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니는 곳만 가고 다른 곳에는 가지 않아서 보는 것만 본다. 자주 다니는 곳에서도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있겠지만, 그냥 지나칠 때가 더 많다. 난 보려 하고 보는 것보다 우연히 보는 게 좋다. 이런 나 게으른 걸지도. 무언가를 마음을 다해 찾지 않는 것 같다.
몇해 전에 가고 가지 않은 곳에 오랜만에 갔더니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그때 아파트를 한창 지었는데 그것을 다 지었다. 원룸을 지은 곳도 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원룸이 많이 생겼다. 이젠 원룸 짓는 게 잘 되는 건가. 아파트 짓는 곳도 여전히 많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던 곳에 아파트나 여러 건물이 들어섰다. 내가 사는 곳에 사는 사람이 줄어들었다고 하던데, 집 많이 지어도 잘 나갈까. 난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내가 다른 곳에 간 건 볼 일이 있어서였다. 볼 일이 없으면 다른 곳에는 가지 않다니. 일부러 걷는다면 늘 다른 곳에 가 볼까. 그것을 하려면 부지런해야 할 텐데. 걸어도 뭔가 쓸 건 생각나지 않는다. 그건 아주 가끔 찾아온다. 가끔이라도 온다면 걷는 게 나을까. 걸을 수 있을 때 걷자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일부러 걷지 않을 것 같다. 아주 걷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언제부턴가 걷다가 고양이를 보면 그 자리에 잠깐 멈춰선다. 고양이는 사람이 무서운지 바로 달아난다. 고양이가 다 그러지는 않는다. 어딘가에 가던 고양이는 사람을 봐도 자기가 가던 길을 가고 쉬던 고양이는 거기 가만히 있기도 한다. 난 가만히 있는 고양이보다 어딘가에 가는 고양이를 더 봤다. 언젠가 어떤 집 문 앞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보고 반가워서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꺼냈더니 고양이가 잠시 움찔했다. 난 고양이가 그곳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가만히 있었다. 다행하게도 고양이가 그곳에 그대로 있어서 고양이를 찍었다.
오랜만에 갔던 곳에서 볼 일을 보고 돌아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담장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보았다. 그때 사진기를 바로 꺼냈다. 사진기를 꺼내면서, 좋은 건 아니지만 사두기 잘하고 가져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밖에 나갈 때면 사진기 챙긴다. 언제 사진으로 담고 싶은 걸 만날지 몰라서. 고양이가 놀라지 않게 하려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조심해서 찍었다. 처음에는 그랬는데 두번째 세번째는 조금 가까이 갔다. 고양이 사진을 찍고 가던 길을 가는데 갑자기 개가 짖었다. 짖는 개를 보고 저 집 주인 성격 안 좋은가 보다 했다. 개는 함께 사는 사람 성격을 닮는다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안 좋은 거겠지. 어쩌면 그 개는 섭섭했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사진은 찍지 않아서. 이런 생각하니 개한테 미안하구나. 걷다가 고양이를 보면 나를 무서워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개는 내가 무서워서 피한다. 순한 개도 많을 텐데.
한국에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많아서 나도 고양이를 만나면 반가워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가끔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좋겠다.
희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