라오는 걸 느낍니다. 이 험한 세상,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이가 있다는, 약속을 지켜 돌아와줄 이가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동적인 메세지가 긴 파동의 종소리처럼 울려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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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4-0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손은 싫어 싫어>는 2013년 12월에 출간된 책이네요. 다음부터 출간 기간을 꼭 확인해 주세요.
수고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