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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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박사님, 고교독서평설에 모아놓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전국 고등학교에서 많이 초청받아 강연해오셨나봐요. 현장의 리듬이 느껴집니다. 일전에, 선생님께 특강 부탁하고도 강사료대신 학생들 독후감 주셨다는 교수님이 박사님의 대중적 흡수력과 인지도를 어떤 맘으로 보실까 자주 상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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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오지 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5
에릭 월터스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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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활동량, 적어도 물리적인 걸음 수가 작년의 십 분의 일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카톡 울림도 덜해지고, 거울 속 저 눈동자는 사람을 응시하는 법을 잊은 것 같습니다. 장자의 나비를 떠올리며 스크린이나 활자 속을 거닙니다. 코로나 19가 조용히 바꾸어놓은 삶의 풍경입니다. 이런 시기, 어쩌면 지극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훗날 큰 힘이 될까요?




소설 [가까이 다가오지 마]를 읽으며 한 생각입니다. 이 소설,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인 2020년에 바로 그 전염병을 소재 삼았습니다. "일상"이 정지, 혹은 온택과 언택으로 대체되는 풍경을 여러 에피소드로 담아냈습니다. 의료진을 둔 가족은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활공간을 분리하고, 휴교해서 친구들과 못 만나니 학교 운동장은 텅 비고, 온라인 수업을 듣고..... 


솔직히, 읽다 보면 [가까이 다가오지 마]는 소설인지 나의 이야기인지, 코로나 시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사연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2020년 우리 현실을 지극히 충실히 그렸습니다. 인물들의 반응도  예측 가능했고, 이벤트나 반전 역시 상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그려집니다. 마스크를 쓴 채, 광장에 모여 파티하며 잠시 콜로나 블루를 잊으며 공동체성을 확인하는 이벤트 말입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에 대한 첫 느낌이었습니다. 그. 런. 데. 

이런 치밀한 기록이야말로, 훗날 어쩌면 그 어떤 SF소설보다 참신한 내용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2020년 우리야, 팬더믹의 한 가운데에서 이제 어떻게 이 전염병과 함께 살지로 전략 수정을 하고 있기에 소설의 내용이 일상입니다. 하지만, 불과 오 년 후라도 이 팬더믹이 잠잠해지면 [가까이 다가오지 마]가 꽤 이색적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요?


삶의 구체적 현장을 색 적게 섞어 기록하는  것이야말로 팬데믹 시대 중요한 작업인 것 같습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 덕분에, 팬더믹 일기를 쓰고 싶어집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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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음식의 역사 - 27개 주제로 보는 음식 연구
제프리 M. 필처 엮음, 김병순 옮김, 주영하 감수.해제 / 따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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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쪽 넘는 이 책을 다 읽고 리뷰 쓰려면, 몇 달은 걸릴 것 같아서 입문 하기 전에 번역자 김병순 선생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책 읽다보면 선생님 존함 자주 만납니다. 믿고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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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0-10-3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투를 빌어요. 이런 두꺼운 책 완독함 진짜 뿌듯뿌듯^^

얄라알라 2020-11-01 13:3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순서대로 읽지 않고 있어요. 뒤에서부터 읽기 시작^^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 - 운동 못하는 스포츠기자가 만난 운동하는 여자들
이은경 지음 / 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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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자. 특히 운동 못하던 여자의 운동이 요새 출판계 대세 키워드인가? 근래 읽은 책만해도,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마녀 체력] [살 빼려고 운동하는 거 아닌데요] 여러권이다. 이 책들의 공통 분모는 주로 글 쓰는 전문직 여성들의 운동 입문기, 혹은 운동의 재발견과 예찬, 나아가 운동을 축 삼아 페미니스트적 세상 읽기.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는 제목에서 이미 젠더 논의 포석을 깔고 있다. 저자가 이 분야에서 20여년간 일해온 전문인이다. 일간 스포츠에서 14년, 스포츠 잡지 및 온라인 스포츠 매체까지 두루 거쳤다. 저자는 운동 좋아하지 않는다. 한결같이 싫어하고 한결같이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학창시절 저자는 "1000미터 오래달리기 시험 때는 우리 반 꼴지인 나를 뒷반 1등이 따라잡았다. 착각한 선생님이 내 등수를 뒷반 2등으로 적기도 했다(10)."며 한 번 들으면 잊기도 어려운 충격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는 저자의 에세이 모음집인 1부와, 인터뷰 모음집인 2부로 구성된다. 저자의 넓은 인맥 덕분에 2부가 다채로운 인터뷰로 채워져 독자로서 감사하지만, 나는 1부가 훨씬 재미있다. 기자 생활만 얼추 20년.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의 재미란 게 있다. 요샌 워낙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에서 여성이 적극적 주체로 그려지기에 잊을 뻔 했는데, 불과 3-40년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스포츠의 구경꾼일 뿐이었나 보다. 저자가 인용한 1985년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 결과에서 '지난 1년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여성 응답자가 89.4%라고 한다. 설령 운동을 했다할지라도 '걷기운동' 일색. 그래서 저자는 아예 소제목을 "한국 여자의 일생엔 운동은 없었다"고 달았다. 학교 체육 시간에도, 혹 결혼과 출산이라도 하게 되면 돌봄 노동에 치여서 등등 여러 이유 때문에 운동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의 말씀(?)이다. "여성의 스포츠는 추하다" 했다는데? 쿠베르탱을 인용해가며 썼던 독후감으로 상 받았던 기억이 흔들린다. 대놓고 차별해도 차별이라는 걸 인지하지도 못했던 시절이 불과 백여년 전.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를 완결형 문장으로 만든다면 이젠 어떤 문장이 뒤에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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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0-2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의 일생엔 운동은 없었다!˝ 너무 충격적인데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여중,여고)다니면서 이럴다할 운동을 배워본적이 없어요 ㅠㅠ
달리기 조차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막 뛰라고 했을 지경이었으니까요.

2020-10-27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0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좋아요의 맛 마음이 자라는 나무 21
미나 뤼스타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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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한국 청소년 소설 중에, 영어학원과 독서실 배경에 엄마를 악역 조연으로 등장시킨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SNS나 스마트폰이 최빈도 키워드라면, 읽기 전부터 기대가 반으로 꺾인다. 그 간 독서 경험을 통해 번번히 그 지루한 상상력에 실망해왔으니까. [#좋아요의 맛]도 제목부터 해시태그가 붙어있기에 가벼운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푹 빠져서 읽었다. 재밌다. 독특하게도 이 책은 노르웨이 작가가 썼고, 노르웨이에서 '올해의 번역가 상'까지 받았다는 손희수가 번역했다. 10대들의 대화를 어찌나 자연스레 우리말로 옮겨주었는지, '노르웨이 원어 소설이었어?' 다시 확인했을 정도이다. 


[#좋아요의 맛]이 한국판 소설이었다면, 이랬을 것이다. 

1. 엄마가 SNS 세계에 입문하려는 혹은 이미 활약 중인 자녀를 말린다.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한다. 

2. 아이가 SNS 때문에 성적이 떨어져서 아이의 엄마와 아빠 사이에 다툼이 있고, 아이에게 벌칙이 떨어진다. 

3. 아이는 SNS 세계에서 더 스타가 되기 위해 더 좋은 스마트폰을 원하거나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데 온갖 투자를 한다. 




다행히 [#좋아요의 맛]에는 저런 진부한 설정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1. 학교 담임 선생님이 21세기형 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온라인 상에 자기 표현하기, 즉 SNS에 영상물 올리기 과제를 내준다. 

2. 주인공 아이가 이 과제에 시큰둥한다. 아이의 엄마가 직업적 파워 블로거인지라, 엄마가 더 과제에 열광하며 도와주려고 한다. 

3. 주인공 아이는 나중에 이 과제 진행 과정에서 큰 실수를 하지만, 바로 잡는다. 누가 가르쳐준 방법이 아니라 자신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서. 

4. 이제 막 사랑을 느끼는 10대들의 알콩달콩한 에피소드와 감정선이 잘 드러난다. 


[#좋아요의 맛] 리뷰를 더 진행하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스포일러 없이 쓰려니 어렵다. 

저자 미나 뤼스타는 SNS에서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더' 비밀스럽고, '더' 독특하고, '더' 자극적인 소재들을 팔아야하는데, 정작 사람들은 '더' 진짜, '더' 진실해보이는 것을 상품으로 소비하려 든다는 역설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보여주기 위한 '진실'연기는 언젠가 밑천이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것도. 청소년 소설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노르웨이 소설에 호감도를 상승시켜준 좋은 책이었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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