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트하우젠의 사진사
살바 루비오 지음, 페드로 J. 콜롬보 그림, 문박엘리 옮김, 아인차네 란다 채색 / 생각비행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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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리뷰를 쓰지 못하고, 100자로 추천하는 게 아쉽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그래픽 노블로 쉽게 알린 글 쓴이 뿐 아니라 주인공인 프랑시스코 부아의 소신에 감명 받고 스페인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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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계속 엄선해서 배출하고, 서가에 공간 생기니 또 다시 책을 들이고.....약이 없는 병이다. 다시 솟아 오른 책 더미에서 [검은 개]부터 뽑아들었다.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제일 먼저 멀리한 장르가 소설이었다. 그런데, 책 덕후들의 서재를 기웃거리다보면 결국은 소설이 공통의 축인 것 같았다. 읽지 않아왔던 교만을 반성하며 [검은 개]를 탐독했건만, 이것은 왠 철학책이던가! [TENET] N차 관람하듯, N차로 읽어야 한단 말인가! 




이웃 서재를 드나들며 뒤늦게 알게 된 이언 매큐언의 작품들을 차근차근 독파해왔다. 미셸 투르니에, 아멜리 노통브 이후 좋아하는 작가 목록에 이름을 더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그러나, [검은 개]만큼은 줄거리 이해도 어렵다.


화자인 지식인 중년 남성이 아내의 부모에게 흥미를 느껴 장인장모님 이야기를 한다. 떠오른 줄거리 아래로 들어가보면, 유럽정치사(세계대전, 이념충돌, 홀로코스트, 세상의 표리부동(내세우는 가치와 실제의 간극)뿐 아니라 세대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새벽에 읽을 땐 몰랐는데 아침에 다시 생각해보니 이책엔 유난히 자식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주인공만 해도 여덟 살에 부모님을 잃었고, 주인공의 조카 역시 폭력적 부모 밑에서 반 버림 받았고, 장인장모님의 냉전(?)에 그 자녀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방치되었다. 이언 메큐언은 가족에서의 관계보다 더 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과거의 혼란(전쟁, 살상, 이념적 대립, 이념형과 실제의 괴리), 이미 일어났던 일로 인해 현재 세대, 그리고 나중 세대들이 감내해야 할 숙제가 늘어간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나? 내가 유럽인이었다면, 유럽의 역사와 현 정치상황을 좀 더 잘 안다면 [검은 개]를 이해하는 수준이 달랐으려나? N차 읽고 나면, [검은 개]의 "검은 개"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 지금은,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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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0-09-04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선해서 방출하기는 모든 장서가들의 고민이네요

2020-09-05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05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검은 개
이언 매큐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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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넷>보고서 머리 회선이 꼬인 듯한 기분이 들던데 <검은 개>도 다르지 않았다. 심오하고, 근원적 주제를 건드리면서도 시대의 역사와 정치를 이야기하는 이언 메큐언....이분은 글쓰는 업이 아니라 어떤 업을 택했어도 집요하게 꼭대기에 올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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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인생독법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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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江湖 동양학자." 이색적인 이름이다. [인생독법] 책날개에서 작가 조용헌을 소개하는 단어인데, 오직 그에게만 붙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조용헌은 어렸을 때부터  "~사"는 "~사"인데, "도사"를 꿈꿔왔다 한다. 불교학을 선택했던 이유도 그 꿈에 근접시켜줄 것 같아서였다 하고(그는 불교민속학 박사이다)... 어린 시절 꿈을 따르듯, 그는 "강호江湖," 그것도 한국 땅만으로 부족해서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특별한 공간들을 방문해왔다. 그렇게 반편생을 살아 이제 인생의 가을에 온 그가, [인생독법]에서 잘 사는 법을 들려준다. 



조용헌의 글은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읽어왔다. 그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힘와 작용을 믿고 경험해보았으며, 거기서 배웠다. 나는 넓디넓은 "강호"는 커녕, 시멘트로 지어진 집 밖으로도 잘 안나가면서(사회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더욱), 조용헌 자신의 표현을 빌자면 "발냄새, 땀냄새 나는" 그의 글에서 크게 배운다. [인생독법]에서 새롭게 배운 점, 아니 부러워한 점은 그의 소신이다. 


그는 자신을 386세대이며, 한국의 386세대들이 그러하듯 "사회과학의 세례를 받았"다 한다. 그의 시원한 문장을 직접 인용해 본다. 


"나는 386세대에 해당한다. 이 세대의 특징은 사회과학의 세례를 받은 세대라는 점이다. 세례란 무엇인가? 성스러운 강물이나 호수의 물속에 한 번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적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물은 알고보면 표피만 적신다. 피부만 적실뿐인지 몸속까지 뼛속까지 그 물이 적실 수는 없다. 비록 사회과학의 세례를 받기는 하였지만, 나의 근육과 뼛속까지 와 닿은 것은 전통 사상인 유, 불 선이었다. " [인생독법] 11쪽 


인생에 대해서, 더군다나 인생을 읽는 법, 잘 사는 법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조용헌은 시종일관 같은 심지에서 나온 불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뜨겁게 전달력이 있고, 읽는 이는 감화시킨다. 한 마디로 여러 노선 갈아타지 않고 시종일관이 있기에 힘이 있다. 나는 그렇지 못하다. 적어도 현재에는. 많이 부족하다. 


내게 익숙한 언어와 틀거리는 사회과학이지만, 하늘과 바람과 나무를 그 세계의 언어로 알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다시 진자는 돌아와, 익숙한 단어들을 버무려 세상을 보려한다. 충분치 않다. 진자가 다시 움직인다. 다른 세계에도 손 뻗어보고 싶다. 하지만 머리만 차가워서 그 언어 또한 제대로 듣지도 못한다. 한 심지에서 타는 불이 아니다. 그래서 약하다. 팔레트를 여러개 들었다 해서, 명화가 나오겠는가. 내게 딱 맞는 팔레트를 찾아야지, 색만 섞는다고 그림이 나오겠는가. 왜 그 질문이 중요하고, 그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뜨거움이 있기나 한건지 고민해야지.


[조용헌의 인생독법]은 한 심지의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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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숲 모기만 아니라면, 저도 여름 불볕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숲에서 책 읽을 수 있는데요.

숨 다운 숨 쉬러도 가고, 걸으러도 가고 요새 숲을 많이 찾았습니다.


우연히 "생명의 숲"에서 진행중인 연구, 인터뷰이 모집 공고를 보았습니다. 1시간 진행될 인터뷰가 비대면일지가 궁금하네요. 뜻 있으신 분들 한 번 살펴보세요^^


https://forest.or.kr/programs/289?utm_source=stibee&utm_medium=email&utm_campaign=news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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