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 적응하고 진화하고 살아남아라!
한나 홈스 지음, 황혜숙 옮김, 이시형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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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성격, 심리학에 관한 책을 여러권 읽어봤는데, 이 책은 철저히 과학, 의학적으로 접근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과 쪽 머리가 없는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ㅠ ㅠ) 내용의 핵심과 저자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알겠다.

 

인간의 성격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성격이 더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다만 다른 사람의 성격을 얼마나 이해하고 서로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내가 미련하다 싶을만큼 성실하다고 해서 남에게 똑같이 성실해지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무모하다 싶을만큼 충동적인 사람을 만나서 2인 3각 경기를 하듯이 보조하면서 사는 것이 더 낫다. 신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고, 인류는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막상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런 생각은 안 나고 화부터 나는 걸까? 그게 진짜 성격심리의 미스테리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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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옛날이야기 20선 - 일본어 중급 독해 교재
천호재 엮음 / 인문사(도서출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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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을 읽거나 드라마, 영화 등을 보다 보면 모모타로, 카구야히메 같은 일본의 전래동화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심지어는 버라이어티쇼에서도 대화 중간중간에 이름이 나오곤 한다. 일본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듣고, 동화책에서 읽어서 친숙하겠지만, 외국인인 나는 그럴 기회가 없었으니 전래동화 이야기가 나오면 이름이나 대강의 줄거리만 알 뿐, 전체 내용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봤다. 모모타로, 카구야히메, 우라시마타로 등 유명한 전래동화 스무 편이 실려있다. 각 편은 귀여운 그림이 곁들여진 일본어 원문과 한글해석, 단어 뜻, 동화의 이해를 돕는 문제 등으로 구성이 되어있어서 일본어 학습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읽다보니 우리나라나 외국의 전래동화와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아무래도 전래동화가 민담에 속하다보니 나라와 민족마다 비슷한 점이 많은가 보다. 그래도 20편에 실린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서동요와 너무나도 비슷해서 놀랐다. 이참에 서동요도 제대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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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일어나라
브루스 레빈 지음, 안진이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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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때 이런 과제를 했던 적이 있다. 정치학에는 몇 가지 분석 차원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서 실제 사례에 적용해보고 그에 따른 영향을 연구해보는 것이 주제였다. 나는 개인 차원을 선택해서 모 외국 정치인을 대상으로 그의 성장 배경과 학력, 경력 등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심리적인 특징 같은 것을 분석하여 정책에나 정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내용을 제출했다. 학부 차원에서 아주 얕게, 낮은 수준으로 배웠을 뿐이라서 '정치심리학'이라고 제대로 부를 수는 없겠지만, 학부 때 했던 과제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고 재미 있었다. 작년에 <닥치고 정치>를 읽으면서 한국의 유력 정치인 몇 명을 이념이나 정당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분석한 부분을 읽고 그 과제 생각이 났다. 사실 이념, 정당, 출신 지역... 이런 얘기 하면 어렵고 지루하지 않나? 어떤 가정에서 자랐고,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직업을 거쳤고, 교우 관계, 연인 관계는 어떠했는지, 그런 걸 알아보는게 그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려줄지 모른다. (물론 가십 수준에 그치면 안 되고, 전문적인 심리학 분석을 거쳐야 하겠지.)

 

비단 정치인 개인뿐만 아니라 대중의 심리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임상심리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사회 비판적인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는 작가 브루스 레빈이 쓴 <깨어나라, 일어나라>가 바로 그런 책이다. 정치와 심리의 만남. 아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분야는 아니지만, 앞으로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이 책은 미국판 <닥치고 정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정치도 간신히 관심 가지는 정도인데, 미국까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미국 정치는 한국 정치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게다가 미국 역시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또한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실업난, 사회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년 전 큰 기대를 걸고 뽑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는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나선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미국인들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중들이 더욱 정치에 대해 관심을 잃고, 뭔가 바꿔보겠다는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무관심, 무기력함, 그리고 그것들의 장기화.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인데 말이다.

 

대기업이 지배하는 미디어는 흔히 미국인들을 '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 '중도파'로 구분하는데, 이것은 다분히 기업정치에게 유리한 구분이다. 어떤 집단이 선거에서 승리하든 간에 기업정치의 권력은 변함없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기업정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엘리트주의', '반엘리트주의'라는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파편화된 사람들- (p.37) 

 

이 책에서 저자는 정부 관료, 정치가, 대기업 등 이른바 엘리트 집단에 의해 대중이 파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현대 미국인의 25%가 절친이 없고,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상대나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가 없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루트는 제한되어 있고, 경제적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학자금 대출과 실업난 때문에 사회에 예속된 노예 상태나 다름 없고, 중장년층은 중장년층대로, 노년층은 노년층대로 세상의 변화에 대비하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고립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의지할 곳을 잃고,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다.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매스미디어와 쇼핑. TV로 남이 돈 쓰는 모습을 보고, 쇼핑센터에서 내 돈을 쓰며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 것만이 현대 미국인들의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드라마, 스포츠, 연예인 가십에 온 정신을 쏟느라 정작 내 고민,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은 없는 사람이 많다. 그런 것들이 없었던 시대, 그러니까 해 뜨면 논 매고 밭 갈고 소 여물 주고, 해 지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했던 조상들이, 어쩌면 마음은 더 풍요롭고, 인생에 대해서는 더 큰 지혜를 발휘하며 살았을런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는 전보다 더 발전한 것일까, 후퇴한 것일까. 나는 자꾸 후자에 마음이 기울어진다.

 

사람이 자립 능력이 부족하면 자존감을 잃는다. 현대 사회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간단한 요리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 소비주의 문화에서는 그런 자립능력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 ... 이것이야말로 기업과 정부의 엘리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음가짐이다. 자립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자신감도 바닥이기 때문에 수입이 끊기면 자신이 살아남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어마어마한 공포를 불러일으켜 사람을 망가뜨린다. (pp.145-6)

 

게다가 정신과에서는 이러한 시대에 대해 비판의식을 가지는 사람들을 정신질환을 가진 것으로 분류하여 문제를 왜곡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예전 같으면 그저 반골 정신이 투철하다거나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 사람들이 이제는 정신병을 가진 '환자'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극단적인 상태가 아닌, 아주 약간의 과잉행동장애, 자폐 등의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정신병 환자로 분류하고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애초에 '정상'이라는 상태를 상정한다는 것 자체부터 잘못된 것인데도 말이다. 그러다보니 점차 다수와 다른 의견을 말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자제하게 되고 (이상하게 보일까봐), 그러다보면 사회가 다양성을 잃고 전체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얘기지만, 생각해볼만한 지적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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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프레젠테이션 불패 노트 - 대한민국 영어PT 전문가에게 배우는 특급 전략
이지윤 지음 / 길벗이지톡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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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 하면 떠오르는 아찔한 추억이 하나 있다. 대학교 1학년 가을, 교양 국어 시간에 조별 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했다. 조원 일곱 명이 몇 주 동안 열심히 자료를 조사하고 서툴게 ppt도 만들며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다. 그런데 발표 당일, 그것도 발표 직전 쉬는 시간에 발표자를 맡은 친구가 너무 떨려서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달래도 보고, 화도 내며 친구를 설득했지만 막무가내. 어이가 없었지만 친구는 진심인 것 같았고, 발표는 해야겠고... 결국 조장이었던 내가 총대를 매고 발표를 했다. 조장이라서 발표 내용을 다 알고 있었던 덕분에 어찌어찌 잘 마쳤지만, 급작스럽게 발표를 맡은지라 실수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라서 지금도 자다가 이불에 하이킥을 할만큼 부끄럽다. ^^;;

 

요즘은 대학, 회사는 물론, 초, 중, 고등학교나 일반 모음에서도 프레젠테이션이 보편화되고 있다. 게다가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 그러니 나처럼 프레젠테이션에 얽힌 아찔한 추억이 누구한테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억은 추억일뿐, 프로페셔널하게, 프로페셔널 답게 아찔한 실수 없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대표 영어 강사 중 한 분인 이지윤 선생님이 쓰신 <영어 프레젠테이션 불패노트>를 읽으면서 프로페셔널한 영어 프레젠테이션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려면 먼저 프레젠테이션의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 영어로 해도, 결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청자에게 잘 전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의 목표인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레젠테이션의 뼈대를 잘 세우고(3.3.3법칙), 오프닝, 서론, 본론, 결론, 질의응답 각각 순서에 맞춰 필요한 영어 표현을 잘 숙지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영어 발음을 보완하고, 자신감 있고 청중과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연습을 하면 금상첨화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따라하고 싶은 영어 프레젠테이션 Top 7'이라는 제목으로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나승연, 김연아 등 국내외의 유명 프레젠테이터들의 발표 원문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전부터 원문으로 꼭 소장하고 싶었던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가 실려 있어서 너무나도 반가웠다. 'stay hungry, stay foolish', 'connecting the dots' 등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되는 명언들이 나오는 이 축사는, 읽을 때마다 마음이 벅차오르고 자신감이 생긴다. 기업 프레젠테이션은 스피치의 모범으로 불릴만큼 프로페셔널하게, 그리고 이런 졸업식 축사는 세계인의 가슴을 울릴만큼 감동적으로 해냈던 故스티브 잡스. 언젠가 나도 그처럼 프레젠테이션을 자유자재로, 프로페셔널하게 해낼 수 있는 경지에 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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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상 -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 지음 / 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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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에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꿈 많은 여고생'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잔혹해서, 갑작스럽게 고입 제도가 평준화로 바뀌는 바람에 원하지 않던 - 무려 18지망으로 쓴- 학교에 배정이 되었고, 그 탓에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고도 처음 몇 달은 전학을 갈까말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다행히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여름에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 다니느라 바빴고, 2학기부터는 영어 공부에 푹 빠졌다. 9.11 테러 이후 부시 정부가 벌인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으로 전에 없이 국제 뉴스가 많이 보도되었던 그 해에, 나는 넓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국제적인 일을 하는 직업을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십 년 후 지금. 부시 정부가 그토록 강경히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고, 부시 정부 또한 이미 오바마 정부로 바뀐지 오래, 벌써 4년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고 지금은 공화당 경선이 치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정부가 한 번 바뀌었고, 올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십 년 전 '평준화의 희생양'에서 어찌어찌 '꿈 많은 여고생'이 되었던 나는 가진 것이라곤 대학 졸업장 하나 뿐인 88만원 세대, 3포 세대의 1人이 되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 상투적이기는 하지만 참 맞는 말이다. 십 년이면 국제정세도 바뀌고, 정부도, 국회도 몇 번은 바뀐다. 최신기술은 더 빨리 바뀌고, 십 년 전에 인기 있었던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도 은퇴한지 오래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 공부 잘해서 법대에 들어갔던 친구들은 사법고시 폐지, 변호사 정원 증가로 공부를 포기하고, 학교 간판보다 적성이나 새로운 전망을 따라 다시 대학에 들어가는 친구들도 몇 명 있다.

 

 

이런 시대에 과연 어떤 인생을 잘 산다, 부럽다, 멋지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전처럼 남보다 돈 잘 벌고, 명예가 높은 사람한테만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중앙일보 중앙 SUNDAY 미래탐사팀이 지은 <10년 후 세상>을 읽어보니 더욱 확신이 든다.

 

이 책에 따르면 십 년 후에 세상은 지난 십 년보다도 많이 변할 것이라고 한다. 가장 많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역시 기술.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검토해주는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고(p.161), '언어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원하는 책을 단 60초 안에 내려받아 읽을 수 있'게 되고(p.168), '오프라 윈프리, 데이비드 레터맨 같은 대화의 달인들이 쉴 새 없이 던지는 곤란한 질문을 받아칠 수 있는' 로봇(p.247)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종교, 예술, 문화계 등 사회 전반의 풍조도 바뀔 것이다.

 

기술의 영향과 상관 없이 바뀌는 분야도 있다. 결혼, 출산의 기피로 싱글족이 늘고 '계약 깨면 남남되는 파트너혼'이 등장할 것이다.(p.91) 수명이 늘고 직업 트렌드가 바뀌면서 정년 100세, 평생 6번 이상 직업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p.134) 중산층의 붕괴와 양극화, 다문화가정 문제도 심각해질 것이다.

 

하지만 다가올 십 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니체와 들뢰즈의 후손인 우리는 오늘도 '욕망 기계'를 만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인간이 환경을 다스리고자 하는 욕망에서 고안된 기술과 주술은 원래 그 뿌리가 같다. 오늘날의 기술정령 Techno Spirit들은 이전의 절대 신처럼 우리 위에 군림하지 않고, 아무 곳에나 편재하며, 접속만 하면 우리에게 봉사한다.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는 테크노 샤먼들의 활약으로 미래의 정령들은 우리의 삶에 더 깊이 파고들 것이다. (p.274)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 아니 이십 년 전에도 최신기술은 있었다. 다섯인가 여섯살 때쯤, 무선 전화기가 처음 나와서 신기한 마음에 텔레비전을 하염없이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는 삐삐를 가진 언니오빠가 제일 부러웠고, 중학교 때는 24음폰, 고등학교 때는 카메라폰을 가진 친구가 부러웠다. 하지만 지금 그 때의 '최신기술'에 열광하는 사람은 없다. 

 

반면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고정되어 있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의 가치는 높아진다. 휴머니즘, 리얼리티, 생태,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그 예다. 음악을 저장하는 매체, 재생하는 매체는 계속 바뀌지만 최고 명창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좋은 그림, 좋은 사진도 마찬가지. 좋은 글도 ㅡ 비록 책, 신문 같은 종이 매체가 사라지는 날이 올지라도 - 계속 존재할 것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작가들의 열망과 그런 글을 읽고 싶은 독자들의 갈망은 쉽게 사라질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욕망'을 따르느라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모르고, 진정한 꿈을 찾지 못한 '얼치기'들이 많아질수록, 미련스러울만큼 고집스럽게 자기 길을 걸으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것을 만드는 사람들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그래서 '10년 후 세상'이 나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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