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안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 뭐가 있을까요? 0.001%의 '호모 데우스'가 화성을 식민화하고 99.999 % 호모 사피엔스들은 [메트릭스]의 배양기 안에서, 스크린을 두드리며 도파민을 얻는 미래? 왜 온통 음울한 상상뿐일까요? 영화나 소설뿐만 아닙니다. 어린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환경 교육' 과잉 부작용인지, 지구적 재앙과 멸망을 숙명으로 믿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재활용자원분리배출" 협조를 구하면, '(분리배출 하나 마나) 어차피 쓰레기 되는데 왜 해요?' 하는 회의적인 역질문을 듣습니다. 비록 아이들이 예의를 갖춰 말하지만, 마치 '어른들만 아는 진실이 아닙니다. 어른들이 이미 더럽혀놓았으면서, 우리에게 분리 배출 교육은 왜 시켜요? 어차피 뒤엉켜 다 쓰레기로 처분되는 걸 어른들은 이미 알잖아요?'라고 항의하는 것 같아 뜨끔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신문 기사나 환경 교육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음울한 미래관과 어른에 대한 불신을 다져온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최근 "20대"만 가입할 수 있다는 글쓰기 모임에 "실수로" 가입했다는 40대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은 환경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 면에서 20대와 40대 사이 세대 차이를 느꼈다고 합니다. 20대가 훨씬 더 암울한 미래를 상상하고 피해의식과 무력감을 크게 느낀다는 뜻입니다. 그 추정이 설득력 있다면, '왜 그럴까? 젊은이들이 왜 미래를 더 어둡게 생각할까? 환경의 측면에서, 어떤 미래를 상상할까? 암울한 상상이 지배적이라면 누가 그 마음을 다독여주어야 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우연히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The Extraordinary Gardener]라는 제목 그대로, 표지에 아름다운 꽃나무가 그득합니다. 화초에 물 주는 꼬마가 주인공이고요. 대단한 반전이나 특별한 에피소드 없어도 이 그림책에 제 마음이 끌린 이유가 있습니다. 주인공 꼬마, Joe는 항상 초록의 미래를 꿈꿉니다. 상상 밖으로 나와 작은 실천도 하며, 변화를 기다리는 여유도 있습니다.





그랬더니, 상상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바로 "Joe's world grew from ordinary to extraordinary!"랍니다! 상상만으로는 임박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희망 한 스푼의 영혼 부스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함께 상상해서, 희망의 집합적 힘이 얼마나 큰지 함께 경험하고 싶어집니다. 오랜만에 그림책 포스팅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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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2-06-03 1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얄라님 ^.^ 오랜만에 얄라님 글에 댓글을 남기게 되네요. 아마 많은 분들은 이대로 개발 논리에 함몰되어 탄소를 무분별하게 배출하다보면 지구 환경이 과연 어떻게 될지 장담 못하다는 점은 다들 인지하고 계실텐데요. 자본주의가 막대한 소비를 바탕으로 존속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환경 이슈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상충되고 그런 결과로 도쿄 의정서라든지 파리 기후 협약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죠. 지금도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나날이 확장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는 후손들의 미래를 담보 맡아서 살고 있는 거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는 의회나 정치인들이 환경론자들과 기후전문가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은 다국적 기업의 이해관계가를 몹시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나라라서 반환경 로비에도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연유로 현재의 세태 반영이 미래의 환경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작품과 논저에 반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한편으론 인류가 자본주의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이익논리에 너무나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자본주의와 환경문제는 거의 모든 주제에서 맞물려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22-06-03 18:20   좋아요 3 | URL
베터라이프님^^ 반갑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까페에서 1회용기 쓰지 않기 등 다양한 노력이 강도 높게(?) 이뤄지고, 실제 분리배출 국민협조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다만 국토면적 대비 배출하는 쓰레기 양이 어마무시인지라,
베터라이프님께서 일깨워주시는 대로 글로벌 차원에서의 얽힘 문제도 무시할 수 없고 심각하지만
당장 이 땅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도 참 걱정이네요.


[침묵의 봄] 읽고, 제가 레이첼 칼슨 세대와 달리, 어쩌면 새 소리에 둔감하다, 아예 새소리 등 청각적 풍요에 대한 경험과 기대 자체가 없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꼬마들의 반응을 보면서 제 낮은 기대치보다, 더욱 낮은 기대치를 보았어요.


베터라이프님 서재 놀러가면 좋은 책 추천 받을 게 많을 텐데, 고르려면 고민이 되겠죠?^^

베터라이프 2022-06-03 1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쓴 리뷰 책들은 아주 재미없는 것들이네요 ^^; 재미없는 사람이 쓰는 재미없는 리뷰이니 뭔가 환상적인 콜라보 같네요 ㅠㅠ 항상 얄라님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

바람돌이 2022-06-04 1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나가려고 할 때 생기는 문제가 이런 것들이죠. 저는 역사를 가르치다 보니 근현대사를 가르치면서 이런 자괴감을 많이 느껴요. 우리나라는 왜 이래요? 하는..... 그래서 최근 몇년간은 그런 자괴감이 아니라 변화의 가능성과 실제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기울이는 편이고요. 어떤 문제에서든 문제를 집어내는 것이 변화의 노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지로 가는 게 너무 쉬운 길인듯싶기도 하고요.

얄라알라 2022-06-04 14:59   좋아요 1 | URL
아...다른 영역에서도 비슷한 ‘체념, 자포자기 우울의 정서‘를 느끼시고 계시는 군요.

비단 어린이들뿐 아니라, 제 자신도 그런 하락의 정서를 자주 느끼는 것 같아요. 방금, 쪽글 하나를 올리고, 스크롤 내리다가 바람돌이님께서 주신 댓글 읽었거든요. 방금 쓴 제 글도, ‘어쩔 수 없지‘의 톤이었던 지라, 반성하면서도....‘그럼 어떤 게 필요한 걸까?‘ 고민하게 됩니다.

바람돌이님 행복한 토요일 보내시기를

감은빛 2022-06-05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이미 늦었을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제가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시작한 때가 이미 10년 전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저에게 기후변화 강의를 들었던 제 큰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구요.

최근 2년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학교로 강의하러 가질 못해서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지만, 마지막 학교 강의를 했던 2019년에는 청소년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너희들의 미래는 훨씬 더 심각하고 어둡고 무서울거야. 미안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후학자들이 말하는 티핑 포인트는 곧 다가오거나 벌써 지난 것은 아닌가 싶어요.
 

22년 5월 23일, 하루를 꼬박 [관통당한 몸]을 읽으며 보냈다. 4-5시간 집중하면 완독할 두께였는데, 늦은 밤에서야 작가 에필로그에 이르렀다. 두 가지를 깨달았다.

*

첫째, 나는 (관련 자격증 및 학위도 없거니와) 상담 관련한 일에 부적격자일 것이다. [관통당한 몸]을 읽어나갈수록 타인의 고통이 전해져서, 가슴은 뻐근해지고 머리가 뜨거워졌다. 잠시 책 읽기를 멈추고 셀프 마사지와 심호흡 하기를 수 차례. '활자'라는 성긴 체로 걸러낸 증언을 읽기만 해도 가슴이 뻐근해오는데, 몸으로 기억하는 당사자들은 어떻게 견뎠을까? 아니나 다를까 많은 생존자(혹은 희생자)와 그 가족은 심적 고통으로 인해 건강을 잃거나 제2의 죽음을 호소했다.

*

두 번째 깨달음. [관통당한 몸]을 먼저 읽은 친구분들의 충고를 새겨 들었어야 했다. 그분들은 내게 호흡 조절해가며 읽으라 충고했다. 하지만 욕심을 앞세웠던 나는, [관통당한 몸]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예민한 손끝을 통해 '타인의 고통'이 심장까지 타고 올라왔다. 맑은 공기가 필요했다. 산에 올랐다. 읽다가 힘들어지면 하늘 한 번 올려 보기를 반복하며 오후를 채웠다.

 


5월 24일.

다음 날 꿈에서도 나는 [관통당한 몸]을 두고 사람들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대학 구내식당의 백색 소음을 배경으로한 채, 나는 탁자 맞은편편 상대들에게 "문제는 젠더 폭력이잖아요!"라고 쏘아 붙였다. 꿈에서 깨자마자 바로 자기 검열한다. 아니다. 젠더 폭력 이상이다. 전시 강간은 본질적으로 "인간 존엄을 모욕하는, 인간에 대한 폭력"이다.


Cortona Rape of the Sabine Women

Pietro da Cortona,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크리스티나 램(Christina Lamb)은 30여년 차 분쟁지역 전문 기자이다. 그녀는 전쟁이란 이름 아래 행해지는 "느린 살인"(강간 폭력)은 극악해지는데 왜 근절책은커녕 현황 파악조차 더디게 이뤄지는지 파헤치고 싶어했다. 그래서 쓴 책이 <관통당한 몸>이다. 이 책에는 인간 존엄을 구이용 새처럼 꼬챙이로 관통하고, 찢고, 태우는 '호모 사피엔스'의 야만적 시도가 생생히 그려진다. 동시에, 그런 비인간화에 저항하며 '사람'으로 다시 일어서고, 다음 세대나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저항도 보여준다. 저항의 장엄함을, 크리스티나 램은 겸손하게 뒤로 물러나 묘사하지만, 실은 그 자신이야말로 용감한 저항 자기장의 중추이다.

 

Európa Pont,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램은 비인간성을 파헤치는 자신의 직업을 거리두기하며 성찰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런 일을 하거나 그런 이야기를 지어낼까 생각했다. 혹시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 무엇이 진짜인지 더는 알지 못하는 것일까?...그리고 우리는 어떤가. 조금 더, 조금 더 끔찍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어떤 괴물을 키우도록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가? 포위됐던 콩고 동부에서 막 구출되어 비행기에 가득 태워진 벨기에 수녀들에게, '여기에 강간당했고 영어 할 줄 아시는 분 계세요?'라고 외쳤다는 그 텔레비전 리포터와 우리는 정말 다를까? (114쪽)  

"우리(전쟁지역 기자)는 정말 다를까?"

 .물음표로 끝낸 저자의 질문에, 독자로서 감히 "다르다"라고 대신 답하고 싶다. 5월 23일을 오롯이[관통당한 몸]에 헌신하고도 그 날 밤 꿈, 또 다음날에도 "그들의 전쟁터Their Battlefield"에서 연약한 유기체 과녁이 된 여성(Our Bodies)을 생각하는 까닭은, 크리스티나 램의 균형잡힌 시선 덕분이다. 30여 년간 현장에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고 참상을 목격하고, 글로써 증언해온 램의 인공위성 시야는 "관통당한 몸"을 여러 층위에서 생각하게 해주었다. 실로, 성숙한 저널리스트요, 신뢰 가는 인격이다 .



램의 인공위성 시야는 독자에게 여러 갈래 생각을 유도한다.

"관통"의 주체와 객체/ "몸"의 개별성과 복수성 / 가해자와 피해자, 다시 피해자와 생존자 / 인간(성)과 비인간(성) / 생명의 밭으로서 재생산력 vs 파괴의 과녁이 된 재생산력 / 구호단체(구호자)의 위선과 선의 / '피(혈통)의 순수성' 신화가 빚어내는 야누스 효과/ 무지한 대중과 각성된 활동가는 한 끗 차이 / 오명 씌우기와 이름의 정치학 /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의 연대 / 채굴할 실물 자원지도와 강간 고위험 지역 지도의 겹침 등등


상당한 메모를 했건만 말끔한 정리가 어려운 이유는 [관통당한 몸]을 읽은 정서적 충격 때문이라고 변명하겠다. 이 혼란스러운 마음- 인간의 잔혹함에 대한 역겨움과 동시에 인간 회복력에의 경이, 폭력 앞에서 본능적 공포와 불안 반응,복수심,그리고 복수심의 과녁을 돌려 생산적 힘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교육받은 목소리 등- 이 정리되면, [관통당한 몸] 리뷰를 다시 쓰겠노라, 숙제를 남긴다.


글을 마치며 짧게 내 '분노의 대상' 변화를 돌아본다. [관통당한 몸] 초반부에는 여성의 몸을 전쟁터 삼는 개별 가해자들에게 복수심을 느꼈다. 하지만 크리스티나 램의 목소리리를 따라가다 보니, 바둑판 위 개별 돌들에 분노를 집중해서는 바둑판을 읽을 수 없다는 걸 이내 깨달았다. 예를 들어 저자는 두 차례나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에 현혹되어, 로힝야 사람들을 "천천히 태우는 제노사이드(106쪽)"을 외면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Foreign and Commonwealth Office, OGL v1.0OGL v1.0, via Wikimedia Commons


또한, 램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 강간 당했던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증언을 한들, 그들에게 전해졌어야 할 기부금은 "학회와 호텔 숙박비"(209쪽)로 유용되고, 약자를 도우러 파견되었다는 인도주의적 단체 직원들이 현지 여성들에게 저질러온 역겨운 성범죄를 폭로한다. 


 

[관통당한 몸]을 읽고 나니, 칸 영화제에서 출현한 "Stop Raping Us" 시위자를 다룬 기사가 곱게 보이지 않는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온 몸으로 절규하는 시위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위선적이어서 싫다. 라스베가스 누드 쇼 구경하듯 희롱하는 시선으로 훑는 턱시도, 그 옆에는 '내 몸이 아닌 그들의 몸에나 일어날 예외적 사건'이라는 거리두는 화이트 드레스.

위선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기에, 뜨끔하고 아프다. 그렇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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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3 15: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엄청 두껍던데 하루만에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중간에 얄라님 특유의 넵킨 메모 사진은 멋지고, 마지막 사진은 너무 고통이 느껴지네요 ㅜㅜ

얄라알라 2022-05-23 16:56   좋아요 4 | URL
ㅎㅎ 그러게요. 저 점심도 커피와 쿠키로 때웠어요. 이 책 읽다가 ㅋ


2022-05-23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sona 2022-05-23 15: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꿈에서조차 분노하고 계셨군요. ㅠㅠ 개뱔 돌들이 집중하다간 바둑판을 읽을 수 없다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역시 돌에만 집중해 개별적으로 분노하느라 판을 못 읽는 사람인 거 같아요. ㅠㅠ

얄라알라 2022-05-23 16:55   좋아요 4 | URL
그리스 신화, 우리가 명작이라고 배워온 많은 그림 속, 지나온 인간의 시간 속에 유사한 폭력이 얼마나 지독하게 계속되어 온걸까 생각하면....
그냥 막 심장이 아파요.

persona님, 무슨 그런 겸손한 말씀을요.
저는 분노도,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연대 무기라 생각해요. 같이 분노해요^^

singri 2022-05-23 16: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아직 끝이 안났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더 힘들어요 흑 😭

얄라알라 2022-05-23 16:54   좋아요 3 | URL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크리스티나 램의 얼굴을 찾아보았어요.
제가 상상했던 굳어있고, 직선형의 표정이 아니라, 온화한 곡선형의 표정이라
작가의 정신적 단련됨과 내공을 짐작했지요.

저는 책 읽는 내내 인상을 얼마나 썼던지....

제가 아직 갈길이 멉니다. singri님, 힘내서 꼬옥 꼬옥 완독하시길 응원드려요

거리의화가 2022-05-23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얄라알라님의 마음 이해할 것 같아요 본문 보면서 저절로 주먹이 쥐어지는ㅠㅠ 개인을 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시스템을 개선하고 바꾸지 않는 한 분노로만 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얄라알라 2022-05-23 16:52   좋아요 3 | URL
예, 거리의 화가님

저는 무엇보다도, 콩고의 영유아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상상조차 불경한지라 제 심장을 제가 어쩌지 못하겠더라고요.

HIV/ADIS 관련해서 영유아강간을 (그 ‘낙후된‘ 지역 ‘도덕관념‘ 떨어지는 사람들의) ˝cleansing myth˝때문이라는 식으로 개인 가해자를 비난하는 논리가 있잖아요? 하지만, 콩고에서 영유아가 집중 당하는 지역이 왜 하필 희소한 자원 밀집분포지와 겹치는지, 너무나 분노해서 지금도 자판을 두드리기가 힘들지경입니다...

coolcat329 2022-05-23 18: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미리보기로 읽다가 중단했습니다. 힘든 책이에요 ㅠㅠ

얄라알라 2022-05-24 10:54   좋아요 3 | URL
먼저 읽으신 분들께서 다들 쉬엄 쉬엄, 힘드셔서 호흡 고르고 읽으셨던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coolcat님 그래도 꼭 이책 완독하시기를 응원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2-05-24 16: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보기 힘든 게 있더라고요. 이런 책 완독은 무지 힘들 것 같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며 읽어야 할 듯요. 몰랐다가 밝혀지는 진실 중에는 잔인한 것이 많은 법이죠.

얄라알라 2022-05-25 13:08   좋아요 3 | URL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요즘 <고잔동 일기>, <가장 외로운 선택>...마음이 무거워지는 책들을 읽게 되네요.
그래도, 피하지 말고 저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읽으려합니다

청아 2022-06-03 21: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얄라알라님 이 페이퍼를 이제야 읽었습니다.ㅠ.ㅠ
우크라이나에서 전시강간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이 책이 생각나곤했어요.
읽는 것 자체가 힘든 책이지만 고통받은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 그런 연대와 귀기울임이
작게나마 치유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마지막 사진과 문장...너무 공감됩니다!!
수고하셨어요ㅠ.ㅠ

mini74 2022-06-04 1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알라님 고생많으셨어요. 너의 몸은 전쟁터란 바바라크루거의 문장이 생각났어요. ㅠㅠ
 



4월 마지막 주말, 나는 도서관에서 위로받고 단기 지표의 점들을 찍어 곡선으로 만든다. 도서관은 나를 품어주는 공간적 어머니. 여성학 서가에 조르르 놓인 책 들 중에 [페이드 포]는 이미 읽었으니 패스하고 [레이디 크레딧]과 [관통당한 몸]을 감싸 안는다.  책을 안은 채, 도서관 뒷산을 산책한다. 거리두기 완화조치를 마스크 벗고 산행하는 꼬마들, 삼삼오오가 아닌 오오칠칠 앉아 간식 드시는 어머님들 통해 실감한다. 2020, 2021년 2년 동안 미뤄두었던 '숲체험 교실'이 성행 중인가? 불과 30여분 걷는데도 열손가락 펴야 할만큼 숲체험 유아동과 인솔자 팀들을 많이 지나친다. 인솔자분들이 모조리 40~50대 중년 여성들이라는 놀라운 공통분모. 재취업 고민하는 중년 여성들에게 어린이집, 요양원, 숲해설사 등이 인기라는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인상적이다. 

한 때 일했던 여성들. 여전히 일하고 싶은 여성들,어떤 방식으로든 공동체와 소통하고 기여해주시니 감사하다. 동시에 왜 여전히 "돌봄" 능력을 특화한 일자리가 주로 그들에게열려 있는지, 곱씹어 생각해 본다. 

* * 

번역본이 아닌, 한국의 연구자가 한국어로 쓴 글을 읽게 되어 영광이다. 기분이 좋다. [레이디 크레딧]의 서문을 찬찬히 읽는다. 

*  *  * 


# 페미니스트 정치경제학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가 거대 규모 자본의 기초가 되는성경제 #성매매경제 #성산업 #공모자 #Lady credit homo economicus


§   활동가로서의 여성학자 김주희. 페미니스트 인류학자들 김현미(연세대), 김은실 선생님(이화여대 지도교수)의 영향.

§   김주희의 (새로운) 시도: 주류경제이론의 표층에 드러나지 않는, 심층에서 시공을 넘어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젠더의 정치경제학

§   여성을 사랑과 돌봄의 화신인양 자연화하면서 성장해온 자본주의가 그 내재적 위기 극복에도 여성을 착취해온 역사. 그럼에도 마르크스주의 혹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문제 논할 때 착취 exploitation”를 분석에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저자 김주희는 Maria Mies 인용). 마찬가지로 한국 성매매 산업에 대한 기존 논의가 “‘피해-가해대립구도의 정치 문제로만 다루어졌을 뿐, 자본주의 경제 운동의 관점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했”(13)기에 [레이디 크레딧]을 통해, 김주희는 여성이 성산업을 통해 상품화되는 과정을 민족지적으로 보여주고자 함.

§   성별 규범성 강화는 인류학자 라미아 카림이 수치의 경제 economy of shame’개념으로 보여주었듯 망신주기, 모욕 등 내면화된 규율 권력을 통해서도 이뤄진다. [레이디 크레딧] 역시, “낙인과 혐오가 성산업으로부터 탈주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협박하고 옭매는 수단”(13)으로 동원되는 현실을 파헤쳐 준다.

§   성매매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소규모 대면 관계안에서 부여되는 것이라고 상상해왔는데, 김주희는 연쇄적인 대출로 작동하는 금융화의 맥락 안에서 만들어진다”(14)고 주장한다. 그 금융화의 과정에서 여성들의 삶 자체가 이윤의 원천으로 징발”(14)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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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4-25 1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묵직한 책들 고르셨네요. 책읽기 전의 비장한 각오가 느껴집니다.☺
도서관에서 위로받는 그 마음 저도 알거같아요. 새로운 책으로 즐거운 한 주되시길요...!

얄라알라 2022-04-25 18:52   좋아요 2 | URL
ㅋㅋ비장했나요? 4월 한 번도 먼데로 못 놀러가고 주말마다 도서관 다녀서 비장해졌나봐요..... ㅋ놀고 싶어용
coolcat님, 5월 첫주 황금연휴를 기다려봐야겠죠?^^

얄라알라 2022-04-25 18:53   좋아요 1 | URL
ㅋㅋ비장했나요? 4월 한 번도 먼데로 못 놀러가고 주말마다 도서관 다녀서 비장해졌나봐요..... ㅋ놀고 싶어용
coolcat님, 5월 첫주 황금연휴를 기다려봐야겠죠?^^

청아 2022-04-25 1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봐도 서문에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구나 느낍니다.^^*

마스크 쓴 아이들보면 마음이 짠하더군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셔야하는데 온라인수업을 비롯해 수많은 변화를 단기간에 경험하고 있는 어린이들. 결국 적응하는걸 보면 기특하고 대단하단 생각도 듭니다.

굵직한 책들 고르신 얄라알라님
응원합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8:49   좋아요 2 | URL
좀 전에 라미아 카림의 책도 데려왔어요. [가난을 팝니다] 사실 몇 번 도전해서 맨 앞만 읽고 말고 말고 했던 책인데. ㅋ

책읽는나무 2022-04-25 1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이디 크렛딧 읽고 있는 요즘...너무나 충격적이고 안타까워서...
한숨 절로 나오더군요ㅜㅜ
얄라님은 어떻게 느끼실지...??
그래도 잘 읽으시리라 믿습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8:52   좋아요 3 | URL
사실 지난 한 달 내내 성폭행 피해자들에 관한 책을 읽었거든요. 물론 그 책은 정치경제학이 아닌 분야의 접근이고 구체적 대상도 다르지만, 여성의 몸이라는 화두로 관통되는 것이 있으니 연결지으며 능동적 읽기를 시도하렵니다.

열심히 읽고, 배워갈게요. 책읽는나무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mini74 2022-04-25 2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힘들었던 책이네요 ㅠㅠ 나는 휴먼이란 책 궁금하네요 ~~ 저도 파이팅입니다 알라님 *^^* 저희 아이도 드디어 엠티 간다고 좋아해요 ㅠㅠ

얄라알라 2022-04-26 00:17   좋아요 3 | URL
와! 엠티! 소풍! 이런 단어 얼마만에 들어보는지요?
벼룩시장도 운동회도 없어진, 축제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자라는 어린이 세대들이 갑자기 안쓰러워집니다. 그리고 mini74님 자녀분 엠티 엄청 설레어하겠어요^^ 와. 대리만족하는 저.


질 볼트 테일러가, 어머니의 헌신적인 도움과 자신의 의지로 뇌졸중 중증 장애 상태를 벗어난 이야기, 아니 보다 정확히는 보통 사람들 눈에는 ‘중증 장애‘상태라 보이는 그 단계에서 그녀가 느꼈던 자유로움과 새로운 세상.

그 연결지점에서 [나는 휴먼]을 읽으려고 데려왔어요. 역시나, 이런 글을 쓰시는 분들 뒤에는 훌륭한 부모님이 계시네요^^ 이 책 역시...

파이버 2022-04-29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꽃도 많이 피고 날씨도 좋아서 숲체험하기 좋은 것 같아요. 얄라알라님께서 가시는 도서관에는 신간이 많은 것 같아 부럽습니다 ㅎㅎ 저도 내일 도서관에 가야 하는데 [레이디 크레딧]이나 [나는 휴먼]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겠네요.

얄라알라 2022-05-11 12:46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 [나는, 휴먼] 찾으셨나요? 제 지역에서는 다른 분께서 예약 찜 하셔서, 저 아주 열심히 빨리 읽었답니다. 반납 전에 덕분에 읽을 수 있어서 그 예약하신 미지의 누군가에게 감사드렸어요

파이버님께서도 도서관 참 좋아하시네요^^ 하긴 이곳 알라딘 마을에서는 도서관이 편의점보다 더 가까운 공간이지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2022-05-11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1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isway 2022-06-14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의 깊이가 남다르세요.. 한수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토끼 효과'라는 원제 그대로였다면, 양육이나 인구 문제 도서로 오해했을 뻔하다. 더퀘스트 출판사 편집진은 "다정함"이 부상하는 코로나 블루 시대에 어울리는 제목을 달았다. [다정함의 과학]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와 나란히 입소문이 뜨거운 책이다. 저자 켈리 하딩은 정신의학 교수이다. 건강의 의미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 모두 더 건강해질 가능성을 진료실 밖에서도 찾아 왔다.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그녀가 도달한 결론을 집약한 표현이 바로 '토끼 효과'이다. 

*   *


'표준 토끼 모델'의 실험 대상 토끼들은 수 개월 간 동일한 고지방 사료를 먹었다. 예측한 대로 콜레스테롤 수치는 모든 토끼에게서 상승했다. 그러나, 토끼 한 무리의 동맥 혈관 내부에는 지방 성분이 다른 토끼들의 60%였을 뿐이다. 생물학적으로는 이 결과를 설명할 수 없었다. 유사한 사례를 하나 더하자. 

27주만에 태어난 조산아 제이미는 의료진과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 사망 판정을 받았다. 엄마는 숨을 멈춘 아가와 살갗을 맞대고 말을 걸었고, 아가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위 미스테리한 사례의 토끼들에게도 역시, 토끼를 안아주고 애정을 듬뿍 준 헌신적인 연구원이 있었다.



저자가 토끼 연구 사례를 내세워 이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은 명료하다. '건강은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1) 따스함, 웃음, 존경, 신뢰, 배려, 환대, 지지 등을 통한 사회적 연결은 개인을 그리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한다. 2) 건강을 위한 노력은 진료실 밖에서도, 즉 공동체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1)번에 격렬히 공감한다. 2)번도 마찬가지. 그러나  2)번 '공동체 차원' 부분에서 한숨이 나왔다. 실현이 쉽지 않을 터이니 무력하고 막막하게 느껴진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다정함은 개인 차원의 각성과 노력으로 발현될 수 있다. 하지만 '다정한 개인'의 합집합이 '다정한 공동체'로 이어지진 않는다. 설사 다정함이나 친절이 취약점(약자의 무기)로 평가절하되지 않는 사회분위기를 형성할지라도, 건강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사회적 환경적 요인들, 인간의 본래적 편향성과 혐오 등의 요소는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이 책의 5장 '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캘리 하딩은 100세를 넘겨서도 건강한 삶을 사는 아이젠버그 박사의 열렬한 지식욕구를 칭송하며 건강과 교육 간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통계를 제시한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환자가 당뇨 걸릴 확률이, 대학교 졸업하지 않은 여성이 비만일 확률이,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부모가 수명이 더 짧을 확률이' 높다는 식이다. 물론, "배움"을 통한 자기성장 노력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돈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교육의 창구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최종학력은 삶의 목적의식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복합적인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다. 개인이 제 아무리 다정하거나, 배움의지가 뚜렷할지라도 그것이 교육의 총량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배우려고 노력해야(더 교육받아야) 더 건강하다'는 진술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토끼들을 제 아무리 쓰다듬고 아껴준 들, 실험실 안에서 사료 받아먹으며 몇 달 더 생존할 운명의 토끼라면,  다정함은 무슨 소용일까? 삶의 조건들이 너무나 가혹한 데, 결코 사회적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은데, 다정함의 가치를 실천하며 산들, 그는 얼마나 더 건강할까? 켈리 하딩의 고무적인 제안이 왜 내게는 버겁게 느껴지는가?  분자화도 모자라 원자화 시키는, 사람들 간 결합력을 약화시키는 사회에서 '사회적 연결'이라는 끈을 붙들어 매야 너와 공동체가 산다는 제안은 왜 슬프게 들릴까?



리뷰, 다시 읽어보니 불만 많은 염세주의자의 투덜거림 같다. [다정함의 과학]을 작정, 디스하려는 뉘앙스도 느껴진다. 전혀 그렇지 않다. [다정함의 과학] 고개 끄덕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다정한 손길, 눈짓, 인사, 함께 함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건 의학박사 학위 없어도, '토끼효과'같은 전문 용어 몰라도 우리가 살면서 깨치는 기본이다. 그러나 '다정함'의 가치를 새로 발견하고 있는 이 시대가 역설적으로 이 사람간 아날로그적 결합력이 얼마나 약화된 세계에 우리가 사는지 반증한다고 생각하기에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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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2-04-13 1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죄송해요!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왠지 저는 책 내용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은 몰라도 느낌으로는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있다>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얄라알라 2022-04-18 10:52   좋아요 1 | URL
감은빛님 안녕하세요?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많이 들어봤는데 작가 이름은 생소합니다. 짐작하신 대로, 물에 사랑을 쏟고 좋은 말을 해주면 물이 달라진다 뉘앙스의 예시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보건, 집단 건강의 관점에서 다정함을 치료자원화하자는 주장도 등장하고요. 다정함과 연결됨의 힘은 분명 있겠지만, 현실의 여러 복잡한 문제와 인간 감정의 광폭 요동은 어찌 처리하고 현실화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4-18 12:42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감은빛님^^

저는 이 책을 보지 않았지만 <물은 답을 알고 있다>와 다른 결의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자 이력, 추천사를 보건데요. 그리고 다정함과 건강의 관계는 이미 과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는 부분이라 사이비과학인 <물은 답을 알고 있다>와는 다르다 생각합니다.

얄라님 말씀대로 다정함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사회적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할지는 다른 문제겠지만요.

감은빛 2022-04-19 11:23   좋아요 2 | URL
알라님. 다정함을 치료자원화 하자는 주장은 신선하네요.
저는 지역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라 조합의 활동을 통해
말씀하신 취지의 내용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고양이라디오 님 안녕하세요.
저는 게을러서 이 글만 읽고 저자 이력과 추천사를 보지는 못 했네요.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부분이라고 하시니, 그 부분은 제가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새파랑 2022-05-07 0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님 당선 축하축하합니다~!! 귀여운 토끼를 연구에 쓰다니 왠지 슬프네요 ㅜㅜ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얄라알라 2022-05-08 17:2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놀러 댕기느라, 늦게 인사 답신 드립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05-07 0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얄라알라 2022-05-08 17:26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요렇게 들려주셔서 또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청아 2022-05-07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님 축하드려요*^^*🌹
웃음가득한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5-08 17:26   좋아요 1 | URL
미미님, 내내 배가 부른 주말을 보내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5-07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5-08 17:26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항상 따뜻하게 챙겨 축하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요!!

그레이스 2022-05-08 17: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얄라알라님 토끼의 실험에서 다정함의 사회학! 흥미있는 내용이네요. 무정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이 함께 무정함으로 무장하는 것일까, 아님 다정함으로 그 무장을 해제시키는 것일까 생각하다보니 옛날 우화가 생각나네요. 바람과 햇빛의 우화였던 것같네요.

겨울호랑이 2022-05-08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얄라님께서 말씀하신 공동체 차원의 노력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이웃‘, ‘공동체‘라 했을 때 자신과 소득, 지리, 학력 등 여러 조건이 맞는 이들을 그 대상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그 장벽이 높아진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종교인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교리, 부종교인들 역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주변을 대한다면, 지구라는 별이 ‘창백한 푸른 점‘이 아닌 ‘아름답게 새파란 점‘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얄라얄라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온라인 서점 판매지수가 높은 과학신간을 읽었다. [메타버스 사피엔스]은 양장본의 묵직함이 무색하도록, 집중하면 1시간 내 독파 가능하다. 총 159쪽이지만, 100쪽 다이어트도 충분히 가능한 글밥이다. 동아시아 편집진의 손길이 야무지다. 하긴, 도서관에 기대어 공간 다이어트해 온 미니멀리스트의  평정심을 동아시아 책들이 여러 번 흔들었다. 출판계 루키, 신흥강자? 동아시아 출판사 초창기 책의 인지도와 매무새를 [메타버스 사피엔스]와 비교하면, 기분 좋은 '일취월장' 이다. 


mohamed Hassan / Pixabay / CC0


[메타버스 사피엔스]는 대중교양과학서, 빨리, 많이 그러면서도 쉽게 잘 쓰는 김대식 교수가 썼다.  문장도 간결하며, 읽을 땐 쉬운데 정보량이 상당하다. 내게는 그 정보 자체보다는, 과학자 김대식이라는 창조적 마인드를 엿볼 수 있어서 이 책이 재미있었다. 만약 내가 뇌과학,  뇌공학,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인지라 "메타버스" 관련 대중교양서 집필을 의뢰받았다고 상상해보자. 나라면, '메타버스' 뜻풀이부터 시작하는 고리타분한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이들도, "도대체 metaverse가 뭐야?"라는 강박적 질문에 답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러나 김대식은 책 제목에서처럼 "사피엔스"라는 큰 화두에 메타버스를 부분집합으로 넣었다. 

마치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가 그러했듯, '지금, 여기'를 넘어서는 인공위성적 시야를 확보하며 메타버스 이야기를 위치 시킨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보이지 않는 허구(이야기)를 집합적으로 믿음으로써 (초)협력해왔고 지구별의 우두머리로 설 수 있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김대식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즉 뇌를 통해 현실을 창조해내는 특별한 힘을 지녔다고 본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근원적 호기심 그리고 왜 21세기(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류 사회의 탈현실화가 가속화되었는지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짚어준다. 메타버스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후반부에 배치했다


나는 진화생물학, 뇌과학, 인공지능, 철학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화두를 얇은 책 하나에 녹여내는 김대식의 사고법에 감탄했다. 또한 나는 영화 [이퀼리브리엄]의 주인공도 아니건만, 감시자본주의 사회를 두려워한 나머지 "메타버스"라면 일단 거부감을 가졌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 생각을 바꾸었다. 이미 시작된 21세기형 대항해, 메타버스로의 움직임이 인간의 가능성을 무한 확장할 수도 있다는 김대식의 낙관론도 매력적이다. 



질문과 답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워터 슬라이드 타는 듯한 김대식의 사고법. 글쓰기. [메타버스 사피엔스]를 "사피엔스" 키워드로 김대식이 어떻게 풀어냈는지 Q&A의 흐름으로 정리해본다.


  • Q] 코로나 팬데믹이 가속 시킨 변화는?
  • A] 혹자는 20세기 역사가 WW1이 발발한 1914년 진정 시작되었다고 하듯, 21세기는 covid-19과 함께 2020년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훗날 평가하게 될지 모르겠다. 2020년을 기점으로 분열이 가속화된다. 20세기 키워드가 세계화였다면, 21세기엔 탈세계화와 신냉전(중국-서양)이 난제로 다가올 것이다. 
  • Q] 이처럼 위기가 가속화되는 21세기,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 A] 도피하고 싶어한다. 그 도피를 가능하게 해줄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화성으로의 이주처럼 물리적인 탈현실도 있다. 동시에 지지털 현실로 도피하려는 '메타버스' 움직임도 있다. 
  • Q]  '탈현실'이라는 표현 쓰기 전에, 근원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도대체 '현실'이 뭐냐?
  • A] 그거 쉬운 질문 아니다. 실제 '세상'이 존재하더라도, 인간은 그 세상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input이 아니라, 우리 뇌의 해석을 거친 결과물, 즉 output이다"(28)
  • Q] 무슨 말이냐? 인풋 아웃풋? 좀 쉽게 예를 들어 달라.
  • A] 꿈을 생각해봐라. 진화적으로 "수면"은 위험한 전략인데도 인간은 잔다. 심지어 어류가 아니라 물 속에서 숨도 못 쉬는 돌고래도 잔다. 왜 잘까? 수면이 진화적으로 도움이 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 Q] 지금 '장자의 나비'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 A] 동양에서뿐 아니다. 서양에서도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 외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 최근 학자로는 닉 보스트롬이 있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시뮬레이션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이 현실이 오리지널이든 시뮬레이션이든 중요한 건 양자택일의 답이 아니다. '나는 무엇인가, 사피엔스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 Q] "나는 누구일까?" 라고 묻지 않고, 김대식은 "나는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의도가 무엇이고 "누구"와 "무엇"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지?
  • A]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가장 탁월한 능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58)이다. 다시말해 사피엔스는 뇌를 통해 현실을 만들어 낸다. 그건 인간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도 할 수 있다. 
  • Q] 난 이 책 제목 보고, 당신이 "메타버스" 설명을 초반에 배치할 줄 알았다. 도대체 메타버스 이야기는 언제 나오냐?
  • A] 이제 하려던 참이었다. 메타버스를 이렇게 설명하겠다. 체화된 인터넷. 즉, 몸을 지닌 인터넷이다. 
  • Q] 흠, 영화 <아바타>가 생각난다. 우리 인간은 몸에 갇힌 존재인데, 디지털 현실에서 어떻게 아바타로도 존재할 수 있을까? 김대식 당신은 책에서 이렇게 질문했다. "우리 인간은 아날로그 동물인데, 어떻게 디지털 현실을 체험하느냐? 이것이 가능하느냐?"(135)
  • A] 모든 인간을 아날로그적으로 규정하긴 힘들다. 사실. Z세대 그리고 이후의 알파세대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현실이 아닌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현실이 고향이 될지도 모른다. 
  • Q] [메타버스 사피엔스]에서 촘촘하게 풀어내지 못한 이슈가 있는가?
  • A] 메타버스를 향한 인류의 대항해, 이 여행 과정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장미빛일지 핏빛일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이제 서서히 장막이 열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중요한 질문은 품고 갈 필요가 있다. 책 146쪽을 보라. 나는 내 자신, 그리고 독자들에게 이렇게 질문 던졌다. "메타버스 안에서 정체성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우리는 메타버스를 우리 현실이라고 감각할 수 있게될까?" "메타버스 안에서 행복한 삶이 가능해진다면, 그 때도 인간은 아날로그 현실을 필요로 할까? 아날로그 현실의 가치는 도대체 뭔가?" 책 덮고도 당신이 계속 가져갔으면 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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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3-30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주식판에서 메타버스
란 키워드만 달면 무언가
되는 것 같아서 다들 메타
버스~ 타령을 하네요.

정치권에서도 숟가락을
얹으려고, 메타버스는 어
디서 타는 버스냐고 물었
다는 말이 힛트~였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아직도
아직도~이지만요.

2022-03-3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03-31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딜가도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나와서 저 정말 창피하지만 고백할게요.
metabus인줄 알았습니다. 신형 버스인줄 ㅠㅜ
애들 책도 메타버스가 줄줄이 나와 그제야 보니 전혀 다른 얘기더라구요.
하라리의 사피엔스 마지막 장 주제와도 맞물리는 이야기네요.
저는 스마트폰도 반대하는 아주 구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가상세계 이런거 좀 무섭고 거부감이 드는데 정말 세상이 적응하기도 전에 변화발전이 너무 빠름을 느낍니다. 😰

얄라알라 2022-03-31 12:16   좋아요 2 | URL
coolcat님
저, 실은 레삭매냐님께서 ˝메타버스 어디서 타는 버스냐?˝는 말 힛트~였다고 하셨을 때, 나 고백해 말어...했습니다.
저도 bus인 줄 알다가, 지인과 대화하다 아주 크게 깨졌습니다 ㅋㅋㅋuniverse multiverse 너 못들어봤냐고?^^:;;
깨갱하고 조용히 있었습니다.

네, 하라리에 비한다면 김대식 쌤은 훨 낙관론쪽으로 가시는 분위기입니다
저도 coolcat님 처럼 일단 무섭습니다. 실은요....못 따라가고 몰라서 그러는 건지.

coolcat329 2022-03-31 19:45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 위안이 됩니다~🤭
저도 청소년 대상으로 쓴 메타버스 책 한 번 봐야겠습니다. 김대식 님 이 책도 도서관에서 한 번 보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사피엔스를 얄라님 글 읽고 읽은거 같은데 맞나요?

얄라알라 2022-03-31 22:51   좋아요 1 | URL
아...coolcat님 제가 <사피엔스>를 서너번은 다시 읽었지만 그 책 리뷰만 쓴 적은 없던 것 같아요.
그래픽 사피엔스는 리뷰 썼던 기억 나고요^^

요새도 가끔 유발 하라리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 갖고 세상에 전하나 궁금해서 찾아다니고는 있습니다^^

서니데이 2022-03-31 2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메타버스 이야기 많이 나오는데, 앞으로 활용될 분야가 많다고 들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에는 상상만 하던 것들도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잘읽었습니다. 얄라알라님, 좋은 밤 되세요.^^

파이버 2022-04-03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메타버스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왜 이렇게 많이 떴나 궁금했는데 어느정도 궁금증이 해소되네요. z세대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잘 알고 적응하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