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만나는 생태 2 - 조류 명화로 만나는 생태 2
김성화.권수진 지음, 이철민 그림 / 국립생태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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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 사는 생물에는 하늘을 나는 새도 있다. 새가 있어서 사람은 비행기를 만들었다. 새가 없었다면 사람은 하늘을 날려고 했을까. 하늘을 나는 것에는 새뿐 아니라 곤충도 있구나. 곤충인 잠자리를 본 뜬 게 헬리콥터겠다. 새는 공룡이 있던 때도 있었다. 시조새라고 해야 하나. 공룡에 날개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화석을 찾았다고 한 듯하다. 지금은 공룡이 사라졌지만,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고도 한다. 새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서 ‘새’다. 이 말 처음 안 것 같다.


 이 책은  《명화로 만나는 생태》 두번째로 조류인 새를 다루었다. 새만 나오지 않고 그림을 먼저 보여주고 그 새가 어떤지 알려준다. 새는 여기 담긴 것 말고도 더 있겠지만, 여기에는 공작 고니 기러기 흰뺨오리 매 독수리 따오기 두루미 갈매기 비둘기 올빼미 물총새 딱따구리 제비 참새 까치 까마귀 앵무새 벌새 펭귄 스무가지 새가 나온다. 새는 비슷한 것끼리 목으로 나누고 목은 세세하게 ‘과’로 나누고, 과는 세세하게 ‘속’으로 나누고, 속은 세세하게 ‘종’으로 나눈다. 이런 거 전문가는 잘 기억해야겠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새 이름으로만 안다. 새 이름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많다. 여기 담긴 건 사람과 가까이에 사는 것도 있고 평소에 보기 어려운 것도 있구나.


 사람이 새 생활을 다 아는 건 아닐 거다. 새는 사람을 무서워해서 모습을 잘 나타내지 않는단다. 제비는 산에 살다 사람이 사는 처마 밑에 둥지를 만들었더니, 뻐꾸기나 천적인 황조롱이가 가까이 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사람이 사는 곳으로 오게 됐단다. 하지만 요즘은 제비 보기 어렵다. 내가 어릴 때는 제비를 봤는데. 지금은 제비가 집을 지을 곳이 마땅치 않고, 농사에 농약을 많이 써서 제비가 줄어들고 이제 사람 가까이에 살기 어렵다고 느끼고 다른 곳으로 갔을지. 따오기는 한국에서 거의 사라졌다. 논에 사는 새인데. 따오기는 내가 어릴 때도 못 봤다.


 참새는 사람과 가까이 사는 새구나. 참새가 곡식을 먹는다고 한때 중국에서 참새를 없앴다. 그때 농사가 잘 됐을까. 참새는 벌레를 잡아먹기도 하는데, 참새가 있어서 농사가 잘 되기도 하는 건데, 사람은 참새와 조금 나눠 먹는 걸 아깝게 여겼구나. 제비도 벌레를 많이 잡아먹는다고 한다. 지구에 사람만 살면 안 되지. 새뿐 아니라 다른 동물도 함께 살아야 한다. 독수리는 동물 사체를 청소하기도 한다. 독수리도 많이 줄지 않았던가. 포유류에서는 하이에나가 동물 사체를 청소하던가.



<갈대와 기러기>, 안중식




<호취도>, 장승업




 조선시대 사람이 그린 그림이나 백자가 담기기도 했다. 안중식이 그린 <갈대와 기러기>에는 편안한 노년을 보내라는 뜻이 담겼단다. 그림에 그런 뜻을 담기도 하는구나. 장승업이 그린 <호취도>에서는 멋진 매를 볼 수 있다. 지금은 매도 보기 어렵던가. 조선시대에는 매로 사냥하기도 한 것 같은데, 매도 일제강점기 때 많이 사라졌던가. 청나라에서 좋은 매를 바치라고 한 것 같기도 하고. 새는 가슴 근육이 발달하고 뼈가 가벼워서 난다. 새가 날려면 공기가 있어야 한다. 깃털이 있는 건 새뿐이고 깃털은 최고 보온재고 방수 비옷이기도 하다. 깃털 때문에 사람이 새를 많이 잡기도 했다. 오래전에는 깃펜도 있었구나. 그건 저절로 떨어진 것만 썼기를.


 포유류에는 땅에서 바다로 간 고래가 있다. 새에도 바다로 간 게 있다. 그건 펭귄이다. 펭귄은 하늘이 아닌 물속을 날아다닌다. 펭귄이 남극에 산다고만 생각했는데, 펭귄은 짝짓기와 새끼를 돌볼 때만 남극 땅에서 지내고 다른 때는 바다에서 지낸단다. 이거 처음 안 것 같다. 펭귄이 먹을 건 바다에 있구나. 새에는 처음 짝과 평생 사는 것도 많다. 새가 그러는데 사람은 마음이 바뀌기도 하다니. 새 머리가 작아서 머리가 나쁘다고 여기기도 하는데, 새에도 똑똑한 게 있다. 까치, 까마귀, 앵무새. 한자 이름보다 한글 이름으로 말하는 게 나은 새에는 고니(백조), 두루미(학)가 있다. 학과 두루미 다른 새로 여기고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학보다 두루미라는 말을 생각해야겠다.


 까마귀는 모두 까만색이다. 까만색은 눈에 잘 띌까. 까마귀는 무리를 지어 살고 서열이 있다. 까마귀가 모두 똑같이 보여도 까마귀는 서로를 알아본다. 서열 1위는 서열 2위는 경계하지만 서열이 낮은 까마귀한테는 너그럽단다. 까마귀는 서열 2위가 서열 꼴찌를 괴롭히면 서열 1위가 나서서 서열 2위를 막는단다. 그렇게 해서 까마귀는 큰 싸움을 하지 않는다. 한국에는 비둘기가 많은데, 오래전에 풀어놔서다. 비둘기는 먼 곳에서도 집을 찾아온다. 사람이 훈련을 시켜야 한다. 세계 전쟁 때 많은 사람을 구한 비둘기도 있다. 이젠 그런 비둘기가 사라졌다.



<물가의 물총새>, 빈센트 반 고흐




<까치>, 클로드 모네




 고흐가 까마귀를 그린 그림 <까마귀와 밀밭>은 알았는데, 물총새를 그린 <물가의 물총새>는 처음 보았다. 물총새는 물고기를 아주 잘 잡는단다. 고흐는 어렸을 때 동물이나 자연을 잘 봤다는 게 지금 생각났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뭐든 잘 보겠다. 모네 그림 하면 수련이 생각나는데, 여기에는 까치를 그린 <까치>가 실렸다. 그때는 그 그림을 좋게 평가하지 않았던가 보다. 책에서 그림도 보고 새를 알기도 해서 괜찮았다.




*더하는 말


 밑에 글을 옮기다 보니 느낌표가 자주 나왔다. 아이들 책이어서 그런 거겠지만. 그냥 써도 될 것 같은데. 느낌표의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마음 쓴 건지도. 지난 시월에 기러기가 온 걸 소리로 알았는데, 이번에도 기러기가 온 걸 소리로 알았다. 2024년에도 기러기가 한국을 찾아왔구나. 지난해에 왔던 기러기와 같은 기러기일까.




희선





☆―


 새들은 우리가 모르는 나침반을 갖고 있어!


 그게 어디에 있냐고?


 새 몸속 어딘가에!


 그건 몸속에 있는 철 화합물일지도 모르고, 시신경 속에 들어 있는 무언가일지도 몰라. 어쩌면 새의 유전자 속에 얼마나 가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려 주는 프로그램이 새겨져 있을지도!


 하지만 기러기는 프로그램대로만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야. 해와 달이 떠오르고 지는 곳, 별자리와 바람, 냄새, 산과 들, 강 모습도 표지판으로 이용해. 그리고 배워! 어린 새는 처음으로 태어난 고향을 벗어나 겨울을 나러 먼 길을 날아가. 어른 새와 함께 무리 지어 하늘을 날며 가는 길을 배우고 익히고 기억해.


 대단해, 대단해! 한번 간 길을, 그렇게 먼 길인데도 그 조그만 머릿속에 다 기억하다니! 정말이야. 한번 이동을 하고 나면 기러기 머릿속에 지도가 생겨!  (32쪽~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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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부러운 사람이 많습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노래 잘 하는 사람, 영어(외국어) 잘 하는 사람, 책을 많이 읽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 뭔가 잘 하는 게 있는 사람 부럽습니다. 저는 잘 하는 게 하나도 없어서 말이에요.


 하나를 잘 하는 사람은 다른 것도 잘 하는 것 같아요. 그거 참 신기합니다. 저는 한가지도 잘 못하는데. 이렇게 쓰니 제가 저를 안 좋게 여기는 것 같네요. 여전히 그러기는 합니다. 제가 가진 괜찮은 것을 생각해 보라구요. 그런 말을 듣고 찾아 본 적 있는지 없는지, 아주 잠깐 생각하고 없네 했을지도.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받아들여야겠군요. 이건 아는 거고 그러려고 합니다.


 저는 여러 가지 잘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런 생각이네요. 책읽기와 글쓰기. 그러고 보니 책읽기는 이해가 안 되면 여러 번 보거나 천천히 보라고 하는군요. 책읽기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금 나아질지도 모르겠네요. 여러 번 보기 힘듭니다. 다른 책이 보고 싶어서. 아직 책 많이 읽고 싶은 마음이 더 큰가 봅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책을 봐야 하는데. 제가 가장 부럽게 여기는 사람은 글 잘 쓰는 사람입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쓰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잘 쓰고 싶기도 하고 여러 가지 쓰고 싶기도 하군요. 글에는 조금 욕심이 있군요. 욕심만 있고 애쓰지 않네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거죠.


 글 쓸 게 없습니다. 바로 이런 말이네요. 쓸 게 없는데 쓰고 싶다니 참 이상하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안 쓰면 될 텐데. 글 쓴다고 뭐가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하니 제가 부러워하는 건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쓰는 것인 듯합니다. 어쨌든 써 보는 것밖에 없겠지요. 잘 못 써도 안 쓰는 것보다는 낫겠습니다.


 이런 걸 쓴 건 앞으로 이런저런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걸 쓰기만 하고 못 쓰겠다 하고 쓰던대로 쓸지도. 여러 가지가 어려우면 두 가지라도 쓰려고 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나아질지도 모르죠. 그러면 좋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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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10-1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을 쓸 게 없는데 쓰고 싶어요. 그래서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았다가 책만 읽게 될 때가 많아요. 책은 읽기만 하면 되니 글쓰기에 비해 쉬우니까요.^^

희선 2024-10-19 03:09   좋아요 0 | URL
쓸 게 없어도 쓰고 싶은 마음, 아주 이상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뭔가 쓰려고 하면 조금이라도 쓰기는 하겠습니다 책 보기 전에 쓰려고 하기는 해요 짧은 거지만,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써야겠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앞으로 해 봐야죠


희선
 




마음을 맑게 해주고

눈을 맑게 해주는

푸른 잎


푸른 잎이

푸른 바람에

푸르게 흔들리고

반짝반짝 빛나기도 하네


바래지 않는

늘 푸른 마음이면

좋겠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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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봐야 아는 것도 있지만,

잘 살펴보면

묻지 않아도 알아

그거 알아


귀찮지, 다 보기

귀찮아도 조금만 마음 써 봐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은

마음 쓰겠어


미안해

아무것도 아닌 내가

이런 말해서


무거운 사이보다

가벼운 사이가 좋겠지


가벼운 사이일지라도

조금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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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7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설 보다 : 겨울 2023 소설 보다
김기태.성해나.예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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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얇아도 읽으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게 ‘소설 보다’다.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보는구나. 이번 《소설 보다 : 겨울 2023》에는 2023년에 나온 ‘소설 보다’에서 두번째로 보는 작가 소설이 두편이나 실렸다. 지난 ‘소설 보다 봄’에서는 예소연 소설을 보고, 지난 ‘소설 보다 여름’에선 김기태 소설을 만났다. 어떤 소설이었던가 하고 그때 읽고 쓴 걸 찾아보고 알았다. 단편은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작가 이름이라도 기억하면 다행일지도. 한국 단편소설은 여전히 읽기 어렵다. 이게 쉬워질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첫번째 김기태 소설 <보편 교양>을 보면서, 지금 고등학생은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고르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꼭 해야 하는 것도 있겠지. 모든 건 자신이 고르는 건 아니겠지. 고등학교 3학년은 예전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였다. 중요한 과목은 공부를 열심히 해도 수능과 상관없는 선택 과목 시간에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학생한테 다른 말 안 했다. 요즘은 선생님이 학생 눈치 보던가.


 곽은 고등학교 3학년 아이한테 ‘고전읽기’를 가르치게 됐다. 그걸 맡게 됐을 때 곽은 기대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을 고르려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거나 자기 돈으로 책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고전읽기’ 시간에 잠을 자거나 다른 걸 했다. 한 아이 은재만은 달랐다. 그 은재 아버지가 교장한테 전화를 했다고 한다. 곽은 은재 아버지와 여러 말을 하고 싶었을까. 자신한테 전화하기를 기다린 것 같기도 하다. 은재 아버지는 은재가 마르크스 책 《자본론》을 보는 걸 알고 걱정돼서 학교에 전화한 거였다. 곽은 그 일에 변명 같은 말을 하려고 준비 했는데. 그건 《자본론》이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말로 보였다.


 은재는 고전읽기 시간을 좋아했다. 그런 은재가 서울대에 붙었다. 그 일로 학교에서는 은재가 공부한 것을 알아보고 고전읽기를 다시 보게 되었다. 고전읽기반을 늘린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서울대에 하나라도 더 들어가면 좋아하겠지. 다음해에는 곽이 가르치는 ‘고전읽기’ 좋아하는 아이가 하나라도 더 늘기를 바란다. 내가 고등학생 때 그런 게 있었다면 했을지.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은 괜찮아 보이지만 고등학생 때는 몰랐겠다.


 신내림 받기 전에 몸이 아프고 안 좋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일까. 그런 일이 아주 없다고 할 수 없을지도. 신이 왔다가 다른 곳으로 떠나기도 할지. 어떤 힘이 있다가 나이를 먹고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건 만화에서 봤구나. <혼모노>(성해나)에는 박수무당 문수가 나온다. 제목 봤을 때는 일본말이네 했는데, 무당이 이런 말을 하기도 하나. 신인 장수 할멈이 하는 말인가 보다. 장수 할멈은 일제 강점기를 살았나. 혼모노는 진짜라는 뜻이다. 가짜는 일본말로 ‘にせもの(니세모노)’라 쓰고 니시모노라 읽었다. 이것도 장수 할멈 말버릇이겠지. 혹시 이거 잘못 인쇄한(오자) 건가.


 문수는 서른해 동안 장수 할멈과 여러 신을 모셨는데, 어느 날 사라졌다. 바로 앞집에 신내림을 받고 얼마 안 된 스무살쯤 된 신애기가 온다. 신애기는 장수 할멈이 자기한테 왔다고 한다. 서른해나 무당으로 살다가 다른 일 하려면 어려울지도. 아니 그만둬도 괜찮지 않나. 어떤 일이든 젊은 사람이 더 괜찮을까. 문수는 무형문화재가 되고 싶은 야심도 있었는데, 신애기를 보고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걸 안타깝게 여기기도 했다. 자신이 그랬으니. 문수는 자신이 이제 진짜가 아니다 해도 진짜처럼 보이려 한다. 그런 걸 안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마지막에는 예소연 소설 <우리는 계절마다>가 실렸다. 이건 앞에 이야기가 있기도 한가 보다. 미정과 희조가 초등학생 때 이야기. 희조와 미정은 중학생이다. 예소연은 나중에 고등학생이 된 희조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한다. 희조는 가난이 싫고 부모가 멋대로 정하는 게 싫은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동생이 생기면 좋을지 안 좋을지. 미정이 엄마는 예전과 달라지고 다른 부모와 달라 보였다. 그런 사람도 있는 거 아닌가. 희조한테 그게 숨을 트이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다른 부모는 주지 않는 맥주를 미정이 엄마는 주었다. 희조를 보고 내가 중학생일 때 마음을 떠올려 보려 해도, 난 그때 별거 없었다. 사춘기랄 것도 없었다. 집안 사정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부모가 아이한테 말하지 않고 정하는 건 안 좋기는 했다.


 희조는 미정이가 초등학생 때 말한, ‘자신이 기도를 하면 누군가를 죽게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았다. 그걸 은총이라 나타냈다. 미정이 그런 말을 했다니. 그리고 미정이 할머니와 아버지가 죽었던가 보다. 그게 미정이 힘이 아니었다 해도 희조는 그걸 믿었을지도. 이제 중학생이니 그건 잊으면 좋을 텐데. 그럴 것 같기는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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