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임보다 빠르게!! 6
후나츠 카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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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1권부터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시합의 결과나 훈련의 성과보다도 쌍둥이 자매이면서 견원지간인 아마부키 유코, 마코 자매의 사연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6권에서 그 사연이 나오는데, 그 사연이 별것 아니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했던 걸 기우로 만드는 좋은 사연이었다. 어떤 것이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사람은 그것과 바로 거리를 두는 반면 어떤 사람은 오히려 그것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더욱 집착하기도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랄까... 


아무튼 유코는 유코대로 가라데부의 존속을 가만두고 볼 수 없고, 마코는 마코대로 가라데부가 없어지는 걸 가만두고 볼 수 없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나니, 그 후에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마코가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가라데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원들도 전보다 더 열심히 훈련과 시합에 임하는 느낌적인 느낌... 과연 이 기세로 마침내 시작된 고교 전국체전 도쿄도 예선에서 사쿠라다이키타고교 가라데부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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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에서 서민이 되어서 약혼을 파기당했습니다! 1
오오이와 켄지 지음, 쿠라모토 카야 그림, 타카나시 카오루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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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면 드라마 <가을동화>가 떠오르는 나는 너무 옛날 사람일까... 이 만화는 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딸이 바뀐다는 설정 자체는 같은데, 딸들이 바뀌는 계기가 다르고(드라마에선 산부인과의 실수, 만화에선 요정의 장난), 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딸의 캐릭터도 전혀 다르다(드라마에선 부잣집 딸이 쎈캐였다면, 만화에선 가난한 집 딸이 쎈캐). 


이야기는 13살 귀족 소녀 안나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귀족의 영애이지만, 가족들 가운데 자신만 외모가 다르고 마법도 쓰지 못하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던 안나는 어느 날 우연히 요정으로부터 자신이 아기일 때 다른 아기와 바꿔치기 당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자신의 진짜 정체를 가족들이 알게 되면 바로 버려질 거라고 생각한 안나는 그 때부터 서민으로 살 준비를 하면서도(요리를 배운다) 내심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지 않았으면(그들이 나를 버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그러나 결국 안나와 바뀐 진짜 귀족 영애가 가족들 앞에 나타났고, 누가 보아도 자신들의 혈육임이 분명한 외모와 마법 능력을 확인한 가족들은 바로 안나를 버린다(아니 그래도 13년을 함께 살았는데 바로 딸을 버릴 수 있지?). 순식간에 사랑받는 귀족 영애의 신분에서 평범한 서민 소녀의 처지로 전락한 안나... 안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원빈 같은 남자가 나타나서 돈을 준다고 할까?). 2권이 매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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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와 여우와 시골생활 1
쿠미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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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예뻐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도 너무나 내 취향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할머니가 사시는 치치부의 시골 마을로 이사한 26세 여성 야스하는, 이사를 마치고 한숨 돌리려고 뒷산에 올라갔다가 어린 여자 아이 두 명과 만난다. 각각 모모와 이치라고 이름을 밝힌 두 명의 소녀는, 야스하가 나눠준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고는 그 자리에서 잠이 든다. 그 모습을 보고 까무룩 잠이 들어버린 야스하. 먼저 깬 야스하의 눈에 보이는 건, 뜻밖에도 너구리와 여우인데...? 


알고 보니 모모와 이치는 인간이 아니라 너구리와 여우가 잠시 인간의 모습을 한 것이었고, 야스하에게 정체를 들킨 후에도 야스하가 나눠준 샌드위치 맛을 잊지 못하고 자꾸만 야스하의 주변을 맴돈다. 어차피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고, 백수라서 달리 할 일도 없는 야스하는 그 후에도 모모와 이치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인간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보여주거나 관습을 알려주면서 소녀들과 점점 더 친해진다. (잘 놀다가도 '다 큰 어른이 애들과 놀면서 시간을 때워도 되는 걸까' 라며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이 유머 포인트 ㅎㅎ) 


이런 식으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느낌으로 진행되는 만화일 것 같았는데, 1권 마지막에 뜻밖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2권에서 또 다른 전개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체 이 소녀들의 '진짜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과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야스하는 괜찮을까. 오랜만에 다음 전개가 몹시 궁금하고 기대되는 만화를 만나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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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2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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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아는 내용이고, 신장판답게 두께가 상당한데도(일반 단행본의 2배 정도)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고 다음 권을 기다리는 나... 그만큼 재미있고(어떻게 11년 전에 나온 만화인데 유머가 지금도 웃길 수 있을까), 캐릭터들이 너무나 기발하고 강렬하고(노다메짱만큼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전무후무할 듯),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남는 만화는 <노다메 칸타빌레> 외에는 그 시절에도 지금도 많이 없는 것 같다. 


신장판 2권에선 치아키가 본격적으로 지휘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슈트레제만이 편성한 S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가 된 치아키. 하지만 치아키의 인기를 질투한 슈트레제만이 S오케스트라를 갑자기 탈퇴하는 바람에 치아키가 지휘자를 맡게 되고, 슈트레제만이 지휘하는 A오케스트라와의 대결에서 '가볍게' 승리를 거둔다. ('가볍게'라고 썼지만 이건 연주 당일의 결과가 그랬다는 것이고, 개성 강한 인물들로 이루어진 S오케스트라 멤버들을 연습시키는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신장판과 기존 단행본의 차이점은 판형이 커지고 분량이 늘어났다는 것 외에도, 신장판 전용 새로운 표지로 교체되었다는 것과 신장판 독점 보너스 만화가 추가되었다는 것이 있다. 신장판 2권에 추가된 보너스 만화는 모모가오카 음대 학교 식당에 관한 에피소드와 학교 뒤편 중국집 '우라켄'의 특별 메뉴에 관한 에피소드인데, 두 에피소드 모두 <노다메 칸타빌레> 특유의 유머가 잘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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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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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다는 건 한때는 머물렀다는 뜻이다.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을 때 우리는 떠나고, 더 이상 떠날 수 없을 때 우리는 머무른다. 이승우의 소설 <캉탕>의 배경인 대서양 인근의 작은 항구 도시 캉탕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서 떠나온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주인공 한중수도 그렇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한중수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이명 때문에 몸도 마음도 피폐한 상태가 된다. 보다 못한 정신과 의사인 친구 J가 휴양 차 캉탕에 가보라고 조언한다.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자신의 외삼촌을 만나보면 도움이 될 거라면서 말이다. 


한중수가 캉탕에 도착해 보니 듣던 대로 캉탕은 어업을 주로 하는 작은 도시인데, 식당을 한다던 J의 외삼촌 핍은 오래전 식당을 접고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돌보느라 정신없는 모습이다. 한중수는 핍에게 말 한 번 붙이기도 힘든 상황에 실망하지만, 이내 기운을 되찾고 자신의 방식으로 도시 이곳저곳을 여행한다. 핍이 예전에 운영하던 식당에 가보기도 하고, 과거의 핍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핍의 사연을 듣기도 한다. 또한 한중수는 핍이 운영했던 식당에서 전직 선교사 타나엘을 알게 되고 오래지 않아 그의 사연을 듣게 된다. 


한중수와 핍, 타나엘은 어떤 이유로 원래 살던 곳에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게 되어 캉탕으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을 캉탕으로 오게 한 '세이렌(사이렌)'은 각각 형태도 내용도 다른데, 이들을 예정된 (것으로 여겨진) 삶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길로 돌아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그 돌아감이 정말 예정되지 않은 일이었을까. 의도하지 않은 일탈이나 방황처럼 여겨진 우회가, 실은 각자의 삶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사명이자 의무였던 건 아닐까.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대한 인용이 많이 나와서, 언젠가 <모비딕>을 읽은 후 다시 이 소설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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