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해요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

이야기를 보고 간접 경험해요


어딘가로 모험을 떠나는 사람을 보면

자신도 어딘가로 가는 느낌이 들고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시간이 흐르고 조금 마음이 자라기도 하죠

아이는 세상을 알고 몸 마음 다 자라는군요

그런 거 보면 기분 좋지요

아니 꼭 자라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살아내는 것도 좋아요

아, 마지막은 이야기보다 삶이네요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다는 말은

그것만 보고 다른 건 생각하지 못해설까요

어쩌면 그럴지도……


사람은 이야기가 있어서 살아가요

가끔 이야기에 빠져도 괜찮아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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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잔잔하면

바다도 잔잔해요


바람이 거칠면

바다도 거칠어요


바람은 바다를 오고 가며

파도를 만들어

바다를 숨쉬게 해요


바다가 숨쉬면

바다에 사는 생물도 좋아해요


바다와 바람은 좋은 친구예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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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창비시선 485
유수연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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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는 라디오 방송 듣고 한번 볼까 했어요. 그날 방송은 본방송에 저녁에 재방송, 주말에 재방송 두번 더 했어요. 같은 방송이 모두 네번 나온 거예요. 네번에서 한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듣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여러 번 듣다보니 유수연 시인이나 시집에 관심이 갔습니다. 그때는 그랬는데. 막상 시집을 펼치고 보니……. 여전히 저는 모자랍니다. 시를 보기는 해도 제대로 못 봅니다. 유수연 시인 시집은 이번이 첫번째예요. 한번 죽 보고 한번 더 봤지만 뭐가 뭔지. 슬프군요. 시가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다니(시만 그런 건 아니군요). 두번 보고 알 만한 시는 아닌가 봅니다. 어떤 시든 그렇겠네요.


 앞에서 라디오 방송 여러 번 들었다고 했는데, 라디오 방송이 어땠는지는 하나도 말하지 않았네요. 시간이 흘러서 그때 방송 거의 잊어버렸습니다. 하나 생각나는 건 유수연 시인이 그날 읽은 시예요. 맨 처음에는 <감자가 있는 부엌>일 거예요. 마지막엔 <개평>이었던가. 시가 어땠는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인이 감자를 시에 잘 쓴다고 한 건 생각납니다. 그건 유수연 시인이 아니고 라디오 방송 진행자(윤고은)가 한 말이었을지도. 누군지는 잊어버렸지만, 감자가 들어간 시를 쓴 시인이 여럿인 듯합니다. 감자라. 어두운 곳에 두어야 하는 감자. 밝은 곳에 감자를 두면 싹이 날까요. 감자 싹엔 솔라닌이라는 독성분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되죠.


 시집에 담긴 시를 보다 보니 제목에 ‘생각’이라는 말이 들어간 시가 여러 편이더군요.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이것뿐입니다. 제가 편지 쓸 때 자주 쓰는 말이 ‘생각’입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지. 제목에 생각이 들어가지 않아도 시에 생각이라는 게 없지는 않겠습니다. 이 말을 쓰지 않을 뿐이겠지요. 생각, 생강. 조금 쓸데없는 말을.




잠시 녹았을 때 다 흐르지 못했다


가만히 있었다

도망치지 못한 내가


사람은 제일 아팠던 말을 잊지 않아

꼭 그 말로 다른 이를 찌르고 싶어 해


너는 녹을 때까지 안아보자 했다


서로를 깊숙이 찌르며

온몸이 젖을 때까지


괜찮지? 웃으며 바라보는데

내 손엔 아직 들린 것이 있었다


더 아픈 줄 알았는데 나만 녹지 못했다


-<고드름>, 91쪽




 뭔가 알아서 시를 옮긴 건 아니예요. ‘사람은 제일 아팠던 말을 잊지 않아/꼭 그 말로 다른 이를 찌르고 싶어 해’ 가 눈에 띄네요. 천천히 시를 보면, 시에 담긴 말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알까요. 여기엔 그런 게 많을 듯합니다. 그게 뭔지 뚜렷하게 말 못하고, 어떤 건지 짐작도 안 돼요. 자신이 모르는 게 시에 들어가기도 하네요. 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기도 한데, 시는 이해하기보다 느끼는 거겠지요. 느끼는 것도 쉽지 않은 거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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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고생했어

힘든 일 안 좋은 일은 생각하지 말고

집에 가면 편안하게 쉬어


집에선

하기 싫은 것보다

하고 싶은 거 해


짧아도 좋은 시간 보내고

잘 자

좋은 꿈 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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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괴물의 탄생 - 프랑켄슈타인을 쓴 작가 메리 셸리 이야기
린다 베일리 지음, 훌리아 사르다 그림, 김선희 옮김 / 봄의정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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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메리 셸리는 열여덟살에 《프랑켄슈타인 :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를 썼다. 프랑켄슈타인 다음에 ‘현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붙는구나. 오랫동안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으로 알았다. 괴물을 만든 사람이 프랑켄슈타인이다. 이건 나만 잘못 알았던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나처럼 알았을 거다. ‘프랑켄슈타인’은 여전히 못 읽었다. 언젠가 만날 날이 올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영화 같은 것도 본 적 없는데.


 이 책 《위대한 괴물의 탄생》에는 메리 셸리가 어떻게 하다 《프랑켄슈타인》을 쓰게 됐는지가 담겼다. 메리 엄마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초기 페미니즘의 중심인물로 《여성의 권리 옹호》를 썼다. 아버지도 사상가였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메리를 낳고 열하루째에 세상을 떠난다. 메리는 엄마 얼굴을 몰랐지만, 엄마를 그리워했다. 얼굴을 모르기에 더 그리운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엄마니까.


 메리는 상상력이 많았다. 이런저런 책도 많이 보았다. 집에 작가와 과학자 여러 사람이 와서는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 메리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상상했다. 아버지가 새로 결혼하고는 메리는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공부를 했다. 메리는 새어머니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집안 사람은 메리를 골칫거리로 여겼다. 아버지가 메리한테 사랑을 주었다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메리는 시인 퍼시 비시 셸리와 동생과 함께 집을 떠난다.


 예전엔 여성이 어딘가에 가는 거 쉽지 않았겠지. 여성은 집에 있어야 한다 생각했을 거다. 메리는 조금 자유롭게 산 듯하다. 메리는 우연히 프랑켄슈타인성에 들르기도 했다. 열여덟이 지나고 메리와 동생 클레어 그리고 셸리는 스위스에 간다. 스위스에서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바이런 친구인 폴리도리를 만난다.


 다섯 사람은 폭풍우가 치는 밤에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다 바이런이 무서운 이야기를 꼭 써 보자고 했다. 누구 이야기가 가장 무서울지.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무서운 글을 써 보자고 했다는 말 들은 적 있다. 메리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런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과학자가 시체를 이어붙여 괴물을 만들고, 괴물이 깨어나자 과학자는 무서워서 달아났다. 자꾸 생각하면 자신이 쓸 이야기가 꿈속에 찾아올까. 어쩐지 부럽구나. 메리는 처음엔 꿈이 무서웠는데, 곧 그게 자신이 써야 할 이야기라는 걸 깨닫는다.


 자신이 쓸 이야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그걸 바로 쓰기는 어렵겠지. 메리는 아홉달 동안 그것만 생각하고 글을 썼다. 그 이야기는 출판사 두곳에서 거절 당하고, 세번째 출판사에서 책으로 내기로 했다. 메리가 쓴 《프랑켄슈타인》은 상상뿐 아니라 경험도 들어갔다. 메리가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상상력을 키워서 책을 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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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1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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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1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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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16: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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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8 0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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