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24 소설 보다
김채원.이선진.이연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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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자꾸 오르는구나. ‘소설 보다’는 책값이 싸서 봤는데, 이번에 꽤 올랐다. 어렵게 느끼면서 한국 단편소설을 보는구나. 잘 못 봐도 아주 조금만 알아도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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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1-08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르긴 올랐네요. 올리는 입장으로도 편치는 않겠죠? 저같은 독자는 중고샵에나 있으면 사고 없으면 말고. 그렇게 되는 거죠. ㅠ

희선 2025-01-08 23:48   좋아요 1 | URL
어느새 지난해가 되었네요 지난해에 올랐는데, 이번에 또 조금 오를지... 지난해에 올랐으니 바로 오르지는 않겠지요


희선
 
세 발로 하는 산책
문소리.류영화 지음, 강숙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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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는 오래 살면 스무해까지 살기도 하던가. 열다섯해가 가장 많을지도. 제주도에 사는 풋코 생각나는데 풋코는 열다섯 넘었다. 지금은 어떨지(풋코는 스무살에 무지개다리를 건넜구나). 이 책 《세 발로 하는 산책》에 나온 달마와 보리는 살아 있을까. 책이 나왔을 때 둘은 열다섯살이었다. 보리는 건강했지만, 달마는 잘 걷지 못하고 누워 있을 때가 많다고 했는데. 책이 나왔을 때가 아니고,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볼 때는 책에 나온 동물이 살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구나. 지금도 살아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보리는 살아 있을 것 같다. 달마는 모르겠다.


 달마와 보리는 진돗개다. 진돗개는 진도에만 산다고 한 듯한데, 그러지 않는 진돗개도 있구나. 문소리는 아는 사람이 백양사 스님과 알아서 함께 백양사에 다니곤 했단다. 백양사에는 진돗개 덕구가 있었다. 덕구라고 하니 수컷 같은데 덕구는 암컷이었다. 덕구가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았다. 문소리는 식구들과 마당이 넓은 집으로 이사했다. 둘레에는 다른 집이 없어서 밤엔 좀 무서운 느낌이 들어 집 지키는 개가 있었으면 했다. 그때 생각난 게 덕구가 낳은 새끼였다. 스님은 건강한 개와 막내를 함께 데려가기를 바랐다. 개 이름은 스님이 지어주었다. 달마와 보리. 보리달마는 깨달음을 뜻한단다. 스님이 지어준 개 이름 멋지구나.


 처음엔 달마와 보리를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달마와 보리는 마당에서만 지내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가 뛰어다녔다. 그러다 쥐 새 뱀을 잡아왔다. 고양이도 그런다는데. 진돗개는 야생성이 남아서 훈련이 잘 안 된다. 그래도 문소리는 달마와 보리가 자라자 반려견 훈련센터에 보내서 예절을 배우게 했다. 문소리 어머니 아버지는 비싼 돈 내고 학교에 다니고 배워 온 게 ‘앉아, 일어나, 기다려’ 세 개뿐이냐고 잔소리를 했단다. 개를 훈련 시킬 때는 개만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사람도 하는가 보다. 훈련을 받고는 목줄을 매고 산책을 시키려 했다. 달마와 보리는 산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문이 제대로 닫혀 있지 않으면 밖에 나갔다 왔다. 어릴 때 자유롭게 돌아다녀서 늘 그러고 싶었을지도.


 어느 날 달마가 집을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여러 날이 지나고 문소리는 전단지를 붙이고 멀리로 가서 찾아보기도 했다. 달마는 개를 풀어 놓고 기르는 집에 있었다. 거기에는 암컷이 있었다. 달마, 재미있구나. 언제 그런 곳을 찾아내고 갔을까. 달마를 집으로 데리고 오자 밥을 잘 먹지 않았다. 얼마 뒤 달마가 집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집 앞에 쓰러져 있었다. 다리를 다쳤는데도 집을 찾아오다니. 달마를 병원에 데리고 가니 교통사고 같다고 했다.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했지만 부러진 뼈는 붙지 않았다. 앞다리를 자를 수밖에 없었다.


 함께 사는 동물이 아프면 마음 아프겠지. 다리 하나 없는 개를 보는 마음도 아프겠다. 의사는 개 모습이 달라졌다 해도 전과 똑같이 대하라고 했다. 다리 하나가 없는 개를 불쌍하게 여기면 개는 그 마음을 안단다. 동물도 감정이 있다. 문소리는 처음에는 달마와 보리가 집을 잘 지켜주는 개가 되기를 바랐는데, 함께 살다 보니 달마와 보리가 그저 건강하게 살기를 바랐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과 비슷하구나. 문소리와 식구가 사는 마당이 있는 집과 둘레를 개발한다면서 그 집에서 이사하라고 했단다. 한국은 어디든 개발하는구나. 그냥 놔두면 안 되나. 문소리와 식구는 낮은 아파트를 구하고 4층에 살게 됐다. 4층 사람은 옥상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달마와 보리는 아파트에 사는 데 빨리 적응했다. 문소리 식구들이 달마와 보리한테 마음을 써줘서 그랬겠지.


 시간이 흐르고 달마와 보리는 열다섯살이 됐다. 사람이 나이드는 것도 금세일지 모르겠지만, 동물은 더 빠르겠다. 산책 나가면 보리가 잘 못 걷는 달마를 기다려 주기도 했단다. 다리 하나 없이 걷는 건 쉽지 않겠지. 달마는 나이를 먹고는 걷는 게 힘들어졌다. 달마가 아픈 모습 보면 마음 아파도 달마 앞에서는 울지 않는 게 좋겠지. 문소리나 식구들은 그랬을 거다. 달마와 보리뿐 아니라 식구들 이야기도 조금 나왔다. 문소리 딸과 조카인 연두와 수영은 동물에 마음을 썼다. 둘은 유기견 보호소 개 한마리씩을 후원했다. 그런 것도 있구나. 문소리는 달마와 보리와 함께 살고 동물권을 생각하게 됐단다. 고기는 먹지 않으려 했다. 다른 식구도 개를 싫어했는데 달마와 보리와 살게 되고는 개를 싫어하지 않게 됐다. 개가 사람을 달라지게 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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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꾸는 꿈은 그저 꿈일까

꿈이어도 진짜 같을 때 있잖아


꿈속 나는 다른 세계 나는 아닐까

나는 여러 곳에 사는지도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해


꿈속 나는 훨씬 괜찮아

무서운 일이 일어날 때도 있지만,

내가 꿈에서 깨면 괜찮을 거야

나 좋을 대로 생각하는 거군


어딘가에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곳에 사는 난 나보다 낫기를 바라





*이런 생각 처음이 아니구나, 자꾸 생각하는 건 그러기를 바라서일지도. 여기보다 다른 곳 내가 더 잘 살기를 바라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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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엔 천사도 살고 악마도 살지


천사는 좋은 걸 속삭이지만,

악마는 게으르고 안 좋은 걸 속삭여


마음엔

천사만 살아도

악마만 살아도

안 돼


천사와 악마를 잘 길들이면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잘 잡을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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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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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는 기분은 어떨까. 그런 거 싫구나. 《맡겨진 소녀》에 나온 아이도 처음엔 그랬을 거다. 아빠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신한테 데리러 오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떠난 걸 슬프게 여긴 걸 보면. 집에는 아이가 많았다. 엄마는 곧 다섯번째 아이를 낳을 거란다. 네 아이에서 한 아이만 다른 집에 맡기기로 하다니. 아이는 셋째인가. 위 두 아이는 자기들이 알아서 지낼 것 같고 넷째는 많이 어려서 셋째아이를 친척집에 맡기기로 한 걸까. 아이는 남의 집에 온 걸 불안하게 여겼다. 아이는 부모가 정한 일을 뒤집지 못한다.


 킨셀라 부부는 엄마 쪽 친척일까. 아주머니 아저씨는 아이한테 잘해줬다. 아이가 킨셀라 부부 집에서 첫날 잠을 자고 침대에 실수한 걸, 아이를 습한 방에 재워서 그렇다고 말한다. 아이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그렇게 말한 걸 마음에 새겼겠다. 집에서 그랬다면 마구 혼났으려나.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도 없다. 집에는 아이가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으니 말이다. 그런 집 부모가 모두 아이한테 마음을 못 쓰는 건 아니겠지만. 아이는 킨셀라 부부와 지내면서 집에서 느끼지 못한 걸 느낀다.


 아이 아빠는 아이가 많이 먹는다는 말을 하고 좀 안 좋은 말만 했다. 아빠는 왜 그랬을까. 뭐든 좋게 말하는 것도 싫지만, 안 좋게 말하는 것도 싫다.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하든 별 상관없나. 이제와 내가 다른 집에 갈 일은 없으니. 아이와 비슷한 경험은 없다. 어렸을 때 집에 엄마가 없었던 적은 있었구나. 오래전 그런 경험이 나를 우울함에 빠뜨리는 걸까. 자주 우울함에 빠진다. 아이는 자라고 나와는 다르게 우울함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친부모가 아니어도 부모처럼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이 있는 것도 괜찮겠다. 킨셀라 부부는 아이한테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아는 것 같다.


 아주머니가 첫날 아이한테 이 집에는 비밀이 없다고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건 굳이 말 안 해도 되는 걸지도. 아이가 온 날 입힌 옷. 아저씨는 아이한테 새 옷을 사주자고 한다. 그날 동네에 죽은 사람이 있어서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거기에 가야 했다. 아주머니는 아이 혼자 집에 두고 가는 게 걱정돼서 아이도 데리고 간다. 초상집에서 아저씨는 아이를 자기 무릎에 앉혀둔다. 그런 거 좀 어색할 것 같은데. 아이는 심심해도 그게 아주 싫지 않았나 보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람이 잠시 아이를 맡아준다고 해서 그렇게 한다. 그 사람은 이것저것 아이한테 묻고, 그 집 아들이 죽은 이야기도 한다. 킨셀라 부부한테는 아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는 걸 알게 해준다. 킨셀라 부부가 아이를 아들 대신으로 여긴 건 아니다. 아이도 그걸 알았겠지.


 처음엔 아이를 오래 맡길 것 같았는데, 여름방학이 끝날 때가 다가오자 엄마한테서 편지가 온다. 아이는 그 편지가 반갑지 않았다. 아저씨 아주머니도 마찬가지였구나. 언제까지나 아이를 데리고 있을 수는 없겠지.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 말은 하지 않는다. 아이는 차라리 빨리 집에 가는 게 낫겠다 여겼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아이를 집에 바래다 준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어색한 느낌이 들었구나. 뭐가 어색했던 걸까. 아쉬워도 그런 감정은 나타내지 못해서. 마지막 한줄은 참.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다.


 언제나 좋은 시간은 짧다. 아이가 킨셀라 부부와 지낸 시간도 길지는 않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오래 잊지 못하는 시간이겠다. 아이는 킨셀라 부부와 함께 지낸 시간을 가끔 떠올리고 살 것 같다. 그 시간 잊지 않겠지. 그러기를 바라는 건지도.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헤어져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거다. 소설에 나오지 않은 걸 상상하다니. 이런 상상 나만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은 할 거다.




희선





☆―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아주 많아.”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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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5-01-05 0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좋은 시간은 짧아요ㅠㅠ 소설 너머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 참 좋았어요.

희선 2025-01-06 23:11   좋아요 1 | URL
좋은 시간은 소설 속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짧네요 좋아서 더 빨리 간 것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시간이 자주 생기면 좋겠지만... 나중에 시간이 좀 흐른 뒤 만났을 거예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5-01-05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결말부분의 여운이 좋더라구요~!! 25년부터 좋은 책을 만나셨군요~!! 좋은 시간은 언제나 금방 지나가는거 같습니다 ㅡㅡ

희선 2025-01-06 23:12   좋아요 1 | URL
어떤 소설은 마지막에 있는 말을 쓰려고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이것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을 쌓아갔군요 그 시간이 있어서 감동을 주는 거겠네요 짧아도 긴...


희선