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는 어두울 때 나가서 잘 몰랐다. 버스 정류장에 남아 있던 얼음이 뭔지. 그걸 보고 누가 거기에 얼음을 흘렸나 하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에는 밝을 때 버스 정류장을 지났다. 그랬더니 거기에 커다란 얼음이 있었다. 처음 본 곳에 있던 얼음은 덜 녹았는데, 사진은 두번째로 본 거다. 여기는 햇볕이 더 잘들어서 많이 녹았다. 저 얼음은 누가 갖다둔 걸까. 시일까. 무더위가 오래 이어져서 그런 건 아닐까 싶다.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저기에 오래 있지는 않았다. 볕이 많이 들어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땀은 줄줄 나오지 않는다. 걸으면 줄줄 나온다. 정말. 그렇게 자주 걸은 건 아니지만. 아주 더울 때는 아니고 4시가 다 될 때쯤에도 더웠다. 팔월이 가면 괜찮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오싹한 일
가끔 무서운 이야기, 아니 들으면 자기 둘레가 다른 곳보다 조금 서늘해지는 이야기 쓰고 싶지만 생각뿐이다. 그런 이야기도 거의 읽지 않으면서 쓰고 싶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읽고 괜찮아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사람이 살다보면 아주 가끔 이상한 일을 겪기도 한다. 난 그런 일 많지 않지만. 없어졌던 물건이 어느 날 나타나는 일은 별나지 않은가. 그건 내가 물건을 다른 곳으로 치운 걸 잊고 처음 둔 곳을 찾아서 그렇겠지. 아니 정말 그럴까. 누군가, 어떤 것이 나를 놀리려고 그 물건을 잠시 다른 곳에 둔 건 아니었을까. 물건 스스로 숨었을지도.
정말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다. 그 일 기분 별로 좋지 않았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언젠가 밤에 졸면서 컴퓨터를 썼다. 블로그에 글을 쓰려한 건 아니고 그저 파일을 저장해두려고 글쓰기를 눌렀다. 글이 아니라 해도 제목은 쓴다. 한번은 글쓰기 누른 다음에 제목을 쓰지 않고 물 마시려고 방을 나갔다 왔다. 방에 돌아와서 제목 칸을 보니 ‘지옥에나 가라’ 하는 말이 쓰여 있었다. 그거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졸면서 그걸 썼을 리 없는데. 그때 내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말 생각한 적도 누군가한테 한 적도 없다. 그건 누가 썼을까. 그 말 보고 정신이 번쩍 들고 내 방에 뭔가 안 좋은 거라도 있는 건가 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지우지 말고 캡쳐해둘걸 그랬다. 그 말 봤을 때 내가 쓴 적 없는 거여서 바로 지웠다. 그건 나한테 한 말일까. 내가 뭘 잘못했길래 그런 말을. 그렇게 잘한 것도 없지만. 내가 괴롭힘 당한 적은 있어도, 남을 괴롭힌 적은 없다. 그렇게 오싹한 이야기는 아닌가. 그 말을 본 새벽 난 조금 오싹했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좋은 말이었다면 좀 나았을 텐데. 앞으로는 졸면서 파일 올리지 않고 제목 칸 비워두지 않아야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