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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개정증보판
백창화.김병록 지음 / 남해의봄날 / 2017년 5월
평점 :
몇해 전에 본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웬디 웰치)은 집을 (헌)책방으로 만든 이야기였다. 충북 괴산에 있다는 ‘숲속작은책방’ 이야기를 보니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이 생각났다. 웬디 웰치는 처음부터 책방을 할 만한 집을 찾은 건 좀 다르지만. 숲속작은책방은 처음부터 책방을 하려던 건 아니고 이런저런 일이 생기고 책방을 하게 되었다. 이곳도 집을 책방으로 열고 다락방은 민박을 한단다. 책이 있는 조용한 곳에서 지내고 싶은 사람은 한번 가 봐도 괜찮겠다. 도시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사는 미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싶어하는가 보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마음속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도시에 살던 사람이 시골에 가겠다고 하면 둘레 사람은 등을 밀어줄까, 말릴까.
숲속작은책방 주인 백창화 김병록은 예전에는 도서관을 했단다. 개인이 도서관을 하면 어떻게 하는 걸까 싶기도 한데. 그때는 도서관이 그리 많지 않아서 어린이책을 중심으로 어린이 도서관을 했다. 아이가 자란 다음에는 한국에 도서관이 많이 늘었다. 그때 두사람은 시골에 가려 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도서관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집은 지었지만 다른 건 잘 되지 않아 도서관을 열 수 없게 되었다(이런 이야기 보면서 그런 데서 일어나는 돈과 얽힌 살인사건 같은 게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 소설은 벌써 나왔지만). 남편 김병록은 마당에 책장을 기둥으로 해서 오두막을 지었다. 거기에 책을 두니 여러 사람이 찾아오고 책을 사고 싶다고 했다. 부부가 가지고 있던 책을 싸게 팔다가 아예 책방을 하면 어떨까 하게 되었다. 숲속작은책방은 헌책을 팔지 않고 새 책을 판다. 책방에 오던 사람이 다락방에서 하루 쉴 수 없느냐 한 게 민박으로 이어졌다. 작은 책방은 책이 팔리지 않으면 해나갈 수 없다. 숲속작은책방은 가정집이기도 해서 가게 빌리는 돈은 내지 않아도 괜찮지만. 백창화 김병록은 책방에 오면 책 한권은 사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정 없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난 괜찮다고 생각한다.
백창화 김병록이 숲속작은책방을 하다가 다른 작은 책방은 어떨까 하고 찾아가 보았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동네 책방이라고 하면서 작은 책방이 하나 둘 생겨났다. 책 읽는 사람이나 책을 사는 사람은 줄어들어 출판계는 힘들고 커다란 책방은 문을 닫는데 작은 책방은 늘어나다니 신기하다. 난 동네 책방이나 독립출판책방이나 같다고 생각했는데 달랐다. 독립출판책방은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책만 파는 곳이고 작은(동네) 책방은 어디서 나온 것이든 상관없이 파는 곳이다. 작은 책방은 주제를 정하고 그거 하나만 팔기도 한다. 1인출판과 독립출판은 같은 거겠지. 독립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은 개성이 있다. 큰 출판사에서 하지 않을 실험을 한다. 그런 책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얼마전에 우연히 그런 말을 들었다. 독립출판사는 돈보다 다른 것을 보고 책을 낸다. 그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독립출판사가 있어서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책이 나오겠다.
서울은 가게 빌리는 돈이 비싸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하는 곳이 많은 것 같다. 북카페 하고는 다른 거겠지. 북카페도 괜찮다. 거기에서 본 책이 마음에 들면 나중에 책방에 가서 책을 살 수도 있을 거다. 책방에서 이런저런 행사도 한다. 그런 곳은 책방과 강연장이 따로 있었다. 책읽기를 하는 책방도 있겠지. 책방과 작가가 이야기를 하는 곳에는 가는 사람만 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거 해도 책 읽는 사람이 적다는 걸 보면 말이다. 아니 지금은 그럴지라도 시간이 좀 흐르면 많아질지도 모른다. 부모와 함께 책방이나 도서관에서 여는 행사에 가는 아이들이 자랄 테니까. 부모와 함께 책 읽는 아이는 자라서도 읽겠지. 지금 아이들 부럽다. 볼 만한 책뿐 아니라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곳도 많으니까. 나도 도서관이 있어서 다행이다. 난 다른 건 하지 않고 책만 빌린다. 이 책 속에 내가 사는 곳에 있는 책방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그 책방 예전에 다녔다. 시집이 죽 꽂힌 책장은 그 책방에서 봤다. 시간이 흐른 뒤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책방이 다른 곳으로 옮겨서 거기에는 안 가 봤다. 난 가지 않는다 해도 그 책방 없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거기는 작은 책방보다 크다.
책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하룻밤 지내는 건 어떤 느낌일까.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난 집이 아닌 다른 데서 책 못 읽고 글도 못 쓴다. 나 같은 사람은 정말 적을 거다. 숲속작은책방에서는 다락방에서 보낼 수 있는데, 그런 곳을 여러 곳 소개했다. 혼자 가도 괜찮고 여럿이 가도 괜찮겠다. 식구가 함께 가기도 하겠지. 앞으로는 그런 여행하는 사람 늘어날 것 같다. 볼 게 많은 세상이지만 잠깐이라도 책을 보면 좋을 거다. 작은 책방에 그 지역 사람이 많이 가고 책방이 그 지역 문화공간이 되면 책방뿐 아니라 그 지역에도 도움이 되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