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만 볼 수 있는 비밀 댓글

보이는 댓글은 한곳에 여럿이 모인 것 같아

비밀 댓글은 한곳에 너와 나 둘만 있는 것 같아

 

여럿이 모여 이야기 하는 것도 좋고

둘만 만나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

 

비밀 댓글이라 해도 비밀 이야기는 아니지

아무래도 좋을 말도 하잖아

아, 그래선가

 

비밀 아닌 비밀 댓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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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리면

하늘에 하나 둘 나타나는

별을 보던 때도 있었다

 

저건 네 별

이건 내 별

저 멀리서 빛나는 건 누구 별일까

 

이젠 별을 보는 사람도 별로 없고

밤하늘을 흐르는 은하수도 잘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아도 별은 그곳에 있다

보이지 않아도 별을 노래하고 싶다

네 눈속에서 반짝이는 별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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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시민들 슬로북 Slow Book 1
백민석 글.사진 / 작가정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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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체 게바라다. 몇해 전에 쿠바를 다녀온 사람 글을 만났는데, 그때는 체 게바라와 혁명을 일으키고 자신이 이끄는 혁명군으로 사회주의 정권을 세운 피델 카스트로가 살아 있었는데 2016년에 죽었나 보다.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다던데 시간에는 질 수밖에 없겠지. 아니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지만. 누군가한테 죽임 당하지 않고 나이를 먹고 죽은 것 같은데. 그 책은 2015년 6월에 나왔다. 그때 본 책과 이 책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여행기를 많이 만난 건 아니지만 이건 다른 것과도 다르게 보인다. 어쩌면 자신을 ‘나’가 아닌 ‘당신’이라 해설지도. 처음에는 그게 조금 어색했지만 읽다보니 괜찮았다. 자신을 그렇게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아바나라는 말은 바나나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좀 웃긴가. 백민석은 쿠바에 가서 다른 곳은 가지 않고 아바나에 머물고 그곳만 다녔다. 쿠바 수도가 아바나던가. 수도라고 하면 복잡한 도시일 것 같은데, 백민석이 다닌 아바나는 그렇게 복잡하게 보이지 않는다. 백민석이 일부러 한적한 곳만 다녔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백민석한테 아바나에 볼 게 뭐가 있냐 했다. 백민석이 아바나에서 본 건 사람이다. 백인보다 흑인과 백인 혼혈인 물라토를 사진으로 많이 담았다. 난 그런 사진을 보고 쿠바에 사는 사람은 흑인이던가 하는 생각을 했다. 쿠바에는 백인이 많고 흑인과 백인 혼혈 물라토 그리고 흑인이 있단다. 해가 아주 뜨거우니 피부가 검은 사람이 많을 것 같기도 한데. 피부가 검다고 말하는 건 괜찮을까. 피부색이 어둡다고 하는 게 나을까.

 

 어디에나 이름 난 것은 있다. 아바나에서 이름 난 것은 말레콘이고 말레콘에서 이름 난 것은 낚시라 한다. 쿠바에는 낚시로 먹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 물고기가 많이 잡힐까. 쿠바 사람은 누군가 사진기로 자신을 찍는 걸 어색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곳 사람은 사진을 찍지 않지만 다른 나라 사람은 사진을 찍었다. 자신이 늘 살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면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겠다. 자신이 사는 곳도 잘 보면 멋진 것을 볼 수 있지만. 쿠바 아바나 사람들은 굳이 사진을 찍지 않는다. 늘 볼 수 있어설까. 백민석이 비가 쏟아질 때 사진기가 든 가방을 잘 닿지 않아 가방은 빗물로 가득차고 사진기는 쓸 수 없었다. 그 뒤 사진기가 아닌 자기 눈으로 보는 아바나가 좋다고 한다. 그래도 휴대전화기로 사진을 담았다. 쿠바에는 사진기 파는 곳이나 고치는 곳이 없었다. 여러 가지 물건을 파는 곳에 사진기가 있어서 그것을 샀단다. 사진기를 아주 팔지 않는 건 아니구나.

 

 지금은 볼거리가 아주 많은 시대다. 하지만 쿠바는 다르다. 사회주의여선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이 잘 되지 않는다. 아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제한이 있다고 들었다.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까. 지금 젊은이는 예전과 다르게 인터넷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밤이면 바깥에 모여 춤을 출지도.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후손은 아프리카 문화를 지키기도 했다. 아프리카 것과 같을지 그건 알 수 없지만. 쿠바에 본래 살던 사람은 모두 죽임 당했다고 한다. 스페인이 쿠바에 오고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백인 때문에 사라진 원주민은 많다. 이런 걸 ‘설마 백인이’ 하는 사람 있을지. 그런 말은 백인이 할 것 같은데. 히틀러가 많은 유대인을 죽였는데, 그런 일은 예전에도 있었구나.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 때부터 있었을지도.

 

 백민석이 아바나 사람을 봤다고 해도 그 사람들을 다 알지는 못했을 거다. 그곳 사람을 알려면 함께 살고 말을 나눠야 하겠지. 이건 어느 나라를 가나 다르지 않겠다. 쿠바는 미국하고 사이가 안 좋았는데, 이제는 잘 지내기로 했다고 한 것 같다. 쿠바에서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런 사람 지금은 없을까, 여전히 있겠지. 산업혁명이 일어난 뒤로 물건이나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지만, 쿠바는 물건이 모자란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공기가 좋다니. 물건이 없는 건 안 좋아도 공기가 좋은 건 좋지 않은가. 그 좋은 공기가 곧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앞으로 바뀔 쿠바를 생각하니 내가 더 걱정스럽다. 쿠바가 조금 잘 살게 되면 좋겠지만 많이 바뀌지 않으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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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은 앞이고

내 시간은 뒤야

다르게 흐르는 너와 내 시간

 

어쩌면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고

한번쯤 만났지만

서로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그런 슬픈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그랬다 해도 어쩔 수 없지

 

지금 만나지 못하면

다음 삶에서 만날 수 있을까

꿈 같은 생각이야

 

널 알아보지 못해도

널 만나지 못해도

어딘가에 네가 있다 생각할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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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책이 없다.

 

 빌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컴퓨터로 찾아봤을 때는 그 책이 도서관에 있다고 나왔다. 누군가 빌려 간 책은 대출중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 책에는 빌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책 꽂이에 없는 책은 거의 찾을 수 없다. 도서관에서 서가를 둘러보면 가끔 엉뚱한 데 꽂힌 책을 보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이 책 보고 싶은 사람은 찾기 어렵겠다 생각하고 그 책을 맞는 자리에 꽂아둔다. 그렇게 책을 잘못 꽂은 건 누굴까.

 

 도서관에 책이 있다고 나와도 있어야 할 곳에 없으면 다른 책을 빌렸는데, 이번에는 꼭 보고 싶은 거여서 사서한테 물어보았다.

 

 “저기, 여기 책 있는 걸로 나오는데 그 자리에 없어요.”

 

 사서는 내가 내민 쪽지를 받아들고 컴퓨터로 찾아보았다. 그 뒤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다. 내가 빌리려는 책을 묻는 것 같았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도서관에서 보이지 않는 책을 찾는 방법이라도 있나 했다. 사서가 전화를 끊고 나한테 말했다.

 

 “저, 잠깐만 기다리세요.”

 

 “아, 네. 책이 다른 데 있기는 한가 보네요.”

 

 고개를 한번 갸웃 거린 사서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왜 그럴까 했다. 잠시 뒤 무슨 소리가 들렸다.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소리랄까. 사서는 뒤돌아 내가 못 보게 하려는 듯 책장을 가렸다. 책장을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서는 책장 가운데 문을 열고 그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사서가 나를 봤을 때 사서 손에는 책이 있었다.

 

 “여기에 물건 옮기는 엘리베이터가 있다니 신기하네요.”

 

 내 말을 들은 사서는 다시 어색하게 웃고는 말했다.

 

 “네, 저기 이건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세요.”

 

 “네? 말 할 사람은 없지만 그렇게 할게요.”

 

 나는 사서한테 대출증을 내밀었다. 사서는 전산처리를 하고 책과 대출증을 나한테 돌려주었다. 사서가 준 책이 무척 차가워서 나는 조금 놀랐다. 사서는 바로 다른 일을 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책꽂이에 없던 책은 대체 어디에 있었을까.

 

 수수께끼다.

 

 

 

 

 (이런 말 안 해도 괜찮을 테지만, 이건 제가 지은 이야기예요. 도서관이 나와서 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도서관 책장에 엉뚱한 책이 꽂힌 걸 보면 본래 자리를 찾아 꽂아 두거나, 컴퓨터에는 있다고 나오는 책이 찾아보면 없었던 적은 있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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