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게임 Another Story 애장판
사이토 타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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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타카오의 재난 만화 <생존게임>의 외전이다. 본편도 훌륭하지만 외전은 외전대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사토루가 야구 선수 타츠노 씨와 헤어진 이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타츠노 씨와의 에피소드는 애장판 8권에 나온다). 오랜만에 도시 문명을 누리며 기뻐하던 사토루가 제국의 실체를 맞닥뜨리고 저항 세력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타츠노 씨와 헤어진 후 2주 가까이 사람의 기척조차 보지 못한 사토루는 굶주린 들개 무리를 피하다가 강물에 빠진 소년을 발견하고 구해준다. 소년을 구하는 과정에서 정신을 잃은 사토루를 소년의 가족이 구해주는데, 정신을 차린 사토루가 있는 곳은 무려 도시. 그것도 대지진으로 파괴된 도시가 아니라 파괴되기 이전의 문명과 기술, 사회 제도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의 도시다. 


사토루는 대지진의 피해를 입지 않은 도시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는데, 그런 사토루를 바라보는 소년의 가족들의 표정은 웬일인지 밝지 않다. 알고 보니 이 도시는 주변 도시들이 대지진으로 파괴된 틈을 타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고 독재자와 독재자에게 복종하는 사람들만 부와 명예를 누리는 독재 국가 혹은 제국화된 상태였다. 


외전이 본편만큼 흥미진진한데도 연재분에 포함되지 않고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갔던 이유는 <생존게임>의 주제인 사토루의 '생존'과 관련성이 적은 이야기라서 일 것으로 짐작된다. 혹은 정부를 독재의 주체로 묘사하고 시민들이 이에 저항하는 내용을 그렸다는 점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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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방 마르틴 베크 시리즈 8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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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시리즈 너무 재밌다. 초반에는 루즈하게 느껴지는 면이 없지 않았는데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재미있어서 10권까지 다 읽으면 1권부터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10권 얼른 나왔으면!). 8권은 어쩌다 보니 9권을 먼저 읽고 나서 읽게 되었는데, 추리 소설에서는 단골로 나오지만 범죄 소설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밀실 살인 미스터리'가 등장해 신선했다. 심지어 밀실 살인 사건과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은행 강도 사건과 맞물려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두 사건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드러날 때 독자로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했다. 


이야기는 15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한 마르틴 베크에게 콜베리가 미제 사건을 맡기면서 시작된다. 창문도 문도 잠겨 있는 밀실에서 총에 맞고 죽은 남자의 시체가 몇 달만에 발견된 사건인데, 이 사건을 아는 사람 중 아무도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심지어 남자를 살해한 흉기인 총조차 방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최초 발견자인 경찰 둘을 의심했지만, 이들의 알리바이는 명확하다. 사건에 대해 여러 차례 분석한 마르틴 베크는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자체 수사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레나와 처음으로 만나는데, 전쟁 같은 삶을 살아온 마르틴 베크가 명랑하고 온화한 레나에게 물들어가는 과정이 - 마르틴 베크 시리즈답지 않게 - 로맨틱하다) 


한편 마르틴 베크를 제외한 특수수사대 사람들은 스웨덴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연쇄 은행 강도 사건을 수사 중이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은 한낮에 스톡홀름 시내에 있는 한 은행에 젊은 여자가 들어와 은행 직원들을 위협하고 거액의 돈을 갈취한 일이다. 은행 직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지만 이들의 진술은 일치하지 않는다. 요즘 같으면 CCTV도 많고 스마트폰 카메라도 있어서 수사하기가 한결 수월했을 텐데 1970년대가 배경이라서 목격자 진술에만 의지해 수사를 해야 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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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17 - 일본 편 : 전국 통일을 향하여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17
설민석.김정욱 지음, 박성일 그림, 박삼헌 감수 / 단꿈아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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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는 동북 아시아의 역사 및 한국의 근세, 근현대사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은 설민석 선생님의 스토리텔링으로 낯설고 어려운 일본사를 재밌게 배울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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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야기 와이드판 7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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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다양한 신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당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는 모리 카오루의 역작이다. 7권의 배경은 페르시아이며, 주인공은 지역 유력자의 아내 아니스다. 대부호인 남편과 건강한 아들, 좋은 유모와 시녀까지 둔,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완벽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어느 날 문득 아니스는 자신의 삶에서 무엇인가가 결여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고 급속도로 우울해진다. 보다 못한 아들의 유모가 대중목욕탕을 추천해 함께 가보는데... 


난생처음 가본 대중목욕탕에서 아니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고양이를 빼닮은 여인을 보게 된다. 여인의 이름이 궁금해서 한 번, 여인의 사는 곳이 궁금해서 또 한 번... 그렇게 계속 대중목욕탕을 드나들며 시린과 만나는 아니스. 결국 둘은 '결연 자매'라는 것을 맺게 되는데, 주체가 '두 여성'이라는 것만 다를 뿐, 여러 증인들 앞에서 영원히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약속의 증표로 폐물을 나누고 신혼여행까지 떠난다는 점에서 결혼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아무튼 그렇게 둘이 결연 자매를 맺자마자 시린이 갑작스러운 일로 곤경에 처하는데, 이때 아니스가 엄청난 결심을 해서 시린과 시린의 가족들을 구하고 종국에는 자기 자신도 구한다. 이제까지는 이 만화에서 이성 간의 결혼만을 다뤘는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동성 간의 결합을 다룬 점이 신선했고, 이런 식으로 신부의 의미를 확장해서 보면 훨씬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과 비슷한 제도 혹은 풍습이 다른 나라나 지역에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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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PPP 1 - 범재 라키
마폴로 3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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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중에 나만 천재가 아니라면 어떨까. 마폴로 3호의 신작 만화 <PPPPPP>의 주인공 라키가 바로 그런 상황이다. 오래전 어느 날 일곱 쌍둥이가 태어났고, 일곱 명 모두 피아노 치는 걸 좋아했다. 그중 여섯 명은 자라면서 천재 피아니스트 소리를 듣게 되었지만, 라키만은 범재 소리도 겨우 들었다. 그런 라키에게 아버지는 폭언과 폭력을 남발했고, 보다 못한 어머니가 라키를 데리고 이혼했다. 


라키는 그런 어머니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가 중병으로 입원하고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듣게 된다. 그때까지 꿈도 없고 희망도 없이 살았던 라키는 어머니의 당부대로 음악 학교에 들어가 다시 한번 피아노를 배워보기로 한다. 라키의 피아노 실력은 음악 학교에 들어가기에도 부족하지만, 라키의 잠재력을 알아본 심사위원의 강력한 추천으로 간신히 음악 학교에 들어간다. 


라키의 약점은 피아노 소리가 'PPPPPP(피아니시시시시모)' 정도로 작다는 건데, 과연 이 실력으로 날고 기는 천재 피아니스트들을 이길 수 있을까. 라키는 유명한 영화 음악 감독 니이자 와오의 작업에 참가할 피아니스트를 뽑는 오디션에 나가는데, 마침 이 오디션에 쌍둥이의 차남 오토가미 레이지로도 참가한다. 과연 '약음(弱音)'의 연주자가 '굉음(轟音)'의 연주자를 이길 수 있을까.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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