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도 습관이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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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도 습관이다 - 서른, 당신에게 필요한 독설 연애학
이선배 지음 / 나무수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싱글도 습관이다>의 저자 이선배는 삼십 대 초반까지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다가 현재의 홍콩인 남편을 만나 작년에 결혼했다. 책에는 독자가 싱글인 이유에 대한 분석과 연애의 시작, 연애를 잘 유지하는 방법 등이 자세하게 담겨있다. 에디터 출신답게 글이 읽기 쉽고 재미있다. 연애에 대해서도 마냥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처럼 꾸미지 않았으며, 엄마 아빠한테 매달리지 말아라, 조카와 애견, 애묘에 대한 콤플렉스를 버려라, 자신에 대한 마케팅 플랜을 짜라, 소박해 보이는 된장녀가 돼라 등 현실적인 조언이 많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괜히 '독설 연애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게 아니다. 저자 자신이 국제 결혼을 한 만큼 외국인과의 교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패션과 메이크업, 피부 관리 등 스타일 팁은 물론, 남성들과의 대화법과 시사 상식 쌓기, 방 꾸미기 등 소소한 비법을 소개한 점도 이색적이었다.
저자는 '연애는 조건이고, 사귐은 거래'라고 주장한다. 어느 정도 동감한다. 로맨스 드라마나 영화를 '하는 수 없이' 보다 보면 그네들이 운명이라고 믿는 상황이 참 필연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저자가 예로 든 <꽃보다 남자>의 경우 구준표와 금잔디는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둘은 같은 학교에 다니니 자주 만날 수 밖에 없고, 성격이 불 같아서 만나기만 하면 싸움이 나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잔디는 구준표의 베스트 프렌드인 윤지후를 짝사랑하고, 잔디 친구 가을이와 준표 친구 이정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 결국 이렇게 저렇게 자주 보다 보니 정들고, 밉다가도 얼굴 보면 좋고, 그러다 보니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필연이 운명을 만드는 것이라면 마냥 앉아서 사랑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현실을 바꾸는 편이 낫다. 이사를 가든가, 새로운 학교, 직장, 단체에 들어가든가, 하다못해 온라인 소모임에 나가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눈 감아주기 어려운 문제점도 있다. 저자는 싱글 여성이 사회적 성공이나 마음 맞는 친구들로도 채울 수 없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과연 이 조언들이 연애를 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좋은 조건의 남성을 만나기 위해서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너무 외로워서 연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허영이나 몽상 따위 다 버리고 먼저 직업이나 나이, 외모에 상관 없이 마음만 통하면 누구와든 연애를 시작해보라고 충고하는 편이 맞다. 그러나 저자는 그 전에 외모를 관리하고, 화법을 익히고, 남성들의 관심사에 익숙해지면서 자신을 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에 맞추라고 조언한다. 결국 그들 중에서도 취향 내지는 조건에 맞는 남자를 골라보겠다는 심산이 아닌가. 안 생기고 외로우면 결국 나만 손해다. 단, 내가 외로워서 연애를 하는 건지, 아니면 남자의 조건을 원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솔직해지자.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 같고, 일을 해도 목표가 없고, 쉬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건강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외롭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나이 서른 즈음은 생물학적인 이유로 진한 외로움이 엄습하기 쉬운 때다. 쿨한 싱글 신드롬에 사로잡혀 외로움을 부정하기 보다는, 절절하게 사랑하고 따뜻하게 감싸 줄 사람이 절실하다고 인정해버리는 것이 훨씬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까? (p.23)
"비 오는 날 그 사람이 끓인 커피 향이 너무 좋았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모르는 새 그 사람의 따뜻한 환영, 실내 장식 감각, 지성미 등에 높은 점수를 줬을 것이다. 또 자신이 그런 것을 갖고 있지 못했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봤을 수도 있다. (p.43)
지금 갈증이 나도록 결혼을 꿈꾸는 싱글녀라면 먼저 자신이 결혼이란 커다란 인생의 산을 넘을 준비가 됐나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과연 20%의 의미 있고 풍요로운 행복을 얻기 위해 80%의 화나고 슬픈 불행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p.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