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금렵구 애장판 1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0년대 인기 만화 <천사금렵구>의 애장판이 국내에 정식 출간되었다. 나는 <천사금렵구>라는 만화 제목만 알고 만화를 직접 읽어본 적은 없는데, 이번에 읽어보니 과연 90년대 느낌이 낭낭하다. 톤을 많이 붙인 화려한 작화와 창세신, 심판, 타천사 등이 등장하는 장대한 세계관, 요즘 독자들이 보면 뜨악할 학원 폭력 장면이나 남매 간의 사랑, 그 시절엔 최신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고대 유물 취급 받는 PC와 CD 등 너무 오랜만이라서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 요소들이 많다. 


1999년 도쿄 S구. 얼굴은 잘생겼지만 불량한 생활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무도 세츠나는 이혼한 어머니와 살고 있는 여동생 사라를 남몰래 사랑하고 있다. 같은 시기 전국적으로 '천사금렵구'라는 이름의 CD가 청소년들 사이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 CD를 재생한 사람 중에는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 어느 날 세츠나를 짝사랑하는 사라의 친구 루리가 이 CD를 손에 넣게 되고 갑자기 성격이 바뀌면서 이들 주변에 이상한 일이 생긴다. 


알고 보니 이 CD는 천계 최고의 천사였으나 쌍둥이인 알렉시엘이 창세신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 후 봉인되어 있던 로시엘을 부활시키기 위해 로시엘의 부관 카탄이 만든 것으로, 로시엘의 봉인이 풀리고 세츠나가 알렉시엘의 환생임이 드러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반부터 엄청난 설정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바람에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설정들을 작가가 앞으로 어떻게 끌고 나갈지(이미 오래 전에 연재가 끝났지만) 기대가 되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웃집 요괴 씨 4 - 완결
노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과 요괴가 어울려 사는 마을이 배경인 만화다. 요괴가 등장하는 만화 대부분이 요괴와 인간을 적대적인 관계로 그리는 데 반해 이 만화의 요괴와 인간은 서로 돕고 사는, 공생하는 관계다. 무우짱이 검은 그림자에 삼켜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요괴들이 앞장서서 무우짱을 구하는데, 알고 보니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돌아가신 무우짱의 아빠였다. 요괴들은 자신들이 무우짱을 잘 돌볼 테니 걱정 말라고 무우짱의 아빠를 설득하는데, 이런 요괴들이 무우짱 곁에 있다면 아빠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요괴가 인간의 꿈을 넓히기도 한다. 영화 감독이 되고 싶지만 "좋아한다고 직업으로 삼을 순 없다고 생각해", "(친구들한테) 꿈을 말했더니 안 된다고, 운 같은 게 좋지 않으면 될 수 없댔어."라고 말하는 타쿠미에게 고양이 요괴 부치오는 어쭙잖은 조언을 들려주는 대신 "저는 타쿠미 군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라며 격려한다. 얼마 후 타쿠미는 친구로부터 운의 실체는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부치오가 적절한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면 타쿠미가 친구의 말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한편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크게 갈라지면서 악귀들이 출몰하는 '경계선 붕괴' 사건이 벌어진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고, 인간과 요괴가 함께 어울려 사는 일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악귀의 정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인간이 해온 '언령'을 반성하기에 이른다. 일본에는 '절분'이라는 명절에 사람들이 콩을 뿌리면서 "악귀는 밖으로"라고 외치는 풍습이 있는데, 이 풍습으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를 상상한 점이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라타너스의 열매 5
히가시모토 토시야 지음, 원성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보 소아과 의사 마코를 중심으로 소아과 병원 안팎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유명 피아노 유튜버인 토모링이 소아 백혈병에 걸려 입원하고, 수술 방식을 두고 마코와 형 히데키가 충돌한다. 결국 히데키가 토모링의 수술을 맡고, 수술 과정에서 토모링이 보기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히데키는 자신의 방식대로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토모링의 치명률이 높아졌을 거라고 말하지만, 정작 수술을 받은 토모링의 표정은 어둡다. 


환자의 심중을 헤아리는 일은 생판 남인 의사에게 어려운 과제인 건 물론이고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로서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 병원에는 CLS라는 이름의, 일종의 환자 케어 전문가가 있다고 한다. 마코의 병원에서 일하는 아오바 씨가 바로 CLS다. 아오바 씨는 매일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돌보지만, 부모에게 여자란 그저 "남자한테 선택받고 아이한테 선택받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는 전근대적인 말을 듣는다. 


급기야 원장 아들인 히데키로부터 '이 병원에는 CLS가 필요 없다'는 말을 듣고, 환자인 렌의 어머니에게도 자신의 일을 부정당하는 아오바 씨. CLS라는 직업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자격시험을 통과해야만 종사할 수 있는 전문직 같은데, 비슷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과 해당 직업의 수혜를 받는 사람조차 인정을 안 해준다는 게 참 이상해 보였다. 다들 왜 그럴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따맘마 슈퍼 1
케라 에이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따맘마>를 애니메이션으로 본 적은 많지만 만화로는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따맘마 슈퍼>를 처음 보고 너무 신기했는데, 다 보고 나니 재밌어서 이전에 나온 단행본들도 찾아 읽어볼까 싶다. 오래 전부터 재밌게 봤고 볼 때마다 재밌으니 소장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고. 


<아따맘마 슈퍼>의 배경은 2020년 전후로, 이때가 코로나 19가 막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이라서 이 책에도 코로나 19 관련 에피소드가 여러 편 있다. 마스크 없이 외출했다가 황급히 귀가하는 엄마, 친구에게 선물할 마스크를 손수 만드는 아리, 배달 앱을 처음 사용해 보는 아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후로 전보다 더 예뻐 보인다는 대화를 친구들과 나누는 동동이 등 팬데믹 기간 동안 나도 겪어본 일들이 나와서 공감이 되었다. 


밤중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걸 싫어하는 엄마, 퇴근 후 집에서 술 한 잔 하는 걸 낙으로 삼는 아빠의 모습도 마치 내 부모님의 모습 같아서 정겨웠다. 나와 내 가족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면서 공감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월 정원과 집주인 포함 1
요도카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까지 서로 잘 모르는 '남녀'가 한 집에 살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의 만화가 많았는데, 이 만화는 서로 잘 모르는 '여여'가 한 집에 살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흔한 설정인데 커플 한쪽의 성별이 바뀐 것만으로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여자 둘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 자체도 좋은데 로맨스(GL)까지 더해지니 마음이 콩닥콩닥하고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이렇게 GL에 빠지는 건가... ㅎㅎ). 


이야기는 만화 편집자로 일하는 아사코가 실연 후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시작된다. 이사 당일 아사코는 계약 당시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계약 조건에 '집주인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었다는 것. 아사코는 서둘러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지만, 집주인의 외모가 너무나 자신의 취향이라서(아이돌처럼 예뻐서) 엉겁결에 집주인과 동거를 하게 된다. 


알고 보니 집주인 미야코는 아이돌처럼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진짜 아이돌이었고(현재는 은퇴), 심지어 아사코와 함께 일하는 만화가의 최애였다. 아사코는 자신이 동거한다는 사실을, 그것도 전직 인기 아이돌과 함께 산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노력하는데, 한편으로는 자신의 생활 속으로 거침 없이 들어와 거리낌 없이 함께 하는 미야코에게 강렬한 호감을 느낀다. 과연 미야코의 마음은 어떨지...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