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끝에서 알게된 것 : 고고고 고 고 고스트 5

고고고 고 고 고스트 5 - 완결
히루즈카 미야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9월

아케치 우시로는 계약직 사원으로 온갖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다 상사와의 불륜이 들통나는 바람에 회사에서 쫓겨나고 위자료까지 물어줘야 하는 신세가 된다. 그런 우시로 앞에 어느 날 수호령 마사코가 나타나 우시로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복수를 해주겠다고 나선다. 그 후 우시로는 마사코와 합심해 자신을 괴롭히는 일상의 빌런들에게 크고 작은 복수를 감행해 왔다. 5권에선 우시로를 현재의 상황에 빠뜨린 원흉, 불륜 상대인 유아사 타케루(유우 선배)에게 복수한다. 직장에선 일 잘하는 상사이고 가정에선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이지만 실상은 불륜남인 그에게 우시로는 과연 어떤 벌을 내릴까.

그 전 에피소드에서 마사코는 우시로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엄청난 원념이 유우 선배에게 붙어서 유우 선배를 지키고 있는데, 그 원념은 우시로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마사코의 말을 들은 우시로는 원념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더는 남을 미워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살아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남을 미워하거나 저주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은 얼마나 착하고 바르게 살았는지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도 가진다. 그동안 이 만화를 보면서 우시로와 마사코의 '복수 릴레이'를 응원하면서도 우시로 또한 불륜 가해자라서 불편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를 해소해주는 결말이라서 시원했다. 

인조인간도 인간일까 : 인조인간 100 2

인조인간 100 2
에노시마 다이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0월

불로불사의 몸을 지닌 아시비는 인조인간들의 습격을 받아 가족 전원을 잃고 자기만 살아남는다. 사건 당시 아시비는 인조인간들 중에 최강인 인조인간 100에게 다른 인조인간들을 죽이면 불로불사인 자신의 몸을 넘기겠다고 약속했고, 그 후로 아시비와 인조인간 100은 함께 다른 인조인간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1권에서 아시비와 인조인간 100은 대인조인간 조직인 모트세이프에 입성했다. 이곳에 입대하고 싶다는 아시비에게 모트세이프의 보스는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그것은 아시비가 인조인간에게 감정이입하지 않고 반드시 인조인간을 죽일 수 있는 인간인지 증명하는 것. 이를 위해 아시비는 가희 록시를 만난다.

가희 록시는 극장 최고의 가수로, 그 미모와 미성으로 인간을 현혹하는 인조인간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아역으로 속이고 극장에 잠입하는 데 성공한 아시비는 가희 록시가 사실은 후천성 난청을 가진 인간이고, 록시의 배후에 사람을 죽이는 인조인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트세이프에 들어가려면 인조인간뿐 아니라 인간도 죽여야 하는 가혹한 상황. 과연 아시비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원치 않는 살인도 할 수 있을까. 이 밖에도 다른 능력을 가진 인조인간이 나오고, 이번에도 아시비는 그를 죽여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그 때마다 마음이 망가지는 아시비를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다.

불로불사 소년과 최강 인조인간의 모험 : 인조인간 100 1

인조인간 100 1
에노시마 다이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9월

한 소년과 한 숙녀가 함께 기차 여행을 하고 있다. 기차 안의 승객들은 남매나 모자 관계로는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진짜 관계를 궁금해 한다. 사실 이들은 일종의 계약 관계다. 소년은 불로불사의 일족으로 유명한 아시비 일족의 마지막 후예다. 가족이 인조인간들에게 습격을 당해 전부 사망하고 자신만 살아남았다. 소년과 함께 다니는 숙녀는 소년의 가족을 몰살한 인조인간들 중 하나이며 아마도 가장 많은 수를 죽인 최강의 인조인간이다. 소년은 숙녀에게 다른 인조인간들을 모두 죽이면 불로불사인 자신의 몸을 양도하겠다고 약속하고 동행을 자처했다. 과연 이 둘의 계약 관계는 무사할 것인가.

에노시마 다이스케의 만화 <인조인간 100>은 설정도 작화도 굉장하다. 아시비로 불리는 소년과 '이상적인 인간'을 추구했던 '박사'가 100번째로 만든 인조인간이라고 해서 '인조인간 No. 100'으로 불리는 숙녀는 다른 인조인간들을 열심히 찾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아시비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인조인간 No. 100은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원수인 동시에 자신의 유일한 동행이기 때문이다. 아시비는 인조인간 No. 100의 계획을 망치고 싶은 마음과 돕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인간이 아닌 인조인간 No. 100은 아시비의 마음을 알 리 없다. 인간과 AI의 관계를 은유하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흥미롭다.

다섯 살 연하남이 너무 매력적인 건 : 리:블루 2

리:블루 2
카세 마츠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9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공장에 취업했다가 스무 살에 고등학교에 진학한 요시노 츠바키는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동급생 와카미야 키라에게 호감을 느낀다. 겉모습은 섹시한데 의외로(?) 공부를 잘하고, 나이 때문에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츠바키에게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등 어떻게 보면 자신보다 성숙한 키라에게 더욱 더 빠져드는 츠바키. 어느덧 1년이 흘러 2학년이 된 두 사람은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종종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2권에선 함께 바다에도 가고, 키라의 친누나도 만난다.

키라의 친누나 요우는 첫만남에서 츠바키가 키라의 엄마로 착각했을 만큼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외모를 지녔다. 알고 보니 츠바키와 요우는 동갑인데, 츠바키는 자신의 누나와 동갑인 자신을 키라가 어떻게 볼지 걱정하는 한편으로, 중학교 졸업 이후로 동갑인 사람과 대화를 나눈 게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한다(동갑끼리 느끼는 공감 내지는 편안함 같은 게 분명 있지 있어...). 그동안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그것도 미성년인 키라를 남자로 본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서 교제를 피해왔던 츠바키가, 2권에서 드디어 정식 교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려서 계속 보고 싶다.

스무 살 여고생에게 다가온 첫사랑 : 리:블루 1

리:블루 1
카세 마츠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9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취업한 요시노 츠바키는 올해로 스무 살, 사회인 5년차다. 빵 공장에서 일하며 넘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생활을 하고 있던 츠바키에게 어느 날 남자 상사가 "스무 살 넘은 중졸 공순이에게 미래가 있을 것 같아?"라는 막말을 듣고 싸움이 난다. 때마침 옆을 지나가던 남학생이 츠바키를 구해줬고, 이 사건을 계기로 고등학교에 진학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츠바키는 곧바로 퇴사하고 고입 원서를 낸다. 그리하여 스무 살에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츠바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들어간 교실에서 그 때 그 남학생을 만나는데...

카세 마츠리의 만화 <리:블루 1>는 뒤늦게 고등학생이 된 스무 살 여고생 츠바키와 다섯 살 어린 동급생 와카미야 키라의 연애를 그린 청춘 학원 로맨스물이다.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동급생들과 학교 생활을 하게 된 츠바키는 처음엔 소극적인 태도로 임했다. 하지만 키라의 응원과 지지에 힘입어 동급생 모임에도 나가고 학교 축제에도 참여하면서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로맨스물이지만 사회 경험을 먼저 하고 학교로 돌아간 츠바키의 도전과 용기가 너무 멋있고, 또래보다 늦은 나이에 학교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는 감정들이 흥미로웠다. 작화도 너무 예쁘고 남주도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