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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발 이세계행
오타케 마사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2월
평점 :

<도쿄발 이세계행>은 <히나마츠리>의 작가 오타케 마사오의 첫 단편집이다. 단편집이라고 해서 일반적인 단편집의 구성을 예상했는데 마치 연작 만화처럼 각각의 작품이 연결되어 있어서 놀랐다(작가 후기를 봤을 때 처음부터 이런 형식의 책을 내려고 구상하고 그린 건 아닌 것 같고, 단편집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앞의 만화와 뒤의 만화를 연결하는 'Transfer Station'이라는 형식을 고안한 듯하다). 맨 마지막에 실린 코믹 빔 신인상 수상작 <파란불이 켜지기까지의 시간>만이 앞의 작품들과 연결되지 않는데, 이는 이 작품만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개그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단편집은 형식도 기발하지만 내용도 매우 다채롭다. 일상, 학원, 범죄, 오컬트, 스포츠, 마법, 판타지 등 온갖 장르를 섭렵할 뿐 아니라 각각의 장르를 개그라는 하나의 주제로 귀결시키는 솜씨도 훌륭하다. 예를 들어 공동주택에서 칼로 난자당한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최후의 만찬>이 그런 결말을 맺을 줄이야... 일본의 건강한 남자 아이로 태어났으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이세계에서 환생, 이후 거듭된 환생 끝에 00000이 되기로 결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미타무라 사쿠라코(가명)의 일생>도 예측불허의 전개를 따른다. 시노하라 켄타의 <스켓>, <위치 워치> 등을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단편집도 좋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