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생각하면

하늘을 날 것 같은 마음이지


누군가를 생각하면

화가 나고 우울해


누군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듯해지지


누군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얼어버려


누군가를 생각하면

기분 좋아


누군가를 생각하면

기분 나빠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늘 따스하지는 않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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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시경 - 배혜경의 스마트에세이 & 포토포에지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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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화영시경 花影時景》은 꽃그림자 드리운 시간풍경이다. 어쩐지 그림자 하면 아침보다 낮이나 해질무렵이 떠오른다. 책 겉색은 짙은 보라색일지 짙은 남색일지(컴퓨터 모니터로 보니 짙은 보라색에 가깝다). 이 색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바로 뒤 색이 아닌가 싶다. 해가 진다고 바로 어둠이 내리지는 않는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아니지만. 책 겉에 담긴 꽃사진과 책 색깔 경계가 애매한데 그것도 멋지지 않나 싶다. 사진 잘 모르지만 멋지게 보인다. 글과 사진 잘 어울린다. 글을 쓴 배혜경과 사진작가 박유영은 부부다. 이렇게 함께 책을 만들어서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은 두 사람뿐 아니라 두 사람과 가까운 사람한테도 반가운 책이 아닌가 싶다.


 배혜경은 2015년에 첫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를 내고 거의 두해마다 책을 냈다. 두 해가 긴 것 같아도 그렇게 길지는 않겠다. 배혜경은 평소에 글을 쓰고 시간이 흐르면 글을 고르고 다듬어 책으로 묶는 게 아닐까 싶다. 이건 언제나 세상에 마음을 열어두고 꾸준히 써야 하겠다. 글 쓰는 사람은 거의 그러겠구나. 책을 내는 작가라고 해야 할까. 책을 내고 싶어도 써둔 글이 없으면 안 될 거 아닌가. 책을 내려고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도 있겠다. 언젠가 책이 될 글을. 글이 꼭 책이 되지 않아도 쓰는 게 좀 낫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사람이 자기 글을 안 읽는다 해도 자신 한사람은 언제나 읽지 않나.


 언젠가도 썼는데 배혜경은 시작장애인이 듣는 책 낭동복사를 한다.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열세해째였다. 지금은 여섯해가 더 늘었구나(어느새 2025년). 그것도 꾸준히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배혜경은 여전히 낭독봉사를 한다. 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과 여러 주제로 문학수업도 한다. 시각장애인이라고 청각이 더 좋은 건 아닌가 보다. 시각장애인은 귀가 더 잘 들리고 냄새도 더 잘 맡을 것 같은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닐지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때도 있으니. 사람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살아가기에 세상이 친절하지 않다는 걸 알 텐데. 장애인한테는 아주 낮은 턱도 큰 장애물이다.



 베리어 프리는 건축 분야에서 출발했다. 물리 장벽을 없애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편안한 실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취지다. 우리가 단순히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는 정신과 마음의 작용이 담긴다. 내가 아닌 타인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건축물도 예외가 아니다.  (112쪽)



 세상은 장애인보다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나도 장애인을 많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조금은 생각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어느 분야에서나 베리어 프리를 생각하면 좋을 텐데. 한손 한발만 못 써도 생활하는 데 문제가 많다. 시간이 흐르고 다친 게 낫는다면 괜찮지만 그렇게 안 될 때도 있겠지.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게 되어도 힘들겠다.


 그동안 배혜경이 낭독봉사로 녹음한 책이 110여권이 된단다. 시간이 흘러서 그것도 늘었겠다. 낭독을 어떻게 하면 괜찮게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한단다. 그것도 열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일에만 열정을 가진 건 아니구나. 배혜경은 글쓰기에도 열정을 가졌다. 둘레에서 보고 들은 걸 놓치지 않으려 한다. 많지 않아도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도 담겼다. 배혜경은 부모와 아이를 소중히 여긴다. 그런 마음은 많이 쓰지 안아도 느껴진다.


 앞에서 말을 조금 잘못한 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내는 시간이 두 해여도 꼭 두 해 동안 쓴 글은 아닐 거다. 그 기간에 쓴 글도 있고 그것보다 먼저 쓴 글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에 쓴 시는 더 오래됐을지도. 사진작가인 박유영은 그 글 아주 좋아할 것 같다. 두 사람은 글과 사진으로 이야기하지 않을지. 별 생각을 다했다.




희선





☆―


 즉문즉설 스님은 ‘열심히’ 라는 말의 해석을 달리한다. 긍정의 태도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하라고 설파한다. 열심히 하는 것은 하기 싫고 힘든 걸 억지로 용을 써서 하는 것이니 그냥 즐거이 하라는 말씀. 너무 열심히 하려고 자책하는 건 자신이 특별하다는 심리를 깔고 있다. 나는 특별히 잘난 존재가 아니라 길가에 피어난 풀 같은 목숨이라는 걸 인식하는 순간, 열정이라는 이름의 과욕은 버리고, 미래의 기다림조차도 평안함이 된다. 매사 즐길 수 있는 자보다 더한 강자는 없으리.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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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1-17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의 책이죠? 두 해마다 책을 내시다니 존경스럽네요.
낭독봉사로 녹음한 책이 110여권이 되다니 멋지십니다.
열심히 하자, 에 대한 부정적 해석이 있더군요. 꼭 최고일 필요는 없다는 거죠. 실력이 예전보다 못할 땐 그냥 재미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재미로 하다 보면 실력이 향상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희선 2025-01-19 18:23   좋아요 0 | URL
한해에 여러 권 내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두 해마다 책을 한권 내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낭독봉사하신 책 지금은 더 늘었겠지요 그것도 꾸준히 하시다니 멋지죠

요즘은 열심히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하는군요 그것도 맞는 말이고 열심히 해도 괜찮겠지요 사람에 따라 자기한테 맞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한 다음엔 잘 쉬면 좋겠네요 잘 쉬어야 다시 즐겁게 할 테니...


희선

2025-01-18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19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에 태어나면 모두 죽음으로 가지

살면서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 안 돼

사람은 내일, 다음해, 나중이 있다고 생각해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고

올해가 가면 다음해가 오기는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이번 해를 넘기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은 것도 있고,

오늘이 아니면 안 되는 것도 있겠지

그거 잊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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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랑 x 알라딘] 책모양 카드 - 애기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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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애기능금이다. 생각보다 크기는 한데, 한장짜리다 덮는 거 없다. 그거 알고 사기는 했다. 지난번에 산 것도 그렇고 이것도 예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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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5-01-17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게 있는 줄 몰랐어요.

희선 2025-01-19 18:19   좋아요 0 | URL
다른 그림도 있고, 이건 책을 펼친 건데 책처럼 펴는 모양도 있어요 어린왕자 그림이 담긴 것도 있어요 엽서가 있다면 엽서를 샀겠지만, 요새는 없네요 이건 좀 비싸지만, 돈이 조금 모자라서 쿠폰을 못 쓸 때 이걸 사면 괜찮습니다 한국에서 나온 책만 살 때도 이런 문구를 넣으면 쿠폰 쓸 수 있더군요 쿠폰을 쓰려고 돈을 더 쓰다니...


희선

페크pek0501 2025-01-17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별해 보여 좋은 것 같습니다.^^

희선 2025-01-19 18:19   좋아요 0 | URL
그림이 예쁘죠 식물 그림이어서 더 좋고...


희선
 




 <나의 모든 이들에게> 이 노래 나온 지 두해 지난 듯한데, 난 며칠 전에 알았다. 라디오 방송에서 우연히 들었다. 그 방송에서 틀어준 적 있을지도 모를 텐데, 며칠 전에 처음 들은 것 같구나. 노랫말은 중간 부분이 잘 들렸다.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 슬퍼지면 내게 달려와’ 이런 말을 하다니, 그걸 듣고 나도 그런 사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구나. 노래를 만든 사람은 정말 저런 마음으로 만들었겠지. 노래를 한 밍기뉴가 곡과 노랫말도 썼다.


 밍기뉴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J.M. 바스콘셀로스)에 나오는 오렌지나무 이름이다. 제제 친구인 나무구나. 이 이야기 다음 이야기도 본 것 같은데, 읽은 지 오래돼서 거의 잊어버렸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은 적이 있어서 밍기뉴가 뭔지 아는구나. 그건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난 어릴 때 읽지 않고 다 커서 읽었구나. 어릴 때 읽고 좋은 책이다 하는 것도 괜찮지만, 그러지 않으면 어떤가 싶다.


 이 책으로 만든 다른 것도 있겠지. 영화 같은 거. 만화. 모르겠다. 그런 거 본 기억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못 본 거겠다.




희선











나의 모든 이들에게, - 밍기뉴

https://youtu.be/ibppTY6UUc8




나의 모든 이들에게, - 밍기뉴




우울해도 돼 다 괜찮아질 거야

슬퍼해도 돼 다 지나갈 거니까

말해줘도 돼 너의 비밀 같은 것

내가 다시는 안 아프게 해줄게

네가 아픈 것 다 이해할 거야

네가 슬프면 내가 달려갈게

네 마음에 어떤 상처 있어도

내가 마음먹고 낫게 할거야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슬퍼지면 내게 달려와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다 새까맣게 까먹을 수 있게 해줄게


아파해도 돼 금방 나아질 거야

쉬어가도 돼 너무 달려왔잖아

원망해도 돼 네게 상처 준 것들

내가 다시는 혼자 두지 않을게

네가 아픈 것 다 알아줄 거야

말 안 해도 내가 알아채줄게

네게 날카로운 가시 있대도

내가 마음 열어 사랑할 거야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슬퍼지면 내게 달려와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다 새까맣게 까먹을 수 있게 해줄게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슬퍼지면 내게 달려와

우울하면 내게 달려와

다 새까맣게 까먹을 수 있게 해줄게

다 새까맣게 잊고 살아가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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