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 82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6년 07월 04일
몇달 전에 <원피스>를 보다 어떤 생각을 했다. 그걸 떠올리고 책을 본 다음에 써야지 했는데 지난번에 잊어버렸다. 내가 깨달은 건 <원피스>에는 철없는 사람이 많이 나온다는 거다. 철없다고 하다니. 만화고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르니 그럴 수 있는데, 새로운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다니. 그때 내가 생각한 말은 철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걸로 바꿨다. 이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여기에는 나이랑 상관없이 사는 사람이 많다. 어쩐지 이걸 보는 사람도 비슷할 것 같다. 힘든 현실을 잊으려고 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꿈꾸는 철없는 사람이 더 많이 보는 듯하다. 이 말은 내가 철없다는 거구나. 그렇기는 한데 난 조금 다르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무언가 하지 않으니까. 시작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끝이 어떨지 생각해버린다. 내가 이렇게 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겁쟁이가 된다. 난 ‘못해’보다 ‘하기 싫어, 귀찮아’ 할 것 같다. 루피는 ‘못한다’는 말 싫어하는데, ‘하기 싫다’고 하는 말은 어떻게 생각할까. 난 여기저기 다니면서 하고 싶은 건 없으니 좀 괜찮지 않을까. 나도 하고 싶은 건 한다. 그게 적을 뿐이고 잘 못할 뿐이다. 어쩐지 변명 같구나.
지난번에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고 했는데, 그건 카이도 부하 잭이 찾는 라이조가 코끼리섬에 있다는 거다. 밍크족과 왜국 고즈키 집안은 형제와 같았다. 나라가 망하는데도 밍크족은 라이조가 그곳에 없다고 말했다. 왜 그랬느냐 하니, 적한테 동료를 팔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말은 루피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거다. 이번에 루피가 동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았다. 동맹을 맺으면 친구라고. 이렇게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동맹이 서로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것인지 몰라도. 고즈키는 왜국 다이묘였다. 모모노스케와 긴에몬은 부자 사이가 아닌 주군과 가신 사이였다. 모모노스케가 자신은 높은 사람이야 하니, 루피가 그게 무슨 상관이야 했다. 루피가 가진 이런 점 부럽다. 루피는 누가 어떤 자리에 있든 똑같이 대한다. 보통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편하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가. 나도 그렇다. 높은 사람보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인가. 나도 루피처럼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루피를 보고 일본 사람은 저럴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드라마를 보고 루피가 별나다는 걸 알았다. 루피는 오다 에이치로가 만들고 이런 사람이 있기를 바란 거겠지. 찾아보면 루피 같은 사람 실제로도 있을 거다.
왜국은 굳게 닫힌 곳이다. 모모노스케 아버지 고즈키 오뎅(이름이 오뎅이라니, 조금 웃었다. 모모노스케는 복숭아가 들어간다)은 해적왕 골 D 로저와 함께 모험하고 세상의 비밀을 알았다. 고즈키 오뎅이 죄를 지어 처형당했는데 죄는 나라를 나간 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고즈키 오뎅을 죽인 건 쇼군과 카이도다. 긴에몬은 고즈키 오뎅이 남긴 말을 지키겠다고 한다. 그것은 닫힌 왜국을 여는 일이다. 긴에몬은 카이도, 쇼군과 싸우는 걸 루피와 로한테 도와달라고 한다. 난 루피가 싫다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그랬다. 왜 싫다고 하는지 짐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루피는 모모노스케한테 그 말을 하게 했다. 여덟살이어도 모모노스케는 다이묘 고즈키 집안 후계자니까. 이런 것도 여러 번 봤다. 여러 번인데 생각나는 건 나미, 비비, 로빈……, 시라호시도 했던가. 루피도 어렸을 때 잘 울었으면서 그건 잊어버렸나 싶기도 하다. 본래 루피와 로는 카이도를 쓰러뜨릴 생각이었다. 그게 왜국을 구하는 일이 되겠다. 그렇다고 루피와 로와 둘의 동료만 싸우는 건 아니다.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더 큰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카이도 부하 숫자가 많을 테니 그럴 수밖에 없으려나. 왜국무사, 밍크족이 함께 싸우고, 예전 흰수염 해적단 1번대 대장 마르코한테도 도움 받으려 한다. 마르코는 한해전에 검은수염해적단과 싸우고 졌다. 그 뒤 소식을 알 수 없었다. 네코마무시가 마르코를 찾아오겠다고 했다. 사이 나쁜 네코마무시와 이누아라시는 잠시 싸우지 않기로 했다. 카이도와 싸우는 건 시간이 더 지난 뒤다. 상디도 데려와야 한다.
코끼리섬을 떠날 때가 다가오다니. 카이도 부하 잭이 죽었다는 기사가 나왔다고 했는데 그건 잘못된 거였다. 잭은 다시 코끼리섬에 오고 커다란 코끼리를 죽이려 했다. 천년이나 산 코끼리니 늙었다면서. 커다란 코끼리는 살아있다. 코끼리가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은 몇 있지만 코끼리와 이야기한 사람은 없었다. 루피도 코끼리 목소리는 들었지만 코끼리는 루피 말을 못 들었다. 코끼리는 잭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모모노스케한테 알리고 자신한테 싸우라고 말하라 했다. 모모노스케가 그 말을 하자 커다란 코끼리는 잭이 탄 배와 다른 배를 공격했다. 여기에서 싸움이 일어나려나 했는데 커다란 코끼리가 해결했다. 커다란 코끼리(즈니샤, 이름 있는데 이제야 말했다)는 무슨 죄를 지어서 천년이나 바다를 돌아다니는 건지. 모모노스케는 코끼리섬에 남기로 했다. 여기에서 잠시 헤어진다. 왜국에 가는 쪽, 마르코 찾으러 가는 쪽, 상디 데리러 가는 쪽, 코끼리섬에 남는 쪽으로. 나중에는 모두 왜국에서 만나기로 한다. 코끼리섬에 있는 사람은 그냥 거기에 있을까. 모모노스케가 커다란 코끼리와 이야기하고 왜국에 갈까.
중요한 걸 먼저 말하지 못했다. 코끼리섬에는 빨간색 포네그리프가 있었다(포네그리프는 커다란 돌로 역사가 새겨져 있다). 그것은 로드 포네그리프로 모두 네개가 있는데 하나는 어디 있는지 모르고 하나는 카이도가 하나는 빅맘이 갖고 있었다. 루피는 바로 그걸 빼앗으러 가자고 한다. 빨간색 포네그리프를 다 읽으면 마지막 섬 라프텔에 갈 수 있다. 그래서 로드(길)가 붙었나보다. 돌을 훔치지 않고 탁본을 뜨면 된다고 네코마무시가 말했다. 나도 루피처럼 생각하고 그 커다란 돌을 어떻게 가져오나 했는데. 모모노스케 집안 이야기도 못했구나. 고즈키 집안은 석공으로 오래전 조상이 포네그리프에 역사를 새겼다. 로드 포네그리프가 코끼리섬에 있는 건 그것 때문이다. 이누아라시와 네코마무시도 고즈키 집안 신하다. 고즈키 오뎅이 로저 배에 탔을 때도 함께 있었는데 이누아라시와 네코마무시는 끝까지 갔다 오지 않았다. 지난번에 이누아라시가 샹크스 이야기를 했는데 배에 함께 있었구나. 카이도는 로드 포네그리프는 찾는 걸까, 아니면 세상의 비밀을 알고 싶은 걸까. 고즈키 집안에는 포네그리프를 읽을 수 있는 게 전해졌는데 고즈키가 죽어서 끊겼다. 포네그리프를 읽을 수 있는 건 로빈뿐이다. 로빈은 동료가 자신을 지켜줄 거다 했다.
마리조아에서 여러 나라 왕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가보다. 비비는 아버지를 따라가고, 시라호시는 무섭다 하고, 레베카는 비올라 시녀로 가려 한다. 이거 보고 루피가 만나고 도와준 사람이 왕족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이사이 보통 사람도 있었지만. 비비 시라호시 레베카 셋이 만나면 루피와 동료 이야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은 나이도 비슷하다. 셋이 만나는 모습 나올까. 상디 집안도 왕족이다. 나라 없이 다니는 왕족. 그런데 왜 사람 죽이는 일을 전문으로 할까. 그렇구나 이것 또한 힘이다. 빅맘 딸 사진을 본 상디는 조금 관심을 가졌다. 거기에 스릴러바크에서 만난 로라와 닮은 사람이 나타났다. 로라 엄마가 아닐지. 로라 엄마가 빅맘하고 상관있지 않을까 했는데. 루피는 나미 쵸파 브룩과 페콤즈 그리고 페드로 캐럿과 함께 상디를 되찾으러 간다. 상디 이름에는 삼이 들어 있는데 이건 셋째여서였다(본래는 넷째구나). 상디 동생은 욘디고 누나는 레이주다. 욘디에는 사가 레이주에는 영이 들어있다. 욘디는 상디처럼 여자를 보면 좋아하지만 마음이 차가웠다. 누나인 레이주는 생선독을 먹은 루피를 도와줬다. 바닷속에서 징베는 서니호를 보았다. 여기서 다시 만나는구나, 만날까. 상디 결혼 상대인 푸딩은 어떤 사람일까. 이번에 조금 나왔다. 초콜릿으로 여러 가지를 만들었다. 푸딩은 루피와 쵸파를 도와줬다. 루피와 푸딩은 서로를 몰랐다. 루피가 상디 동료라는 것과 푸딩이 상디와 결혼할 상대라는 것을. 처음 만났으니 모르는구나. 푸딩이 루피를 도와주면 좋겠다.
코끼리섬에 라이조가 있다고 했는데 라이조 이야기는 못했다. 어디에서 하면 좋을까 하다 기회를 놓쳤다. 라이조는 닌자였다. 루피 쵸파 우솝에 조로와 로는 라이조한테 인법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게 좀 웃겼다. 이름이 라이조여서 번개 같은 것을 쓸까 했는데. 천둥이던가. 나미 무기도 고쳤다. 번개는 나미구나. 혁명군총본부를 검은수염해적단이 부쉈다는 기사가 있었다. 다행하게도 죽은 사람은 없었다. 이건 기사로만 나오고 마는 건가. 카이도와 싸우기 전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보이는 건 왤까. 빅맘하고는 지금 크게 부딪치지 않겠지. 상디와 함께 잘 돌아가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