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복이 이야기 1
공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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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에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될까. 꽤 많겠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고 괴롭히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고양이 먹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길고양이한테 주기도 한다. 그런 모습 보고 고양이한테 먹을 거 주지 마라 하는 사람도 있겠다. 길고양이 숫자도 많은 듯하다. 늘 잘 보이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에 숨어 있다 배가 고프면 먹을 걸 찾으러 나오겠다.


 조선 시대에는 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조선 시대에도 고양이 좋아한 사람 있을 거다. 화가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 해도 고양이를 방에서 기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잠깐 방에 둔 적은 있겠지만. 옛날에 고양이는 더 살기 어려웠겠다. 지금이라고 쉽지는 않겠다. 집고양이보다 길고양이 수명은 짧다. 먹을 게 없는 것보다 다른 것 때문에 죽을 것 같다. 고양이한테 안 좋은 음식을 먹어설까. 사람한테 괴롭힘 당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가끔 인터넷 기사에서 고양이 학대한 사람 이야기 보기도 했다. 그렇게 알려지는 것보다 알려지지 않는 게 더 많을지도.


 언제부터 검은 고양이를 안 좋게 여겼을까. 조선 시대에도 그랬나 보다. <금복이 이야기 1>은 조선 시대 이야기다. 누군가(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검은 고양이를 가엾게 여기고 어떤 힘을 준다. 그건 낮에는 고양이고 밤에는 사람이 되는 건가. 아이들한테 쫓기고 괴롭힘 당하려는 고양이를 의균이 데려다 기르기로 한다. 그것도 방에서. 검은 고양이 이름을 금복이라 했다. 금복이는 처음엔 의균을 피했는데 여러 날 지나고 밥도 잘 먹고 의균을 따른다. 금복이는 밤엔 어린아이가 된다. 사람이 된다고 뭐가 좋을까. 금복이가 밤에 사람이 되어도 아직 별 일 일어나지 않았다.


 낮엔 고양이가 잠을 잔다. 새끼 고양이니 잠 많이 자겠지. 의균은 잠든 금복이를 귀엽게 여기고 방석을 사다주고 놀이개로 놀아주다 놀이개가 망가지기도 한다. 의균 시중을 드는 동이는 금복이한테 조금 질투한 것 같기도 하다. 의균이 금복이를 예뻐해서 말이다. 털도 많이 빠지는데. 동이는 금복이를 밖에서 기르라 하기도. 의균은 금복이와 동이는 식구다 말한다. 동이는 그 말이 좋았던가 보다. 금복이도 동이를 싫어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상자에 들어가는 거 좋아하지 않나. 금복이는 됫박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게 좀 컸다면 좋았을걸. 밤이 되고 금복이가 사람이 되자 됫박이 부서졌다. 의균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한다. 동이는 됫박을 잘 붙여서 금복이한테 갖다준다. 동이는 금복이 형인가.


 의균은 몸이 별로 좋지 않은가 보다. 금복이와 살게 되고 얼굴이 좀 나아졌다. 아버지가 금복이를 알게 된다. 의균은 아버지한테 금복이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금복이를 안 좋게 여기지 않았다. 다행이구나. 어머니는 어떨지. 금복이가 사람이 돼서 괜찮았던 건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밤이 오고 사람이 되고는 집으로 잘 왔다. 의균이 누군가를 만나러 나간 사이에 어머니가 나타났다. 금복이는 어떻게 되려나. 쫓겨나지 않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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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연필이야

사람은 글자를 배울 때

나를 쥐고 연습해


어릴 때만 나를 쓰고

조금 자라면 다른 걸 써


이젠 연필을 쥐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아

글씨 쓸 일이 별로 없어서


나이를 먹고도

여전히 연필을 쓰는 사람도 있어

정말 다행이야


나로 글을 쓰면

볼펜으로 쓸 때는 들리지 않는

연필심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


나를 모든 사람이 쓰지는 않겠지만,

아직 쓰는 사람은 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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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6-1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영록은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라고 노래하셨죠.ㅎㅎ
 
어린 왕자 책 모양 카드 - 어린 왕자와 여우 어린 왕자 카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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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어린 왕자 카드를 샀다. 어린 왕자와 여우 뒷모습이구나. 관계 맺기를 알려주는 여우, 처음엔 설레도 시간이 가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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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저녁의 범죄 가노 라이타 시리즈 2
후루타 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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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만난 후루타 덴 소설 《아침과 저녁의 범죄》는 가노 라이타 두번째 이야기다. 그러기는 한데 가노 라이타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중요한 일을 하지만. 본래 그런 걸지도. 형사나 탐정이 나오는 소설도 형사와 탐정은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형사와 탐정이 있는 곳에서 사건이 일어나거나, 사건이 일어나면 형사가 현장에 가거나 탐정은 사건 의뢰를 받고 알아 보겠다. 지금 가노 라이타는 형사는 아니다. 예전에는 자백 전문 형사였다는데, 조사 받던 사람이 죽고 가노는 파출소 순경으로 일하게 된다.


 가노 라이타가 파출소 순경으로 나왔던 첫번째 이야기는 단편으로 《거짓의 봄》이다. 가노 라이타가 나오는 이야기는 도서 미스터리다 하는가 보다. 도서는 ‘도치와 서술’이다. 예전에도 이 말 봤을지도 모르겠다.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게 아니고 범죄를 파헤치고 범인의 허점을 찾고 그걸 깨뜨리는 걸 즐겨야 하는 건가 보다. 그렇구나. 이번 이야기를 보니 경찰이 심증이 가는 것도 있지만, 잘 알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그거 보면서 어떤 사람이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하고 그 사람이 아닐까 했는데. 경찰이 나처럼 짐작만 하면 안 되겠지. 경찰은 분명한 증거를 찾거나 자백을 받아야 한다. 가노 라이타는 숨기려고 하는 사람한테서 말을 이끌어 냈다.


 앞에 1부에서는 아사히와 유히 형제가 열해 전에 헤어지고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그건 우연이 아니기는 했다. 아사히와 유히는 어릴 때 아버지와 셋이 자동차를 타고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고 좀도둑질을 하고 살았다. 어릴 때는 그런 게 괜찮았을 테지만, 아이는 자란다. 아버지가 죽고 아사히와 유히는 형제가 아니다는 걸 알고 둘은 따로 살게 된다. 지금까지 형제로 살았으니 그냥 둘이 살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 유히는 오랜만에 만난 형 아사히한테 자신과 함께 현의원 딸을 유괴하자고 한다. 그건 현의원 딸이 바란 거다. 그 일은 어떻게든 되기는 했다. 현의원은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가짜였다 해도 죄는 맞다. 그런 게 그냥 사라질까.


 여덟해가 흐르고 가미쿠라역 앞 파출소에 신고가 들어온다. 가노 라이타는 거기에서 일하는 순경이다. 2부에서야 나오다니. 가노는 신고가 들어온 맨션에서 거의 죽어가는 남자아이와 죽고 며칠 지난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이 아이들이 1부에 나온 아시히와 유히와 어떤 상관이 있을까 했다. 상관없는 일이 나오지는 않겠다. 엄마는 아이 둘만 두고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웃은 젊은 여자가 아이와 사는지도 몰랐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엄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여자아이는 굶어 죽고 남자아이도 거의 죽을 뻔했다. 이런 일 인터넷 기사에서 보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그 뒤 아이 엄마가 왜 그랬는지 나온 적 있던가. 없겠지. 어쩐지 이 소설은 그런 일 뒤에 가려진 일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소설과 같은 일이 있었을지 없었을지 그건 모르겠지만.


 아이를 낳는다고 부모는 아니다. 부모가 되어도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거나 자기 뜻대로 하려고도 한다. 학대 받은 부모가 아이를 학대하기도 하는구나. 그 일은 또 다른 누군가한테 피해를 주기도 한다. 가장 힘 없는 사람을. 겉으로 좋아 보인다고 해서 그 집안 사람이 괜찮은 건 아닐 거다. 괜찮아 보이는 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 알거나 낌새를 느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참 어려운 일이다. 그저 경찰에 신고한다고 될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래야 하겠지만 그게 꼭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모르는 척하는 것도 안 되겠지만.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아이를 학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한다고 뭐가 좋을까. 학대인지 모르고 하는 것도 있겠다.


 사실대로 알려야 하는 일 묻어두어야 하는 일도 생각하게 했다. 여기에 나온 여러 사람은 묻어두려고 했다. 그게 아이한테 좋다고 여겼다고 할까. 가노는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했구나. 어른이 아이를 생각하고 하는 일은 어쩌면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 하는 걸지도. 어떤 일과는 마주해야겠지. 마주하는 게 힘들다 해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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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하늘을

수놓은 별이 아무리 많아도

닿지 못하네

네 마음도 다르지 않지

가까워 보여도

내 마음이 닿기 어렵잖아


별은 많다 해도

아주 멀리 있다는 걸 알기에

크게 바라지 않아


사람은 다르군

멀리 떨어진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가늠하기 힘들어


너도 멀고 먼 별이야

언제까지나 닿지 않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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