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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야기 와이드판 7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평점 :

19세기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다양한 신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당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는 모리 카오루의 역작이다. 7권의 배경은 페르시아이며, 주인공은 지역 유력자의 아내 아니스다. 대부호인 남편과 건강한 아들, 좋은 유모와 시녀까지 둔,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완벽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어느 날 문득 아니스는 자신의 삶에서 무엇인가가 결여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고 급속도로 우울해진다. 보다 못한 아들의 유모가 대중목욕탕을 추천해 함께 가보는데...
난생처음 가본 대중목욕탕에서 아니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고양이를 빼닮은 여인을 보게 된다. 여인의 이름이 궁금해서 한 번, 여인의 사는 곳이 궁금해서 또 한 번... 그렇게 계속 대중목욕탕을 드나들며 시린과 만나는 아니스. 결국 둘은 '결연 자매'라는 것을 맺게 되는데, 주체가 '두 여성'이라는 것만 다를 뿐, 여러 증인들 앞에서 영원히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약속의 증표로 폐물을 나누고 신혼여행까지 떠난다는 점에서 결혼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아무튼 그렇게 둘이 결연 자매를 맺자마자 시린이 갑작스러운 일로 곤경에 처하는데, 이때 아니스가 엄청난 결심을 해서 시린과 시린의 가족들을 구하고 종국에는 자기 자신도 구한다. 이제까지는 이 만화에서 이성 간의 결혼만을 다뤘는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동성 간의 결합을 다룬 점이 신선했고, 이런 식으로 신부의 의미를 확장해서 보면 훨씬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과 비슷한 제도 혹은 풍습이 다른 나라나 지역에도 있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