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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록 : 사치의 묵시록 1
챤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2월
평점 :

인류는 싸우기만 하니 지금 당장 없애야 할까, 아니면 발전 가능성을 믿고 내버려둬야 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계는 '인간 신판(神判)'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선택된 인류 대표를 천사와 악마가 일정 기간 감시하며 인류를 존속시킬지 멸망시킬지를 정하는 심사를 하기로 한다. 이토록 막중한 임무를 띤 인류 대표로 선발된 인간은 바로 희대의 못된 초등학생 우에노 사치(6세). '벨튀(남의 집 벨 누르고 튀기)'가 취미일 만큼 개구쟁이인 이 소녀의 감시자로 인류 멸망파 악마 대표 보로스와 인류 존속파 천사 대표 란이 투입된다.
일본 차세대 만화대상 2024 Web 만화 부문 5위 수상에 빛나는 화제작 <사치록 : 사치의 묵시록>은 설정만 보면 판타지 만화인데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감시자로 온) 천사와 악마가 인간 소녀를 양육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육아 코미디 만화 같은 독특한 작품이다. 인류 대표인 사치를 관찰하고 평가하는 임무를 맡은 보로스와 란은 사치와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사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사치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그게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를 판단한다. 이는 양육자가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치는 <짱구는 못 말려>의 주인공 짱구의 여자 버전인가 싶을 정도로 장난도 많이 치고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는 말도 잘한다. 어른들 말 안 듣고 매번 사고만 치는 사치를 보고 있으면 화가 나지만, 사치에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걸 알고 나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근데 또 다시 기운 차게 사고 치는 모습을 보면 열이 나고... 솔직히 나는 만화로만 봐도 기가 빨리는 것 같은데, 실제로 이런 아이들을 양육하는 어른들이 정말 존경스럽다(당신들이 인류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