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이든 편지와 다르지 않다.  -희선

 

 

 우표를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작은 네모 속 커다란 세상’이라고 합니다.

 

 제가 편지를 썼을 때부터 우표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예요. 처음에는 문구점에서 보통우표를 사서 편지에 붙였어요. 언젠지 확실하게 기억하지 못하는데, 시내 우체국을 지나다 거기에서 우표를 샀어요. 그때 산 건 우체국에서 팔다 남은 기념우표였어요. 그 우표가 기념우표라는 것도 모르고 그냥 우체국에는 예쁜 우표가 있는가 보다 생각했어요. 나중에 기념우표라는 게 있다는 거 알았습니다.

 

 기념우표는 한해 동안 스무번쯤 나옵니다. 한해 동안 나오는 우표 계획표는 그 해가 시작할 때 나와요. 제가 그걸 본 건 거의 첫번째 우표가 나온 날입니다. 계획표가 있다 해도 바뀔 수 있고 계획에 없던 우표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건 어쩌다 한두 번입니다. 우표를 오래 샀더니 이런 걸 아는군요. 예전에는 동네에 있는 작은 우체국에서도 기념우표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살 수 없어요. 우표를 예전보다 적게 만들어서겠지요.

 

 우표에는 그 나라 역사와 문화가 담기기도 합니다(한국 우표밖에 모르지만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 않을지). 누군가는 우표로 세상을 배웠다고도 하더군요. 많은 사람한테 알리려는 문화재나 보물 그리고 역사에 남은 사람을 우표로 만듭니다. 가 볼만 한 곳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기념우표를 보면 공부가 됩니다. 예전에 우표에서 본 게 퀴즈로 나온 적 있어요. 그때 참 신기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해마다 우표 디자인 공모를 하고 거기에 뽑힌 건 그다음해에 우표로 만들어요. 다 만드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대상 우수상만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 자신이 디자인한 게 우표로 나오면 무척 기쁘겠습니다. 자신이 디자인한 게 뽑히지 않아도 자신이 우표 만들 수 있어요. 그건 ‘나만의 우표’로 인터넷이나 우체국에 가서 신청하면 됩니다. 돈은 좀 들겠지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이나 알리고 싶은 걸 우표로 만들면 멋지겠습니다.

 

 앞으로는 자신이 받은 편지에 붙은 우표 잘 살펴보세요. 요즘은 우체국에서 편지를 보내면 우표대신 하얀 스티커를 붙여주지요. 그것도 잘 보면 우표라는 거 알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우표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희선

 

 

 

 

 

 

 

고창담양고속도로    당진영덕고속도로

익산포항고속도로    흑산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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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9-30 0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네요 . 우표 한번에 여러장 사놓고 쓰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통 쓰지 않아서 .. ㅎㅎ
편지만 달랑 보내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아요 .

희선 2017-10-01 01:51   좋아요 1 | URL
우표 만드는 사람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겠죠 다음해에 만들 것을 한해 전에는 계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표에는 그림도 있지만 사진도 있으니 그걸 찍어야 하잖아요 인쇄하는 곳이 예전에는 한국조폐공사였어요 다른 곳으로 바뀌고 우표가 조금 얇아졌어요 지난 오월에 한번 다시 한국조폐공사에서 인쇄했더군요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기분도 괜찮습니다


희선

[그장소] 2017-10-01 11:39   좋아요 1 | URL
음 , 이번엔 꼭 우표한번 사보려고 맘먹고 있어요 . ^^ 조폐공사인건 알고 있었네요. 우표수집에 관한 이야기 책도 꽤 되지 않나요? 그런 책들도 재미있을거 같아요!^^ 담엔 희선님과 서신교환을 노려볼까요~^^?
 
매스커레이드 이브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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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쓴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인 것을 가면이라 할 수 있을지. 일부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일도 있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달라지기도 할 거다. 그것은 자신을 지키려 하는 행동일지도. 이 말은 예전에도 했지만, 난 호텔에 한번도 가 보지 않아서 사람이 거기에서는 정말 다른지 잘 모른다. 일 때문에 잠깐 쉬는데도 다른 얼굴이 될까. 한번 가고 가지 않을 곳이어서 그럴지도. 이렇게 생각하면 굳이 가면을 쓰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한 곳에 자주 가는 사람은 평소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건 내가 잘 모르고 하는 말일까. 어디선가 어떤 호텔이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번 그곳에 가는 걸 본 적 있다. 그래도 호텔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드나들겠다. 호텔 사람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사람도 있고 자신한테 관심갖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겠지.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은 손님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겠다.

 

 이건 히가시노 게이고가 쓰는 새로운 시리즈인가. 몇해 전에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나왔는데, 이건 그것보다 앞에 이야기다. 호텔에서 일하는 야마기시 나오미와 형사 닛타 코스케가 만나기 전이다. 형사나 물리학자가 나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다 끝내서 새로운 것을 쓰기로 한 걸까(형사 이야기는 정말 끝났는지 잘 모르겠다). 아직 두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구나. 몰랐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봤을 때 나오미와 닛타가 더 나와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이어서 추리소설이 잘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니 꼭 어떤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일상에도 수수께끼는 일어나니까. 그때 수수께끼를 푸는 건 호텔에서 일하는 나오미겠지. 나오미는 사람 관찰을 잘하고 잘 기억한다. 이번이 그런 이야기기도 하다. 하지만 나오미는 호텔에서 일해서 호텔에 오는 사람을 지켜야 한다 생각한다. 드라마 같은 데서는 개인정보 쉽게 가르쳐주기도 하던데, 책에서는 그것을 못한다 말하기도 한다. 대체 무엇이 맞을까. 쉽게 가르쳐주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다른 것 같기도 하니.

 

 가면을 쓰는 건 호텔에 찾아오는 사람만은 아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도 가면을 쓴다. 그건 돈을 벌려고 그랬던 거다. 그건 좀 안 좋은 것 같기도 하다. 호텔 이익보다 손님 사정을 더 봐줘야 하는 거 아닐까. 장사하는 사람 사정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루키 형사 등장>에서는 닛타 코스케가 형사가 된 지 얼마 안 된 걸로 나온다. 닛타가 루키 형사다. 형사는 가면을 알아봐야 한다. 이 이야기에서 범인이 누군지 바로 알아봤다. 범인보다 다른 걸 봐야 했을지도 모를 텐데. <가면과 복면>에 나오는 일은 정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예전에 노래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던 적 있었다고 한 것 같다. 앞에 나와서 입만 벙긋벙긋하는 사람과 뒤에서 진짜 노래하는 사람 말이다. 이건 다른 나라에서 있었던 일인 것 같다. <가면과 복면>에서는 누군가를 지키려고 한 거지만, 언젠가 복면을 벗을 때가 오겠지. 이건 노래하는 사람 이야기는 아니다.

 

 마지막에서 닛타와 나오미는 만나지 않는다. 처음 만나는 건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니 그럴 수밖에 없구나. 나오미는 낫타를 모르지만 닛타는 나오미를 조금 안다. 아니 나오미라는 이름은 모른다. 호텔에서 일하는 여자라는 것과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것만 안다. 호텔에서 일한다고 해서 다들 나오미처럼 손님을 잘 보는 건 아닐 거다. 조금 관심을 가지고 보기는 하겠지만. 나오미는 자신이 손님한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면 잘 하겠다. 호텔에 머무는 손님이 더 중요하겠지만 너무 거기에 매이는 건 안 좋을지도 모르겠다. 호텔 손님뿐 아니라 손님을 찾는 사람한테 사정을 물어보는 건 어렵겠구나. 그건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기도 하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앞부분이 마지막에 나온 것 같기도 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닛타가 살인사건에서 중요한 걸 알아챘는데 나오미 말만 했구나. 그건 나오미 때문에 알아챘구나.

 

 호텔에 못 가 봤으면 어떤가 싶다. 그저 호텔에 가는 사람과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겠다. 호텔에 이런저런 사람이 가는 것처럼 할 이야기도 많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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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는 한해에 한학년을 보내고 한해를 둘로 나누어 1, 2학기라고 한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바뀌는 건 좀 괜찮지만 학년이 바뀌는 건 참 힘들었다. 아주 친한 친구가 늘 있었던 건 아니고, 조금 잘 지내던 친구와 학년이 올라가고 같은 반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그랬구나. 어떤 아이들은 늘 같은 반이기도 하던데, 학년이 바뀌고 새로운 학년 새로운 반에 익숙해지기까지 거의 한달쯤이 걸렸다. 한달이 지나도 친한 친구는 없었다.

 

 학교 다닐 때 나만 새학년이 된 걸 힘들어한다고 생각했다. 올해(2017)던가, 인터넷 기사 같은 걸 보고 새학년이 된 걸 힘들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말 정말일까. 예전에 친구나 같은 반 아이 가운데서 그런 말을 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다들 새학년이 된 걸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나를 뺀 아이들은 서로 말을 잘하고 친구도 금세 사귀었다. 난 어쩌다가 남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 된 걸까.

 

 새학년이 된 어색한 그때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난 하나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건 책읽기다. 그 뒤에 바로 떠오른 게 있다. 요즘 아이들은 다 스마트폰이 있어서 쉬는 시간에 그걸 보겠다는. 아니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도 쓸 수 없을까. 공부시간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한테 스마트폰을 맡겨두는 것 같던데. 어느 학교나 그런 건지, 몇몇 학교만 그런 건지. 내가 책읽기를 더 좋아하게 되고, 난 왜 학교 다닐 때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서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친구랑 놀기도 했지만 어쩐지 혼자 있는 게 안 좋게 보일까봐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마음은 지금도 있는 것 같다. 인터넷 안에서 그런 건데 이건 지금 할 말이 아니구나. 혼자 즐겁게 지내는 방법에서 하나가 책읽기다. 책을 읽다가 책에 관심을 가진 친구를 만날 수도 있을 거다. 그런 친구와는 오래 사귈지도.

 

 둘레가 바뀌어서 난 새학년이 힘들었나보다. 나는 그래도 새로운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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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볼 게 참 많다.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 게임. 그런 시대지만 소리가 나오는 라디오도 여전히 있다. 아니 보는 시대가 되고는 라디오는 ‘보이는 라디오’를 하는구나. 그래도 난 라디오는 라디오로 듣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런다. 컴퓨터로 보이는 라디오 본 적 있지만 소리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라디오 방송이라고 해도 라디오로만 듣지 않는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도 듣고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다. 라디오가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건 바뀌는 시대에 발맞춰서구나.

 

 어릴 때부터 나는 라디오를 즐겨 들었다. 노래가 좋아서 들은 건지, 라디오 진행하는 사람이 재미있는 말을 해선지. 둘 다겠다. 내가 늦은 밤까지 깨어있게 된 건 라디오 때문이기도 하다. 늦은 밤에 하는 방송 듣느라고 늦게 잤다. 지금은 밤 방송 듣지 않지만, 여전히 라디오 방송 듣는다. 언젠가는 하루 내내 라디오를 들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랬을까, 왜 그랬는지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몇해 전에 잘 듣던 방송이 생각나서 주파수를 맞춰보니 여전히 했다. 그 방송은 김창완 아저씨가 하는 <아름다운 이 아침>이다. 아직도 해서 반가웠다. 오래하는 라디오 방송은 그렇게 많지 않다. 거의 열해 넘게 들은 건 <음악캠프>다. 이 방송은 정말 오래됐다. 음악캠프는 배경음악처럼 틀어두어서 노래는 잘 모른다(음악 알아도 제목을 외우지 않는다). 언젠가 음악캠프를 듣는 사람이 자신은 음악 아는 게 없어도 방송 듣는다고 하니, 배철수 아저씨가 아는 음악 없어도 음악 좋아해서 그런다고 말했다. 나도 그럴까. 한국 노래는 노랫말 때문에 책 볼 때는 듣지 않는다. 다른 나라 노래는 괜찮다.

 

 시간이 흐르고 라디오가 바뀐 것처럼 나도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음악이나 방송 진행하는 사람 때문에 라디오를 들었는데, 지금은 누가 하든 상관없이 책 이야기하는 방송을 자주 듣게 되었다. EBS FM에서 그런 걸 해서 그렇구나. EBS 라디오 방송에서도 음악 들려준다. 그렇다고 라디오를 오래 듣는 건 아니다. 책을 볼 때는 끄고 그밖의 것을 할 때만 틀어둔다. 아주 가끔 이런저런 소리가 글 쓰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때는 라디오 끈다.

 

 이제는 늦은 밤에 라디오를 듣고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걸 느끼지 않지만, 라디오는 늘 내 곁에 있는 친구다. 앞으로도 라디오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더하는 말

 

 요새 MBC가 총파업을 해서 라디오 방송 들을 수 없다. 음악만 틀어준다. 음악만 듣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구월에는 내내 그런다. 언제쯤 파업이 끝날까.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걸 해서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다면 좋은 거겠지.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 방송을 보고 힘을 얻는 사람도 있을 텐데 싶기도 하다. 그런 사람도 생각했으면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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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은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정말 내일도 오늘과 같은 날이고 같은 세상일까. 얼마전에 난 이상한 하루를 보냈다. 그게 잠깐이어서 다행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 난 이 세상에 없을 거다. 아니 지금도 난 가끔 내가 사는 곳이 어제와 같은 곳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내가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많은 사람과는 다르다. 늘 날이 바뀌고 잠을 잤다. 그날도 새벽에 잠이 들었다. 아침이면 이런저런 소리에 잠깐 잠이 깨기도 했는데, 그날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길을 달리는 차 소리도 세차장에서 크게 튼 음악소리도 집 안에서 들려야 하는 텔레비전 소리조차도. 조용해서 그랬는지 난 잠을 오래 잤다. 아침이 다 갈 때쯤 잠이 깼다. 그때는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난 잠에서 깨면 늘 라디오를 틀었다. 그날도 잠들기 전날과 똑같이 라디오를 켰다. 그런데 라디오 방송은 나오지 않고 ‘윙~’하는 소리만 들렸다. 주파수를 이리저리 맞춰봐도 다 그랬다. 그때서야 난 바깥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이상한 느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가 보았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침에 부모님은 어딘가에 나갈 때도 있고 집에 있을 때도 있었다. 부모님 방을 보니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이 없었다. 난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와서 방을 둘러 보았다. 내 방이었지만 뭔가 좀 이상했다. 내 방이면서 내 방이 아닌 느낌이 들었다. 바깥은 어떨까 하고 나가 보니, 길에는 사람도 차도 다니지 않았다. 시간은 흘렀지만 세상은 멈춰버린 것 같았다. 멈춰버린 세상에는 나밖에 없었다.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집으로 들어와서 나는 다시 내 방을 살펴보았다. 무언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기장을 찾아보았다. 일기장은 늘 내가 두는 곳에 있었다. 일기를 쓴 마지막 날짜는 어제였다.

 

 

 

 20XX년 9월 XX일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졌다. 처음에는 뉴스에서 말이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자 뉴스를 만드는 사람까지 사라지고 이제는 방송도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 나 혼자 남은 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어쩐지 나도 곧 이곳에서 사라질 것 같다. 난 어떻게 되는 건지, 아주 다른 게 되는 건지. 이런 걸 써도 아무도 모를 텐데.

 

 

 

 내가 쓴 적 없는 일기라니. 어쩌면 여기는 내가 살던 곳과 다른 세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잠이 쏟아졌다.

 

 잠이 깬 곳은 내 방이었다. 난 여러 가지 소리로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았다. 그날 일은 꿈처럼 느껴지지만 꿈이 아니다. 난 분명 잠시 동안 다른 세계로 갔다. 그곳은 이곳과 아주 똑같아 보였지만 조금 달랐다. 어쩌면 이곳도 그곳처럼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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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9-27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 단편 소설 같네요 .
꿈같기도하고 , 정말 뭘까요?
전 가끔 깨어있으면서도 세상이 공간이 차원이 지금 잠시 단절된 것 같다거나 ..다른 공간이나 차원이 끼어들었다고 느낄때도 있어요 . 바로 그 소리들 때문에요 . 어느땐 생활 소음이 바로 윗층 것 같다가 어느땐 있을 루 없는 구조상에서 들려오는 것 같을 때요 .
ㅎㅎㅎ 웃기죠?

희선 2017-09-28 01:51   좋아요 1 | URL
예전에 지구에 혼자 남은 사람 이야기(그런 이야기가 아주 없지 않지만) 같은 걸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조금 다르지만 이건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떠올리는 것과 쓰는 게 좀 다르기도 합니다 뭔가 생각이 나고 언젠가 됐든 그걸 쓰면 좋을 텐데... 아주 더울 때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어디에서 들리는지 알 수 없는 소리라고 하니 자기 혼자만 뭔가 듣는 사람 생각이 나기도 하네요


희선

[그장소] 2017-09-29 00:18   좋아요 1 | URL
더 연장해서 단편 분량으로 써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 ^^
혼자만 듣는 ..그거 미드였나 , 리스너? 였나.. 제목이 .. 드라마 있지 않았나요?
책도 있었던거 같은데..일본작가..였나요? 생각이 날듯 말듯..ㅎㅎ
암튼 , 희선님 글은 현실적이어선지 더 극적으로 느껴지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