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門 (新潮文庫) (改版, 裝丁なし)
나쓰메 소세키 / 新潮社 / 1948년 11월
평점 :


책 껍데기가 두 장이다
첫번째는 나쓰메 소세키 사진, 다음에는 그림이다
이제는 세상에 없지만 아직 책이 있어서 만날 수 있는 나쓰메 소세키. 소세키를 내가 언제 처음 알았는지 모르겠다. 알기는 했지만 책은 그렇게 많이 못 만났다. 예전에도 책을 몇권 봤지만, 다시 조금 마음 써서 본 건 《산시로》 《풀베개》 《명암》 그리고 이번에 만난 《문》 네권이다. 예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마음》을 봤지만 책을 사두었다(언젠가 한 말이던가). 일본말로 나온 것을. 《풀베개》 볼 때 힘들었는데 다른 것을 사고 《문》도 읽다니. 잘 못 읽어도 괜찮았다. 좋은 경험이라고 할까. ‘문’은 ‘산시로’ ‘그 후’ 다음 같은 이야기라 하는데 아쉽게도 ‘그 후(それから)’는 읽지 못했다. 그것과 이번에 본 ‘문’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닐 텐데. 거기에서는 친구 아내를 좋아한 거 아니던가. ‘문’에서는 친구 약혼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은데.
예전에 《산시로》를 보고 옛날에 쓰인 글인데 지금 읽기에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문》을 일본말로 보는 건 힘들었다. 지금 쓰는 일본말 하고 조금 달라서. 지금은 히라가나로 쓰는 것을 소세키는 거의 한자로 쓰고 예전에 쓰던 한자와 지금 쓰는 한자가 다른 것도 있었다. 어떻게 읽는지 쓰여 있어서, 그걸 보고 옛날에는 이렇게 썼구나 했다. 그래도 내가 이걸 읽은 걸 보면 백년 전과 지금 일본말이 아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 ‘문’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는 건지, 다른 곳으로 가는 문인지. 걸어 잠근 것 같기도 한데. 마지막 부분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봄이라는 말이 있어설까. 이제 봄이 왔는데 곧 겨울이 올 거다 하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난 봄이 와서 조금 괜찮게 생각했다. 무척 우울한 이야기일까 했는데 그런 느낌 덜하다. 난 왜 우울할 거다 생각했는지.
소스케와 오요네는 히로시마와 후쿠오카에 살다 도쿄로 오게 된다. 소스케 동생 고로쿠가 공부하고 싶다 해서. 아니 꼭 그것 때문에 도쿄에 온 건 아니던가. 기회가 생겨서 소스케는 도쿄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도쿄에 와서도 소스케는 오요네와 조용하게 살았다. 소스케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재산 정리를 숙부한테 부탁했다. 숙부는 그 뒤에 아무 말이 없었다. 소스케는 도쿄에 살면서 숙부한테 아버지 재산이 어떻게 됐느냐고 물어보려 했지만 묻지 못하고 숙부가 죽고 만다. 숙모한테 말했더니 그런 건 없다 하고 소스케가 맡겨둔 돈도 고로쿠한테 다 썼다 한다. 그런 거 잘 따지면 돈 받을 수 있을까. 시치미 떼는 사람한테 말 해봤자 어렵겠지. 소스케는 숙모한테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 숙모가 돈이 없다고 하자 그런가 보다 한다. 소스케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고로쿠와 함께 살고 숙모한테 도움을 받으면 어떨까 한다. 오요네도 그 일에 찬성한다.
아주 큰일은 없어 보이지만 소스케 동생 고로쿠 공부 문제가 조금 있다. 어쩐지 소스케는 고로쿠가 대학에 가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자기처럼 될지도 모른다 여기고. 그런 말을 보면 소스케한테 어떤 일이 있어서 그럴까 하겠다. 소스케와 오요네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고 자기들은 행복하게 살면 안 된다 여긴 까닭은 나중에야 나온다. 예전에는 소스케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친구도 많았다. 그 안에는 소스케와 함께 여기저기 다디던 야스이가 있었다. 오요네는 야스이 집에서 만났다. 야스이는 처음에 오요네를 소스케한테 동생이라 소개했다. 그런 말을. 소스케가 오요네를 보자마자 좋아한 건 아니다. 소스케는 야스이가 집에 없을 때 오요네와 이야기를 나누고, 오요네가 소스케를 찾아오기도 했다. 그리고 셋이 함께 다녔다. 시간이 흐르면서 소스케와 오요네가 좋아하게 된 거겠지.
지금은 다른 사람 애인과 사귀게 되어도 그렇게 죄책감 갖지 않는 것 같은데. 소스케와 오요네는 야스이한테 무척 미안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둘은 조용하게 살았다. 두 사람은 세번이나 아이를 잃었다. 두 사람이 좋아한 게 그렇게 잘못한 일일까.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한데. 이런 일은 소세키 소설에 가끔(자주던가) 나온다. ‘그 후’에서는 남의 아내를 좋아했지만. 그건 좀 안 좋구나. 소스케는 야스이가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기도 하고 잘 살기를 바랐다. 주인집 남자 사카이가 자기 동생이 야스이라는 사람과 온다는 말을 했을 때는 무척 걱정한다. 소스케는 그 자리를 피하고 종교라도 가져볼까 하고 절에 간다. 선수행을 하면 마음이 괴롭지 않을까 여긴 건지도. 소스케는 그런 이야기를 오요네한테는 하지 않았다. 야스이가 온다고 말했다면 오요네도 많이 놀랐겠다. 소스케가 오요네를 많이 생각하는구나.
두 사람 소스케와 오요네가 세상과 떨어져 살려 한 걸 보고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한 게 생각났다. 난 누군가한테 잘못한 건 아니지만(크지 않아도 작은 잘못은 했을지도). 그저 나 자신이 별 볼 일 없어서 누군가와 친구가 되지 않는 게 낫다 여겼다. 한동안 그걸 잊었다는 걸 깨달았다. 소스케와 오요네가 야스이한테 잘못했지만 난 두 사람이 잘 살기를 바란다. 특별히 친한 사람이 없다 해도 둘이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여전히 별 볼 일 없어서. 앞으로는 쓸쓸하다 생각하지 않고 책을 친구 삼아 살 거다. 그것도 괜찮은 삶이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