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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평점 :
이 책 제목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에서 개구리로 실험하기도 했는데, 난 그런거 해 본 적 없다. 사람을 죽이는 사람한테 개구리 남자라는 이름이 붙은 건 그걸 떠오르게 한다. 초등학교에서 하는 해부. 초등학교에서 정말 그런 거 한 적 있나. 들은 적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이제는 안 할 것 같다. 개구리도 살아있는 생물이다. 사람이 마음대로 하면 안 되겠지. 그러고 보니 이제는 개구리 소리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집 앞이 논이어서 개구리 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이젠 아예 없어진 것 같다. 몇달 전에 겨울잠에서 깼을 텐데, 모두 어디로 갔을까.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떠났을까. 개구리 소리는 들었지만 모습은 잘 못 봤다. 어렸을 때 살던 곳에서는 가끔 봤는데. 개구리 이야기를 하다니.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맨션 13층에서 쇠갈고리에 입이 걸린 여자 시체가 발견된다. 거기에는 어린이가 쓴 듯한 쪽지가 있었다. 법의학자는 정신이상자가 그러지 않았을까 한다. 그 뒤에는 폐차장 트렁크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거기에도 쪽지가 있었다. 쪽지를 보면 범인은 사람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듯했다.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고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지만. 그런 사람은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걸까. 본래 그렇게 태어났는지 자라면서 겪은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건지. 둘 다일 수도 있겠구나.
세 사람이 죽임 당하고 신문사가 어떤 걸 발표하자 살인사건이 일어난 시는 무척 혼란스럽게 되고 시민이 폭동을 일으킨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밝히는 게 나을지 말하지 않는 게 나을지. 하지만 그게 꼭 맞다고 할 수도 없을 텐데. 사람은 뉴스에서 살인사건을 들어도 자신하고는 상관없다 여긴다. 하지만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면 아주 바뀐다. 본래 그런 거기는 하구나.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바로 자기 옆이나 자신한테 일어날 수도 있다면. 그렇다고 이성을 잃으면 안 될 텐데. 무슨 일이든 냉정하게 바라봐야 잘못하지 않는다. 나도 책을 본 거여서 이렇게 말하는 건지도. 언론이 중요한 걸 밝혀야 하지만 특종 때문에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면 안 될 것 같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잡으려는 이야기를 보면, 가끔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조금 했다. 그래도 여기에서는 언론이나 심신 상실로 벌을 덜 받는 걸 생각하게 한다. 진짜 정신이 이상해서 사람을 죽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걸 이용해서 벌을 덜 받는 사람도 있을 거다. 가해자는 그렇다 쳐도 그럴 때 피해자와 피해자 식구 마음은 좋지 않을 거다. 정신 감정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것도 그걸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니. 힘없는 사람을 위해 만든 법이 때로는 반대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런 법이 이것만은 아닐 거다. 소년법이라는 것도 있었다(지금은 조금 바뀌었던가). 그것 때문에 피해자 식구는 마음을 풀지 못해 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범인을 죽인다고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텐데.
누가 범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속았다. 그게 한번이 아니고 두번이다. 재미있게 하려고 그런 걸까. 젊은 형사 고테가와는 엄청 다친다. 그렇게 다쳤는데 마지막에는 아무것도 못했다.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고테가와 윗사람이 인과응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될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에서 또 놀라게 하다니. 그렇다 해도 조금 씁쓸하다. 정신 이상자가 또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으니 말이다. 그런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죄 지은 사람이 벌을 받는다고 해도 그 사람이 정말 죄를 뉘우칠지.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치는 사람도 있고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렵구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건 누구나 같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희선
☆―
“이 세상에는 아주 멀쩡한 사람도 없고 아주 이상한 사람도 없습니다. 저는 바로 얼마 전에야 그걸 알았어요. 누구나 마음속에 광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길 가는 사람들,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운동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 모두 마찬가지예요. 예외는 없어요. 그런데 마음속 깊이 숨은 광기가 어떤 기회로 슬쩍 밖으로 나올 때가 있죠. 그리고 그걸 본 둘레 사람이 이 사람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다 딱지를 붙여서 자신들에서 한시바삐 떨어뜨리려고 해요. 왜 그렇게 소란을 떨까? 대답은 쉬워요. 자신도 그럴 수 있어서 사람들은 그 광기를 길들이려고 애써요. 착한 사람으로 남으려고 싸웁니다.” (297~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