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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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은 처음으로 하는데, 예전에 운전 면허증을 땄다. 운전 면허증 땄지만, 운전은 하지 않아 그냥 있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없다. 운전하지 않아도 면허증은 갱신해야 한다. 그걸 하려면 사진도 찍어야 해서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갱신해뒀다면 더 나았으려나 하는 생각을 했구나. 멀리에 가야 하는 일이 있어서. 운전 면허증이 있었다면 차를 빌려서 가면 됐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운전하는 것보다 남이 운전하는 차 타는 게 마음 편하기는 하겠지만. 택시를 오래 타는 게 참 싫었다. 차 냄새도 싫고 얼마에 가달라고 하는 것도(그런 걸 아주 안 들어주지 않아 다행이구나). 그건 내가 말 안 해도 됐지만. 지금은 먼 곳에 가지 않아도 된다. 다행이다.


 첫번째 소설 <연수>와 두번째 소설 <펀펀 페스티벌>은 예전에 보기는 했다. 지금 생각하니 자동차 운전 면허 학원 강사는 거의 남성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그랬지만 이제는 좀 다를지도 모르겠다. <연수>에서 주연은 뭐든 잘 하지만 운전은 잘 안 돼서 운전을 안 하다가 일하러 가고 돌아올 때 자신이 운전하는 게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운전 연수를 받으려 했다. 이런 생각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구나. 나 같은 사람은 차도 없는데 무슨 운전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연주는 차를 먼저 샀다. 이런 말보다 예전에 운전 배우던 거 말하려 했는데. 코스에서 딱 하나 잘 안 되는 게 있었다. 배우는 시간에는 자꾸 안 돼서 속상하기는 했는데, 시간이 끝나갈 때 됐다. 그때 좀 신기했다.


 이 소설 <연수>에서 주연은 처음에 일하러 가는 길 운전하는 걸 알려달라고 한다. 여성 강사는 그것보다 기본기를 다지면 다른 건 저절로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운전을 알려주는 사람은 여성이고 많은 사람이 잘 가르친다고 말한 강사였다. 강사가 기본기를 말하니 정말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이 운동은 아니어도 몸으로 익히는 거기도 하니 기본기를 먼저 다지는 게 좋겠지. 주연은 둘째날엔 첫날보다 운전을 잘 했다. 그래도 혼자 운전하는 게 걱정돼서 연수를 더 받으려 했는데 강사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운전은 혼자해야 하지. 앞으로 주연은 혼자 차 안에 있어도 운전할 수 있겠지.


 몇 해 전에 <소설 보다>에서 <펀펀 페스티벌>을 만났다. 그때 장류진이라는 이름이 좀 알려졌던 것 같다. 요즘도 회사에서 합숙 면접할까. 이건 예전에 생각했던 걸지도. 지원은 이찬휘를 아이돌처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찬휘는 연습생이었던 적도 있었지만 연예인은 되지 못했다. 그런 이찬휘와 지원은 세명그룹 3차 면접 때 함께 밴드를 하게 된다. 지원은 이찬휘 얼굴을 자꾸 보았다. 이찬휘는 얼굴은 잘생겼지만 사람은 그렇게 괜찮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지원은 이찬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얼굴은 좋아했다. 알 수 없는 마음이구나. 이런 것보다 다른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세번째 소설 <공모>라는 제목을 보고 무슨 공모전 이야긴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 공모가 아닌, ‘두 사람 이상이 어떤 일을 하기로 합의하는 일’이었다. 이 이야기는 옛날 느낌이 나기도 했는데,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달라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회사에서 회식할 때 꼭 2차를 가야 할까. 1차만 가면 안 되나. 2차는 언제나 가는 곳으로 가다니. 인사 청탁 안 해도 될 사람을 한 건 왤까. 그 부분이 의문이구나. 다른 회사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관리직이 되면 일 잘 하는 사람을 자기 곁에 두고 앞으로 가르치고 싶은 사람도 있을까. 난 그런 마음 모르는구나. 자기 밑에 일 못하는 사람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게 더 좋기는 하겠다.


 처음 나온 사람보다 그 사람들이 보는 사람이 더 중요한 이야기 <라이딩 크루>. 액자 소설이다 해야겠지. 난 ‘나’가 자신이 자전거 라이딩 모임을 만들고 여자 둘 남자 둘을 골랐다고 하고 나중에는 남자 넷 여자 넷으로 하겠다는 말 보고 잘될까 했다. 세상엔 남자 여자가 있고 자전거는 누구든 탈 수 있는 거기는 하다. 그냥 혼자 타는 게 편할 것 같은데, 자전거는 누군가와 함께 타고 싶은 거기도 한가 보다. ‘나’와 여자 둘 남자 둘 다섯일 때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나’가 여자로 착각한 허니우드 최도헌이 오고는 안 좋아진다. ‘나’가 최도헌을 여자로 잘못 본 게 문제구나. 최도헌은 남자로 키가 크고 잘생기기도 했다. 여성 둘은 최도헌이 온 날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다. 그런가 보다 하면 될 텐데, 그런 거 질투하고 시샘했다. ‘나’가 그랬다. 그러다 ‘나’와 최도헌은 알몸으로 자전거를 타게 된다. 실제 이런 사람 있을 것 같다.


 올림픽에 나가고 메달을 따리라 기대받으면 무척 부담스럽겠다. 그런 거 기대하지 않은 사람이 메달을 받으면 사람들은 그쪽에 관심을 갖는다. 올림픽이 열릴 때 그런 일 많았을 것 같다.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선수가 애쓴 건 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다니. <동계올림픽>은 운동 경기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도 회사에 들어가지 못해도 괜찮다고 하는 것 같다. 지금 안됐다고 좌절하지 않는 게 좋기는 하겠지. 선진은 모르는 사람한테 따듯한 대접을 받았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곳이겠지.


 마지막 소설 <미라와 라라>에는 서른두살에 수능을 보고 국문학과에 들어간 박미라가 나온다. 소설에 나온 사람도 왜 미라가 소설을 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나도 이걸 보면서 왜 그건 나오지 않았을까 했다. 나오지 않아도 쓰고 싶은 사람은 그저 쓰고 싶은 거다 여겨야 할지도(내가 그렇구나).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을 자신이 쓴 것처럼 말하고, 그걸 장편소설 공모전에 내기도 하다니. 그런 건 안 했다면 좋았을걸. 미라는 이제 소설 쓰지 않을까. 쓰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을지. ‘나’는 미라한테 라라로 쓰면 된다고 말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힘이 되려나. 하고 싶지만 잘 못하거나 재능이 없어도 그걸 끝까지 하는 모습 보고 싶기도 한데. 그건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희선





☆―


 “언니, 잘 들어요.”


 손끝으로 팔딱거리는 미라 언니 맥이 전해져 왔다.


 “소설 같은 거, 아무도 안 봐요.”


 손끝 발끝에 힘주어 간신히 머금고 있던 무언가가 몸 밖으로 다 빠져나가는 것만 같은 감각이 일었다. 저릿했다. 나는 붙잡고 있던 언니 팔을 맥없이 놓아버리면서 이어 말했다.


 “어차피 우리밖에 안 봐요. 여기서 한발짝만 나가면, 아무도 소설 따위 관심 없다고요.”  (<미라와 라라>에서,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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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 한정원의 8월 시의적절 8
한정원 지음 / 난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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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여름을 네번째로 좋아한다고 하다니, 난 네번째로도 좋아한다고 말하기 어렵구나. 싫은 건 아니어도. 여름아, 미안해. 내 마음이 그런 걸 어쩌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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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2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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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에 웹툰이 책으로 나온 <나 혼자만 레벨업> 1권을 보고 이번에는 2권을 만났다. 소설은 이 부분이 1권에 들어간다. 이런 거 상관없지만. 만화와 소설을 같은 때 봐서. 이런 거 지금은 알아도 시간이 가면 잊어버리겠지. 사람이 모든 걸 기억하고 살 수는 없지 않나. 오래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번 보기지만 책은 여러 번 못 본다. 한번 볼 때 집중해서 잘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지난번에 성진우는 이중 던전에서 죽을 뻔했는데 시스템 플레이어가 되고 살았다. 일일 퀘스트 보상으로 얻은 열쇠로 인스턴트 던전에 간다. 거기에서 나올 방법은 보스를 쓰러뜨리거나 귀환석을 찾아야 한다. 성진우는 처음 만난 ‘강철 이빨 라이칸’을 처치했다. 한마리 처치할 때마다 레벨이 올랐다. 성진우는 레벨 1부터 시작했다. 강철 이빨 라이칸을 많이 쓰러뜨리자 ‘늑대 학살자’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이건 짐승형 마수와 싸울 때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이곳 보스인 늪 지배자 파란 독니 카사카를 힘겹게 쓰러뜨리고 카사카 독니로 만든 단검과 카사카의 독샘도 얻었다.


 소설 보고는 안 쓴 걸 앞에 썼구나. 인스턴트 던전에서 성진우 레벨은 18이 되었다. 이런 숫자를 봐도 힘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레벨이 오를수록 성진우는 더 잘 싸웠다. 동작도 빨라지고 모습까지 바뀐다. 동생이 키가 컸냐고 묻기도 했다. 근력 체력 민첩 지능 감각 수치가 올라가서 그런가 보다. 소설 보면서 지능을 올려야지 했는데, 지능은 마나를 올리는 건가 보다. 퀘스트를 하면 수치가 다 올라갔다. 자신이 마음대로 나눌 수 있기도 하고. 이제 성진우는 E급 최약병기로 보이지 않는다. 아직 공식 헌터 등급은 E급이지만.


 잠시 돈을 벌려고 성진우는 머릿수만 채우면 된다는 레이드에 참가한다. 황동석 패거리 여덟과 D급 유진호 그리고 성진우가 함께 간다. 성진우는 짐꾼을 한다. 여기에서 만난 유진호는 D급으로 던전에는 처음 들어가는 거였다. 유진호가 성진우를 지켜주겠다고 했을 때는 조금 웃겼다. 황동석과 동료는 힐러(다친 곳을 낫게 해준다)도 데리고 가지 않았다. 황동석 패거리는 여덟 사람으로 두 사람은 언제든 자를 수 있는 사람으로 채웠다. 그런 사람들을 도마뱀이라 했다. 보스가 있는 곳에 성진우와 유진호를 남겨두고 다른 사람은 나가고 두 사람이 나오지 못하게 동굴을 막아버렸다. 그 소리를 듣고 던전 보스인 커다란 거미가 깨어났다. 성진우가 E급과는 다른 몸놀림을 보이자 유진호는 성진우를 부정등록자로 여겼다.


 커다란 거미 해치우기 쉽지 않았지만 성진우는 거미를 해치웠다. 레벨도 올라갔다. 황동석 패거리가 나타나고 성진우한테 살의를 드러내자, 긴급 퀘스트가 나타난다. 황동석 패거리를 처치하라는. 그런 것이 나오다니. 괴물을 없애는 것과 사람을 죽이는 건 다를 거다. 그걸 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으니 할 수밖에 없겠지. 이런 건 안 나오면 좋을 텐데. 그 일이 있은 뒤 유진호는 성진우한테 자신과 레이드를 열아홉번 해달라고 한다. 유진호는 길드 마스터 자격증을 따고 아버지가 만드는 길드 마스터가 되려고 했다. 성진우는 다른 사람은 머릿수만 채우고 자신과 진호만 던전에 들어가자고 한다. 그렇게 하겠지.


 처음에 나온 성진우는 부드러운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날카로운 인상으로 바뀌었다. 그럴 수 있는 거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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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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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통신이 아주 발달해서 전자편지가 가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 전자편지보다 휴대전화기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사람이 더 많던가. 나도 예전만큼 전자편지는 쓰지 않는다. 컴퓨터를 쓰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신기해서 전자편지 자주 쓰기도 했는데, 조금 아쉽다. 지금이라고 못 쓸 건 없지만, 이제는 전자편지가 아니더라도 연락할 방법이 있기는 하다. 앞에서 말한 휴대전화기는 아니고 블로그다. 그것도 함께 이야기하기 쉽지 않던가.


 편지는 꽤 오래전부터 썼을 거다. 명령이나 알림 같은 건 거의 편지로 전했겠다. 비밀 같은 것도 그랬겠지. 그건 믿을 수 있는 사람한테 전해달라고 했겠다. 사람은 문자를 만들고 글을 쓰고 편지를 썼겠지. 그림으로도 편지 썼던가. 종이가 없었을 때는 나무판에 편지를 썼다는 말 본 듯하다. 암호로 쓴 편지도 있었겠다. 그렇구나, 정치 편지는 암호로 써서 전했겠다. 그런 걸 가로채서 어떤 내용인지 알아본 사람도 있었겠지. 지금은 편지 쓰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난 지금도 편지를 쓰기는 하는데 내가 쓴 편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말이다. 작가가 쓴 편지나 일기는 중요한 글로 여기는구나. 한사람 편지를 죽 보면 좀 더 좋기는 한데, 이 책 《우편함 속 세계사》에는 한사람 편지가 한통밖에 나오지 않는다. 여러 통 실은 것도 있구나.


 책 한권을 꽤 오랫동안 만났는데, 무엇을 본 건지 영 생각나지 않는다. 편지를 보고 역사를 조금 알려나 했는데. 내가 집중하지 못해서기는 하다. 예전 사람 편지가 남아 있기도 해서 이런 책이 나왔구나.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이름 아는 사람이 많다. 프란츠 카프카는 친한 친구한테 자신이 쓴 글을 모두 태우라는 편지를 남겼는데, 친구는 그 말을 그대로 듣지 않았다. 이건 잘 알려진 거기는 하구나. 카프카와 같은 사람은 더 있다. 조선시대 시인 허난설헌도 그랬고 시인 에밀리 디킨슨도 그랬다. 그런 편지를 남긴 사람 더 있을 텐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홀로코스트로 죽음을 맞이하려는 사람이 남편과 아들한테 남긴 편지가 나중에 남편한테 전달됐다. 그 일은 정말 기적이 아닐까 싶다. 죽음을 앞두고 편지를 남기다니. 어딘가 아파서 죽을 걸 알면 편지를 쓸 것 같지만, 곧 죽임 당한다는 걸 알면 어려울 것 같다. 자신이 죽을 걸 알고 편지를 남긴 사람 더 있기도 하다. 남은 사람을 생각하고 쓴 편지였다. 그걸 받은 사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누군가를 죽이라는 편지도 있구나. 스탈린이나 히틀러가 쓴 편지도 담겼다. 마하트마 간디가 히틀러한테 편지를 썼던가 보다. 히틀러는 그 편지 보고 별 생각 안 했을 것 같다. 그 편지 버리지 않고 남겨두었다니 그건 좀 신기하구나. 히틀러가 그 편지 안 봤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어땠을지.


 어떤 글보다 편지는 솔직하게 쓰겠다. 일기를 더 솔직하게 쓸까. 일기는 자신한테 쓰는 편지고 편지는 다른 사람한테 쓰는 거다. 거기에 더 마음을 담을 것 같다. 그러지 않는 편지도 있겠다. T.S. 엘리엇이 조지 오웰한테 쓴 편지도 실렸다. 지금 조지 오웰 소설 《동물 농장》은 고전이 아닌가. T.S. 엘리엇은 그 소설을 책으로 낼 수 없다는 편지를 조지 오웰한테 썼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지금 잘 알려진 소설이어도 처음부터 환영받은 건 아닐지도 모를 일이다. 그걸 알아본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편지를 잘 쓰지 않지만, 아주 안 쓰는 건 아니다. 편지로 썼을 때 더 잘 전해지는 것도 있다. 앞으로 편지 쓰는 사람이 아주 사라지지는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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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5-04-05 0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필체를 인정 받기 어려우면 인장이라는 도장 형태의 봉인을 통해 펀지, 서찰을 전하기도 했죠. 저도 종이 펀지를 주고 받던 시절에는 글을 좀 잘 쓴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인정받는 시절이 짧게 있었어요. 이메일이 생긴 이후 전세계 여러 대륙 여러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세상이 정말 달라졌구나 느끼기도 했구요.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세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음을 느껴요.

삐뚤빼뚤 글씨로 써내려간 연애 편지가 새삼 부러워지는 아침이네요.

희선 2025-04-11 00:49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은 편지를 대시 쓴 적도 있으시군요 편지 잘 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편지는 아주 잘 쓰지 못해도 괜찮은데, 그저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나타내면 괜찮겠지요 친구한테 쓰는 편지일 때일지... 누구한테든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다른 나라 사람과 편지 쓰는 것도 멋질 듯하지만, 지금은 편지보다 빠른 걸 쓰겠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 보낸 편지 받은 적 없지만... 우표가 한국 것과 달라서 다른 느낌이 들겠습니다


희선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 기이하고 아름다운 열세 가지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김소운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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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담과 괴담은 어떻게 다를까.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 다르겠지. 괴담은 괴상한 이야기고, 기담은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한다. 기담과 괴담은 무서운 이야기 같은 느낌이 더 크기도 한데.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여러 권 보기는 했는데, 거기에 기담이라 할 만한 건 없었다. 아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조금 그럴까. 이 책 《나쓰메 소세키 기담집》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발췌한 부분이 실렸다. 글은 나쓰메 소세키가 썼지만 히가시 마사오가 글을 엮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런 책이 나오리라고 생각했을까. 못했겠지. 기담이라고 하는 것만 엮은 걸 좋아할지 어떨지 모르겠다. 읽지는 않았지만 《열흘밤의 꿈(몽십야)》은 따로 나오지 않았나. 그 책은 아는구나. 여기에 열 세가지 이야기가 담겼다고 하는데, 열흘밤의 꿈을 하나로 보았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여러 권 보기는 했지만, 모두 보지는 못했다. 언젠가 볼지 안 볼지. 기담이 아닌 소설은 그 시대 젊은이가 나오지 않나 싶다. 꼭 그런 건 아닌가. 예술을 말하는 이야기도 있구나. 셰익스피어도. 여기에도 셰익스피어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실렸다.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인데, 이 글은 기담보다는 평론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맥베스에 나오는 유령이 둘인지 누굴까 한다.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인지 같은 사람인지. 소세키는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또 했다. 겨우 그걸 보고 이렇게 생각하다니. 다른 소설에도 셰익스피어가 떠오르게 하는 말이나 글 구성이 나오기도 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런던탑>을 읽은 것 같은데, 이번에 두번째 보는 건데 예전에 본 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런던탑에 유령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가 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그건 도시전설 같은 거구나. <취미의 유전>에서는 전쟁에 나갔다 죽은 친구와 조상이 비슷한 여성을 좋아한 이야기를 한다. 읽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그걸 생각하니 조금 우습기도 하구나. <환영의 방패>에서 흰색 깃발과 빨간색 깃발 나오는 건 다른 이야기에서 본 것 같은데. 그저 깃발만 생각난다. 예전에 한번쯤 본 것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환영의 방패에서는 방패 속 세상에서 잘 살았다로 끝난다. 그것도 나쁜 건 아니겠지.


 지금까지 소세키가 셰익스피어를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아서왕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아발론 연대기》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 만화영화로 본 것 같은데 잘 생각나지 않는다. 바위에서 검을 뽑아낸 것만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게 아서왕이던가. 소세키는 아서왕 이야기를 <해로행>에서 했다. 아니 아서왕보다 랜슬롯 이야긴가. 그걸 보면서 소세키가 더 오래 살고 소설을 썼다면 판타지도 썼을 것 같은 생각을 잠깐 했다. 소세키는 그저 재미로 써 본 거야 했을지도. 여기 실린 이야기도 그런 느낌 같기도 하다. 다른 소설을 쓰면서 뭔가 다른 게 생각나면 쓰지 않았을까. 이런 걸 멋대로 생각하다니.


 내가 잘 모르는 거고, 여기에도 소세키 소설이 가진 특징이 조금 담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걸 잘 알아보지 못하다니. 소세키 소설은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 실린 소설에도 감정을 크게 흔드는 건 없는 듯하다. 이건 비슷한 건가. 어쩌면 소세키가 쓴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건지도. 소세키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감정을 담았을 텐데, 내가 그걸 알아채지 못하는 거 말이다. 여기 실린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소설도. 소세키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담은 《한눈팔기》는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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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4-01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소설이 조금 심심하긴 하죠 ㅋ 소세키와 기담이라니 약간 안어울리긴 합니다. 저에게 소세키 이미지는 왠지 진지한 아저씨 입니다~!!

희선 2025-04-05 03:36   좋아요 1 | URL
소세키 소설은 심심한 맛으로 보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게 많은 듯해도 잘 보면 유머도 있는 듯합니다 제가 그걸 다 알아보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소세키 자신이 기담으로 쓴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묶은 거군요


희선

꼬마요정 2025-04-01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신기하죠? 저는 참 재미있게 읽었더랬죠. ㅎㅎㅎ 표현도 재미나고... 랜슬롯과 기네비어 이야기를 자기 나름 풀었더라구요. 말씀처럼 소세키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귀신 이야기를 더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소세키는 은근 환상을 갖고 있는 작가였네요.

희선 2025-04-05 03:41   좋아요 0 | URL
처음 쓴 소설은 고양이가 사람을 보는 거였네요 그건 그때도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봤을 듯합니다 소세키 조금 아쉽겠습니다 소세키보다 더 짧게 산 사람도 있지만... 일찍 죽은 작가가 더 오래 살았다면 다른 소설을 썼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소세키도 그랬을 텐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