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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생활 - 기록으로 취향을 발견하고 나만의 길을 만드는 법
논디 김하영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5년 2월
평점 :

기록의 힘을 믿는다.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블로그를 한 것이 지금의 직업으로 연결되었고, 블로그에 책 리뷰를 쓴 것이 나를 계속해서 읽는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흔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 나는 블로그와 책 리뷰 외에 다른 기록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라도, 먹고사는 일과 책 읽기만으로 구성된 단조로운 내 삶에 새로운 자극을 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하영의 책 <쓰는 생활>을 읽은 건, 기록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저자의 메시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저자 김하영은 '논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이자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제품 디자이너, 리빙-스테이셔너리 브랜드 '데이오프 프로젝트' 대표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스케치북, 다이어리, 수첩 등 종이 위에 무언가를 그리거나 쓰는 일을 좋아했다. 이러한 습관은 제품 디자이너가 되고 맥북, 아이패드 같은 전자기기를 소유하게 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종이에 뭔가를 쓰고 그리고 기록하는 습관이 자신의 일과 인터넷 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보다 더욱 열심히 종이에 쓰고 그리고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총 11개의 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모든 노트를 매일매일 쓰지는 않는다. 어떤 노트는 매일 쓰지만, 어떤 노트는 한 달에 한 번 쓰기도 한다. 저자는 투 두 리스트 노트, 시간기록 노트, 모닝페이지, 일기, 감사일기, 업무일지, 확인용 위클리 다이어리, SNS 콘텐츠 기획 노트, 소비기록, 영감 노트, 독서 노트, 아카이브북 등을 쓴다. 여기에 이미지 아카이빙을 위해 사용하는 노션과 스마트폰 메모 앱,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굿노트와 제품의 밑그림을 그리는 드로잉북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 11개보다 훨씬 많은 노트를 사용하는 셈이다. 책에는 저자가 각각의 노트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자세히 나온다.
이렇게 공을 들여 많은 양의 기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의 경우 기록이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내 취향은 무엇일까' 같은 답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기록을 하다 보면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행복한지,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저자는 또한 기록하는 시간을 보다 즐겁게 보내기 위해 마음에 드는 책상을 구입하고, 기왕 구입한 책상 주변을 자기 취향에 맞게 꾸미다 보니 '책상 인테리어' 전문가로도 알려져 개인 브랜드를 확립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기록으로 어떤 인생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