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 건강한 자존감을 위한 자기 자비 연습
박진영 지음 / 호우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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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랄까, 편안한 마음이 되려면 어떤 책을 보면 좋을까 하고 생각한 건 심리책이다. 가끔 그런 책을 보면 쓸데없는 생각하지 않고 나를 좋아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보았다. 아쉽게도 내가 알고 싶거나 듣고 싶은 말은 없었다. 이런 책이 아닌 좀더 깊은 심리학 책을 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도 가장 먼저 자기 마음을 낫게 하려고 한다. 난 내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어쩐지 앞으로도 잘 모를 것 같다. 죽을 때쯤 아주 조금은 알까. 난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든 게 아니고 나 자신 때문에 힘든 것 같다. 자신을 탓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다고 한다. 난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자존감이 높아도 문제다 한다. 아니 그건 잘못된 자존감이던가.

 

 언제나 긍정스런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안 좋은 일에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다. 난 그게 아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좋은 감정에 오래 빠져 있으면 안 되겠지만. 다른 사람 말을 듣고 어떤 감정에서 벗어나려는 것도 힘들 것 같다. 자신이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 때 빠져나와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거다. 여기에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없다고 했는데 그런 건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아니 아직 내가 못 찾은 거고 어딘가에 있을까. 그러기보다 내가 말하는 게 나을지도. 아무것도 안 하고 쉴 때도 있어야 한다는 말은 있지만, 늘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건 없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건 무기력한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책을 보고 쓴다. 이거라도 해야 한다 생각해서다. 책 읽고 쓰기 좋아한다. 좋아하는 거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예전에는 사람은 모두 특별하다는 말이 더 많았다. 지금은 자신이 특별하지 않고 평범하다 생각하라고 한다. 난 자신이 특별하다 여기기보다 평범하다 생각하는 게 나을 듯하다. 특별하다 여겼지만 평범해서 실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건 체념일까. 다른 사람 기대에 답하려고 자기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남이 보기에 대단해도 그 사람은 정말 그걸로 좋을까.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게 보는 것에 빠져있는 건 아닐지. 실제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없지 않고 그걸 기쁘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거다. 자기 자신을 잘 돌보고 남도 생각하는 게 낫다. 난 그걸 잘 하는지, 잘 못하는 것 같다. 둘 다. 그러니 자주 우울함에 빠지지. 난 나한테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잘하면 좋겠지만 못하면 어떤가 한다. 어쩌면 이건 열심히 하지 않으려는 건지도.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 거야 같은. 그래도 가끔 아쉽다. 난 정말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구나.

 

 자신이 가진 것을 다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그렇게 못한다. 어렸을 때는 무언가 열심히 한 적 없지만 하는 척은 한 듯하다. 이제는 하는 척도 안 하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힘을 다 쓰려 하지 않는다. 나는 마음이 쉽게 지친다. 지금은 사람은 다 다르고 무언가를 빨리 하는 사람도 있고 천천히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람마다 다르다는 말이 나와서 참 다행이다. 다르다 해도 비슷한 게 아주 없지 않겠지. 자신한테 모자란 점이 있다 해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과 자신을 견주는 것만큼 안 좋은 건 없다. 사람은 그걸 안 할 수 없기도 하다. 그건 기준을 정해두고 거기에 미치지 않으면 안 된다 생각하는 걸지도. 사람은 학교에 다니고 공부하고 대학에 가고 일자리를 구하고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 한다. 그게 평범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세상이 만든 기준은 아닐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산다. 난 그게 참 힘들다. 책에서 아무하고도 사귀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을 보기도 했다(사람을 사귀지 않는다 해도 혼자 사는 건 아니구나). 그 사람은 누군가한테 상처받지 않으려고 그런 걸 거다. 그럴 때가 많겠지. 그게 아닌 건 어떤 걸까. 친구가 없어도 그렇게 쓸쓸하지 않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 사람은 반려동물과 살던가. 얼마전에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책속에 나오는 사람은 마음이 바뀌지 않고 언제나 거기 있겠구나 하는. 남한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마음이 바뀌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도 난 그걸 못하는구나. 내 마음도 시간이 흐르면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 책을 한번 봤다고 내가 바로 달라지지는 않겠다. 하나, 내가 나를 평가하고 ‘왜 이렇게 못해’ 하면 안 되겠다 싶다. 결과보다 그것을 하는 걸 즐겨야겠다. 나 자신한테 기대하지 않아야 하는 것뿐 아니라 남한테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이것도 참 오래전부터 생각했는데 여전히 안 된다. 별거 없는 사람이라 해도 지금 살아 있다는 걸 대단하다 여겨야겠다. 큰일을 이루지 않아도 자기 삶을 살다 가면 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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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없어설지도 모르겠어

무언가를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는 말

듣고 싶은 건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뚜렷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그때 잘 생각했다면 지금 좀더 나았을까

 

난 자주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해

그런 말 한 사람은 없지

즐겁게 살라는 말은 많은 사람이 하지만

난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는 말 듣고 싶어

게으른 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

그래서야

 

다시 생각하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면서도 무언가를 해

책 읽고 쓰기 같은 거

그저 그게 좋아서

아니, 정말 좋아하는 걸까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이런 나 괜찮을까

살아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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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우린 같은 하늘 아래 살아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

밤하늘을 수놓은 별도

 

하늘은 어디까지나 이어졌어

 

하늘은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이어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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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처음에는 선명하고 반짝거리지만

시간이 쌓이면 처음 빛은 사라진다

 

처음 빛이 사라진다 해도

자신이 하기에 따라 다른 빛이 난다

 

너와 내 사이가

시간에 빛바래지 않고

처음보다 더 멋진 빛을 내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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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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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번 말했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으리라고 생각해. 그건 내가 어렸을 때부터 편지를 쓰고 지금도 쓴다는 거야. 초등학생 때는 어버이날에만 편지 쓰고 친구한테는 중학생이 되고 썼어. 편지 친구였어. 그런데 친구랑 왜 편지를 나누게 됐는지 모르겠어. 학교에서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그 친구와 편지를 나누어서 내가 지금도 편지를 쓰는 게 아닌가 싶어. 그 친구가 나한테 보낸 편지 아직 있어. 한번 보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안 되겠어. 다른 친구가 보낸 편지는 2012년 8월에 물난리 나서 다 물에 젖었는데, 그것보다 더 오래전 것은 괜찮다니. 다행하게도 그 편지는 서랍장에서 가장 위에 넣어뒀어. 거기 둔 편지 정리해야 할 텐데. 실제로도 편지 공양해주는 곳이 있다면 좋겠어. 아마 없겠지. 이 소설에 나온 편지를 대신 쓰는 일 하는 사람도 없을 것 같아. 그런데도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니 신기한 일이야.

 

 아직 편지 쓰는 사람이 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면 편지 쓰는 사람 없어질까. 중요한 건 사람이 손으로 마음을 들여 쓰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요즘은 손으로 글씨 쓰는 사람도 많이 줄었군. 그래도 학생은 좀 쓰지 않을까. 글씨 연습을 해도 잘 못 쓰는 사람도 있는가 봐. 천천히 쓰면 안 될까. 여기에 그런 사람이 나와서. 얼굴은 예쁜데 글씨를 못 써서 포포한테 편지를 써달라고 해. 글씨는 그 사람을 나타낸다는 말도 있지. 그 말이 꼭 맞는 건 아닌 듯해. 난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이런 말을.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면 다른 사람 글씨를 봐도 그 사람이 어떤지 잘 몰라서야. 보이는 것(글씨)보다 내용을 더 생각했던가. 난 글씨는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게만 써도 괜찮다고 생각해. 멋지고 예쁜 글씨도 있지만. 글씨는 연습하면 나아지기도 하는 건데, 아니 그게 안 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야겠어. 난 글씨 조금 멋지게 쓰고 싶어. 마음만 있군.

 

 옛날에는 다른 사람 편지를 대신 써주기도 했겠지. 한국은 시골에 사는 나이 많은 분 가운데는 글자를 모르는 분도 있었지. 집배원이 편지를 배달하고 읽어주거나 답장도 대신 써주기도 했어. 그건 일이라기보다 남을 돕는 일이군. 포포가 쓰는 편지는 그대로 받아적지는 않아. 나도 예전에 다른 사람 대신 편지 써준 적 한번 있어. 겨우 한번. 그것도 어버이날이 다가와 부모님한테 쓴 거였어. 어떤 시인은 연애편지를 대신 썼다고도 하지. 편지 대신 쓰는 게 일인 곳도 있을까. 조선시대, 일본은 에도시대에는 있었을 것 같기도 해. 포포는 아메미야 하토코로 포포는 비둘기 울음소리야. 한국에서는 구구라고 하지. 포포 할머니는 대필을 했어. 대대로 한 일로 포포 외할머니는 십대째였어(나중에 다른 게 드러나지만). 포포는 외할머니를 선대라고 해. 포포 외할머니는 무척 엄했어. 포포는 어렸을 때부터 글씨 연습을 하고 다른 아이들하고는 다르게 자랐어. 포포가 어렸을 때는 외할머니 말을 들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는 반항하고 고등학교를 마치고는 집을 나갔어. 그리고 한동안 다른 나라를 떠돌아다녔어. 그때 어렸을 때부터 한 붓글씨가 아주 도움이 됐어. 포포는 외할머니가 죽은 뒤에 집으로 돌아오고 할머니 일을 이어서 해. 편지 대신 쓰는 일.

 

 편지를 부탁하는 사람뿐 아니라 포포 둘레 사람 이야기도 따스해. 잔잔하다고 해야겠군. 포포가 편지를 부탁하는 사람 말을 듣고 어떻게 쓸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도 볼 만해. 어떤 펜으로 종이에 쓸 것인지, 우표까지 마음을 쓰더군. 난 그저 예쁜 우표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붙이는데. 포포가 다른 사람 대신 편지를 쓰지만 포포는 편지를 부탁한 사람이 돼서 써. 여러 가지 글씨를 쓸 수 있어. 그건 글씨 연습 많이 하면 할 수 있을까. 나도 글씨가 하나가 아니기는 해. 편지에는 하나나 둘 정도밖에 못 쓰지만. 포포도 별명이지만 여기에는 이름보다 별명이 더 나와. 포포 옆집에 사는 바바라 부인,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편지를 써달라는 남작, 포포한테 츠바키 문구점 앞에 있는 우체통에 넣은 편지를 찾아달라는 빵티(빵 만드는 선생이라는 뜻이야), 포포한테 편지 쓰는 여섯살 여자아이 큐피. 포포가 손님한테 별명을 붙이기도 해.

 

 아이를 엄하게 기르는 게 사랑일 수도 있지만 늘 그러면 안 좋을 것 같아. 포포는 외할머니 마음을 나중에 깨달아. 외할머니가 죽기 전에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어. 외할머니는 포포를 사랑했지만 그 마음을 솔직하게 나타내지 못했어. 그래도 포포가 외할머니 마음을 알아서 다행이다 싶어. 다른 사람 대신 편지를 쓰면서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서 그랬을까. 포포가 어렸을 때는 남의 편지 써 봤자 누가 좋을까 했는데, 포포가 편지를 써준 사람은 거의 포포한테 고맙다고 해. 그러니 포포가 한 일 아주 헛일은 아니지. 글자를 몰라서 편지를 못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기 마음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 편지 쓰기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텐데.

 

 이 책을 보고 오랜만에 친구한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괜찮겠어.

 

 

 

희선

 

 

 

 

☆―

 

 피붙이인 선대한테는 부드럽게 대하지 못했으면서 이웃에 사는 바바라 부인과는 이렇게 친하게 카망베르 치즈를 먹는다. 선대는 선대대로, 만난 적도 없는 편지 친구한테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마음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어쩌면 세상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인연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모자란 점을 채워주다 보면, 설령 피붙이인 식구와는 잘 지내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어딘가에서 지지해줄지 모른다.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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