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 피었다

꿈처럼 지는 꽃

그 꽃을 본 사람은 얼마 없고

한번 보면 꽃에 마음이 사로잡혀

다시 보고 싶다 생각한다

하지만 나무는 그곳에 없다

 

매화처럼 보이기도

벚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것도 아니다

그 꽃을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없다

 

꽃나무는 그저 여기에서 저기로

다니는 건 아닐까

세상을 떠도는 꽃나무

그건 그 꽃나무 삶일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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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마음이 어둠에 둘러싸이면

슬프고 무섭겠지요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잘 살펴보세요

당신 마음이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빛이 보일 거예요

 

지금 보여요

 

그 빛은 바깥에 있기도 하고

당신 안에 있기도 해요

 

무엇보다 당신 안에 있는 빛을

꺼뜨리지 마세요

 

당신도 누군가한테 빛이에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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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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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눈길을 마음을 끈다. 이 책을 읽으면 무엇이든 쓸까 하는. 다 읽고 나서 이것도 바로 못 썼다. 책 읽은 느낌. 요새는 책을 보고 바로 쓰지 못한다. 쓰기 싫은 마음도 조금 있지만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몇해 전에는 가끔 무척 쓰기 싫었다. 그래도 참고 썼다. 지금은 가끔 ‘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빠진다. 지금이 그런 때다. 얼마나 이런 마음이 이어지는지 나도 잘 모른다. 한달에 여러번일지도. 언제부턴가는 쓰기 싫은 마음이 든 적 별로 없구나 했는데, 다른 마음이 나를 괴롭히다니. 그래도 어떻게든 썼다. 쓰고 나서는 이렇게 쓸 거 왜 쓰기 전부터 걱정할까 했다. 이런 마음은 앞으로도 가끔 나타날 것 같다. 책을 잘 만나면 좀 나을까.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면 좋을 텐데. 그것은 책과 아주 상관없는 게 아니고 책을 만나고 떠올리는 거다. 가끔 이러저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건 책을 잘 못 봐서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글쓰기를 말하는 책을 그렇게 많이 못 봤지만, 그런 책을 보면 조금 기분이 좋았다. 뭔가 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들기만 하고 거의 못 썼다. 늘 ‘쓸 게 떠오르지 않아’ 했다. 지금은 쓸 게 없어도 쓴다. 가끔 무언가 좋은 게 떠오르면 좋을 텐데 한다. 자꾸 쓰다보면 그런 게 찾아올까. 그걸 믿고 쓴다. 가끔 의심할지도. 김중혁은 글(소설)뿐 아니라 그림도 그린다.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사람 부럽다. 그림이라고 꼭 잘 그려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고 보니 김중혁은 잘 하려고 하기보다 편하게 하라고 했다. 자신이 한 게 형편없다 해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게 낫겠지. 그 말을 보고 내가 쓴 게 형편없다 해도 앞으로도 쓰기로 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거나 다 아는 걸 쓰면 이게 뭐야 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아는 것이어도 다르게 나타내려고 하면 조금 나을지도 모를 텐데, 그건 아직 어렵다.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하나 생각한 게 있다. 그건 글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자세하게 쓰는 건 아니다. 내가 쓴 글을 보고 그림을 떠올리면 좋겠다. 그 그림은 하나가 아니다. 책을 보면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가. 난 내가 쓴 걸 보면 잘 떠오른다. 다른 사람도 내가 떠올린 걸 떠올리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나만 알게 쓰면 안 될 텐데. 한동안 이걸 써 보려고 생각하다 못 쓰고 지금 썼는데 못 썼구나. 설득력은 별로 없다. 쓰다 보니 글을 보고 그림만 떠올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에서는 공감각을 느낄 수 있다. 소설을 보면 그림 아니 동영상이 떠오르고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건 책을 보는 사람이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떠올리는 거겠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색을 잘 모를 테고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은 소리를 잘 모를 거다. 아니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르게 느끼겠다. 장애인 비장애인뿐 아니라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느낄 거다. 그래도 소설을 보면 다른 사람 마음을 조금은 알겠지.

 

 살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책이 있는 거겠다. 책을 읽고 경험하는 것도 괜찮다. 책을 보면 현실에서 겪을 수 없는 일이 아주 많다. 거기에 많이 빠지고 자기 일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겠구나. 그런 사람도 책이나 영화에서 봤는데, 어딘가에 정말 있겠다. 그런 사람은 책이나 영화 속 사람이 겪는 일을 똑같이 느낀다고 한다. 그런 게 공감각이구나. 엉뚱한 말을 꺼냈다. 글쓰기가 아닌 책읽기가 되다니. 김중혁은 책을 읽는 것은 작가와 하는 마주이야기라 했다. 이건 김중혁이 처음 말한 건 아니다. 책을 보고 묻고 대답을 그 안에서 찾는 거겠지. 책이 묻는 걸 자신이 대답할 수도 있겠다. 그런 식으로 책을 읽어본 적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저 읽고 느낀 걸 썼다. 그게 맞는지 알 수 없다. 꼭 맞아야 하는 건 아니겠구나.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면 괜찮겠지. 아주 잘못 생각하지 않고 작가가 하는 말이 다 맞다고 여기지 않아야 한다. 이건 소설뿐 아니라 다른 책도 마찬가지다.

 

 이제 글쓰기 이야기를 조금 해 볼까. 책을 읽기에 뭔가 쓰고 싶기도 할 거다. 글을 쓰게 하는 건 책만이 아니구나. 세상에서 만나는 것 모든 게 글을 쓰게 한다. 말은 이렇게 해도 난 그걸 다 알아듣지 못한다. 어쩌다 한번 알아듣는다. 믿음 소망 관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찰이라는 말 재미있다. 사랑과 관찰은 아주 다르지 않다. 대상 하나를 잘 들여다 보면 그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싫어하는 것도 잘 보면 다르게 보일까. 관찰이라고 해서 꼭 가까이에서 보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가까이에서 보기도 하고 멀리에서도 보면 낫겠지. 멀리에서 보고 다가가는 건가. 관찰도 여러 번 들었다.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일이다. 어떤 것 하나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무언가 떠오를지, 평소에 스쳐보냈는데 어느 날 새로 보는 것도 있다. 우연도 조금 있어야겠다.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보이는 게 더 많겠다.

 

 작가가 글쓰기를 말한다 해도 글을 잘 쓸 방법은 따로 없다고 말한다. 쓰고 쓰고 또 쓰다보면 아주아주 조금 뭔가 잡힐지도. 어쩌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글을 쓸 사람은 쓰겠다.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기도 하겠다. 난 그럴 수 있을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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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쓰러졌다 - 세 남매의 치매 아빠 간병 분투기
고바야시 유미코 글.그림, 하지혜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세상에 나오면 부모 도움을 받고 자란다.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건 힘들어도 기쁘고 즐거운 일이지만, 반대로 자식이 아픈 부모를 돌보는 건 힘든 일이다. 부모가 자식을 더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닐 거다. 아이는 어느 정도 자라면 아이 스스로 무엇이든 한다(몸이 안 좋은 사람은 어렵겠지만). 하지만 몸이 아프고 치매까지 걸린 부모는 갈수록 안 좋아지고 힘이 들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렇지만 그것도 좋게 생각하면 다를 수도 있겠지. 책 같은 걸 보면 그걸 잘 받아들이는 사람보다 힘들게 여기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는 부모를 보고 빨리 죽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간병에 지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

 

 지금은 쉽게 죽지도 못한다. 죽으려고 하면 살려내니 말이다. 병원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아니 그보다 더 빨리 자신이 어떻게 죽으면 좋을지 적어두면 좋겠다. 한국은 그런 게 적용되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그런 법(?)을 만든다고 한 것 같은데.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서류가 있으면 그걸 따른다고. (범죄 소설을 봐서 그런 건지 가짜 유서를 만드는 것처럼 그것도 가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숨만 쉰다고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다면 모를까. 깨어날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죽는 게 더 낫겠다. 아주 젊은 사람일 때는 그대로 보내기 어렵겠지. 식물인간이었다 깨어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은 어려울 거다.

 

 긴병에는 효자가 없다고 한다. 아프지 않고 살다 죽으면 좋을 텐데. 아니 나이를 먹으면 여기저기 아프기도 하겠지. 그런 건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거다 여기고 받아들여야 한다. 갑자기 쓰러질 수도 있다. 아무리 건강해도 그럴까. 여기 나오는 사쿠라이 집안 아버지 사쿠라이 시게키는 정년을 맞고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려고 밥이나 술을 조절하고 운동도 했지만 쓰러졌다. 뇌경색이었다. 나이는 일흔셋이다. 그 나이에는 그런 병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 아버지가 쓰러지고 자식 셋은 걱정한다. 응급병원에는 잠깐 머물다 나와야 하고 재활병원에도 오래 있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자신이 움직이다 움직이지 못하면 괴롭겠지. 자신뿐 아니라 둘레 사람도. 가장 힘든 건 아버지와 사는 어머니였다.

 

 일본에는 간병 보험이라는 것도 있는가 보다. 한국은 어떤지 모른다. 그런 거 알고 지내는 사람 있을까. 간병 보험이 있어서 아버지를 간병하는 도우미가 오기는 했다. 그러면 조금 나을까 싶지만 어머니는 나이가 많고 허리도 아팠다. 어머니도 쓰러진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니 뇌종양으로 앞으로 여섯달밖에 살 수 없다 했다. 그런 일이. 안 좋은 일은 이어서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구나. 사쿠라이 집안 자식 셋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어떻게 돌보아야 하나 한다. 어머니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해 병원에서는 위루, 위로 영양을 넣는 것을 할지 묻는다. 세사람은 이야기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고 어머니가 남긴 글을 본다. 거기에는 자신이 쓰러지면 연명치료는 하지 마라고 쓰여 있었다. 어머니가 그걸 남겨둬서 다행이겠지. 어머니는 집에서 마지막을 맞았다. 아버지는 시설에 맡기고 셋이 돌아가면서 만나러 갔다. 아버지를 시설에 맡긴 건 치매도 와서다.

 

 사쿠라이 집안 자식 셋은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 꼭 그렇지는 않을까. 나름대로 이런저런 걱정을 했겠지. 부모가 아플 때 어떻게 할지 자식은 먼저 생각해야겠다. 부모는 갑자기 쓰러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것보다는 부모 스스로 어떻게 죽기를 바라는지 생각하고 그것을 자식한테 말하는 게 낫겠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평소에는 그런 거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좋겠다. 나도 그래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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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이지 않아도 쓴다

떠오르는 게 있으면 좋고

떠오르는 게 없으면 억지로라도 쥐어짠다

쥐어짜도 나오는 말은 얼마 없다

 

세상을 시를

더 만나고 느껴야 할 텐데

내 안에는 말이 얼마 없다

그래도 쓴다

시 같지 않은 시

 

마음껏 마음을 풀게 하는

시는 자유다

그래서 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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