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코교쿠 이즈키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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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오랫동안 불치병에 걸렸습니다. ‘언젠가 책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고 고민하는 병입니다. 신기하게도 이 병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만 걸립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앞날을 비관하고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책에 관심이 없는 이들은 그저 시대의 흐름이겠거니, 하고 별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책의 죽음을 두려워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럴 리 없다.’ 고 결론 내렸습니다. 설사 전자책이 아무리 위세를 누려도 종이책을 전멸시키지는 못할 거라고요.  (<작가의 말>에서, 317쪽)



 책 좋아하고 도서관에 가는 거 좋아하세요. 이런 말 처음이 아니군요. 책과 도서관이 나오는 책을 보면 말했을 겁니다. 책이 많은 곳이 바로 도서관이죠. 저는 어릴 때는 책을 읽지 못하고 도서관도 몰랐습니다. 지금은 학교에 작아도 도서관(실)이 있겠지요. 어디나 있을지. 그런 거 부럽네요. 제가 다닌 학교에는 없었어요. 시간이 흐르면 종이책은 사라질까요. 저는 앞에 쓴 작가의 말처럼 종이책이 없어지면 어쩌나 걱정합니다. 옛날엔 책을 부자가 봤네요. 인쇄술과 종이 그리고 도서관이 생겨서 누구나 책을 쉽게 보게 됐습니다. 도서관도 처음에는 돈이 많은 사람이 갔군요. 지금은 누구나 가도 되는 곳이네요.


 이 책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는 시대가 지금보다 앞날입니다. 세계 3차 전쟁이 일어난 뒤인가 봅니다. 조금 디스토피아 같기도 하지만, 사에즈리초(시보다 작은 읍 정도 동네)는 좋아 보입니다. 가끔 정전이 되기는 하지만. 전쟁 때 사람이 많이 죽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책이 사치품이에요. 책 한권이 아주 비싼가 봅니다. 그런 시대에 사립인 사에즈리 도서관이 있고, 책을 그냥 빌려줍니다. 책이 더러워지거나 찢어져도 꼭 돌려줘야 해요. 책을 돌려주지 않으면 사에즈리 도서관 대표 특별 보호 사서관 와루츠 유이가 어디까지고 찾으러 간다고 합니다. 특별 보호 사서관 와루츠는 책에 심은 마이크로칩으로 책이 있는 곳 정보를 볼 수 있어요. 그건 와루츠만 가진 권한이에요. 와루츠는 왈츠기도 합니다. 이름 뜻은 아니고 발음이.


 어디에 책이 있는지 알다니. 와루츠 뇌에 뭔가 넣었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것 때문에 아는 건지도. 단말기 같은 걸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종이와 펜을 잘 쓰지 않는군요. 저는 종이와 펜이나 연필이 없으면 안 되는데. 그런 거 쓰는 사람도 어딘가에 있겠지요. 많은 사람이 단말기로 보는데, 아직 종이책을 좋아하고 보는 사람 있어요. 종이책을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도 있더군요. 책이 귀하고 사치품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회사원인 카미오도 지금까지 종이책 안 봤는데, 우연히 도서관에 가고 와루츠와 도서관에서 책을 자주 빌리는 이와나미 그리고 코토 선생님을 만나요. 도서관에서 책뿐 아니라 사람도 만났네요.


 저는 도서관에 가면 책만 빌리고 바로 집으로 옵니다. 코로나19 뒤로는 자주 못 가게 됐는데, 그게 지금도 이어지고 얼마전에 한달 반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않기도 했어요. 그나마 읽을 책이 있어서 괜찮았군요. 도서관에 가면 책을 조금만 빌려야지 하는데 그 생각보다 더 빌려요. 책을 보면 보고 싶으니. 사에즈리 도서관에 가는 사람은 서로 알고 지내기도 합니다. 도서관 대표인 와루츠와 일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설지도. 코토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에요. 초등학생은 책을 잘 모르더군요. 와루츠는 언제든 책을 봐도 괜찮다 생각하지만, 코토는 초등학생한테 책은 이르다고 생각하는 듯했어요. 코토는 와루츠를 만나고 그 생각이 좀 바뀐 것 같았어요. 코토 자신도 어릴 때 책을 보고 좋아한 걸 떠올렸습니다.


 할아버지가 책만 좋아했다고 여긴 모리야는 할아버지가 사에즈리 도서관에 기증한 책을 살펴보러 와요. 그 책에 할아버지가 쓴 글이 있었는데, 그건 특수한 펜으로 써서 보는 것도 특수 안경으로 봐야 했어요. 모리야는 할아버지를 조금 오해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할아버지가 책을 좋아하고 나중엔 치매 때문에 자신이 한번 산 책을 여러 번 샀어요. 그것도 아주 안 좋게 여겼어요. 할아버지가 뇌수술을 받은 건 소중한 걸 잊지 않으려고였는데. 책이 사치품이니 책을 많이 사면 식구가 싫어하겠습니다. 그런 때 사에즈리 도서관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여기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런 도서관이 더 있다면 좋겠네요.


 누가 책을 훔쳐가는 일이 일어나요. 와루츠는 그 책을 찾으러 멀리까지 갑니다. 도시부라는 곳은 폐허 같아요. 사람도 얼마 살지 않고 위험해 보입니다. 거기에서 와루츠는 도서관 책을 가져간 이누즈카 온을 만나요. 어쩐지 나중에 이누즈카 온이 사에즈리초에 올 것 같기도 합니다. 배 속에 아이가 있거든요. 온은 태어날 아기한테 이모가 쓴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어했어요. 본래 온한테도 그 책이 있었는데, 불에 타고 사라지고 사에즈리 도서관에 딱 한권 있었어요. 세상에 책이 한권밖에 없다면 그건 정말 귀하겠습니다. 그런 걸 사에즈리 도서관에서는 돈을 받지 않고 빌려 주는군요.


 사에즈리 도서관은 와루츠 아버지인 와루츠 요시아키라 박사가 짓고 책과 함께 와루츠한테 물려줬어요. 와루츠는 도서관 책을 자기 거다 말하기도 합니다. 그 말 맞기는 하겠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걸 빌려주는 거군요. 초등학교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하루 자는 체험활동을 해요. 이런 건 지금 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한권으로 끝나지 않아요. 일본에선 두번째가 나왔더군요. 다음엔 일본말로 만나 볼까 생각했는데, 지금 한국말로 옮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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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2-09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귀해지는 시대의 도서관이라 흥미로운 소재네요

희선 2025-02-10 02:45   좋아요 1 | URL
여기에서는 책을 내는 것도 아주 신중하게 합니다 자기 아이를 생각하고 종이책을 내요 여기 나오는 사람에 그런 사람이 있어요


희선

서니데이 2025-02-11 0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가면 읽을 수 있을 만큼 대여하면 되는데, 그 책이 다음에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대출 한도까지 채우는 것 같아요.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기는 것이 한때는 소망이었는데, 요즘엔 가까이 도서관이 있어도 거의 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는 건 참 좋아요.
앞으로 전자책이 많아진다면 종이책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선님, 잘 읽었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5-02-12 01:19   좋아요 1 | URL
빌린 적은 없지만 도서관에서는 전자책도 빌려주더군요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빌려가는 사람이 더 많을 듯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다섯권밖에 못 빌려요 그나마 이것도 몇해 전에 늘어난 거예요 두 주 동안 다섯권 못 볼 때도 있었네요 요새는 열심히 책을 봐서 두 주 동안 다섯권 다 봅니다 그것보다 많이 보는 듯...

도서관은 오래 남아 있겠지요 오래된 책은 없애기도 하겠지만... 어떤 책은 더 잘 두는 것 같기도 해요 그것도 빌려주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서니데이 님 새로운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시간이 가고 나이를 먹으면

마음이 넓어지고 깊어져야 하는데

더 좁아지는 것 같아


남의 마음은

자기 마음과 다른데

무얼 바라는 거야


자꾸 마음을 접으려 하지 말고 펴

펴야 넓어지지


마음을 펴는 것보다

접는 게 편하지

편한 것보다

조금 어려운 걸 하면

힘들어도 좀 낫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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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2-09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말입니까 ?
아 진짜 나이들수록 더 맘이 좁아지는거같아요. ㅠㅠ

희선 2025-02-10 02:44   좋아요 1 | URL
마음이 넓어지면 좋겠지만, 저도 잘 안 되는군요 어떻게 하면 될지...


희선
 




또 마음이다

따스한 마음도 아닌

차가운 마음이다


얼어붙은 마음보다

차가운 마음이 좀 낫지


따뜻한 곳에 있다 보면

마음도 조금 따스해질 거야


네 마음이

더 차가워지지 않기를 바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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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6 0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09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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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버는데도 돈이 없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이 번 돈을 대체 어디에 쓰는 건지. 조금이라도 저금 안 할까. 저금을 해두면 무슨 일이 있을 때 그 돈을 쓰면 될 텐데. 내가 잘 모르는 걸까. 돈을 벌어도 쓸 곳이 많으면 남는 돈이 없고 어딘가에서 빌려야 할지도. 난 돈이 없어서 잘 안 쓴다. 돈을 빌리지도 않는다. 사람한테서든 은행에서든. 큰돈 들어갈 일이 없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야 할지도.


 이 소설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에서 누마지리 다카요는 어린 나이에 남자를 만나고 아이가 생기고 결혼했다. 남편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건 만날 때 알아보지 왜 못 못 알아본 건지. 말을 잘해서 거기에 넘어간 거구나. 말을 잘하는 게 좋아 보이지만, 그게 진짜인지 어떤지는 잘 살펴봐야 한다. 다카요 남편은 사업을 한다면서 다카요 친정에서 돈을 빌리는데, 그게 잘 안 되고 빚더미에 앉게 된다. 그 일로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는 치매로 언니와 산다. 남편은 다카요한테 폭력을 쓰기도 했다. 다카요는 그게 무서워서 딸 아야나와 함께 집을 나간다.


 아이가 있으면 할 만한 일이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돌보기도 해야 하니, 혼자 아이 기르는 건 쉽지 않은가 보다. 다카요는 콜센터 일을 했는데 전화를 받다가 정신이 아주 안 좋아진다. 그 일을 못하게 되자 돈이 들어올 곳이 없었다. 집 월세가 밀리자 독촉장이 날아온다. 다카요는 소비자 금융이나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려 했는데, 지금 하는 일이 없어서 빌리지 못한다. 다카요는 SNS에서 개인 사채업자를 찾아보고 거기에서 돈을 빌리기로 한다. 미나미라는 여성 이름이어서 안 좋은 일은 없겠지 했다. 실제로 개인 사채업자 있을까. 일본에 있으면 한국에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곳에서 돈을 비리면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지 않나. 꼭 돈이 있어야 하는 사람은 그 생각은 많이 못할지도. 다카요도 그랬다.


 돈을 빌려준 미나미는 다카요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좋은 말을 해주었다. 아니 그게 좋은 말일까. 내가 보기엔 좋은 말이라기보다 돈을 더 빌리게 하려는 말 같았다. 다카요도 그런 느낌이 아주 없지 않았는데 급할 때는 미나미한테 의지했다. 말은 문자로 주고 받았다. 돈을 빌릴 사람뿐 아니라 어디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하면 사채업자도 부처로 보일까. 다카요는 친척이나 친구와도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 사채업자가 해주는 말에 속는 것처럼 보였다. 다카요도 미나미가 자신한테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닐까 하기는 하는데. 다카요는 성매매 일까지 할 뻔했는데 그 일은 하지 않는다. 다카요는 남편과 헤어지고 한부모 수당을 받으려 했는데, 어디서 알았는지 남편이 다카요한테 전화를 하고 이혼한다면 아야나 친권을 자신한테 달라고 한다. 다카요는 빚을 진 것뿐 아니라 남편과 알았던 사람한테서 자꾸 전화가 와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 전화는 안 받으면 될 텐데.


 이 책 보다가 어떤 생각을 한 게 있는데, 그런 일이 있을까 하면서 끝까지 봤더니 그 생각이 맞았다. 세상엔 놀랄 말한 일이 일어나기는 하겠다. 역시 난 돈은 빌리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는 일이 있어서 갚을 수 있다면 은행에서 빌리는 게 낫지 않나. 큰돈은 집 살 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난 그런 돈도 빌린 적은 없구나. 생활비나 갑자기 있어야 하는 돈을 은행에서 빌리기도 할까. 편의점 포인트를 쌓으려고 카드를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그건 신용카드 기능도 있었다. 나라면 그런 건 만들지 않을 거다. 신용카드로 뭔가 사는 것도 빚인데 그런 생각 못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신용카드 없어서 잘 모르지만. 돈을 빌리는 것도 버릇인 듯하다. 돈이 없으면 안 써야 하는데. 아이한테도 참으라고 하는 건 미안한 일일까. 돈이 없으면 빌리지 하기보다, 돈을 벌면 아주 조금이라도 저금하는 게 좋다. 이 말은 앞에서도 했구나.


 어쩐지 책 제목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는 책을 읽는 사람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다. 난 반반이었다. 사람은 누군가한테는 아주 나쁜 사람이기도 하고 누군가한테는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기도 하다. 두 사람 이야기는 한사람 말만 들으면 안 될지도. 자신한테 무서운 사람은 언제까지나 그렇다. 갑자기 이런 말을.




희선





☆―


 “고객이 경찰에 찌르지만 않으면 잡혀갈 걱정은 없다는 얘기야. 옛날 사채업자는 지독하게 추심을 했지만, 요즘 소프트 사채업은 돈 때문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을 친구처럼 식구처럼 대해주는 게 요령이야. 돈을 갚겠다는 의지만 보이면 웬만한 연체는 눈감아 주고 개인사도 잘 들어주면서 고객과 말랑말랑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거지. 이래저래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니까 카운슬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잖아. 식구 같은 마음으로 대해주면 고객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보다 오히려 마음 편히 언제든 손 벌릴 수 있는 내 편이다 착각하거든.”  (193쪽~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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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진 2025-02-04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면서 돈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은 없는듯 해요. 나은 삶을 위해 돈을 버리만 나아지지 않은 삶은 어디서 메꾸어야 할까요? 책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희선 2025-02-05 01:08   좋아요 0 | URL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살기 어렵겠습니다 뭘 하든 돈이 있어야 하니... 돈을 빌리는 것도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 것에는 넘어가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저는 가난하게 살지, 하는 생각이 있어서... 저와 같은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사람들이 돈 때문에 아주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다정은 다정하네

누구한테나


어린이를 보면 다정하게 인사하고

친구를 만나면 다정하게 말하고

어른을 마주치면 다정하게 웃네


다정 다정 다정

다정은 다정하네

언제나


다정도 가끔 쓸쓸해

쓸쓸할 때 다정은

다정한 마음을 떠올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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